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39)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39화(39/344)
제 39화
44화 데얄 던전 (3)
하긴, 그건 지금 고민해 봐야 의미 없겠지.
이제 나머지는 신중하게 대처하면서 해결해야지.
‘가자.’
마음을 다잡고 나는 입구에 발을 디뎠다.
이곳이 정말로 던전의 입구라면 발을 디딘 순간부터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부터가 진짜 던전이니까.
* * *
숨겨진 입구로 들어서고 쭉 길을 따라가자 점차 변화가 느껴졌다.
곧 더 넓은 통로로 들어온 것이다.
다만 길은 조금 나아가 보다 방향을 꺾든가 혹은 여러 갈래의 길이 보였다.
‘전형적인 미궁형 던전인가?’
던전의 종류는 꽤 여러 가지로 나뉜다.
그중에서 미궁은 보편적이다.
복잡한 여러 갈래의 길을 배치하여 침입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방식.
함정은 긴 세월이 지나고 노화되거나 작동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미로는 어지간해선 효력을 잃지 않지.
무엇보다 이렇게 어두운 미로는 상상 이상으로 가혹한 환경이다.
수수하지만 골 때리는 방식이다.
‘조금 겁나네…….’
길을 찾지 못하면 여기서 죽을 것이고, 누구도 나를 발견하지 못하리라.
그것은 상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는 최후다.
하지만 그건 최악일 때의 이야기고, 나는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이 모든 준비를 한 것이니까.
‘슬슬 입질이 오는군!’
조금 전부터 힘이 솟아난다.
던전 내로 들어오자 슬슬 <미궁의 주민>의 효과가 발동한 것이다.
한정적인 스펙의 상승.
<에일런 – 단역 B>
<고유 능력 : 정령술(하급)>
<습득 능력 : 공간 제어(최하급). 최하급 재생력. 강철 같은 피부. 강인한 신체. 미궁의 주민. 적외선 감지>
<체력 : 71(92)>
<민첩 : 26(31)>
<의지 : 21(25)>
<마력 : 180(210)>
<정령력 : 80(86)>
효과 한번 멋지네.
주로 내 신체적인 스펙과 마력량이 크나큰 덕을 보고 있다.
거기에 길도 알 것 같았다.
감이다. 왠지 이쪽으로 나아가면 될 것 같은 감.
이제 이 본능에 의지하면 옳은 길에 도달하리라.
‘그리고 던전이라면…… 칫, 슬슬 오는군!’
그때, 뭔가 싸늘한 느낌이 관자놀이를 찌른다.
바로 그 감각을 무시하지 않고 적외선 감지를 발동했다.
‘어? 잡히지 않네?’
그렇지만 미궁의 주민의 능력으로 강화된 본능은 그 존재를 확실하게 알린다.
저 너머에 무언가가 있다.
‘몬스터인가? ……이곳의 몬스터는 어떤 종류지?’
평범한 몬스터가 출현하는 때도 있고, 던전 특유의 몬스터도 있다.
뭐가 오는 거냐.
나는 무기를 뽑고 정령을 불러낼 준비를 마치며 그 존재들의 접근을 기다렸다.
곧 정체는 판별되었다.
-그워워어어어어어어…….
마치 성대를 억지로 비틀어 쥐어짜는 느낌의 소리.
이런 소릴 내는 것들은 한정되어 있다.
‘언데드!’
몬스터의 정체는 언데드다.
고블린이나 오크, 코볼트 등의 몬스터의 사체가 비틀거리면서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필 많고 많은 것 중에서 언데드냐.’
나는 천으로 코와 입을 둘러 가렸다.
언데드는 성가신 놈들이다.
놈들의 근본은 시체기에 일반적인 몬스터에게 통하는 부상의 개념이 없다.
둔기로 때리든, 검으로 베든 움직일 신체만 남아 있다면 계속 움직인다.
나는 놈들의 정체를 확인하자마자 검을 집어넣었다.
‘어차피 검은 안 통해.’
무리하게 휘두르다가 검이 박히면 성가시다.
무엇보다 놈들은 내 검에 맞아 줄 만큼 만만한 놈들이 아니다.
-그워어어어어어어어!
언데드들이 나를 발견하자마자 괴성을 울리며 뛰어든다.
시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이나 민첩하면서도 난폭한 움직임.
전혀 몸을 사리지 않고 고통조차 없는 존재기에 가능한 혹사다.
이놈들이 발휘하는 괴력은 장난이 아니다.
비록 그 베이스가 된 게 고블린의 사체라도 한계 이상의 힘을 낸다.
맞붙으면 나로서는 아마 못 당한다.
“칫.”
우선 놈들의 돌진을 막기 위해 나는 노움을 불러서 바닥의 석재를 조작해 벽처럼 치솟게 했다.
즉석 석재 바리케이드.
‘그래도 오래는 못 버티겠네…….’
쿠웅. 쿵!
바리케이드가 흔들린다.
언데드가 그것을 부수기 위해 들이박는 것이다.
그냥 부딪혀 버리는군.
거기에 또 일부는 기어 올라오려고도 하는 모양이고.
‘언데드 대처법이라…….’
정석대로라면 교회의 성기사들이 저놈들의 천적이다.
또한, 교회에서 제공하는 성수 역시 특효약.
하지만 성수는 비싸고 나는 성기사도 아니다.
그딴 거 될 생각도 없고.
그래도 상대할 방법이 없진 않다.
정령술이 이걸 위해 있는 거니까.
언데드가 성가시긴 해도 그만큼 약점이 무수하게 많다.
“스프라이트! 샐러맨더!”
나는 추가로 두 정령을 불러내었다.
두 정령이 내 앞을 감싸듯 나서며 각자 기운을 방출했다.
“태워 버려!”
불꽃과 전격이 바리케이드 너머로 쏟아지며 언데드들을 휩쓴다.
언데드 대처의 제2 정석.
그것은 마법과 정령술!
언데드의 원리는 놈들을 움직이는 부정한 기운이다.
신성력만이 그것을 몰아내진 않는다.
어디까지나 최고의 천적이 신성력일 뿐.
일반적인 마나 또한 충분히 그 기운과 반발한다.
무엇보다 화염은 놈들의 신체를 태운다.
흑마력이 약간 남아 있어도 시체의 근육이 재가 되어 버리면 어쩔 도리가 없지.
-그워어어어어어어!
언데드들이 화염과 전격에 휩싸인 채 몸을 떤다.
그리고 하나둘 풀썩 쓰러지기 시작했다.
약간씩 꿈틀거리긴 하나 일어날 기력까진 없다.
효과가 있다.
-에일런! 위!
그때 스프라이트가 경고를 외쳤다.
머리 위에 또 다른 언데드가 출현했다.
2미터는 넘을 법한 박쥐다.
저런 몬스터도 있던가?
“젠장!”
나는 머리 위에서 덮쳐 오는 놈의 발톱을 피해 엎드리고는 스프라이트에게 요격을 명했다.
“놈을 맞춰 떨어트려!”
스프라이트의 가시에서 전격이 수 갈래로 갈라지며 솟구쳐 올랐다.
저 박쥐의 기동력이 심상치 않으나 번개까지 피해 낼 수 없다.
그대로 감전된 박쥐가 추락하여 지면에 충돌했다.
화염처럼 불태우진 않지만, 전격은 언데드의 육체의 근육을 마비시키거나 오작동을 시키게끔 한다.
견제 효과가 크다.
바로 샐러맨더의 불덩이가 추가로 날아들며 박쥐를 태워 버렸다.
‘언데드는…… 칫, 계속 오나.’
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언데드에 포위될 가능성이 크다.
얌전히 상대해 주는 것도 미련한 짓이겠군.
나는 불타오르며 버둥거리는 언데드를 반쯤 무시하고는 내달렸다.
그렇게 나는 던전의 깊숙한 곳까지 망설이지 않고 나아갔다.
고난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 * *
던전에 진입하고 체감상 일주일 정도가 흐른 것 같았다.
일단 허기를 느끼는 시간, 식량의 소모 간격, 피로를 느끼는 습관 등에 의지하여 날짜 감각을 간신히 유지하고는 있다.
‘던전…… 빡세네…….’
가혹할 건 예상했지만 날짜를 거듭하니 점점 몸서리치게 이해가 되었다.
몬스터는 언데드가 대부분이라 대처는 어렵지 않다.
언데드를 전멸시키는 것도 아니고 피하는 것뿐이니 침착하게 대처하면 손쉬운 편이다.
‘어차피 언데드는 사냥해도 포인트를 얻는 것도 아니니까.’
시험 삼아서 적당한 개체를 쓰러트려 봤는데 변화는 없다.
아마 이곳이 밀폐된 곳이기에 원작의 영향과 상관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이겠지.
간혹 강력한 언데드가 있지만, 그것은 본능으로 파악하고 피했기에 지금까지 수월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분명 내 던전 공략 속도는 상당한 편이다.
아마 지금 내가 있는 곳까지 평범하게 도전했다면 한 달 이상이 걸렸으리라.
내가 정확한 길만 나아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내 입에선 한탄이 나온다.
‘언데드, 언데드, 언데드…… 좀 평범한 몬스터 좀 보고 싶다.’
익숙해져서 지금은 언데드가 반대로 귀여워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드러난 뼈도, 썩다 만 모습도 이젠 아무렇지 않아.
그렇지만 계속 보고 싶은 건 아니다.
질린다.
그야, 일어나고 길을 나아갈라 치면 언데드가 나타나고, 언데드를 격파하고 나면 또다시 몰려오는 놈들을 피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언데드! 밥 먹고 언데드! 자기 전에도 언데드!
안녕! 언데드!
‘……왜 난 여기서 좀비 영화를 찍는 거지?’
슬슬 좀비 떼를 피해 달아나는 등장인물의 심정을 알 것 같다.
언데드 싫어…… 좀비 싫어…….
만약 평범한 고블린이라도 튀어나오면 귀여워서 한 대 때려 주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보이면 마구마구 괴롭혀 줄 텐데. 칫.
‘그건 그렇고, 슬슬 끝이 보일 때가 되었는데?’
근거는 있다.
첫째, 언데드가 내뿜는 기운이 점차 강력해진다.
던전의 구조상 깊숙한 곳에 들어갈수록 위험한 것들과 만나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두 번째 근거.
‘그리고 갈덴스가 원작에서 귀환한 시기…….’
갈덴스는 3권 중반쯤에 복귀했다.
2권 중반에서 3권 중반까지 간격은 약 한 달.
그 말은 이곳에서 한 달 이상을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수단으로 공략했는지는 불명이나 지금의 나보다 빠를 수는 없겠지.
슬슬 끝이 보여야 정상이다.
‘……일단 계속 나아가 볼까.’
쉽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여유가 없는 건 아니다.
식량도 아직 넉넉하고 물도 충분하다.
능력 덕에 적응도 되었으니 휴식을 취하면 쉽게 힘이 붙는다.
나는 그대로 계속 전진했다.
무엇보다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다.
던전에 들어온 이상 쭉 나아가든가, 아니면 뒈지든가.
둘 중 하나밖에 결과가 없는 셈이니까.
모 아니면 도야.
* * *
아무래도 내 계산은 정답인 모양인지 슬슬 변화가 보였다.
주로 마주치는 언데드에게서 느껴지는 변화지만.
“오…… 거기 언데드 씨? 좀 키가 크시네요?”
나는 목덜미가 빳빳해지는 착각을 느끼면서 한껏 올려다보며 입가를 경련했다.
이번에 마주친 언데드는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쿠웅!
놈이 발을 내딛는 것만으로도 던전 내부가 흔들리는 것 같다.
자그마치 4미터에 달하는 언데드다.
저 못생긴 형상을 봐서는 트롤 계통의 몬스터의 한 종류가 아닐까?
다만 내가 처음 토벌전에서 목격했던 트롤보다 크고 강인하다.
비록 시체지만 이놈이 살아 있을 적에는 얼마나 강했을지 절로 상상이 피어오른다.
‘강한 언데드…… 이 안으로 들여보내기 싫다는 뜻이겠지.’
언데드가 생겨나는 원리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흑마법사가 직접 언데드를 창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자연 발생.
흑마력은 꼭 흑마법사에게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니까.
삿되더라도 결국은 그것 또한 자연의 일부다.
‘이 정도 언데드를 만드는 흑마력…… 그것이 던전 전체에 짙게 발생한다고 한다면…….’
그 농도가 짙은 최심부로 내려갈수록 영향을 받아 생겨나는 언데드가 강력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
그 의미에선 강력한 언데드가 출현한다는 건 썩 나쁘지 않은 징조다.
-크워어어어어어어어어!
그때 내 생각을 중단시키듯 트롤 언데드가 괴성을 질렀다.
‘일단 저놈부터 입 다물게 하자.’
나는 샐러맨더를 불러 화염구를 뿜게 하였다.
화염탄이 방출되어 놈의 몸통에 적중하여 불길이 퍼져 나간다.
“……칫.”
그러나 나는 혀를 차고는 뒤로 몸을 내뺐다.
트롤 언데드가 뻗은 팔이 내가 있던 곳을 덮치며 바닥째로 움켜쥐어 짓이겨 버린다.
불타고 있는 것치고는 멀쩡하다.
‘놈의 체적이 커서 내 정령력으로는 흑마력이 상쇄가 안 되는구나…….’
부피가 큰 만큼 깃든 흑마력의 농도도 짙고 많아지기 마련.
전혀 통하지 않는 건 아닌 듯싶으니 쓰러트리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그러나 아마 내가 가진 힘을 꽤 쏟아부어야겠지.
‘효율적이지 않아…….’
그렇게까지 노력해서 저놈을 해치울 이유가 없다.
던전을 나아가는 데 필요하다면 또 모를까.
그러나 저 언데드가 가리는 길목은 뻥 뚫려 있다.
거기에 무찔러도 포인트도 주지 않을 건 뻔하고…….
‘무시하고 갈까?’
물리칠 필요가 없다면 어떻게든 빠져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
결심한 나는 바로 정령을 노움으로 교체.
“저 자식 발 좀 묶어!”
바로 놈의 발치가 노움이 즉석에서 만들어 낸 모래 늪에 살짝 가라앉는다.
“그리고 한 방 때려 줘라.”
동시에 지면에서 내 몸통만 한 바위 줄기가 솟아올라 놈의 턱을 강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