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328)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328화(328/344)
제 328화
364화 최후의 난 (6)
이전의 그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거대한 힘.
셀베스터는 반사적으로 품에 차 놓은 검에 손을 대었다.
나는 혹시 괜한 짓을 한 건가?
힘을 주어서는 안 될 존재에게 힘을 준 꼴이 된 게 아닌가?
“오해 마. 걸리적거리기에 치웠을 뿐이야. 무엇보다 이런 지금의 나보다도 셀베스터 네가 더 강하다.”
에필레오트는 그것부터 확실하게 못을 박듯 언급했다.
“내가 힘을 얻은 것만이 아니야. 오히려 네게 힘을 준 게 더욱 많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큭.”
반론은 할 수 없다.
그 짧은 기간 동안 에필레오트는 셀베스터에게 해야 할 일을 지정하고는 그가 단기간에 힘을 키우도록 정보를 주었다.
“만약 네놈이 지금의 나와 붙어도 네놈이 이겨. 그러니 초조하게 굴지 말라고.”
오히려 약한 자가 여유롭게 말하는 꼴이다.
“하여튼 이제야 좀 풍경이 탁 트이는군.”
에필레오트는 속이 풀린다는 듯 시원스레 웃으며 그 자리에서 뛰어내렸다.
화염구가 사라지고 남은 자리.
아직도 녹은 암석이 끓어오르는 그 땅에 그는 아무렇지 않게 착지했다.
셀베스터 역시 혀를 차고는 몸에 오러를 둘러 열기를 차단하며 뒤따랐다.
“기다려 보라고. 분명히 있을 테니.”
놈은 무언가를 찾고 있다.
“참 나, 더럽게 덥군…… 차라리 칼바람으로 찢어 날리는 게 나았나.”
투덜거리며 한동안 주변을 배회하며 바닥을 눈여겨보던 녀석이 드디어 흉악한 웃음을 입가에 짓는다.
“여기군!”
바로 그가 주먹을 내지르자 콰앙! 일대가 울리며 그 아래가 또다시 패어 나간다.
그리고 드러난 것은.
“……지하 통로?”
“그래, 페리시아 녀석이 숨겨 둔 비결이지. 역시 있었군. 하여간 이놈의 예정은 정말이지 빼놓을 구석이 없으니.”
어째서일까.
오히려 그의 그 말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가 빗나가지 않는 것에 더욱 아쉬워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쪽이다. 따라오도록 해라.”
에필레오트가 완전히 잔해를 치워 날리자 통로가 드러났다.
그대로 그 아래쪽으로 향하며 녀석은 말했다.
“페리시아라 하더라도 많은 혈계 능력을 온전히 유지하는 건 불가능해. 그게 가능한 건 에일런 정도의 반칙을 쓰는 자 말고는 어렵지.”
“……에일런이 무슨 비밀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어?”
“몰라. 어디에서 얻은 건지는 대충 감은 오지만 그것뿐. 뭐, 부조리하게 강해지는 건 세상 어딜 뒤져 봐도 그 녀석뿐이라는 거다.”
그는 다시 화제를 원래대로 돌렸다.
“아무튼, 페리시아 고 녀석은 자신의 능력에 공급할 힘을 유지하기 위해 한 가지 꾀를 부렸지.”
인간의 몸으로 충당하지 못할 대량의 힘을 공급할 비책.
“꾀?”
“과거의 유물 하나를 슬쩍했다.”
“…….”
과거의 유물에 관해서도 들었다.
어째서 에일런이 스승의 검을 얻게 되었나, 하는 가설까지.
“……그건 본래는 이 시대의 인간을 위해 준비해 둔 선물이라고 했었지?”
“적어도 내가 아는 바로는 그래.”
“…….”
“믿지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에일런 그놈한테 돌아가서 같은 질문을 해 봐라. 분명 똑같은 대답을 해 줄 테니.”
“상관없어. 그래서? 그녀가 가진 아티팩트를 가지고 뭘 할 참이지?”
“천천히 설명할 테니 기다려 보라고. 흠, 마침 도착했군.”
그들이 도착한 곳은 지하 깊숙이 안치된 보관고다.
“역시…… 땅속에 묻어 두고 힘을 공급받고 있었나.”
그들이 굳게 닫혀 있는 문을 열자 그곳에 보관되어 있는 것은…….
“잔?”
거대한 잔이다.
“……마정석으로 된 잔이라고?”
“그것도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신화 속에나 나올법한 괴물의 마정석을 통째로 깎아 만들었다는군.”
지금의 시대의 마왕조차도 보유할 수 없는 강대한 에너지 덩어리를 가공하여 만든 잔.
영맥의 잔.
“이것을 이용하면 혈계 능력 수백 개쯤은 간단히 유지할 힘을 공급받을 수 있지.”
그리고 지금 그 잔은 수많은 관에 연결되어 땅 위로 뻗어 있다.
“거추장스럽기는.”
에필레오트가 손을 휘젓자 불어닥친 칼바람의 폭풍이 그 관들을 전부 잘라 버린다.
새어 나가던 에너지의 흐름이 멎자 더욱 잔에는 강력한 기운이 응축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그 거대한 힘을 흡수한다.
“크윽! 제법 버겁군.”
그의 피부가 갈라진다.
검은 피를 쏟아 내는 꼴이 어지간한 부담을 준다는 것을 여과 없이 보여 준다.
그러나 그는 집착스러울 정도로 물러나지 않으며 마침내 그 힘을 자신에 몸속에 집어삼킨다.
“하하하하하.”
“……너?”
“푸하하하하하하하핫! 그래, 이거다! 이거야!”
파짓!
무언가 갈라지고 깨지는 소리가 울렸다.
그의 피부가…… 흉측한 푸른빛을 띠고 있던 피부가 마치 비늘처럼 갈라지며 떨어진다.
“탈피?”
셀베스터는 무심코 그렇게 중얼거리고 말았다.
평소라면 그런 말투에 상처라도 받았다고 빈정거렸을 녀석은 아무 말도 없다.
마치 무언가에 취한 것처럼 오로지 자신을 감싼 힘과 변화에만 희열을 느끼고 있다.
“그래! 이 변화! 이거야말로 고대했던 거다!”
그리고 마침내 변화가 끝났다.
떨어져 나간 피부 위에는 새로운 피부가 덧씌워진다.
그러나 이전처럼 흉측한 형상은 아니다.
인간과 거의 흡사한 느낌.
날개도, 꼬리도, 그를 괴인처럼 보이게 하는 요소마저도 전부 떨어져 나간다.
남은 것은 말끔하면서도 탄탄한 몸을 가진 검은 머리의 청년의 모습.
“그 모습은 뭐지?”
“별거 아니다. 이게 내가 본래 미래에 되찾았어야 할 힘이라는 거다.”
불완전하고 약한 괴물의 모습이 아닌 완성된 하나의 존재.
본래라면 지금보다 한참 뒤에 손에 넣어야 할 모습이다.
“이걸로 더는 추하게 기어 다니지 않아도 되겠군.”
“……뭘 할 셈이지?”
“간단하잖냐, 주인공.”
에필레오트는 유쾌하다는 듯 광소를 터트리며 손을 뻗었다.
잔에 고여 있는 대량의 힘을 취하며, 그 힘을 기꺼이 자중하지 않고 사용하며 외쳤다.
“네놈의 소원대로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우선은…….”
그들이 할 일은 단 하나.
“이 빌어먹을 세계를 제패해 보자고!”
세계 정복.
참으로 자신들다운 일이지 않으냐.
그는 그리 말하며 크게 광소를 터트렸다.
“자아! 지긋지긋한 인간들이여! 비극의 막을 올려 보지 않겠나.”
에필레오트는 고함을 치면서 본격적인 계획의 시작을 알렸다.
“지금까지는 다른 놈들이 설치는 것을 지긋지긋하게 보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악인들이 설쳤고 그들의 피가 땅을 무수히 적셨다.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 그것을 뒤에서 지켜보았다.
또는 부추겼거나.
“그것도 오늘로 끝이다!”
자신의 차례가 왔다고 선언한다.
대상은 이 지긋지긋한 문명.
수많은 인간들.
물론 그들은 자신의 존재 따윈 모르겠지.
머나먼 이곳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를 것이다.
상관없다.
알게 될 것이다.
고통을 받고 피를 흘릴지어니.
“…….”
그리고 그런 그를 셀베스터는 침묵한 채 노려볼 뿐.
허튼짓을 하면 베어 버리겠다.
그 적의를 모르는 것도 아니나 그는 무시했다.
어차피 같은 운명에 휘둘리는 광대다.
“시작하자!”
그가 잔에 기운을 불어넣자 그것이 공명하며 붉은 기운이 가득 깃들어지기 시작한다.
혈마력.
순수한 생명체가 아닌 인간의 이기심과 모략에 의해 만들어진 섭리를 벗어난 존재의 증거.
“그렇기에 반역에 충분하겠지!”
그 기운이 가득 차고 몇 배로, 아니 수만 배로 증폭된 기운이 곧 넘치며 정해진 대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불어난 강물처럼 넘쳐 난 기운은 이내 이 땅 전체를 붉게 물들인다.
붉게 물든 땅은 그의 의지에 호응하여 그에게 걸맞은 무대를 갖추기 시작한다.
날카로운 가시와 칼날이 치솟고, 독이 들끓는 강이 생긴다.
온갖 악의가 가득한 땅.
“이곳이야말로 나의…… 아니, 우리의 열망의 땅일지어니!”
이미 그가 외치는 것은 주문이다.
그가 부르짖을 때마다 차츰 이 일대의 변모가 이루어진다.
“똑똑히 새겨듣거라, 인간들이여! 그리고 기뻐해라.”
그는 조금의 위축도 없이 당당히 어깨를 편다.
“감사해라! 너희의 비극과 그것으로 흘러낸 피로 이 빌어먹을 세계를 유지해 줄 테니!”
그들의 목적은 하나.
“이 빌어먹을 세계를 지켜 주고 너희의 끔찍한 운명을 추하게 연명시켜 주마!”
365화 최종 보스 (1)
<변동 사항이 발생합니다.>
<특정 배역을 가진 인물이 사망하였습니다.>
<특정 인물의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빌어먹을.”
나는 가만히 끓어오르는 용암의 바다 너머를 노려보았다.
“결국, 저질렀나…….”
짐작했던 대로 놈들이 한발 앞섰다.
눈의 마녀 페리시아가 사망한 것을 파악하기가 무섭게 바로 변동 사항이 벌어진 것이다.
“이 멍청한 것들.”
범인은 말할 것도 없겠지.
그 두 놈밖에 더 있으랴.
무엇을 할지는 대충은 짐작이 간다.
백색 지옥.
그곳에서 에필레오트가 벌일 일이라면 뻔하다.
그놈의 입장이 무엇이랴.
“최종 보스…….”
놈이 벌일 일은 안다.
원작의 최종장…….
“그 멍청이…… 알면서 저지르는 건가?”
에필레오트가 일으키는 사건.
당연히 어떤 것인지 안다.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과 똑같지 않은가.
먼저 바다가 용암으로 바뀌어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 녀석…… 이미 페리시아의 능력을 탈취했겠지.’
알고 있다.
원작에서도 에필레오트는 힘이 없는 모략가의 행동을 반복하다 셀베스터가 페리시아를 토벌하는 틈을 노려 힘을 탈취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사건을 일으키지.
“에일런!”
이변을 느낀 크루세가 급히 항구 쪽으로 날아왔다.
“에, 에…… 저도 충분히 보고 있습니다.”
“……지금 그 불길한 기운은.”
“당연히 그게 날아오는 건 저쪽이죠.”
내가 턱짓으로 용암의 바다 너머, 백색 지옥…… 아니, 백색 지옥이었던 곳.
“자~ 보이네요. 어이쿠.”
나는 저 너머를 가리켰다.
“……세상에.”
크루세가 할 말을 잃는다.
경악할 수밖에 없으리라.
그녀의 눈에도 지금 저 너머의 변모가 보이니.
“탑?”
거대한 탑이 보인다.
“에일런? 제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틀림없이 저 너머에 보이는 건…….”
“시력 참 좋으시네요. 부디 그 눈을 오래오래 유지해 주세요.”
“에일런!”
이대로는 등짝을 얻어맞겠다 싶어서 나는 너스레를 떠는 척을 관두고는 진지하게 다시 그곳을 응시했다.
“이곳에서 마경까지 배를 구해 타도 보름이나 걸린다고 합니다.”
“예, 그랬죠.”
그런데 이런 거리에서 저쪽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보인다?
“그만큼 대형 사고가 터졌다는 것이겠죠.”
그래. 안다, 알아.
지금쯤 에필레오트는 마경의 모든 자원을 장악하여 통째로 자기만의 요새를 세웠을 것이다.
말하자면 왕의 탑.
최종 보스가 기다리고 있는 탑인 셈.
“나 참…… 일부러 저러는 건가.”
도발이라도 하자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탑의 건축을 지켜보기만 할 수도 없으리라.
나는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두르죠.”
어차피 지금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지금은 진입 수단을 확보하는 게 고작.
안달을 내도 소용이 없다.
* * *
마경의 변화가 알려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본래부터 대륙 곳곳에 존재하는 마경은 각각의 왕국에 있어서 골칫거리이자 주의할 대상이다.
침범하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의 위험한 땅…… 혹은 위험한 존재가 설치는 곳.
당연히 그곳을 정복하는 것은 지도자들에게 있어서 큰 열망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골치 아픈 곳이 눈의 마녀 페리시아가 지배하는 땅.
“마경이…… 그 북쪽의 백색 지옥이 변화하였다고?”
그 마경에 제일 가까운 왕국, 젤레니아 왕국의 국왕은 바로 급보를 듣고는 당장이라도 그 소식을 전한 신하의 멱살을 잡을 기세로 얼굴을 들이댔다.
“그것이 정말인가?”
“전령의 보고대로라면 사실이옵니다…….”
그렇지 않아도 갑자기 그 마경으로 통하는 해안이 통째로 용암 지대가 되었다는 괴이쩍은 소식도 들었다.
조사 팀을 편성하기도 전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단 말인가?
“마경의 눈이 녹고…… 거대한 탑이 솟았다고 합니다.”
묘한 일이라면 묘한 일이다.
지금까지 눈의 마녀는 그런 짓을 벌인 적이 없다.
“뭔가 다른 변화는 없나?”
“……그것은 아직.”
그 외에는 다른 보고는 없던 참이다.
“그렇다면 우선 바로 조사를 할 자들을 편성하여…….”
다른 왕국이 먼저 손을 대기 전에 진상을 파악하고자 명령을 내리고자 했다.
조사야 한창 혈기 넘치는 용병들을 적당히 꼬드기면 어떻게든 되리라.
그렇게 명령을 내리려던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