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334)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334화(334/344)
제 334화
371화 최종 보스 (7)
그대로 우리들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지점으로 향했다.
최대 출력으로 바람을 만들어 썰매를 단번에 날려 버리며 우리들은 공간을 무서운 속도로 주파하여 현장에 도착했다.
“꽉 잡으세요, 날려 갑니다.”
콰앙!
큰 충격과 함께 우리를 태운 썰매가 위로 비스듬히 솟구치자 그 아래로 병사들과 몬스터들이 치열하게 난전을 벌이고 있는 광경이 보인다.
“조그만 놈들은 상관없습니다. 큰 녀석을 노리죠!”
늑대나 짐승처럼 생긴 것들은 병사들끼리도 어떻게든 대처하고 있다.
그들의 진열을 붕괴시키는 것들은 거대한 녀석들.
그리고 상공에서도 괴조 같은 것들이 날아다니며 얼음덩어리 같은 것을 쏘아 낸다.
“거대한 것들은 저랑 알닉스 씨가. 머리 위의 것들은 크루세 씨! 그리고 나머지는 루셀이 알아서 처리해!”
적당히 할 일을 분배하자, 다들 대답 대신 바로 행동으로 옮긴다.
루셀이 부른 정령들이 다수의 몬스터들을 견제하고.
크루세가 불러일으킨 폭풍은 괴조들을 휩쓸어 차례대로 박살을 내 버린다.
“……맡겨도 문제없겠군.”
한편 거대한 녀석들은 알닉스가 바로 정면으로 뛰어들어 우선 힘으로 막는다.
“흡! 흐아아아아아악!”
단순히 힘겨루기를 넘어 그가 기합을 내지르며 그대로 몬스터를 붙잡아 집어 던진다.
콰가가가가강!
“흐미…… 참 무식하셔라.”
반쯤은 감탄을, 반쯤은 실소를 흘리며 나 역시 킬무리스를 빼어 들고는 내가 상대해야 할 녀석을 노려본다.
“일단 네가 여기서 가장 골치 아픈 놈인가?”
족히 20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괴물.
몸체도 매끈거리는 암석 같은 것으로 이루어진 것이 제법 견고해 보인다.
“조, 조심하시오! 저놈에게는 화살도, 어지간한 마법도 통하지 않았네!”
병사들의 가운데서 누군가가 경고라도 하듯 외쳤다.
“음…… 어디?”
마법으로 얼음의 창을 하나 만들어 날리자 그의 경고대로 그 괴물의 몸체에 부딪히자 산산조각이 나며 흩어진다.
하지만 놈의 몸체에는 조금의 흠집도 나지 않았다.
“과연…… 단단은 하군.”
그러나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나는 놈을 향해 킬무리스를 겨누었다.
“그럼 이것도 받아 내 보시든가.”
킬무리스의 특성을 발동.
마그마 블레이드.
칼날이 붉게 물들며 심상치 않은 열기가 칼날 내부에서부터 피어오른다.
검 주변으로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일렁일 정도의 고밀도의 열기.
“이거나 처먹어!”
화산 하나의 열량을 통째로 압축하여 담은 열기와 위력을 쥔 그 감각을 유지하며 나는 그대로 놈을 향해 뛰어올라 검을 힘껏 내리쳤다.
콰앙!
운석이라도 떨어진 듯한 굉음이 울리며 일대가 흔들리더니 놈의 중앙이 그대로 폭발하였다.
예리함도 예리함이지만 위력부터가 보통이 아니다.
그대로 두 쪽이 난 몬스터가 삐걱삐걱 움직인다.
“꺼져.”
마무리를 위해 다시 한 번 검을 가로로 휘두른다.
파앗!
검기와 열기가 뒤섞인 붉은 해일이 휘몰아치며 그대로 녀석을 집어삼켜 산산조각을 내 버렸다.
“흥, 별것 아니군.”
가볍게 허세도 좀 부려 보이며 나는 적당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미 다른 몬스터 역시 일행들이 적당히 정리해 둔 상태다.
나머지도 뒤늦게 사기가 오른 병사들이 밀어붙여서 소탕하고 있다.
이젠 걱정해 줄 필요는 없겠군.
“……그럼 이다음에는 협상인가.”
바로 여기서 떠나도 상관은 없다.
놈들이 우릴 붙잡을 수 있을 리도 없고.
그러나 나는 일부러 상대가 내 쪽을 발견하고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
곧 반쯤 너덜너덜한 차림새의 기사가 걸어 나와 정면으로 시선을 마주했다.
“뉘신지?”
내가 일부러 핀잔을 주듯 말하자 그는 당황하지 않고 헛기침을 하며 바로 입을 열었다.
“……이거 실례했구려. 딜쿠드 멕시렐스. 지금 귀공이 구원한 이 부대를 이끄는 책임을 맡은 자요.”
일단 이름은 본명이고, 딱히 수상쩍은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이 정도면 가망이 있나.
나는 검을 집어넣으며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에일런이라고 합니다, 딜쿠드 경.”
* * *
우선 그들을 거점까지 귀환할 수 있도록 적당히 호위 겸 동행을 해 주겠다 하자 딜쿠드는 내심 기뻐하면서 호의를 받아들였다.
무사히 거점까지 도착하고 나자 딜쿠드는 바로 내게 할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귀공들의 은의에 대한 감사의 말이라도 하고 싶네만.”
“아…… 상관없습니다.”
일단은 내가 대표로 끼어들었다.
귀찮은 일은 알닉스에게 맡겨도 되겠지만 그에게 맡기면 정말로 감사의 말만 전해 듣는 자리가 될 테니까.
딜쿠드는 나와 마주 앉자마자 재빨리 본론을 꺼냈다.
여기서 길게 말을 돌릴 여유도 없는 것이겠지.
“우선 우리를 구원해 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겠소.”
“상관없습니다. 우연히 발견하였기에 세상의 정이라도 떠올리며 끼어들었을 뿐입니다.”
“……호오, 세상의 정이라.”
미묘한 웃음을 짓는다.
딱 들어도 노골적인 겉치레라는 것쯤은 아는 것이겠지.
“그런데 어찌 이런 마경에 에일런…… 그대 같은 자가?”
쓸데없이 속을 떠봐야 의미 없다 여겼는지 다소 노골적으로 묻는다.
마경에 정말로 우연히 지나가는 멍청이가 있을 리 없다, 라고 묻고 싶은 속마음이 들리는 것 같네.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기니 더더욱 그 틈을 노려야죠?”
“……공적을 세우고 싶은 것이오?”
“글쎄요, 어떨까요.”
멋대로 착각하게 놔두었다.
대충 우리를 공적과 명성에 눈이 먼 실력자들로 착각하면 좋겠네.
“흐음…… 그렇다면!”
“아, 그건 거절합니다.”
나는 그의 말을 끝까지 듣기도 전에 딱 잘라 끊었다.
어중간한 입 모양새를 한 채로 그가 멍하니 굳었다.
아니, 뻔하잖아.
“지금 저희더러 그쪽의 부대에 입대해 달라는 말씀을 하시려던 것 아닙니까?”
그러니 거절이다.
입대라니, 그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운 말이니.
“설마 제가 그런 걸 받아들일 거로 생각하셨는지?”
들을 가치도 없다.
여기까지라도 이야기해 주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를 차린 것뿐.
처음부터 그쪽이 무슨 제안을 하건 조금의 흥미도 없다.
“…….”
그제야 딜쿠드 역시 내 본심을 눈치챈 것인지 입을 다물고 눈동자를 굴린다.
어떻게든 끌어들이고 싶은 거겠지.
“……그럼.”
“그것도 말씀드리지만, 저희는 어떤 방식으로도 귀군과 같이 싸울 마음은 없습니다.”
내가 아니라 일행들에게 접촉하여 회유하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크루세는 백탑 소속이기에 군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알닉스 역시 눈치채지 못할 리 없고, 루셀은 애초에 군대에 관심도 없지.
저쪽에 제시할 보수도 대충 예상은 가고, 그 정도는 내가 어떻게든 충당할 수 있는 정도.
타협이고 자시고 없다.
“잘도 지껄이는군! 고작 평민 따위가!”
그 호통을 내지른 것은 딜쿠드가 아니었다.
천막의 반대편.
뭐, 그쪽에도 사람이 있는 것쯤은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천막을 반쯤 찢을 기세로 걷으며 그 너머에 있던 녀석이 난입했다.
나는 말없이 응시했다.
누구냐고 물을 것도 없다.
“……멜손 공.”
“설득을 맡겼더니만 기가 차는군!”
아마 멜손이라 불린 저 사내가 일단 계급적으로는 이곳을 맡은 입장일 것이다.
그러나 딱 봐도 실력은 없어 보이니 실질적인 지휘는 저 기사의 몫이고.
급조한 군대가 다 그렇지, 뭐.
“뭐냐…… 그 눈빛은? 불경하도다!”
“하아…… 그래서 이번엔 당신이 협상이라도 하시겠다?”
상대가 귀족이건 뭐건 위축될 필요는 없다.
여긴 전장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실력.
설사 여기서 무례하게 굴어서 그가 앙심을 품고 돌아가 지껄여도 상관없다.
뭐, 모처럼의 군대를 거의 말아먹은 멍청이의 말을 들어 줄 귀족이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됐다! 네놈! 내 군대에 입대할 영광을 주겠다!”
“……아이고.”
차라리 태도로 보자면 딜쿠드가 한참은 나았다.
적어도 상대를 언짢게는 하지 않을 능력은 있었으니까.
뭐, 그걸로 반은 가겠지.
나는 그의 시선을 살짝 살폈다.
난처하다는 느낌, 그리고 망했다고 한탄하는 느낌.
이해합니다. 하지만 봐주지 않는다.
“거절한다면?”
“흥! 천한 것 따위가! 그렇다면…….”
“그만!”
그 멜손이라는 귀족이 무어라 지껄이려는 것을 딜쿠드가 재빨리 막았다.
“그만두시오!”
“뭐냐…… 네놈 따위가…… 이제 와서 말대답을…….”
“그게 아니네! 멜손 공의 안위를 위해서 하는 소리요!”
무슨 소리냐는 듯 오만상 찌푸리는 그 귀족은 곧 내가 손을 까닥이자 자연스레 시선을 돌리고는.
“히이이이이익?!”
기겁한다.
그의 주변 그리고 딜쿠드의 주변에 무수한 그림자의 칼날이 뻗어 있다.
“다시 묻지. 거절한다면, 뭐?”
나는 일부러 심드렁하게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건조한 태도로 다시 묻는다.
딜쿠드가 반사적으로 검에 손을 뻗지만 늦었다.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그가 움직이기 전에 이 그림자의 칼날이 그들을 난도질하고도 남는다.
‘뭐, 그럴 생각까진 없지만.’
그저 위협이다.
무엇보다 딜쿠드는 눈치가 좋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일은 만들지 않겠지.
“……방금 전의 폭언이라면 내가 대신 사과하겠소.”
그는 천천히 검에서 손을 뗐다.
어차피 검을 뽑아도 의미가 없다는 걸 아는 것이다.
나도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저도 다소 과하게 대응했다는 생각은 드는군요.”
여기서 접어주는 게 적당하리라.
내가 그림자의 칼날을 치우자 그 귀족은 그대로 주저앉은 채 숨조차도 제대로 몰아쉬지 못한다.
“네…… 네놈.”
“응?”
그러나 다시 눈이 마주치자 말을 못 하지.
감당할 수 없는 상대란 걸 이제야 이해한 것이다.
멜손은 곧 병사들이 데리고 사라졌고 나는 그 뒤에는 놈에게서 일절 관심을 끊었다.
“그럼 계속 이야기를 하도록 하죠.”
“……역시 달리 용건이 있었소?”
“뭐, 입대 이야기는 들을 마음은 없지만 다른 부분이라면 나름 타협할 여지가 있지 않겠습니까.”
애초에 거절을 말하려 했다면 굳이 내가 이 자리에 동석할 필요조차 없었다.
“툭 까놓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써먹을 수 있는 것은 써먹는다. 동의하시죠?”
“그건…….”
“그쪽에는 나름 무례한 이야기는 되겠지만. 뭐, 방금 그 돼지의 지껄임으로 퉁 쳐 주시죠.”
그도 할 말은 없는지 일단 침묵하고 계속 내 의견을 듣고 있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쪽도 이대로 후퇴한다면 곤란하시겠죠?”
“으, 음…….”
“진지하게 충고 드리는데, 귀하의 군대로는 그 괴인의 토벌은커녕 분명 근처에 접근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가 눈을 부릅뜨면서도 반론하지 못한 것은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
고작 놈이 풀어 둔 소환수에 발이 묶이다 못해 괴멸까지 하려던 것을 잊을 수 없겠지.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오?”
“최소한 할 수 있는 일을 가르쳐 드릴까 합니다.”
이곳을 공략할 방법.
100%까진 무리더라도 70%까지는 어떻게든 대처법을 알려 줄 수 있다.
“다만 에필레오트 그 괴인의 처리는 여러분들로는 불가능하겠죠.”
내 목적은 단 하나.
귀찮은 것들을 이들에게 맡겨 버리고 나와 일행들은 핵심을 처리하는 데만 몰두하자는 것.
써먹을 수 있는 건 써먹어야 한다.
문제는 내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이냐는 것.
비유하자면 케이크 위의 데커레이션은 내가 핥아먹고 나머지 빵을 드시라고 말하는 꼴.
음? 보통은 빵이 더 맛있던가?
“으음…….”
당연히 주저하겠지.
“하지만 다른 이들이 납득할 거라 생각하시나?”
“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저는 나설 생각은 없고, 이후에도 에필레오트를 토벌한 것에 관해서는 공표할 마음이 없으니까요.”
“뭣?!”
그가 눈을 부릅뜨며 놀란다.
그렇겠지.
이후에 에필레오트를 토벌한다고 가정하면 그것을 알리는 게 이득이 될 텐데, 나는 처음부터 그건 필요 없다고 했으니.
‘애초에 의미 없어.’
다만 이득을 걷어차고자 하는 뜻은 없다.
공로를 사양하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하려는 일을 생각하면 차후 이 사건을 누가 해결했는가를 따지는 것 자체가 아무런 가치가 없어지게 되니까.
“정 뭐 하면 공로를 당신이나 아까 그 돼지한테 떠넘겨도 됩니다만?”
내겐 의미가 없으니까.
하지만 이런 속내를 모르는 그는 깊게 고민했다.
공로를 강탈할 욕심을 내세우는 건 아니겠고, 순수하게 내 의도를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거겠지.
“어차피 이후에 제가 다른 마음을 먹고 나선다 해도 누가 믿어 줄까요?”
“그런 뜻이 아니오. 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까지…….”
“아~ 그런 건가요. 뭐, 간단하지 않습니까?”
나는 싱긋 웃으며.
“모든 것은 평화를 위해.”
그리고 내 인생 설계를 위해.
아, 이 말은 쏙 빼 두자. 너무 속물적으로 보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