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333)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333화(333/344)
제 333화
370화 최종 보스 (6)
“……에일런 너, 어째 하는 소리가 불길한데.”
“차라리 저 괴물들 잡자는 말이 더 듣고 싶은 기분이 드는군.”
다들 불길한 예감이라도 느낀 듯 몸서리쳤다.
네, 바로 그 말입니다!
다시 말하마.
“미친 짓 한번 하죠.”
“못 들어서 하는 소리가 아니거든?!”
몬스터가 쫓아온다. 상대하긴 싫다. 아직 갈 거리도 남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요령 좋게 뿌리치면 됩니다.”
마침 상황도 딱 좋다 싶었다.
“크루세 씨! 전방에 방어 마법을 가능한 한 두텁게 펼쳐 주세요!”
“네? ……네!”
시키니까 영문도 모르고 마법을 추가하는 크루세.
“루셀은 네가 계약한 그 철의 정령을 소환시켜서 배 앞에 철판을 두르게 해!”
“……으엑.”
“살고 싶으면 해.”
이미 뭔가 불길한 예감을 느낀 루셀도 순순히 따른다.
“음…… 그러면 난 뭘 하면 되냐?”
“알닉스 씨는 따로 시킬 게 없으니 저기 구석에서 육포나 드세요. 제발 다른 짓 하지 말고 구경만 하세요.”
“……그래, 그러마.”
어쩐지 살짝 훌쩍인 거 같지만 착각이겠지.
어쩌겠나, 실제로 시킬 게 없는 걸.
그사이에도 마그마 서펜트들은 우리가 탄 비공정을 물어뜯기 위해 달려든다.
일단은 얼음의 기둥을 만들어 적당히 날리며 견제한다. 그러나 별 효과는 없다. 해치워도 계속 몬스터가 나온다.
서둘러야겠군.
“우선은 이 정도면 되나?”
크루세와 루셀의 보강으로도 충분하겠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다.
내 능력으로 추가로 방벽이 될 판을 두르고, 그 위에는 중력 제어로 반발력을 일으켜 가속한다.
순식간에 시야가 앞으로 당겨지는 것 같았다.
“큭!”
“히햑?!”
급격한 가속에 모두가 비명을 삼키며 떠밀려 나가지 않도록 벽에 기대거나 단단한 물체를 붙잡는다.
아직 멀었다.
“확실하게 고정이 될 만한 걸 붙잡으세요!”
더 갑니다!
샐러맨더를 소환!
그리고 언젠가 해 보고 싶었던 이 대사를 해 볼 때가 왔다.
“부스터 온!”
샐러맨더가 급격히 연소시킨 화염이 내가 뒤에 만든 틀에 붙으며 그대로 쭉 대량의 화염을 일으킨다.
파아아아아앙!
산소가 급격하게 타오르는 듯한 굉음과 그리고 막대한 가속력이 우리들의 전신을 짓누른다.
“좋아! 아주 좋은 가속력이야!”
몸의 피가 급격히 빠져나가는 것 같은 아찔한 감각.
이것이 속도다!
Q. 적이 쫓아옵니다. 어떻게 하면 뿌리칠 수 있을까요?
A. 우리가 적보다 빠르면 됩니다.
간단한 진리다.
“잠깐만요, 에일런! 너무 빨라요!”
“멈춰! 멈춰! 이대로 부딪히면 다 죽는다고!”
다들 속도에 짓눌리며 비명을 질렀으나 알 게 뭐니.
“속도가 빠르다고요?”
그럼 더욱 속도를 높인다.
우리는 바쁜 몸이니까 사양할 것도 없겠지.
“자! 더! 더 빠르게! 하하하하하하하하핫!”
어쩐지 머릿속이 맑아지는 기분도 든다.
그렇군! 이것이 속도라는 것인가!
“그냥 머리에 피가 안 도는 거예요!”
비명과 함께 우리는 단번에 추격해 오는 몬스터들을 따돌리고 목적지를 향해 처박혔다.
* * *
속도를 높이면 그다음에는 충격이 있으리라.
왜 과속이 사고를 부르는가.
한껏 폭주하고 나면 후회하는 순간은 늘 그렇듯 그 참혹한 결론에 도달하기 마련이다.
쿠웅!
머릿속까지 크게 뒤흔드는 듯한 굉음과 함께 우리가 탄 비공정은 목적지의 바닥에 처박혔다.
감속?
안타깝지만 브레이크 같은 건 없다.
속도를 줄이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일단은 중력 제어를 응용해서 감속해 보고자 시도는 해 보려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공중에서 산산이 조각나는 미래밖에 안 떠올라.
그러니 그냥 들이박습니다.
투콰아아아아아앙!
굉음과 함께 들이박은 순간 사방이 뒤집히며 파편이 흩날린다.
크루세가 펼친 방어벽과 루셀이 부른 정령의 힘으로 방벽을 탄탄히 치지 않았다면 부딪히는 순간 완전히 가루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전달되는 충격량은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야 하겠지만.
다행히 여기 탄 사람들은 하나같이 튼튼하다.
평범한 인간은 가루가 되고도 남을 충격이건만, 그저 아프기만 할 뿐 죽지는 않겠지.
“에일런, 당신 기준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시시한 항의는 무시한다.
천지가 뒤집히는 것 같은 진동과 함께 비공정은 그대로 길게 땅을 끌며 근처 바위에 강하게 들이박혔다.
쿵!
다행히 그 충격을 끝으로 흔들림은 이어지지 않는다.
뭐, 그것과 무사한 건 다른 이야기겠지만.
“으으으윽…… 머리야.”
내가 머리를 부여잡으며 비틀비틀 일어나자, 마찬가지로 다른 곳에서도 부스럭거리는 기척이 느껴졌다.
역시 다들 무사했구나.
믿었어요, 우리 돌머리들.
“다행히 무사한 거 같군요. 여러분들이 무사해서 참으로 기쁩니…… 칵?!”
“이 미친 자식아!”
루셀이 던진 나무토막에 이마를 얻어맞은 나는 뒤로 나뒹굴었다.
다만 이번에는 불평은 못 하겠다.
내가 생각해도 이번만큼은 충분히 맞을 짓이었으니까.
그리고 에일런 일행이 마경에 도착했을 무렵.
이 마경, 백색 지옥의 중심…… 에필레오트가 틀어박힌 탑의 최상층.
그곳에서 모든 악의를 기다리는 최종 보스는 살짝 넋이 나간 채 중얼거렸다고 한다.
“……저 정신 나간 자식 같으니.”
“무슨 소리야?”
그리고 그런 그를 셀베스터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노려볼 뿐이었다.
* * *
“하여튼 우아하고 안전하게 도착했습니다. 자, 여기가 목적지입니다. 자, 내리실 분은…… 뭐, 다 내렸네요.”
“우아?”
“안전?”
압니다, 알아.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잖아요. 그 정도로 무모하게 날리지 않았다면 도착 못 했을 겁니다.”
그들도 그런 사정은 고려했기에 딱 한 번씩만 화를 내고 만 것이리라.
나였으면 평생 두고두고 삐쳤을 것을…… 다들 참 인격자셔.
“뭐, 타고 온 비공정도 역할은 다했고…….”
“역할보다는 박살이 났는데.”
“…….”
우리들의 눈앞에 있는 배는 이제는 형체조차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박살이 나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수고했어. 잊지 않을게.
가볍게 기도만 해 주고 나는 목적지로 삼아야 할 방향을 주시했다.
거대한 탑.
“우리가 찾는 멍청이들은 아마 저기 있습니다.”
내가 알던 원작에서도 놈은 이곳을 자신의 힘을 유지하고 끌어낼 근본으로 삼고 틀어박혔다.
아마 에필레오트는 저 중심에서 자신의 힘을 가다듬고 있겠지.
놈의 목은 그곳까지 가지 않으면 딸 수 없으리라.
“저 중앙인가…….”
“멀어 보이는데…….”
저 대륙 너머에서도 그 윤곽이 보일 정도의 규모다.
실제로 이곳에 도착하자 고개를 올려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말 그대로 하늘을 찔러 넘길 듯한 거대한 탑…….
‘가능한 이걸 보긴 싫었는데…….’
아마 공략하기도 제법 만만치는 않으리라.
나는 놈을 알고, 놈도 내가 얼마나 성가신지를 잘 알 테니까.
“일단 각오는 해 두시길.”
그 말에 굳이 약한 소리를 하는 자 따위는 없다.
“거리는 제법 되어 보이는군요.”
그 탑을 향해 눈을 가늘게 뜨며 거리를 가늠하듯 크루세가 중얼거렸다.
“위치는 중앙인가요?”
“아마 그럴 겁니다.”
백색 지옥의 넓이는 어지간한 대영지급의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세세한 부분은 아마 에필레오트의 입맛대로 건드렸겠지만, 전체적인 규모까지 손을 대진 않았겠지.
어쨌든 더럽게 넓다.
“으엑…… 배도 부서졌고, 그럼 걸어야 하나? 에일런? 일단 기대는 안 하는데 네 능력은?”
공간 전이나 영보 같은 이동 수단에 기대는 모양이지만.
나는 당연히 두 팔을 모아 엑스 자를 그렸다.
“기대도 마셔!”
전이는 당연히 같은 공간 계통의 대책을 깔아 둔 모양이고, 영보는 여기서 발동이 어렵다.
마나의 흐름을 타고 이동하는 기술인데 여긴 그게 제멋대로니까.
발란트를 부르는 것까지는 되겠지만 내가 직접 사용하긴 불안하다.
“뭐, 적당히 땅속에 두세 번 박힐 용기가 있다면 써 보겠지만.”
“……쓰지 마. 써도 너 혼자 써.”
루셀 씨도 참 야박하기도 해라.
“어쨌든 서두르죠.”
크루세의 재촉대로 우리는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고자 했다.
하지만 정직하게 행군할 마음은 없다.
인간의 지혜는 걷지 않기 위해 있는 거 아니었어?
굳이 불필요하게 걷는 건 섭리를 배반하는 행위라고 생각해.
“마침 쓸 만한 건 널렸으니까~ 저걸 써 보도록 합시다.”
내가 눈여겨본 것은 이미 부서진 비공정.
그 부품들 중 튼튼한 판자를 적당히 끄집어내서는 적당히 엮고 그 아래에.
“욥!”
능력 만능의 수정을 사용하여 결정을 넓게 바르는 형태로 생성한다.
“또 묘한 짓을 하는군요.”
이젠 내 기행도 익숙한지 다들 별말은 없군.
그리고 그 위에 일행들을 태워서.
“크루세 씨, 바람 부탁합니다.”
내 실프와 크루세의 마법을 동시에 사용하여 바람을 일으켜 그대로 즉석으로 만든 썰매를 민다.
만능의 수정은 마나로 이루어진 광물이고 실제 광석보다 마찰 계수가 낮은 편이다.
즉, 잘 미끄러진다는 말씀.
못 해도 체감상 시속 60킬로미터는 나오는 느낌이다.
쓸 만해.
“……여전히 이런 꾀는 잘 부리는군.”
“그보다 이거 부딪히지 않나.”
“불안하면 걸어가시든가.”
“…….”
내가 직접 타는 거니까 나름의 신경은 썼다.
간단하지만 방향 정도는 틀 수 있고.
뭐, 이제 와서 새삼 어디에 부딪힌다고 어떻게 될 멤버들은 아니니까.
역시 몸이 재산이야.
그렇게 쭉 쓱쓱 미끄러지며 얼마나 나아갔을까.
“음? ……잠깐 정지.”
“정지라고 말해도 말이죠! 큭!”
내가 갑자기 외치자 크루세가 급히 바람을 멈추고 앞에 방어벽을 친다.
쿠구구구구궁!
뭔가 긁는 소리를 내며 감속을 한다.
“뭔가요, 에일런?”
“……잠시.”
내가 감지한 것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감시용 능력 임프의 눈동자를 만들어 띄워 날려 보냈다.
그대로 한쪽 눈을 감는 시늉을 하며 적당히 의식을 집중하자 보다 높은 위치에서 넓은 광경이 보인다.
“칫.”
그리고 혀를 찼다.
“뭔가 있나 보군. 뭐지?”
“우리보다 먼저 온 손님이군요.”
“……그거.”
다들 무슨 소린지 알았다는 듯 표정이 굳어진다.
우리보다 먼저 온 녀석들이면 당연히 그들밖에 없지.
에필레오트의 토벌을 위해 나선 군대.
처음 부대가 전멸한 소식이 들린 이후에도 비공정은 계속 병력을 실어 날렸으니까.
어딘가에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우리가 향하는 진로에 있었나 보다.
“참 재수도 없지…… 하필 가는 길이 겹치나…….”
“별로 마주치고 싶지 않나 보군요.”
“뭐, 군대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개인적인 견해 이전에, 여기서 멋대로 활동하는 우리들을 그들이 과연 기꺼워할까, 하는 점.
다들 이의는 없다.
“무시할 거냐?”
“그러고 싶은데…… 칫!”
보다 집중하여 그들의 상황을 살핀 내가 혀를 찼다.
“전투 중입니다.”
“…….”
현재 그들은 아마 에필레오트가 부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소환수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
“솔직히 전황도 좋지 못하군요. 아마 반나절도 못 가 전멸하겠죠.”
좋지 않다.
역시 소문대로 선발대가 전멸했다는 건 사실인 모양이군.
“혹시…….”
“아뇨. 셀베스터 그 멍청이는 없습니다.”
대충 봐도 있는 건 놈의 소환수뿐.
거기에 셀베스터로 추정되는 기척도 없다.
놈의 오러는 눈에 띄는 편이니까 못 알아볼 리가 없다.
그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는 듯 알닉스와 루셀의 안색이 약간이지만 편해졌다.
‘뭐, 그 녀석도 애꿎은 인간한테 괜히 검 휘두를 정도로 맛은 가지 않았겠지만.’
어쨌든 그 문제는 나중으로 미루자.
“문제는 저 사람들, 아슬아슬해 보이는데 말입니다만…….”
다들 고민하듯 주저하고 있다.
할 일이 있기에 힘을 낭비하는 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아니까 섣불리 말하지 못하는 거겠지.
“그러니 돕도록 하죠.”
그런고로 내가 대신 말하마.
구해 준다.
“……괜찮겠냐?”
“상관없습니다. 모른 체하기도 찝찝하고, 잘만 하면 협조를 받을지도 모르는 기회니까요.”
구해 줄 수 있는 자들은 구해 줘야지.
“가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