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44)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44화(44/344)
제 44화
49화 데얄 던전 (8)
‘저 검, 평범함 검이 아니잖아.’
마법검이다.
검에 마법식을 새겨 넣어 마나를 불어넣는 것만으로도 특정 마법을 사용하게 해 주는 검.
거기에 추가로 놈의 정체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키엘…… 그래, 너도 분명히 원작에 등장한 녀석이지…….’
키엘.
등장 시기는 7권.
놈이 몸담은 조직이 셀바스 왕국 전역을 어지럽힌 에피소드에서 키엘은 흑막이 부리는 하수인으로서 활동하며 주인공과 충돌했다.
익스퍼트 초입의 실력과 몇 가지 아티팩트로 무장한 실력을 과시하며 주인공을 향해 덤벼들었지.
‘거기에 놈이 가진 아이템 중 성가신 게…… 저 검이었을 거야.’
놈의 검을 주시하며 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마법검, 체인 소드.
저 검에 새겨진 마법을 발동하면 마력으로 구성된 사슬이 뿜어져 나온다.
사슬은 공격 대상을 묶든가 후려치는 등 꽤 성가신 방법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만약 저것에 묶였다면 그대로 꼼짝없이 베였으리라.
그사이 키엘은 마법검의 효력을 완전히 거두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 기이하군.”
“남의 얼굴 보면서 그딴 소리 말지?”
“……헛, 헛소리 마라. ……어떻게 피했지? 이곳에서 얻은 힘인가?”
“흥, 알 게 뭐야.”
대화할 필요는 없다.
나는 100개 넘는 물화살에 전격을 휘감아서 퍼부었다.
그리고 추가로 화염을 정면에서 퍼붓는다.
검의 능력은 확인했으니 두 번은 안 당해.
‘저 마법검의 효과 범위는 최대 출력이 약 100미터 정도지? 그렇다면 가능한 효과 범위 밖을 노려서 공격하면 되겠지. 계속 정령술로 견제를 해서 거리를 유지하자.’
그러나 키엘은 퍼부어지는 화염에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들었다.
“고, 고작 정령술…….”
오러로 막을 셈인가?
어림없다.
지금의 내 화력은 <미궁의 주민>의 보정을 받았기에 익스퍼트 수준의 오러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
그러나 놈이 왼팔을 앞으로 들어 올리자 갑자기 내 화염의 기세가 죽어 버렸다.
“뭐야?!”
불꽃이 급격히 약해지더니 곧 놈이 휘두른 검기 한 방에 전부 흩어져 버린 것이다.
“윽?!”
나는 시급히 전이로 거리를 벌렸다.
이동하는 것과 동시에 내가 있던 곳에 놈의 검이 허공을 베고 지나간다.
‘방금 그거 뭐야?’
적어도 하나만은 확실하다.
놈은 방어에 오러를 쓴 게 아니다.
마법검에…… 또 다른 도구를 가지고 있군.
“설마 마법 방어계 아이템이냐?”
확신할 수밖에 없다.
그의 왼팔에는 다른 방어구와 달리 다소 이질적인 완갑이 끼어져 있다.
그것에서 찝찝한 기운이 발휘되고 있다.
저걸 먼저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쳇.
‘방어계 아티팩트군. 효력은 마력 방어 계열인가?’
추측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렇다면 정령술로는 대미지를 못 줘.’
정령술 또한 마력으로 일으키는 기술의 일종이니까.
아마 중급 정령술의 화력까지 확실하게 막을 수 있겠지.
그렇다면 정령술 자체를 봉쇄당한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 사실에 이를 악무는 사이 놈이 검을 휘둘러 온다.
근접으로는 도저히 방법이 없다.
‘성가셔.’
결국 다시 공간 제어로 거리를 벌릴 수밖에 없다.
‘이대로 거리를 유지하고 통할 만한 공격을 찾아보자…….’
거리를 50미터쯤 뒤로 벌리고 나서 바로 반격에 들어가고자 했다.
그러나 내 시야에 들어온 건 키엘의 반짝이는 머리가 아닌 투박한 돌덩어리다.
놈이 던진 것이다.
“윽?! 저런 식으로도 쓸 수 있었어?!”
검신에 튀어나와 나풀거리는 사슬과 잘려 나간 바닥을 보니 이해가 갔다.
검으로 바닥을 베고 그 파편을 사슬로 묶어 휘둘러 던진 것이다.
“무슨 인간 투석기야?!”
날아온 돌의 위력은 확실하다.
그리고 정확하다.
맨몸으로 맞으면 뼈가 부러진다.
나는 재빨리 공간 고정으로 막아 튕겨 냈다.
위험했다.
그러나 아찔해할 겨를도 없다.
돌이 막히는 것과 동시에 키엘이 바로 그 뒤를 노려 돌진해 오며 검을 내찌른다.
처음부터 내가 돌을 막을 것을 노린 것이다.
“……그, 그 힘. 이 간격에 연발할 수 없겠지.”
잔머리나 굴리다니.
처음부터 능력을 쓸 간격을 봉쇄하기 위해 노린 것이리라.
‘위험해…….’
내 정령술로는 오러가 깃든 검을 방어할 수 없다.
공간 제어 능력은 막 고정의 효과를 쓴 참이라 바로 다시 쓸 간격이 못 되고, 재차 호흡을 가다듬은 순간이면 이미 베이고도 남는다.
그렇다면 남은 수단은…….
‘……할 수 없지.’
저대로 찔리는 것보단 낫다! 될 대로 되라!
나는 아직 쓰지 않은 유일한 수단을 마구잡이로 사용했다.
어차피 조절엔 자신이 없으니까!
나는 뻗어 오는 검에 맞춰서 왼손을 뻗었다.
우우우웅!
내 손바닥 앞에서 발하는 검붉은 파동과 놈의 오러의 푸른빛이 서로 부딪히듯 맞물리더니.
쿠우우우웅!
그대로 우리들은 심상치 않은 힘에 떠밀려 위로 사이좋게 튕겨 나갔다.
내가 쓴 것은 다름 아닌 중력 제어.
제대로 노려서 쓰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한순간, 단 한 점만 노려서 마구잡이로 힘을 발휘하는 거라면 어떻게든 되리라.
문제는 효과도 마구잡이였다.
그것도 하필이면 반중력장을 발생시킨 탓에 검을 포함해 키엘과 나까지 전부 날려 버린 것이다.
“자, 잠깐?!”
피한 건 좋지만 이대로 가면 그대로 부딪히겠군.
가까스로 충격을 줄이기 위해 노움의 힘을 이용해 모래 늪을 깔아 그대로 푹! 낙하했다.
부드러운 모래에 쓸려 따끔하지만 어쨌든 무사했다.
‘오늘 몇 번째 나뒹구는 거야…….’
최하급 마족에게 맞아 뒹굴고, 그다음에는 내 능력의 위력에 날려가 뒹굴고.
이게 무슨 개고생이람.
‘그렇다 해도! 기회야!’
덕분에 놈은 검을 놓쳤고, 거기에 페이스가 흐트러졌다.
지금이 아니면 다른 기회는 없을 터!
나는 바로 키엘을 향해 화염을 퍼부었다.
시뻘건 불길이 막 낙법을 취해 다시 자세를 갖추는 놈을 향해 덮쳐든다.
“……소, 소용없다. 정령술 따위.”
키엘은 바로 손을 뻗어 마력 저항의 완갑을 가동시켰다.
놈의 주위로 불쾌한 감각이 일렁이더니 불길을 약하게 만든다.
“상관없어! 노리는 건…….”
그저 불길은 놈의 시야를 가리기 위한 것.
다음 행동을 위해서다!
불길이 걷히자마자 돌진하려던 키엘은 그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움찔거렸다.
다리가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다.
“……서, 설마?”
“그 설마다, 쨔샤!”
놈이 화염에 신경이 쏠린 틈을 타서 다리를 고정으로 일시적으로 봉쇄한다.
‘보아하니 마력 저항 방어구의 효력은 발휘되는 전방만 해당하는 모양이고.’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이 능력의 위력을 보일 때다.
이미 발동에 들어갔다.
쿠우우우우우우우웅!
놈의 주변에 중력 제어 발동 특유의 기운이 퍼져 나간다.
“……그, 그렇다면!”
키엘은 급히 품에 손을 넣었다.
아무래도 뭔가 더 가지고 있나 보군.
다른 무기 혹은 방어 수단인가?
그게 뭔지 몰라도 쓰게 둘 생각도 없다.
‘빨리! 빨리 눌러 버려! 이 망할 능력아!’
내 생각에 답하듯 드디어 능력이 발동한다.
바닥이 빠직, 금이 가며 키엘의 입가에서 단말마 같은 것이 들리려던 순간.
쿠우우우우우웅!
폭발적으로 짓누르는 힘이 그대로 놈을 뭉개 버린다.
먼지마저 눌러 버리는 무게에 놈은 비명을 지르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그저 물컹한 무언가를 힘껏 밟아 뭉개는 것 같은 소리가 울릴 뿐.
그걸로 결판이 난 것이다.
“…….”
평소라면 의기양양하게 한마디 했을 나도 반사적으로 눈을 돌릴 정도의 최후였다.
<당신의 행동에 의해 일정 배역을 가진 인물이 사망했습니다.>
<당신의 행동이 영향력을 발생시킵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77pt >
<잔여 영향력 포인트 : 117pt>
담담히 알려 오는 승리.
하기야,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저 꼴이 된 채 살아남을 리도 없겠지만.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내키지는 않지만 저거…… 살펴봐야겠지?’
나는 중력장에 짓눌려 못 볼꼴이 된 키엘의 시체를 앞에 두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에 시체 보는 일이 익숙해진 나라도 조금 눈물이 나네.
결국, 울상을 지은 채 놈의 시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놈이 가진 것도 회수해야겠다는 의도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정보가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뭔가 가지고 있으면 좋을 텐데…….’
최소한 내가 모르는 조직원에 관련된 정보 혹은 조직의 활동 계획을 알 만한 단서면 좋을 텐데.
그러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만일에 죽을 경우까지 상정한 건가?’
흔적을 가진 채 죽으면 누군가가 눈치챌 수 있으니 처음부터 주의를 기울인 거군.
정보 대신 놈의 활동 자금이 분명한 약간의 금화 정도는 손에 넣었다.
입고 있던 갑옷의 파편도 일단은 품질은 좋으니 어디 대장간에라도 팔아 치우면 돈이 되겠지.
그것도 별도로 주워 모아서 챙겼다.
그리고…….
놈의 왼손에 낀 완갑을 벗겨 내고는 이리저리 살펴봤다.
그 마력 저항의 완갑이다.
다행히 이건 부서지지 않았다.
‘생각보다 튼튼해.’
껴 보니 망가진 곳도 없는 모양이군.
낀 채로 능력을 발동시키자 내 앞에 미세한 위화감이 들었다.
효력 범위 내의 마력의 효과가 반감하는 것이다.
이걸 손에 넣었으니 마법사 혹은 같은 정령사와의 싸움에서 유리할 수 있겠어.
그리고 그다음.
두 번째 전리품.
나는 좀 전 키엘이 놓쳐 버린 마법검, 체인 소드를 주워 들었다.
“마법검이라…….”
검을 휘둘러 보면서 시험 삼아 마법을 써 보았다.
마나를 불어넣기만 하면 자동 발동이었을 것이다.
차르르르르르.
검이 휘두르는 궤적을 따라 사슬이 생겨나 같이 하늘거리더니 곧 사라진다.
이걸 쓰는 데는 약간 요령은 필요한 듯하지만 천천히 고민하자.
‘적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수단은 마침 딱 좋고.’
어중간한 공격 마법보다는 내 전투력을 보완해 줄 보조 능력이 더 절실하다.
그동안 공간 고정에만 의존했지만, 단점이 없는 건 아니었으니까.
이 검을 활용하면 수월하게 싸울 수 있겠지.
검을 몇 번 더 휘둘러 본 나는 만족스레 미소를 지었다.
‘전부 쓸 만해!’
특히 마법검은 지금 상황에선 쉽게 구하지 못할 무기인데 이렇게 얻게 해 주다니.
비록 놈의 비밀 조직에서 사용하는 양산품에 지나지 않아도 내 입장에선 귀중한 무기다.
거기에 나 같은 초보에겐 양산품도 나쁘지 않다. 신뢰성과 안전성이 높은 양산품은 그야말로 품질 보증 마크인 셈이니까.
키엘, 정말로 고마운 단역이구나.
‘……만족했으니 이제 돌아가자.’
증거 인멸을 위해 키엘의 시체를 확실하게 불태우고 나서 신속하게 빠져나갔다.
이놈이 당했으니 더 강한 상대가 나타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어물쩍거릴 여유는 없다.
남은 것은 이제 무사히 지상으로 돌아가는 것뿐.
* * *
예상보다 귀환하는 속도가 빨랐다.
‘어? 어째서 언데드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
들어올 때 그렇게 나를 귀찮게 하던 언데드의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아마 두 가지.
하나는 소환석이 효과를 다했기에 더는 마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키엘이 침입하면서 조우한 언데드마다 닥치는 대로 베어 버렸기 때문이다.
고놈, 참으로 고마운 단역일세.
나는 또 한 번 그에게 감사의 묵념을 올렸다.
부디 고약한 지옥에나 떨어져라.
덕분에 돌아가는 데는 큰 고난은 없었다.
“바깥이다…….”
마침내 지상으로 올라오자마자 동굴 입구 밖이 참으로 환해 보인다.
거의 한 달 가까이 만에 보는 태양빛이다.
고것, 참으로 그리웠어.
그렇게 나는 환희에 젖어 동굴 밖으로 나섰지만.
“으아악! 눈부셔!”
정작 감동보다는 바깥의 눈부심 때문에 눈이 아파 비명이 먼저 나왔다.
짧지 않은 동굴 생활의 영향이군.
거기에 던전의 주민의 능력의 효과가 끝이 나 버리니 적지 않은 피로감까지 몰려들었다.
덕분에 미친 듯이 피곤해져서 울고 싶어졌다.
감상이고 뭐고 어서 돌아가서 푹 쉬자.
잠이나 자자.
그때였다.
어디선가 달그락거리는 희미한 금속 소리가 들렸다.
‘누가 오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