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41)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41화(41/344)
제 41화
46화 데얄 던전 (5)
놈이 선언하는 것과 동시에 입구가 닫혔다.
저 망할 마족 자식, 퇴로부터 막았군.
결국, 싸워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나는 각오를 다졌다.
“뒈져라! 이 박쥐 날개 자식아!”
놈이 아직 여유를 가지고 있는 틈을 노리자.
“실프! 샐러맨더! 놈을 불태워 버려!”
바람과 화염, 두 가지 속성의 힘이 서로 호응하며 더욱 큰 효력을 발휘한다.
샐러맨더가 불러일으킨 화염구를 바람으로 감싸 산소의 흐름을 조절하여 화력을 키운다.
일종의 풀무질 같은 셈.
발사된 화염구는 곧 불꽃의 소용돌이처럼 확산되며 목표물을 집어삼키기 위해 치솟는다.
“호오…… 인간. 자네와 계약한 그것은 정령인가?”
마족은 묘한 감탄을 터트리며 손을 뻗었다.
날개 뒤에서 시커먼 기류가 뿜어져 나와 휘몰아치더니 그대로 조작에 따라 펼쳐진다.
마기.
마족 특유의 기운이자, 놈들의 방어 수단이자 무기나 마찬가지인 기운.
“하지만 계약한 정령의 힘이 부족하구나. 후후후후. 안쓰럽기도 하지.”
놈의 마기와 내 정령의 화염이 부딪히며 뒤섞인다.
“큭…….”
결과를 볼 것도 없다.
나는 혀를 차며 옆으로 내달렸다.
화염을 뚫고 검은 폭풍이 쏟아지며 그대로 내가 있던 곳을 휩쓸며 지면 채로 깎아 버린다.
‘역시 정면으로 싸워서는 수지에 안 맞아…….’
최대한 기회를 엿보면서 놈에게 통할 공격을 찾아야 하나.
문제는 놈이 나를 놔둘 생각이 없다는 것.
“후후후. 놓치지 않는다.”
팔을 휘젓자 움직임을 따라 마기의 폭풍은 궤도를 틀어 나를 쫓아온다.
‘그렇다면…….’
내가 재차 공격을 퍼부어 봐야 저 마기의 폭풍을 뚫을 수는 없겠지.
나는 샐러맨더와 실프를 돌려보내고 다른 정령으로 대체했다.
운디네와 스프라이트.
“또 다른 정령인가. 인간들은 보다 많은 존재와의 계약을 좋아하는 것 같더군. 지조도 없나?”
“무슨 사람을 바람둥이마냥 말할래?”
나를 조롱하는 도발이라는 건 알고 있다.
진심으로 발끈할 필요도 없다.
나는 적당히 대꾸하는 척하면서 힘을 발휘했다.
“운디네! 물의 창!”
운디네의 물을 조작하여 스무 개의 창을 만들어 띄웠다.
“거기에!”
그리고 스프라이트의 번개를 아슬아슬하게 창의 표면에 덧씌운다.
“통하지 않거늘…….”
마족은 혀를 차며 다시 마기로 벽을 쳤다.
동시에 내 물의 창이 사출된다.
놈의 생각대로 물의 창의 단독 돌파력은 별것 없다.
차라리 샐러맨더의 화염이 더 위력적이겠지.
‘뚫을 필요도 없지.’
쏘아 낸 물의 창이 마기와 충돌하기 직전 나는 추가로 힘을 발휘했다.
공간 제어 – 전이.
물의 창이 허공에서 사라지는가 싶더니 곧 마기의 벽을 뛰어넘어 겔루크의 코앞에 재출현했다.
“……뭣?!”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여유가 넘치던 녀석의 눈동자가 떨렸다.
설마 공간 자체를 뛰어넘어 공격을 해 올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거겠지.
방심한 것이다.
파지지지지직!
물의 창이 놈의 피부에 닿는 순간 창에 덧씌운 전격이 방전된다.
피부를 뚫지 못해도 표면이 젖는다면 전도율이 올라 통할지도 모른다.
“…….”
방전 현상 특유의 빛이 번쩍이더니 마족은 살짝 공중에서 후퇴했다.
통한 건가?
그러나 가드를 내린 놈의 입가가 히죽 웃고 있다.
틀렸나?!
“조금은 놀랐다.”
위력이 부족했나!
“후후후후. 유감이구나, 인간. 나름 재주를 부린 것일 텐데. 설마 최근의 인간은 그런 조화까지 부릴 수 있을 줄이야.”
동시에 내 머리 위에 놈의 마기가 검은 불꽃을 일으키며 쏟아져 내렸다.
“이건 그 답례다!”
“……빌어먹을!”
욕지거리를 하며 다시 전이를 사용해 이동했다.
뛰어서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한도 거리까지 이동했는데도 아슬아슬하다.
내 팔뚝에 살짝 검은 불꽃이 스친다.
“으윽?!”
마치 불에 덴 듯한 통증.
서둘러 피하며 슬쩍 보니 노출된 부위가 화상에 짓물렀다.
저쪽은 제대로 통하는지도 의문인데 이쪽은 스치기만 해도 아픈가.
불공평하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될 때까지 물고 늘어져 주마.
나는 다시 공격하기 위해 정령에게 명령을 내리려 했지만.
“하아…….”
놈이 나른하게 고개를 까닥이더니 날개를 한 번 퍼덕거렸다.
그것만으로 놈의 모습이 내 시야에 벗어난다.
그리고 사라지는 것과 거의 동시에 내 등 뒤를 둔탁한 충격이 덮친다.
“……으아아아아악!”
“쯧. 나약하군.”
그저 마족은 고속으로 내 뒤를 점하고는 그대로 맨몸으로 걷어찬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갖고 놀고 있다.
그대로 튕겨 나가 바닥을 구르는 사이 운디네와 스프라이트가 놈을 막기 위해 반격에 들어가나 제대로 통할 리 없다.
“흐읍!”
놈이 마기를 방출하는 것만으로 두 마리 정령이 쏟아 낸 공격이 흩어졌다.
‘이거 방법이 없는 거 아냐?’
거의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있다.
마족을 상대할 유효한 방법은 몇 가지 알고 있으나 그걸 내가 실행하는 건 불가능하다.
위기감과 무력함에 나는 이를 악물었다.
“후후후후후…… 더는 보여 줄 것도 없나?”
마족은 대꾸도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내려다보며 여유로운 한숨을 흘렸다.
“좋다. 그렇다면 계약대로 자비 없는 끝을 내주지! 원망하라! 체념하라!”
좋을 대로 지껄이긴…… 그러나 힘이 없으면 대꾸를 해도 의미 없는 법.
‘결국…… 여기까지인가.’
그러나 내심 예상했던 대로기도 하다.
원작의 설정대로라면 내가 최하급 마족을 당해 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니까.
이곳에선 그 설정이 잔혹한 현실이나 다름없다.
‘내가 저놈에게 상처라도 입히면 운이 좋…….’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내 사고가 한순간 끊겼다.
……잠깐?
지금 내가 뭐라고 생각했지?
“……상처라도…… 입히면?”
“정신이라도 나간 것인가, 인간? 섭섭하군.”
놈은 멍하니 중얼거리는 내가 미쳤다고 여기는 모양이지만 지금은 그딴 말은 아무래도 좋다.
상처? 누가 누구에게? 내가 저놈에게?
그리고 내 눈은 틀림없이 저 마족의 피부를 향해 똑똑히 보고 있다.
틀림없이 지금 저놈은 상처를 입었다.
스친 정도의 가벼운 화상 수준에 불과하지만 틀림없다.
‘……분명 그때 내 정령술에 공격당할 때 상처를 입었어.’
그 사실을 깨닫고 난 뒤 머릿속에 떠오른 두 번째 사고는 이러했다.
‘그거 이상하잖아?’
무엇이 이상하냐면 전부!
마족이 무엇이냐.
내가 몇 번이고 떠올렸지 않은가.
놈들은 인간이 어지간하면 대적조차 꿈꿀 수 없는 존재라고.
최하급 마족이라 해도 한 번 강림하면 마을 하나는 금방 소멸시킬 정도의 재앙이라고.
‘나는 그런 괴물과 맞설 정도로 그렇게 강했나?’
그럴 리 없다.
지금 내 전투력은 미궁의 주민 보정을 받았다고 쳐도 익스퍼트 중급 수준.
‘본래 최하급 마족과 맞닥뜨린다면…… 버틸 수도 없어.’
처음 힘겨루기에 들어갔을 때 바로 온몸이 조각조각 나 절명했겠지.
공격을 피할 틈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든 살아 있다.
놈에게 옅지만 상처도 입혔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문제는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것.
이미 겔루크는 끝을 낼 작정인지 팔을 들어 올리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
놈이 뿜어낸 검은 마기의 폭풍이 심상치 않게 천장을 메운 채 넘실거리고 있다.
“……설마.”
“끝이다, 인간이여.”
천장을 가득 채운 마기는 곧 뭉치더니 쐐기의 모양을 한 채 열 개나 모양새를 갖추었다.
그 마기의 쐐기 끝이 이쪽을 향해 겨누어지고 있다.
“어디든 숨어 보거라! 피하는 것은 특기겠지?”
놈은 내 공간 제어 능력을 봤기에 피해도 상관없는 방식으로 마무리를 할 셈이리라.
이곳 전체를 폭격해 버리면 그만이란 건가.
“……큭!”
주저할 틈은 없다.
나는 다시 억지로 몸에 힘을 불어넣었다.
급히 포션을 물고 체력을 회복하고 어떻게든 버티고 선다.
“호오? 발악인가, 인간?”
놈은 그저 마지막 삶의 미련에 발버둥치는 것으로 여긴 건지 더는 감흥도 느끼지 않는 듯싶다.
“노움! 방어 준비를 해!”
방어 태세를 갖추자.
노움이 내 명령에 호응해 발밑의 석재를 컨트롤하여 어떤 형상을 조형했다.
완성된 것은 돌로 이루어진 방호벽.
이글루처럼 내 몸 전체를 둘러친 것 같은 방어 형태다.
“시시하구나. 별 볼 일 없구나!”
겔루크는 내 행동에 뭔가 실망하는 듯 혀를 차고는 손을 휘저었다.
이미 노움의 방호벽 속에 숨은 나는 바깥의 광경이 보이지 않으나 놈의 공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걸 확신했다.
소름이 끼치는 불길한 기운이 가까워져 오고 있다.
폭격이 시작된다.
‘버틸 수 있을까…….’
내가 조금 전 생각한 것이 맞다면 가능할 것이다.
나는 노움의 방호벽 바깥에 위를 향해 별개로 공간 고정으로 층을 만들어 추가로 방어에 들어갔다.
그리고.
쿠우우우우웅!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같은 진동과 귓속이 먹먹해지는 기이한 소음이 동시에 울렸다.
놈의 폭격이 방 전체를 휩쓴 것이다.
-힘들어!
노움이 비명을 지르듯 외친다.
나도 비명을 지르고 싶다.
이미 고정은 처음 폭격에 닿자마자 바로 역할을 다하고 깨져 버렸다.
최대 충격을 줄여도 이 꼴이다.
내가 최대한 노움에게 마나를 불어넣어 지원해도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빠직!
돌벽 천장에 금이 가더니 그 안에서 검은 불길이 새어 들어온다.
“아뜨뜻?! 젠장! 좀 더 버텨!”
버텨야 한다.
어떻게든 버티면 분명히 활로가 생긴다!
폭격은 몇 초도 걸리지 않지만, 이곳에 와서 가장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마침내 점차 진동이 약해진다.
버텨 낸 것이다.
아슬아슬하게 한도에 다한 건지 방호벽이 천장부터 바스러져 내린다.
-한계야…….
수고했다, 노움.
나는 지쳐 버린 노움을 토닥이며 돌려보내고 공간 제어를 사용해 생각해 둔 피난처로 이동했다.
어디로 피할지는 이미 생각해 둔 곳이 있다.
다행히 겔루크의 시선은 아직까지 이곳에는 미치지 못했다.
뭐, 그래 봐야 얼마 가지 못하겠지만.
그곳에서 나는 하다 만 사고를 마저 이어 나갔다.
‘……역시 이건 말이 안 돼. 내가 어떻게 최하급이라 해도 마족과 싸워서 살아 있지?’
하급 정령만을 부리는 내가 최하급이라고 해도 마족의 공격을 버틴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다.
말도 안 된다.
거기에 생각해 보니 가장 말도 안 되는 점은 최하급 마족이 이곳의 보스인 시점에서 이 던전은 공략이 불가능하다는 뜻이 아닌가.
본래라면 원작 중반에 나와야 정상인 난이도다.
‘애초에 갈덴스 그 녀석은 원작에서 이걸 어떻게 공략한 거지?’
오러 익스퍼트에 불과한 그 녀석이 최하급 마족을 쓰러트렸다고?
그건 불가능해!
놈의 던전 공략은 실제론 시나리오에 묘사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어떤 과정에 이르러 공략에 성공했는지는 나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원작 설정에는 근거를 두고 있을 터.
이유가…… 원리가 있다.
‘뭔가 꼼수를 썼나?’
아이템? 성수? 신성력이 깃든 무기?
그런 설정대로의 공략 방법이야 나도 알고는 있다.
하지만 갈덴스의 소지품에는 그 비슷한 것도 없었지.
그렇다면 더욱 불가능하다.
거기까지 생각하고 나서야 나는 뒤통수가 살짝 시린 착각을 느꼈다.
‘맹점이었어.’
너무 설정에 맹신했다.
그렇기에 눈치채는 게 늦었다.
나는 마른침을 꼴깍, 삼키고는 머리를 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