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49)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49화(49/344)
제 49화
55화 인생에 필요한 건 역시 돈 (5)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용병들은 순차적으로 드레이크를 향해 달려들어 마무리를 가했다.
그중 한 마리가 모래 늪에서 빠져나와 나를 향해 덤벼드나.
“어림없지, 파충류.”
나는 여유롭게 검을 뽑아 놈을 슬쩍 피하면서 때렸다.
깡.
비늘이 어찌나 단단한지 검에 닿자 바위에 때린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살짝 손맛도 저리다.
어차피 내 검술로는 드레이크의 비늘은 베지 못한다.
그렇기에 노리는 것은 그게 아니었다.
검에 마나를 불어넣자 마법이 발동한다.
흘러나온 마력의 사슬이 그대로 드레이크를 옴짝달싹 못하게 묶었다.
“음, 역시 효과 하나는 간편하네.”
공간 고정을 억지로 속박 용도로 쓰는 것보다 피로가 적고 효율적이다.
좋은 검이야.
그리고…….
나는 검으로 드레이크의 아가리 안쪽을 과감히 찔렀다.
“검. 맛없지?”
곧 놈의 목구멍이 요동치더니 피를 토하며 고꾸라졌다.
잔인한 처치법이나 비늘이 단단하니 이렇게 쓰러트릴 수밖에 없다.
“그럼 이제 남은 드레이크는…….”
처음 우리를 포위한 아홉 마리는 이걸로 전멸했다.
이 정도면 이후에도 할 만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리 생각하며 고개를 들었고.
“……뭐야?”
예상치 못한 것을 보고는 눈을 찌푸렸다.
<당신의 행동이 미약한 영향력을 발생시킵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7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14pt>
어째서?
고작 드레이크를 해치웠을 뿐인데?
그러나 느긋하게 이유를 생각할 틈은 없다.
뭔가 촉이 왔다.
그것도 매우 귀찮을 것 같은 감이.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적외선 감지 능력과 병용하며 살펴보았다.
달리 다른 체온은…… 어?
“……젠장.”
“무슨 일인가, 에일런?”
“고놈 참 크네요.”
“그게 무슨 말인가? 이놈들이 조금 덩치가 있긴 하지만…….”
“저놈들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저놈을 말하는 거지.”
나는 혀를 차며 그 열원이 보이는 지점을 노려보았다.
크다.
다른 드레이크의 무려 열 배쯤의 덩치를 가진 열원이 이쪽을 향해 가까워지고 있다.
저것도 드레이크라고? 말도 안 돼!
……이것도 흑마법사의 장난인가.
내가 감지한 것을 사실 그대로 말하자 용병들의 표정이 굳는다.
“어쩔 생각인가?”
“미끼 꺼내죠. 일단 죄다 던지고 후퇴해야 합니다.”
나는 주저 없이 제안했다.
저놈과 싸우는 것도 방법이나.
저거 하나만 해치우고 나면 기진맥진하겠지.
문제는 해치운 다음이 불안하다.
하물며 저 뒤에 몬스터가 얼마나 더 깔려 있을지도 모르고.
‘……거기에 만약 이게 흑마법사가 고의로 풀어놓은 거라면 끝이 없어.’
이놈을 쓰러트려 봐야 결국 다른 몬스터가 추가로 파견돼서 오겠지.
그렇다면 피해야 한다.
몸을 숨기고 다른 방법을 생각하자.
“그래! 물러나도록 하지!”
용병들도 격하게 동의했다.
재빨리 후퇴를 결정하고는 서둘러 물러나려 할 때.
거슬리는 나무들을 몸으로 밀고 짓밟아 거꾸러트리며 대형 드레이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쿵!
놈이 꼬리를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땅이 흔들리는 것 같다.
역시 체급 차이가 어마어마하네.
역시나 싸울 엄두도 나지 않는다.
다행히 저 오버 헤비급 드레이크는 숲에 빽빽하게 자란 나무들이 거슬리는지 움직임이 빠르지 않다.
장애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후퇴하면 벗어나지 못할 것도 없을 것 같군.
우리들은 달리 말하지 않았지만 눈빛만 봐도 대강의 의견이 일치했음을 직감했다.
그대로 가능한 크고 굵은 나무가 우거진 방향으로 뛰려는 순간.
“……어?”
한기가 들었다.
바람이 불었다.
단순한 바람 따위가 아니다.
나는 곧 정체를 깨달았다.
급격한 마나의 상승으로 인한 압력의 변화로 생긴 기류…….
“대체…… 누가?”
누군가가 마나를 쓰고 있다.
그것도 이쪽 감이 둔해 빠진 나조차도 알아차릴 만큼 강한 힘.
반사적으로 머릿속에 가장 큰 후보의 이름이 떠올랐다.
이곳에 있을 만한 인물이라면…… 어쩌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푸른빛의 폭풍이 대형 드레이크를 휩쓸고 지나갔다.
무시무시한 냉기에 나도 모르게 몇 발자국이나 물러나고 말았다.
무수한 얼음의 칼날을 담은 폭풍이 대형 드레이크를 삼키더니 놈을 휩쓸고는 수백 미터나 그대로 미끄러뜨리듯 밀어내고는 잠잠해졌다.
폭풍이 걷히자 남은 건 놈을 끌고 간 얼음 폭풍의 궤적과 숨통이 끊긴 대형 드레이크의 처참한 꼴.
“……방, 방금 그건 뭔가?”
용병들 역시 어안이 벙벙한 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설마 자네가 한 건가?”
“그게 가능했으면 제가 왜 도망치자고 했겠나요. 슬프게도 제가 아니네요.”
나는 저 정도 위력의 공격을 할 수 없다.
방금 그 현상의 정체를 내가 확신하는 대로 말했다.
“조금 전 그건 마법입니다.”
저런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마법 아니면 정령술 정도밖에 없겠지.
그것도 상당한 고수의 능력이다.
마법사일 경우 아마 6서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그 마법이 처음 몰아친 방향을 보자.
그곳에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마법사의 모습이 보였다.
푸른색의 로브를 걸친 마법사.
가까이 보이자 그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넉넉한 로브를 걸친 금발의 여성.
그녀는 공중에 맴돈 채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정말로 마법사인가?”
“……방금 그걸 한 게 저 여자라고?”
용병들의 눈에도 그녀의 모습이 보였는지 그들은 긴장한 채 웅성거렸다.
혼란스러워하는 것도 이해한다.
한편 나는 다른 의미로 눈동자를 떨었다.
<크루세 엘파먼트 – 주연>
이곳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주연급 인물과의 조우.
드디어 발견해 낸 것이다.
이번 흑마법사의 토벌의 주축이 될 그녀를.
겨우 발견해 냈다.
* * *
크루세 엘파먼트.
백의 마탑 소속.
현시점에선 6서클의 경지에 도달한 천재 마법사.
나이는 첫 등장을 기준으로 18세였던가?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가 주연급의 배역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이다.
‘첫 등장은 5권.’
주인공 셀베스터가 흑마법사를 추격하는 에피소드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처음에는 목적이 겹쳐서 경쟁하는 라이벌 느낌으로.
그리고 점차 이해가 일치하여 협력하는 느낌으로.
원작에서도 그녀의 행적은 보통 마법이 필요할 때나 흑마법사 같은 이들과 싸울 때 주로 조력하는 역할을 맡았다.
원작의 중반부를 조금 지났을 때는 어느 정도 비중을 얻고 주인공의 동료로서 동행하게 되었고.
그렇기에 주연이라고 표기된 것도 실로 당연했다.
다만 왜 그런 주연급의 인물이 굳이 이런 곳을 떠돌고 있는가.
‘처음부터 크루세가 이곳에 올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했으니까.’
근거는 5권에서 그녀가 흑마법사 토벌을 두고 주인공과 경쟁하면서 한 대사.
<저는 적지 않은 흑마법사를 토벌한 실적이 있어요. 아직 탑에서 나온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셀바스 왕국 이곳저곳에서 흑마법사를 토벌했으니까요.>
자신의 실적을 주장하면서 토벌권을 두고 경쟁하면서 한 대사가 있었다.
이때의 그녀는 다소 자신감이 넘치는 면이 있기에 쉽게 주인공과 대립하곤 했지.
그때 언급된 곳 중 하나가 바로 이곳이었다.
거기서 나는 이곳에 흑마법사가 있고, 크루세가 놈을 퇴치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된 것이다.
오히려 그녀가 없다면 내 예상이 빗나간단 소리니 곤란해질 참이었다.
나 혼자서는 흑마법사를 퇴치할 수 없으니까.
대신 흑마법사의 등짝을 후려 패줄 믿음직한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니 그녀의 등장은 환영하면 했지 울상을 지을 일은 아닌 셈.
기왕이면 폭죽이라도 터트리면서 등장을 환영해 주고 싶다.
한편 내심 들뜬 나와 달리 솔란드 씨 역시 크루세를 보고 뭔가 짐작 가는 걸 떠올린 듯싶다.
“……그래. 저 마법사일세. 지난번 조우했던 마법사가 바로 그녀네. 설마 아직도 여기 있을 줄이야.”
놀란 듯 중얼거리던 솔란드 씨는 슬쩍 내 귓가에 대고 작게 말을 걸었다.
“……에일런, 괜찮겠나?”
“……네? 무슨 뜻입니까?”
“……저 마법사, 자네와 아는 사이는 아니지 않나?”
“……그런 셈이죠.”
“……그럼 위험한 상황이 아닌가?”
당연한 의견이다.
강한 마법사라는 점은 놀랍지만 그들의 입장에선 크루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다.
흑마법사보다야 낫겠지만 아군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는 거겠지.
“……저분이라면 괜찮을 겁니다.”
“……근거는?”
“……제가 어디 가서 얻어맞을 팔자는 아니잖아요?”
농담 삼아서 말했는데 그는 진심으로 미묘한 얼굴을 했다.
……그렇게나 못 미덥습니까?
사실 해가 없을 거라고 믿는 구석도 있다.
그 근거는 방금 전 그 마법.
대형 드레이크만 날려 버렸을 뿐 우리에게는 조금도 상처를 입히지 않았으니까.
적어도 우리를 공격할 일은 없다.
무엇보다 내가 아는 한 원작에서 크루세 엘파먼트는 그런 인물은 아니다.
적어도 내가 뭔가 잘못하지 않는 한은.
정 뭣하면 동물마냥 배를 드러내고, 바로 엎드려서 항복의 자세라도 취하면야 무해하다고 알아주겠지.
다행히 거기까지 할 필요는 없다.
우리 앞에 착지한 크루세에게서는 적의는 보이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그녀는 우리를 걱정스러운 듯이 차례로 흘겨보았다.
“괜찮으신가요? 조금 위험한 거 같아서 끼어들었습니다만…… 혹시 괜한 짓이었을까요?”
“물론! 덕분에 살았습니다, 마법사 님! 아하하~ 조금 전에는 완전히 죽었구나 생각했지 뭔가요.”
살짝 주춤거리는 용병들 대신 내가 먼저 나서서 대화에 응했다.
저들보다는 어느 정도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내가 가장 잘 대처할 수 있을 테니까.
일단은 최대한 무해함을 입증하면서 성의를 보여야 한다.
나는 선뜻 내 이름을 먼저 소개했다.
“저는 에일런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분들은 이번 의뢰에 저와 같이 동행하게 된 용병 분들이고요. 저희가 왜 여기 있는지는 목적이 같다면 알고 계실 겁니다.”
“아아…… 당신들도 그 의뢰 때문에 온 거군요.”
납득한 모양이다.
“크루세 엘파먼트라고 합니다. 백의 마탑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마법사도 여러 종류가 있다.
스스로 독학으로 능력을 깨우친 자, 혹은 기연을 얻어서 몇 가지 마법을 전수받은 자 등등.
그중에서도 엘리트라고 부를 만한 집단이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마탑이다.
뭐, 그곳에 대한 이야기는 길어지니 생략하고.
용병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경악했다.
“……마탑 소속이란 말이오? 하지만 소문에는…….”
아무래도 솔란드 씨 역시 이번 의뢰에 관한 소문을 아는 모양이다.
마탑에서 마법사를 파견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말이지.
크루세도 그것은 알고는 있는지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행 중인지라 제 행동과 마탑의 의향은 관계가 없어요.”
“그럼…… 마법사 아가씨가 이곳에 온 이유는 온전히 의뢰 때문이란 말이로군?”
“……그건 일단 그런 셈이네요.”
크루세의 말투가 조금 더듬거렸던 이유는 자신 또한 돈에 낚인 용병들과 똑같이 보이는 게 조금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그녀에겐 이번 일에 끼어든 개인적인 목적이 있긴 하나, 결코 그걸 떠벌리진 않을 것이다.
그러니 나도 그 부분은 입을 다물자.
어차피 서로 노리는 게 흑마법사라는 점은 문제없고.
우리는 그 뒤에는 어디까지나 형식적으로 의뢰에 관한 정보를 이야기했다.
“크루세 씨는 계속 흑마법사의 위치를 찾고 계셨던 것인지요?”
“……예.”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 투로 고개를 끄덕인 건 아마 이곳에 며칠이나 머물면서 수색했음에도 다른 실마리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꽤 고생하는 모양이다.
원작대로라면 그녀는 찾는 건 못하는 모양이니까.
“놈이 여기 없는 거 아니오?”
“그건 아닐 거예요. 방금 전 그 몬스터도 그렇고…… 명백하게 이곳을 지키기 위해 풀어놓은 것들이니까요. 일이 커지니 다급해진 것이겠죠.”
그녀는 계속 이곳을 수색할 테고, 아마 며칠 내로 흑마법사의 거점을 발견해 낼 것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원작 내에서 언급이 그러했으니까.
‘다행히 아직은 찾지 못했구나.’
그렇다면 끼어들기 좋은 때다.
나는 속으로만 히죽거리면서 본격적으로 제안을 해 보고자 결심했다.
흑마법사 공방 털이 계획의 제1 단계.
주연급의 강력한 아군의 섭외가 필요하다.
요약하자면.
은근 슬쩍 ‘나랑 같이 한몫 단단히 챙기지 않을래?’ 라는 느낌으로
그녀를 꼬드겨야 한다.
툭 까놓고 말해 그녀가 우리 파티의 메인 딜러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공격력. 그것도 광역 데미지가 필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