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46)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46화(46/344)
제 46화
52화 인생에 필요한 건 역시 돈 (2)
“……역시 돈이 필요해.”
나는 평소에 돈을 담아 두는 가죽 자루를 꺼내 남은 금화 수를 살펴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
데얄 던전 공략 이후 약 한 달 정도가 휙 하고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
아무리 여윳돈이 있어도 한 달이나 제대로 수입 없이 버티자니 제법 빠듯하다.
그러나 나도 놀고 싶어서 논 건 아니다.
‘워낙 눈치가 보여야지.’
던전 공략 이후 나는 며칠간은 도시 내 분위기를 살폈다.
아무래도 이곳 영주의 반응도 신경이 쓰였고, 무엇보다 갈덴스나 키엘을 해치워 버린 탓에 그 조직의 문제도 마음에 걸렸으니까.
‘뒤끝을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없고.’
만약 놈들이 안다면 바로 보복할 것이다.
눈치챌 확률은 그리 많지 않다.
주로 셀바스 왕국 내에서 조직의 활동 계획을 짜는 루펠 공작은 지금 흡혈귀가 뒈져 버린 탓에 머리를 감싸 쥐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 조직의 수장에게 한 소리 듣고 있겠지.
중간 관리자의 설움이다.
원래 실패하면 깨지는 거지.
내가 그 마음 잘 알아.
‘셀베스터 그놈이 조만간 3권 에피소드로 어그로 끌어 줄 테니…… 잘만 하면 걔 탓으로 넘어갈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지금쯤이면 시기는 3권 초반으로 들어가기 직전일 것이다.
조금만 참으면 된다.
‘시간이 아주아주 휙휙 넘어가는군…….’
그건 어쩔 수 없지.
아직까진 원작의 스토리는 주로 주인공이 귀환 후 지금의 세상에 대해 알아 가는 시기니까.
간격이 짧고 권수가 팍팍 넘어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조금씩 권당 시나리오의 간격이 길어져 갈 것이다.
수개월 단위부터 길게는 년 단위로…….
‘틈틈이 원작의 각 에피소드가 일어나는 시기는 가늠해야할 필요는 있어.’
특히 7권의 시기는 계산에 실수가 있어선 안 된다.
7~8권 사이의 에피소드가 아마 내가 첫 번째로 겪는 최악의 시련이 될 테니까.
그때 때를 못 맞추면 위험하다.
‘슬슬 움직이는 게 좋겠지.’
짧은 휴가는 끝났단다, 에일런.
이제 출근해야지?
나는 고개를 붕붕 젓고는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래 가장 먼저 할 일은.
“……우선 밥이나 먹을까.”
돈이 얼마나 남았건 배는 고프기 마련이거든.
그리고 원래 아이디어는 밥 먹으면서 나오는 법이다.
내가 장담컨대 모든 위대한 발상은 아침밥 먹다가 나왔을 거야.
확실해.
* * *
밥부터 먹고 난 뒤.
본격적으로 향후 일정을 고민하면서 나는 먼저 약초와 소재를 취급하는 상회에 방문했다.
슬슬 한 번은 들러야 할 때가 되었으니까.
“어서 옵쇼! ……아, 손님이셨군요.”
가게에 들어오자마자 약재상은 내 얼굴을 기억하고는 익숙한 표정을 지었다.
이곳에 오고 나서 이미 몇 번이나 이 가게를 방문했기 때문이다.
던전 공략 전에는 포션 재료를 수급하기 위해서 들렀었고, 그 이후에도 찾는 게 있어서 몇 번이나 들렀다.
나는 바로 용건 중 하나를 말했다.
“지난번 제가 사 간 것과 같은 것부터 꺼내 주셨으면 합니다. 재고는 있겠죠?”
“물론이죠. 이미 준비해 두었습니다.”
과연, 척하면 척이네. 번거롭지 않아서 좋다.
나는 흡족해하면서 그가 꺼낸 약재를 확인하고는 마찬가지로 미리 준비해 놓은 대금을 넘겼다.
“늘 감사합니다, 손님.”
“그러고 보니 혹시 제가 지난번 부탁드린 건 알아보셨나요?”
나는 약재를 가방에 넣으면서 겸사겸사 물었다.
지난번 거래를 했을 때 약재상에게 어떤 소재들의 유무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이게 두 번째 용건이다.
그러나 내 질문을 들은 약재상이 난처하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역시 어렵습니다. 손님께서 알아봐 달라고 말씀하신 재료는 어딜 통해도 구할 수 없을 것 같더군요. 제가 친한 이들에게까지 물어보았지만. 알 수 없더군요.”
그가 진심으로 면목 없다는 듯 말했다.
“이런 말을 하긴 뭣하지만, 저도 약재를 취급한 지 수십 년은 되었습니다. 그런 제게 귓등에도 들리지 않는다는 건…….”
“구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요.”
나는 괜찮다고 말하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나는 지금도 가방 속에 고이 모셔 둔 그것을 의식했다.
마족의 정수.
던전에서 우연히 얻은 소재.
이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물건은 이미 결정해 두었다.
최상급 마력의 비약.
이전에 내가 구매하여 사 먹었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비약이다.
그것을 먹기만 하면 내 마력량은 마탑의 고위 마법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겠지.
문제는 나머지 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군.
아무리 귀한 정수도 다른 재료를 못 구하면 애물단지나 마찬가지.
써먹을 수 없다.
‘아마…… 재료를 구하려면 어지간한 인맥과 자금이 필요할 터.’
적어도 평범한 시장에선 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내 자금으로는 구할 수도 없을 테고.
‘돈을 최대한 많이 벌 방법이라.’
약재상에서 나온 나는 거리를 걷다가 무심코 어떤 한곳을 보았다.
이곳에 터를 잡고 있는 상회의 건물이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분명 이름이 엘란드 상회였던가.
상회 규모는 아마 중간 정도였지.
비유하자면 지방에 터를 잡고 있는 상권이다.
그 상회 본점에는 입하된 상품을 막 들이고 있는지 짐마차가 수 대나 드나들고 튀어나온 일꾼들이 그것을 쉴 새 없이 나른다.
‘돈이라…….’
과연 저 정도 규모의 상회가 하루에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나 될까?
적어도 내가 포션 팔이 하면서 틈틈이 벌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으리라.
‘역시 저 정도 수준으로는 벌어 줘야 하는데.’
비약을 만들 소재를 위해서도, 그리고 내 안락할 삶을 지속시키고 업그레이드를 시키기 위해서도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다.
‘단순히 앵벌이로는 부족해…… 이왕 제대로 자금을 끌어모으려면 역시 그거지.’
나는 드디어 스케줄에 일정을 하나 추가했다.
돈 벌러 가자.
그리고 장사를 하자.
* * *
닷새 후, 나는 바로 새로 목적지로 삼은 곳을 향해 출발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목적지까지 떠나는 여행단을 미리 물색해서 호위 의뢰를 받아서 끼어드는 방식을 선택했다.
지금의 나라면 혼자 가도 안전하겠지만, 당분간은 여럿이서 가는 게 여러 의미로 마음이 편하다.
무엇보다 아직은 밤길은 무섭고.
마차 안에서 적당히 쪼그려 앉은 채 나는 머리 위의 상태창을 열어서 겸사겸사 이것부터 하기로 했다.
던전 공략의 영향인지 지금까지 가만히 있어도 소소하게 쌓인 영향력 포인트가 꽤 모였기에 전부 내 기초 투자에 쓰기로 했다.
<잔여 영향력 포인트 : 217pt>
‘이걸 어디에 쓸까.’
고민해 본 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에는 내 기초에 투자하기로 했다.
다른 누구보다 기초가 부실한 게 나니까.
거기에 가능한 장사를 하는 데 필요한 것.
인생살이에 필요한 것들을 얻자.
그렇게 얻게 된 것이 바로 이 능력들이다.
<진실의 눈>
이것은 상대의 거짓말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심리 계통을 읽는 능력 중에서는 가장 흔한 능력이기도 한 이것의 효과는 거짓말을 하면 상대의 주변에 색깔로 징조가 보이는 것뿐.
이것만 있어도 평범한 상인을 상대로는 사기를 당할 일은 없겠지.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마력 친화력>
<사소한 행운>
<타고난 손재주>
<뛰어난 암기력>
<훌륭한 지휘력>
<치명적인 매력>
<수월한 언어 습득력>
전부 흔한 전투나 일상 등에 보조가 될 법한 능력들이다.
행운이 올라가면 사소하게 전투나 혹은 무언가를 사고팔 때 이득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타고난 손재주 덕에 공격이 빗나갈 확률이 줄어들지.
암기력도 올라가서 상대의 대화를 놓치지 않게 된다.
지휘력과 매력이 있으면 상대가 내 발언을 쉽게 무시하지 못하게 되고.
언어나 글자를 습득하는 자질도 필요하다. 언제까지나 문맹으로 살 수는 없으니까.
나름 고려한 끝에 생각한 조합들이다.
이렇게 전부 얻고 나니까 포인트도 7포인트 정도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잔여 영향력 포인트 : 7pt>
이때는 조금 섭섭하군.
‘이제 남은 건 돈을 버는 것뿐!’
돈을 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
이전처럼 포션 팔이를 해도 되고 혹은 용병 일을 하면서 착실히 벌어도 된다.
지금의 나라면 어느 쪽이든 그럭저럭 굶지는 않을 거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고.
그러나 부족해.
‘필요한 건 푼돈 따위가 아냐.’
향후 생존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금액과 인맥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것은 지금 같은 방식이면 채울 수 없다.
‘제대로…… 기틀을 만들어야 해.’
한철 장사만을 하고 땡 칠 것이 아니라 제대로 기틀을 잡아야 한다.
적어도 수년은 지속적으로 자금을 융통시킬 만한 터를 잡을 필요가 있다.
그걸 위해선.
‘아예 이 기회에 제대로 장사에 손을 대야 해…….’
적지 않은 돈을 벌어들이고 이용할 입지를 손에 넣어야 한다.
가장 적절한 방법은 역시 사업이다.
실은 적절하게 장사를 할 아이템도, 그 수단도 이미 진즉에 떠올려 둔 상태기도 했다.
전부터 틈틈이 궁리하던 것들이 있기에 어렵지는 않다.
그러나 문제는 자금! 그놈의 빌어먹을 자금!
사업 자금이 필요하다.
물건을 팔려면 물건을 구할 돈이 있어야지!
‘얼마나 필요할까…….’
못해도 금화 1만 개는 필요하다.
‘1만 개…… 문제는 그게 엄청나게 어렵지…….’
장기간 꾸준히 모은다면 가능할지 모르나 내겐 그럴 시간이 없다.
그럼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까.
‘한 번 제대로 대박을 쳐야 하는데.’
고민하던 나는 역시 이 방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내가 알고 있는 이 세계의 방향성.
원작 《귀환한 대영웅님》의 스토리.
원작에는 돈을 벌 수 있는 꽤 많은 정보들이 널려 있으니까.
예를 들면 3권.
지금 시기와 가장 가까운 3권.
3권의 개요를 떠올려 보자.
<셀베스터는 흡혈귀 사건의 사태를 해결하고 난 뒤, 이들의 활동의 뒷면에 자리한 누군가의 의도를 엿보았다.
그 사실에 그는 가장 먼저 그 흑막부터 찾아내고자 마음먹는다…….>
그렇게 되어 3권의 시작은 주인공이 흑막에 관한 정보를 아는 자에게 그 정보료를 지불하기 위해 돈을 모아야 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 정보료는 무려 금화 1만 개.
그리고 주인공과 그의 불쌍한 동료들은 돈에 끙끙거리며 필사적으로 정보를 모으고자 했다.
그들은 인맥을 동원하여 여러 가지 앵벌이 건수에 관한 정보를 손에 넣는다.
던전으로 추정되는 지역 탐사라든가, 귀족들의 수상쩍은 의뢰, 심지어는 암살 의뢰까지.
당연히 주인공이 그 모든 돈벌이 건수를 이용하진 않는다.
그중 몇몇 개만 이용하고는 나머지는 쓰지 않게 된다.
거기에 주인공의 돈 문제는 3권 중반쯤 갈덴스의 배신 이후 조직의 간부를 물리치게 되면서 해결하게 되니까.
실제로 그들이 번 건 금화 3천 개 정도뿐이다.
그렇기에 원작에서 그 의뢰들은 맥거핀상의 요소로 언급만 되고 끝나게 된다.
그러니 그가 이용하지 않을 돈벌이 요소를 내가 꿀꺽해 주마.
‘다소 고생스럽지만 그게 최선이야.’
다만 나 역시 시간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전부 하자니 몸이 남아나지 않는다.
이왕 하는 거 한 번에 크게 건져야 한다.
순수하게 정보의 겉면에 의존하지 않고 원작의 서술을 최대한 이용하자.
사소한 대사 하나도 어떤 정보와 연결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나는 몇 날 며칠을 계속해서 원작의 내용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고 끄집어내며 어지러움을 느낄 때까지 계속 떠올렸다.
그리고 마침내 갈피를 잡아내었다.
계획을 완성한 것이다.
‘분명히 이게 가장 큰 이득을 건질 수 있을 거야.’
원작 스토리에 크게 관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큰 이득을 건질 기회가 마침 있었다.
마침 시기도 딱 좋다.
만약 내 짐작이 빗나가도 금화 500개를 벌 수 있을 만한 정보니까.
손해 볼 일은 없다.
‘가자!’
거기서 나는 주저 없이 그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지금 내가 향하고 있는 곳은 이 여행의 목적지인 베살레트 후작령.
나는 이곳에서…….
‘흑마법사를 잡자.’
어느 패션 테러리스트 깜장이를 찾아내 잡아 족칠 계획이다.
그게 이번 목적의 핵심이다.
흑마법사를 죽이고 그의 소중한 공방을 털어 버리자.
무척이나 훌륭하고 정의로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