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48)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48화(48/344)
제 48화
54화 인생에 필요한 건 역시 돈 (4)
“이 상황에서 자네만 한 인재도 달리 없겠지. 어떤가? 우리랑 같이 행동할 마음은 없나?”
“으음~ 글쎄요.”
그러나 상대가 정중하게 회유하더라도 승낙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고민하는 시늉을 했다.
실제로도 확 당기는 일도 아니고.
“당연히 의뢰금의 배분이라면 섭하지 않게 쳐주지. 무엇보다 혹시라도 얻는 게 있으면 우선적으로 고르게끔 얼마든지 양보해 줄 수도 있네.”
꽤 아낌없이 제안한다.
그러나 나는 그의 열렬한 제안에도 불구하고 다소 시큰둥하게 고민했다.
‘어쩌지?’
무작정 거절해야 할까? 아니면 승낙해야 할까?
‘확실히 머릿수가 늘어서 나쁠 건 없고…….’
조금이라도 전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보아하니 솔란드는 A등급의 용병.
그리고 그의 동료들도 B등급의 용병들이다.
저들은 같은 팀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아니나 평상시에도 몇 번이나 행동한 적이 있는 자들이라나.
의견이 맞지 않아 실수할 일은 없다나.
그러나 아무래도 내 표정에서 적잖게 망설이는 걸 느꼈는지 솔란드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거절의 예감을 느낀 것이다.
“……으음, 역시 내키지 않나. 이거 자신이 없어지는군. 그저께 마주친 마법사 아가씨에게도 냉담하게 거절당했으니…….”
뒷머리를 긁적이며 푸념하는 소리.
그래, 스카우트도 쉬운 게 아니죠.
……어? 잠깐? 누구한테 거절당해?
“마법사 아가씨라니? 그게 누구입니까? 여기 누가 있는 건가요?”
“으……음?”
갑자기 내 태도가 변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지 그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니, 그보다 빨리 가르쳐 달라고요!
“마법사가 있었습니까?”
“……일단은 로브를 걸치고 있었으니 마법사겠지.”
듣자니 3일 전 그들은 잠시 사전 정찰을 위해 1차 탐색을 시도한 모양이었다.
그 마법사와는 그때 우연히 조우했다고 한다.
“그자의 이름은? 혹시 아십니까?”
“모르네. 제안은 해 봤는데 듣는 시늉도 하지 않고 가 버렸네만. 이름도 듣지 못했지.”
“……설마.”
나는 용병들의 시선도 잊고 생각에 잠겼다.
이 도시에는 ‘그 인물’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원작이 사실이라면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다는 건…….
여기서 고민할 때가 아니다.
“솔란드 씨.”
“으……으음? 뭔가?”
“당신들의 제안, 받아들이겠습니다. 확실히 혼자보다는 여럿이 행동하는 게 안전하겠죠.”
갑자기 내가 싹 태도를 바꾸자 용병들은 분명 환영할 만한 결과인데도 불구하고 멍한 얼굴을 했다.
거절할 거 같던 사람이 갑자기 싹 분위기가 바뀌었으니 놀랄 만도 하지.
뭘~ 태도 변환은 내 주특기가 아니더냐.
나랑 같이 다니고 싶다면 익숙해져야 합니다.
하지만 계속 멍하니 있는 건 실례 아니냐.
“당신들과 같이 간다니까요? 이봐요?”
“어…… 그, 그래! 좋지! 좋고말고!”
내가 다시 한 번 더 말하자 그제야 솔란드 씨는 고개를 재빨리 끄덕이고는 내 어깨를 턱 하니 두드렸다.
“그래! 잘 생각했네! 환영하지!”
마찬가지로 다른 용병 동료들도 크게 기뻐하며 환호했다.
“우리랑 같이 행동하게 된 걸 후회하지 않을 걸세! 정령사!”
“그럼 오늘은 우선 한잔하면서 이야기하세나! 좋은 가게를 알고 있으니!”
그들의 환대를 받으며 나는 여전히 속으로 딴생각을 품고 있었다.
지금 나는 최대한 이득을 뽑아낼 상황을 머릿속에서 그리는 데 여념이 없다.
분명히 이것이 최선의 루트야.
* * *
이틀 후 우리는 바로 흑마법사의 공방 탐색을 위해 출발했다.
“정말로 이대로 출발할 셈인가, 에일런?”
솔란드 씨는 조금 의아한 듯 묻는다.
그는 좀 더 정보를 검증하고 준비를 한 뒤에 출발하길 바랐으나, 하필 내가 조금 서두르자고 강하게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본래라면 그의 의견이 정석이다.
문제는 그렇게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라는 것.
“제 예상이 맞는다면 조금 시간이 촉박할 것 같습니다. 어차피 그 이상의 정보는 길드에 들어오지 않겠죠. 그렇다면 서둘러 움직이는 게 낫습니다.”
“흐음…… 하긴 그렇겠군.”
“신중하게만 움직이면 괜찮을 겁니다. 여차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면 될 테니까요. 다들 발은 빠르지 않습니까?”
반쯤은 진담이기도 하다.
수틀리면 튀어야지.
어쨌든 용병들도 내 의견에는 수긍했고 어차피 준비라면 이미 되었으니 무리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우리들은 별다른 의견 차이 없이 탐사에 나설 수 있었다.
* * *
탐사 지점으로 삼은 목적지까진 걸어서 4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걸어서 4일 정도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숲.
그곳에 흑마법사가 숨어 있을 거라고 추정한 모양이다.
그리고 이 정보를 주장한 건 다름 아닌 솔란드 씨였다.
거기에 이 지점은 나도 원작을 통해 예상하고 있던 곳이라 반대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괜한 핑계를 대지 않아서 잘됐다 싶었다.
“그러고 보니 어쩌다가 그놈의 흑마법사는 자기 위치를 들킨 겁니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내가 확신하는 건 원작 때문이지만.
그것과 별개로 들킨 경위가 있을 것이 아닌가.
본래 흑마법사만큼 숨는 일에 뛰어난 별종들도 달리 없다.
그들에게 있어서 은폐란 말 그대로 목숨이나 마찬가지니까.
제아무리 강대한 흑마법사도 공방이 발각되어서 눈물을 흘리며 짐을 싸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지간해선 들킬 일이 없을 텐데.
“이건 소문으로만 들은 건데. 기이한 몬스터를 본 자가 있다더군.”
“……기이한 몬스터 말입니까?”
“잘은 모르겠네만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다고 하던가.”
“그거 나도 들었수! 뭔가 흐느적거리는 거대한 슬라임이라던데?”
“나는 거대한 늑대라고 들은 거 같은데?”
“머리가 20개에 날개가 여섯 개나 달린 하피 라고도 하던데?”
용병들도 뭔가 들은 게 있는지 한마디씩 거들었다.
그러나 증언에는 공통점이 없어서 영 신빙성이 없네.
뭣보다 목격담의 근본이 없는 모양이라 기억해 두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여튼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고, 계속해서 미심쩍은 구석이 발견되다 보니 존재를 확신할 수밖에 없게 된 거겠지.
“그럼 여러분들이 조사 지점을 특정한 것도?”
“일단 소문에 의지한 셈이지. 그리고…… 약간 다른 이유도 있네.”
어째서인지 솔란드 씨는 안색을 흐렸다.
“거기에…… 이 근방에 조사를 온 용병들 중 몇몇이 자취를 감췄네. 실제로도 내가 아는 녀석이 요즘 도통 소식이 없더군.”
그 말을 하는 솔란드 씨의 목소리는 쓴 것을 집어삼킨 것처럼 떨렸다.
용병들의 분위기도 약간 무거워졌다.
잘못하면 그게 우리가 될 수도 있으니까.
솔란드 씨도 분위기가 무거워졌음을 깨달았는지.
“굳이 흑마법사 때문이 아니라 해도 이 바닥에서 굴러먹다 보면 어제 보인 놈이 오늘 사라지는 일은 흔하지. 신경 쓸 일 없네.”
마치 동료들을 격려하듯 말했다.
“중요한 건 우리는 무사히 돌아가면 되는 거다.”
“맞는 말입니다!”
“이번에 한 탕 버는 게 우리가 되면 되는 거죠.”
용병들은 긴장을 풀듯 다시 기합을 넣는다.
무엇보다 나도 충분히 위험은 알고 있고 행여라도 잘못될 생각은 쥐꼬리만큼도 없다.
괜찮아. 어지간해선 문제는 없을 거야.
……아마도 말이지.
* * *
목적지인 숲으로 진입한 나와 용병들은 본격적으로 탐색을 개시했다.
지난번 탐사한 진로와 다른 용병들과의 정보 교환으로 인해 나아갈 방향을 어느 정도 좁혀 둘 수 있었던 모양이다.
길은 일단 솔란드 씨의 지시에 의존하기로 했다.
“우선은 이쪽으로 가 보세.”
무엇보다 이 숲은 꽤 어둡다.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간 이곳에 있는 존재를 놓치지 않을까 염려스러울 정도였다.
‘나 혼자 왔으면 위험했으려나…….’
나도 은근히 길을 못 찾는 편이니까.
잘못하면 미아가 됐을지도 모르고.
“그러고 보니 에일런? 정령사면 흑마법사가 쓰는 기운을 알 수 있지 않나?”
“기대해 주시는 건 매우 황송합니다만. 그게 가능하면 진작 제가 앞장을 섰을 겁니다.”
기대에 부응하는 건 불가능하다.
당연히 놈들은 흑마력을 은폐하느라 이골이 나 있을 테고.
나는 감지하는 요령이 좋은 편이 아니다.
대놓고 기운을 뿜어내지 않는 한은 감지하기가 어렵겠지.
“하긴,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겠지.”
“대신 어지간한 몬스터라면…… 이런.”
나는 말을 끝맺기도 전에 혀를 찼다.
실은 조금 전부터 이따금 적외선 감지 능력을 사용하고 있었다.
말이 씨가 됐는지 딱 하필 시야에 잡히는 게 있었다.
아주 놈들의 체온 때문에 울긋불긋하네!
“몬스터입니다. 그것도 다수!”
“과연…….”
용병들은 바로 방해되는 짐을 내려놓고 무기를 빼어 들고는 진열을 단단히 유지한다.
“이곳에서 몰려든다면…….”
“역시 그놈들인가?”
거기에 뭔가 짚이는 게 있는 듯싶다.
“그러고 보니 어떤 몬스터가 출현하는 겁니까? 아시는 거라도 있는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흔히 고블린이나 오크 정도만 보였네. 이따금 그리폰이 보였다는 소문도 있지만 직접 본 적은 없지. 그런데 최근에 그놈들이 이곳에 터를 잡았다더군.”
“그놈?”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과 동시에 마침 언급한 그놈들이 튀어나왔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단단한 비늘과 날카로운 발톱으로 무장한 사족 보행 파충류 무리다.
놈들은 파충류 특유의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차례로 포위하듯 풀숲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드레이크!”
“역시 저것들인가.”
하늘에는 와이번, 땅에는 드레이크.
일반적으로 용병들이 맡는 의뢰 중 2대 골칫거리라고 불리는 만만치 않은 녀석들이다.
어지간히 재수가 없거나 처음부터 이놈들을 노리지 않는 한 조우할 일이 없다는 몬스터.
그게 지금 한 무리나 우리들을 향해 접근해 오고 있다.
-캬르르르르.
틀림없이 저 울음소리는 우릴 하루 식사 거리 정도로 생각하는 의미일 것이다.
“그건 그렇고 방금 전 말씀은 무슨 뜻인지요? 여긴 본래 놈들의 서식지가 아니었단 뜻입니까?”
“……그런 의미네. 최근에 갑자기 늘었지. 지난번에도 덕분에 고생을 좀 해야 했지! 어이쿠!”
솔란드 씨가 급히 도끼를 휘둘러 난폭하게 덤벼든 드레이크의 발톱을 쳐냈다.
“이야기는 나중에 하세! 지금은 이놈들을 막아 세우는 것만으로도 벅차니!”
그의 말대로 우선은 저 파충류 무리를 물리치는 게 급한 일이다.
일단은 오러를 쓸 수 있는 그가 굳게 버티고 다른 용병들도 무기를 꺼내어 견제하고 있다.
오러를 쓰지 못하는 이들은 메이스 같은 둔기를 꺼냈다.
놈들의 비늘이 단단하여 날붙이는 어지간해서 먹히지 않으니까.
드레이크의 이빨과 발톱은 날카로워 웬만한 날붙이 못지않고, 비늘 또한 어지간한 갑옷만큼이나 견고하다.
조금 전 오러를 실은 그의 도끼에 얻어맞고도 놈은 비늘이 살짝 까진 정도.
‘본래 드레이크는 두 마리 기준으로 A등급 용병 한명이 간신히 상대할 정도였던가?’
원작에 처음 드레이크가 출현할 때 묘사를 떠올리며 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덧붙여 현재 몰려든 드레이크는…… 수를 세 보니 젠장, 아홉 마리나 된다.
“지난번엔 어떻게 버티셨죠?”
“뭘, 적당히 먹이를 던져 주고 피했네. 거기 가방에 미끼용 먹이가 있지.”
과연, 그런 방법인가.
하지만 벌써 미끼를 쓰면 여기까지 온 보람이 없다.
무엇보다 나는 물러날 생각 따윈 추호도 없다.
“미끼는 쓸 일 없을 겁니다. 여기서 전부 사냥해 버리죠.”
“전부 해치우자는 건가? 그거 참 듣기 좋은 의견이군 그래!”
“흑마법사 목은 건지지 못해도 드레이크 소재를 팔면 여행비는 벌겠어!”
용병들도 내 의견에 동의하고는 의욕을 불태웠다.
내 능력을 믿는 건가.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번개를 일으켜 내리쳤다.
이미 스프라이트는 조금 전부터 내 뜻에 따라 놈들의 머리 위에 머물고 있었다.
파지지짓!
번개가 선두에 선 세 마리에 떨어지자 놈들이 몸을 움찔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즉사할 정도의 대미지에는 이르지 못한다.
역시 마나에 관한 내성도 있나.
“지금입니다!”
부족한 공격은 당연히 일행들이 채우면 그만이다.
용병들은 재빨리 드레이크를 향해 달려들었다.
“흐으으읍!”
솔란드 씨가 숨을 깊게 들이쉬며 힘을 준 도끼를 휘두르자 그대로 푸른 불똥을 터트리며 드레이크 한 마리가 반쯤 토막이 났다.
나머지 두 마리도 용병들이 각각 휘두른 메이스에 얻어맞고 머리가 깨져 부들거리다가 쓰러진다.
우선 세 마리.
나머지 여섯 마리가 동족이 당하자 경계를 올리듯 바짝 독기가 올라 난폭하게 달려들었다.
괜찮아.
당연히 이렇게 되면 작정하고 덤벼들 것쯤이야 알고 있다.
달려들던 드레이크들이 날랜 몸놀림을 살리지 못하고 되레 허둥거렸다.
발이 모래 늪에 빠진 것이다.
조금 전 노움에게 시켜서 모래 늪을 주변에 깔아 두었다.
그렇지 않아도 체중도 제법 나가는 몬스터다.
발이 쉽게 빠질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드레이크가 지상에서 강세를 보이는 몬스터라 해도 그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면 허수아비나 마찬가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