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330)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330화(330/344)
제 330화
367화 최종 보스 (3)
“꺼져라.”
나는 단번에 번개를 흩뿌려 땅속에서 솟는 나무뿌리들을 일소했다.
어차피 아직 듣고 있으리라.
그러니 미리 선전 포고라도 해 주자.
“기다려라, 이 망할 놈들. 곧 전부 망쳐 주러 갈 테니까.”
세상도, 악당도 관계없다.
전부 불태우고 박살 내 망쳐 주지.
그러고 보니 놈들은 나를 외래종이라 비유했지.
딱 그 말이다.
생태계…… 요컨대 그들의 세계를 교란하고 침공하는 존재.
그러니 딱 그에 걸맞게 일을 해 주자.
* * *
자신의 이름을 에필레오트라 내세운 괴인이 일으킨 재해.
처음에는 그것을 일개 광인의 헛소리라 무시했던 이들도 실제로 몇 개나 되는 지역이 그대로 일소되어 버리자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토벌을! 그 괴인을 한시라도 빨리 없애야 하네!”
“조속히 군대의 파견을! 보낼 수 있는 실력자들을 죄다 모아라!”
보통이라면 움직이기 전에 서로 이권을 차지하기 위한 무수한 협상이라도 벌어지겠지만.
지금은 다급히 외치며 움직임을 재촉했다.
다른 것도 아닌 그 괴인이 행동하면 인간이건, 무엇이건 남김없이 소멸해 버린다.
그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봐 버리니 절로 자신의 목 앞에 칼날이라도 드리워져 있는 기분이 들겠지.
어떤 왕국은 아끼던 정예들을 내놓고.
어떤 왕국은 수많은 병사를 제공했다.
물자를 주로 적선한 자들도 있으며.
적지 않은 거부들도 지원을 해 주었다.
그리고 병사나 기사들 외에도 별개로 용병들을 소집하여 부대를 구성하기까지.
나름대로 시간이 없기에 급히 움직인 것치고는 그럴듯한 군대가 갖춰지기에는 충분했다.
백색 지옥을 정벌하고자 논할 때는 서로 이득을 우선시하느라 좀처럼 의견이 모이지 않았으나.
세계에 해를 끼치는 존재가 버젓이 나타나자 말 그대로 한마음 한뜻이 된 셈.
무려 50만에 달하는 병력을 짜낼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의미로는 그 괴물에게 고맙다고 해야겠군. 좀처럼 구실이 나지 않아 곤란했는데, 덕분에 그 마경을 밀어 버릴 수 있게 되었으니.”
그 50만의 군대를 직접 지휘하게 된 지휘관은 잔뜩 자만심에 가득 찬 채로 그리 웃었다고 한다.
상대가 어떤 괴물이라도 이 정도 힘이 모였다면 얼마든지 뭉개 버릴 수 있다.
말 그대로 진군만 하더라도 풀 한 포기 남지 않을 테니.
무엇보다 이만한 대군을 이끌고 마경을 토벌하는 역사적 산증인이 될 수 있지 않은가.
그야말로 자만의 극치였다.
물론 그의 자신감이 새삼스럽다고는 할 수 없다.
이 정도 병력이 모인 것도 이례적.
거기에 상식적으로도 이 정도 군대가 모였다면 당연히 어떤 곳이든 토벌하지 못할 것이라 여기지 못할 테니.
새로운 역사의 증인을 넘어 주역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들뜬 것은 분명 한둘이 아닐 터였다.
조속히 출정을 위해 그들은 서둘러 마경을 향한 진군을 개시했다.
물론 지금의 마경으로 향하는 유일한 바닷길은 대체 무슨 조화인지 용암이 되어 버려 누구도 접근하기 어렵지만, 그들이라고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비공정을 제공하도록 하지!”
무려 50만의 대군을 수용할 수 있는 비공정을 제공하겠다는 왕국이 나선 것이다.
윈펠트 왕국.
대륙에서 유일하게 비공정을 날릴 수 있는 공식을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국가.
물론 그들이 그만큼의 배를 보유한 것은 아니기에, 그들은 핵심 기술을 제공할 테니 그에 필요한 자재와 물자를 알아서 충당하라는 것이지만 그 정도면 충분하다.
거기에 딱 맞춰 포렐로스 제국에서도 저들끼리 연구 중인 수단을 제공했다.
그들은 선뜻 호의를 받아들여 대규모 운송 작전에 임하게 되었다.
한 번에 그 대군을 전부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어떻게든 10만의 병력을 운송할 대규모 비공정대를 갖추는 데는 성공하였다.
그렇게 그들은 마경의 토벌을 위한 항해를 시작하였다.
연일 하늘을 구름보다 빼곡히 메우는 배들이 머리 위를 날아 사라지는 광경은 국민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었고, 그들은 서둘러 혼란을 잠재워 줄 군대에 기대감 어리는 눈길을 보냈다.
우선은 두 번의 수송 작전을 거쳐 약 15만의 선발대가 먼저 마경에 거점을 차렸다.
“……끙, 가능하면 좀 더 안쪽에 진을 치고 싶었지만.”
“이곳은 마경이네. 조심하지도 않고 안쪽에 누울 자리를 만드는 건 자살 행위겠지.”
“알고 있네.”
신중히 처리하기 위해 그들은 우선 마경의 끝자락에 내려 진지를 구축했다.
“우선은 본대가 진군할 길을 확보한다.”
마경을 한 번에 토벌할 수 있을 거라고는 진심으로 여기지 않았다.
우선은 선발대를 보내 본대를 진군시킬 길을 확보하는 게 우선.
목표는 저 거탑이 위치한 곳까지 선발대를 보내 행군로와 보급로를 확보하는 것이다.
단순한 탐색이라면 어려울 것이 없겠지만…… .
지휘관은 잠시 고민하다가 어떤 자를 불러들였다.
선발대는 각국의 병사들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우선 척후 탐사를 위해 각지의 용병 중 노련한 이들도 별개로 포섭을 하였다.
특히 지금 의견을 구하는 상대는 용병 중에서도 탐색 의뢰의 달성률이 높기로 유명한 자.
“한 가지 묻고 싶네. 지금까지의 기록을 이번 탐색에 쓸 수 있겠는가?”
마경이라 하더라도 전혀 기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맹자들이 목숨을 걸고 이곳에 잠입하였다.
물론 누구도 이곳을 돌파하지 못했지만, 간혹 그 일부분이라도 기록을 가지고 돌아오는 자도 있었다.
극히 일부지만 이곳의 생태나 기후 등의 자료.
당연히 이번 작전을 두고 그것을 참조하지 않을 리도 없다.
하지만 용병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적인 의견을 먼저 말했다.
“아마 참고는 되지 않겠지요.”
“……흠.”
“굳이 지적할 것도 없지만 이곳이 어떤 곳입니까? 백색 지옥이라 불리는 곳이 아닙니까?”
“끙…….”
뭐,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 오자마자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이는 없을 것이다.
“어디에도 백색은커녕 눈은 조금도 쌓여 있지 않습니다.”
온통 메마른 바위뿐.
지금까지 알려진 마경과는 너무나도 환경이 달라져 있다.
“역시 그 가설이 맞는 건가…….”
애초에 이 마경의 주인은 페리시아다.
그 사실을 모르는 자는 없다.
그런 그녀를 놔두고 에필레오트라는 괴인이 멋대로 차지한 시점에서 주인이 바뀐 것은 명백한 사실.
“저라도 당장에 모든 것을 바꿔 버릴 겁니다.”
“끙…….”
기존의 마경도 알려진 게 없어서 골치거늘, 한층 더 머리가 아프게 된 셈.
“상관없네. 이대로 전진하도록 하지.”
어차피 기존의 마경도 정보가 거의 없다.
무엇이 나타나도 이상하게 여길 필요도 없겠지.
지휘관은 최대한 신중하게 선발대를 보낼 것을 지시하였다.
“우선은 병사들을 쉬게 하고…… 바로 길을 확보하도록 하라.”
무엇이 나와도 상관은 없다.
충분히 각오하였고, 대처할 자신도 있다.
“선발대는 내가 직접 지휘하도록 하지.”
무엇보다 그 역시 나름 실력에는 자신이 있다.
고국에서도 자신과 겨룰 만한 자는 좀처럼 없었으니까.
설사 그 괴인 본인이 가로막아도 상관없다.
오히려 그놈의 목을 베어 내어 본대 놈들을 깜짝 놀라게 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러나 그의 자신감은 그리 썩 오래갈 수 없었다.
간과하는 것은 이곳은 그래도 마경이라는 것.
거기에…….
그들의 거점에…… 그들의 머리 위 상공에 묘한 형상의 새가 몇 마리 날아들고 있다.
그들은 아직 생각지 못했다.
저 탑의 안쪽에서 세상에 악의를 드러내는 사내가 그들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악의 어린 웃음을 짓고 있을 거라고는…….
* * *
선발대 5만이 먼저 진군을 개시했다.
지휘관은 직접 군을 이끌고 몸소 앞장서 나서며 외쳤다.
“떨 것 없다! 마경이라 하더라도 고작 쓸모없는 땅 하나를 내버려 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지휘관이 직접 무장한 채 앞서는 시점에서 병사들이 따르지 않을 이유는 없다.
그렇게 수 시간을 행군했을 무렵.
“음…… 오는군.”
아니나 다를까, 그들을 맞이하기 위한 존재들이 나타났다.
땅이 가볍게 울렸다.
병사들이 진군하는 소리가 아니다.
반대편에서 울리는 소리.
“흥, 역시 가만히 보낼 리는 없나.”
지휘관은 애용하는 검을 빼 들었다.
“전군, 대기! 바로 진열을 갖추고 녀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라!”
그가 외치기가 무섭게 저 너머에서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회색빛 물체의 무리들이 움직이는 광경.
점차 그 기척은 다가오고, 이윽고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거리까지 접근했다.
바위로 이루어진 늑대들.
“몬스터…… 아니, 그 괴인이 불러낸 소환물인가?”
평범한 몬스터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기존의 마경에 대한 기록으로는, 본래 페리시아가 부린 소환물들이 이곳을 지킨다고 하였는데 놈도 비슷한 짓을 하는 건가.
“상관없겠지…….”
전부 뭉개 버리면 그만이다.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진열을 갖추고 충분히 간격을 유지하며 맞서라!”
이번 위력 정찰의 목적부터가 당연히 이런 괴물의 종류와 전력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가능한 몬스터 토벌 경험이 있는 이들로 병단을 꾸렸다.
병사들은 신속하게 몬스터들을 맞이하기 위한 진열에 섰다.
먼저 병단에 합류한 마법사들이 주문을 외자 바위로 된 울타리가 치솟는다.
그리고 창과 장검들을 겨누며 녀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상대가 몸이 날랜 몬스터들이면 굳이 놈들의 꽁무니를 쫓아 움직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리라.
충분히 놈들의 돌진을 막을 울타리를 세우고 이빨과 발톱이 닿지 않도록 창을 찔러 넣으며 견제를 하고 몰아넣어 사냥한다.
컹!
충분한 거리까지 접근하자 암석 늑대가 짖는 소리가 울렸다.
뒤이어 따라오는 늑대들도 쉴 새 없이 짖으며 대기를 뒤흔든다.
놈들이 짖을 때마다 대기가 떨리고 팔에, 피부에 소름이 돋는다.
평범하게 짖는 것이 아니다.
“겁먹을 필요 없다! 고작 개 짖는 소리다!”
지휘관을 비롯해 각 병단의 조를 직접 지휘하는 기사들이 쉴 새 없이 노성을 지르며 그들을 질타하며 정신을 바짝 차리도록 한다.
드디어 늑대들의 무리가 충돌한다.
흡사 회색의 파도가…… 이빨과 발톱이 달린 파도가 덮쳐드는 것 같다.
“큭!”
병사들이 꽈드득! 무기를 세게 거머쥔다.
인제 와서 땀 정도로 미끄러지지 않지만 만일을 위해라는 듯.
그리고 늑대들이 울타리에 부딪히는 순간, 그들은 창을 내지르며 그리고 장검을 찔러 넣으며 녀석들을 밀어낸다.
우선 돌진은 막는다.
“서둘러 박살 내라!”
선두 열이 힘겹게 막는 사이 후열의 병사들이 활시위를 당기고 힘이 좋은 녀석들은 투창을 거머쥐고 팔을 크게 젖힌다.
그대로 쉴 새 없이 날아든 화살과 투창들이 차례대로 녀석들에게 꽂힌다.
그러나 보통 생물이 아닌 저 괴물들에게는 쉽게 먹히지 않겠지.
“부탁하네! 마법사 나으리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법사들은 이미 주문을 영창하고 있다.
그들이 영창을 끝내자 늑대들의 머리 위가 붉게 달아오르듯 빛났다.
무수히 출현한 화구가 흡사 불의 비처럼 쏟아지는 것이다.
콰가가가가가가강!
쉴 새 없이 폭발을 일으키며 그대로 괴물들을 박살 내 버린다.
기이한 것은 격렬하게 화염이 분출되는데도 그 괴물과 가장 선두에서 막아 내는 병사들에게는 불똥 하나 튀지 않는 점.
“과연…… 대단하구려.”
위력뿐이 아니라 범위 또한 철저하게 계산된 술식.
‘이거라면 단순히 위력 정찰뿐이 아니라…… 그 괴인의 토벌 또한 가능한 것이 아닌가…….’
저도 모르게 그런 자신감이 들어 아차 싶어 서둘러 그 자만심을 잠재워야 할 정도로 압도적인 성과다.
순조롭다.
더할 나위 없이 순조롭다.
희열마저 느끼며 지휘관은 서둘러 재정비를 명했다.
“부상자와 현황을 파악해라! 수습이 끝나는 대로 행군을 재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