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50)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50화(50/344)
제 50화
56화 흑마법사 공방 토벌 (1)
첫 번째 목적인 이곳을 클리어해 줄 핵심 인재를 찾아내는 데는 성공했다.
이제 어떻게든 그녀가 우리 쪽에 협력하게끔 꼬드기자.
그것만 성공하면 이곳은 이미 해결한 거나 마찬가지니까!
‘어떻게 꼬드길까?’
잠시 나는 그녀와 거래할만한 재료들을 머릿속에서 정리했다.
용병들이 주변을 살피는 틈을 타 나는 크루세에게 손짓하며 작게 말을 걸었다.
“크루세 씨.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죠?”
그녀는 아직 경계하는 듯 살짝 매서운 눈을 했지만 다른 용병들과는 다르게 비교적 쉽게 내 말을 듣고자 했다.
역시 험악해 보이는 아저씨보단 한창 파릇파릇한 소년이 비교적 이야기하긴 편할 테니까.
역시 세상은 외모가 다야.
“무슨 용건인가요? 일단 제가 그 이상 아는 건…….”
“아뇨, 아뇨. 크루세 씨, 혹시 저희와 같이 행동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없네요.”
냉정하군.
그야 지금까지 그녀의 능력을 탐내고 회유하는 일은 많았을 테니 스카우트야 지긋지긋할 것이다.
다만 그녀의 능력만 탐했을 경우다.
내 쪽은 제안할 수 있는 재료가 있다.
즉, 주고받으면 되는 것.
“실은 제가 흑마법사 공방 위치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만.”
“……거짓말은 좋지 않아요. 그렇다면 당신들은 왜 헤매고 있던 거죠?”
당연히 바로 믿을 리 없지.
“괜히 욕심을 부리다가 위험해지지 않을까 염려되어서죠. 방금 전 그 몬스터의 출현도 문제였고요. 솔직히 포기할까 고민하던 참이었습니다.”
“……고작 그런 이유로?”
“목숨은 소중하잖아요.”
이건 진심이니까.
“하지만 크루세 씨라면 이 정도쯤은 능히 감당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서로 협력하는 게 어떨까요?”
나는 놈의 위치를 발견해 줄 테니 너는 흑마법사의 목을 따 주세요.
‘……반쯤은 이 거래 자체가 사기지만.’
까놓고 말해서 5권에서 원작의 주인공이 흑마법사를 추격할 때 쓴 방법을 흉내 낼 작정이기 때문이다.
원작 후반이라면 통하지 않아도 지금 시기라면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순수하게 내 발상은 아니지만 뭐, 어때~.’
억울하면 특허 내라.
그리고 내 덕에 그 깜장 로브의 공방을 더욱 빨리 발견할 테니 불평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거 확실한가요?”
“헛걸음은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으으으음.”
크루세는 입술을 다물고는 고민하기 시작한 눈치다.
“그 말…… 정말인가요?”
“수상쩍다면 거절해도 상관없습니다. 아마 당신의 능력이라면 3일 정도만 더 공을 들이셔도 충분히 조사를 하고도 남으시겠죠.”
“3일…….”
그녀는 멍하니 중얼거리면서 눈가를 찌푸렸다.
눈앞에 정보가 있다.
수상쩍긴 한데 뿌리치자니 아쉬우니 안달이 나는 거겠지.
“알았어요. 단…….”
“알고 있습니다. 방해는 하지 않겠습니다. 돌입하고 난 뒤 저희의 일은 저희가 알아서 하도록 하죠. 그럼 되겠죠?”
그 정도야 기꺼이 양보해도 문제없어.
지저분한 깜장 로브는 발견하는 즉시 당신이 가지고 노세요.
그거 솔직히 줘도 난감해요. 흑마법사, 취미 없거든요.
“……확실한 거겠죠?”
“크크크큭. 책임지고 안내할 것을 약속드리죠.”
클레임 따윈 없을 가이드를 해 드리겠습니다.
싸움은 주연급 강자에게, 뒤에서 나는 응원 담당.
그녀가 사악한 흑마법사를 발견해 열심히 싸우는 동안 나는 보물이나 챙길 심산이다.
* * *
그 무렵, 에일런들이 있는 곳과 정반대의 구획.
마찬가지로 어딘가에 숨어 있을 흑마법사의 목을 노리는 용병들이 숲을 탐색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서둘러! 적어도 그놈보다 빨리 흑마법사인지 뭔지 찾아서 죽여 버릴 거니까!”
그 용병 중 유난히 열을 올리고 있는 사내가 있다.
최근 에일런에게 트집을 잡으려다 단단히 호된 맛을 봐야 했던 용병 벨라넨.
“그 빌어먹을 정령사 같으니…… 다음에 만나면 반드시 죽여 버리겠어…….”
몇 번이나 중얼거리며 콧김을 내뿜었다.
아직도 그때 에일런에게 당한 망신이 잊히지 않았다.
그 뒤로 저 얼간이는 계속 이런 판국이라 처음엔 무시하고 지켜보던 그의 동료들도 슬슬 질려 가기 시작했다.
“벨라넨, 그쯤 해 둬라. 시끄럽잖냐. 몬스터 몰려들겠어.”
“……쳇, 알고 있어. 알고 있다고.”
벨라넨은 혀를 차면서 가까스로 에일런의 얼굴을 기억 구석에 밀어 넣었다.
두고 보라지, 먼저 의뢰를 달성해서 그 정령사의 얼굴이 굴욕에 물드는 것을 볼 것이다.
그걸 위해 서둘러 이곳에 온 것이니까.
“……그건 그렇고, 여기가 맞긴 한 거냐?”
“일단은 다른 놈들 하는 이야기를 들었으니까. 이곳이 가장 미심쩍던 모양이더군.”
이미 영지 이곳저곳을 여러 용병들이 들쑤셨기에 달리 의심이 가는 곳은 없다.
무엇보다 이 숲에서 용병과 영지민들의 행적이 묘연해졌단 소문은 꽤 알려져 있다.
“문제는 정말로 놈의 공방이 이 숲 어딘가에 있을 경우인데…….”
“흥, 그래서 이렇게 머릿수를 모은 거잖냐.”
벨라넨은 동료의 걱정에 코웃음 쳤다.
이 숲에 진입한 건 그들 일행뿐이 아니다.
지금 여기에는 무려 용병 30명이 모여 있다.
에일런이 솔란드네 일행들과 같이 출발했다는 소식을 듣자 초조해진 용병들끼리 손을 잡게 되었다.
“뭣보다 놈이 강력하다면…… 슬쩍 다른 놈들에게 맡기고 빠지면 돼.”
“……그건 그렇군.”
“참으로 너다운 발상이야.”
동료들은 살짝 떠듬거리면서 한숨을 쉬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공감하는 면도 조금은 있다.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목숨이 최우선이다.
그 점에서 이놈은 적어도 자기 목숨 하나는 능히 챙길 인재니까.
치졸한 생각만 하는 인간이라도 필요할 때가 있는 법.
동료들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벨라넨은 키득거리며 마구잡이로 수풀을 헤치며 앞서 나갔다.
“제아무리 흑마법사가 상대라도 이 정도 머릿수와 맞닥뜨리면 지리면서 도망칠 게 뻔하잖냐.”
30명의 용병 중 7명은 무려 A등급의 용병들이고 나머지는 B등급이다.
검은 로브 한 마리 정도야 충분히 짓밟아 버리고도 남겠지.
그렇기에 다들 내키지 않으면서도 손을 잡은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이들 중 흑마법사와의 전투를 경험한 이가 있다면…….
혹은 마법에 조예가 있는 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분명히 이 숲에 들어오자마자 이들을 말렸을 것이다.
* * *
처음에는 순조로웠다.
이곳에 이상 발생한 드레이크 무리와 조우했을 때도 머릿수라는 이점을 살려 물리칠 수 있었다.
첫 승리에 용병들의 사기가 치솟아 올랐다.
“이놈들을 전부 해치우고! 그 흑마법사 놈의 목을 전리품에 추가하자!”
“오오오오오오오!”
“보상금도! 전리품도 전부 우리의 몫이다!”
그러나 그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기까진 썩 오래 걸리지 않았다.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아 변하기 시작했다.
첫 희생자가 생긴 것이다.
무려 드레이크 50마리와의 조우.
처음에는 두 마리 정도라 착각했는데 그것이 실수였다.
설마 영리하게 매복해 있을 줄이야.
눈치를 챘을 때는 이미 포위당해 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간신히 벗어나야 했다.
그 과정에서 용병 두 명이 그대로 산 채로 뜯어 먹혔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사, 살려…… 아아아아아아악!”
동료들의 비명을 뒤로한 채 누구도 말을 잇지 못했다.
침묵한 채 그대로 계속 나아가기로 했다.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날 수도 없다.
그리고 또 다른 희생자가 생긴다.
이번에는 난생처음 보는 몬스터에 의해서다.
평범한 드레이크라고 생각했는데 놈의 돌진을 막은 순간 그 드레이크의 머리가 쩍 열리더니 안에서 무수한 칼날이 튀어나와 꿰뚫는다.
마치 인간의 상식을 비웃듯 악의 그 자체만으로 만들어진 듯한 흉측한 몰골에 용병들이 비명을 질렀다.
그제야 정체를 깨달은 것이다.
“키메라?!”
평범한 몬스터라 생각했지만 틀림없이 흑마법사의 손길이 닿은 역겨운 창조물이다.
키메라는 어떻게든 해치웠지만 무려 다섯 명이나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부상을 입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누군가가 무심코 중얼거린 그 소리에 답한 이들은 없었다.
살아남은 용병들도 그렇게 점점 지쳐 갔을 무렵.
그들은 다음 위기에 떨어졌다.
쿠웅!
마치 산이 무너지는 게 아닌가 싶은 소리가 울렸다.
“이, 이번엔 또 뭐야!”
용병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조심해라…… 무언가가 있다.”
“젠장! 이번엔 또 무슨 몬스터냐고…….”
울리는 소리가 가까워지자 그들을 옥죄는 미칠 듯한 불안감이 커져 간다.
‘우리들은 어디선가 실수한 게 아닌가?’
당장이라도 체념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은 그런 감이 지배한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결국 용병들 중 한 명이 더는 불안감을 버티지 못하고 괴성을 지르며 어딘가로 돌진했다.
“저 멍청이! 지금 어디로 가는 거냐! 돌아와!”
“시끄러워! 어떤 놈인지 몰라도 당장 나와!”
그것은 악몽 속에서 버둥거리는 것만도 못한 것이다.
발악이 멎은 것은 누군가가 말렸기 때문도 아니고, 본인이 자제심을 찾았기 때문도 아니다.
“추하구나. 쥐새끼 같은 놈.”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그 순간 돌진하던 용병이 그대로 절명했다.
검은 송곳이 땅속을 꿰뚫고 올라와 목을 뚫은 것이다.
“……커억!”
촤아아아악!
송곳은 두 갈래로 갈라지며 그의 목을 찢어발기며 날려 버렸다.
목이 허공을 날며 피를 뿌렸다.
용병들의 시선이 그 끔찍한 최후에 한눈이 팔린 순간.
촤차차차차차차작!
차례대로 무수한 검은 송곳이 바닥에서 튀어나오며 용병들을 꿰뚫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어떤 이들은 급소에 꿰뚫려 절명했으며 어떤 이들은 팔과 다리가 찢겨 나갔다.
“벗어나! 당장 이곳에서 떨어져라!”
용병들은 그 자리에서 흩어질 수밖에 없었다.
쿠쿠쿠궁!
마치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저 숲 너머, 나무가 우거진 부근 너머로 거대한 무언가가 보였다.
쿠쿵!
거대한 그림자가 숲의 나무들을 마구잡이로 짓밟아 쓰러트리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마, 말도 안 돼.”
그것을 목격한 자들은 어떤 이는 입을 다물지 못했고, 어떤 이는 받아들이지 못해 실소를 머금었다.
“서…… 설마 이게…… 몬스터?”
“……이럴 수가.”
각각 무기를 들고 자세를 잡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거대한 그림자는 붉은 안광을 내뿜으며 용병들을 내려다볼 뿐.
그리고 떨며 대치하는 자신들.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절망만이 쥔 무기를 무겁게 한다.
유일하게 희열에 잠겨 있는 존재는 모습을 드러낸 검은 로브를 걸친 노인뿐이다.
“가라, 나의 걸작이여! 쥐새끼들을 전부 짓밟으렴.”
노인이 손가락질했다.
삿대질이 자신들을 가리키는 순간 용병들은 속수무책으로 전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벨라넨은 죽을힘을 다해 달려 간신히 도망쳤다.
엉망진창이 된 채 눈물과 콧물을 질질 짜며 내달렸다.
얼마나 내달렸을까, 그는 휘청거리며 멈췄다.
“허억헉…… 허억.”
돌아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도주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괴물이 자신을 노려 올 때 무심코 다른 용병을 밀쳐 대신 표적으로 삼게 하였기 때문.
밀쳐진 그 용병은 괴물에게 처참하게 짓밟혀 죽었다.
그러나 수치심도, 죄책감도, 그 무엇도 느낄 여유도 없다.
살아남아야 한다.
그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메울 뿐.
그러나 그의 도주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어딜 가는가?”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노인.
흑마법사, 그가 왔다.
“거기서 멋대로 벗어나면 쓰나. 크크크크큭.”
키득거리는 흑마법사의 눈에는 기이하고 불쾌한 무언가가 일렁였다.
벨라넨은 그저 오금이 떨리는 걸 간신히 참아야 했다.
“네…… 네놈이…….”
“이 늙은이가 할 소리는 아니겠지만. 네놈도 참으로 어지간하군. 그래, 그렇게라도 살아남아야겠지. 훌륭하구나, 젊은이! 하하하하핫!”
“너 이 자시이이이이이익!”
벨라넨은 절규를 터트리며 검을 쥐고 달려들었다.
적개심 때문인지, 본심을 지적을 당해서인지는 자신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채 다섯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콰지지직!
무언가가 부러지고 뭉개지는 소리가 들렸다.
뒤에서 출현한 거대한 손이 벨라넨을 붙들어 뭉개 버린 것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의 절규를 들으며 흑마법사는 키득거리며 차가운 모멸이 담긴 시선을 보냈다.
“아직 살아 있나? 그래, 그렇다면 그대로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마침 묻고 싶었던 것도 있으니. 아, 걱정 말게. 그 시끄러운 입으로 답할 필요는 없으니.”
흑마법사는 키득거리며 자신의 머리를 손끝으로 톡톡 두드렸다.
“알고 있나? 자고로 대답은 여기로 하는 게 가장 진솔한 법이라네.”
“히이이이이익…….”
차라리 지금 죽는 것이 낫다.
저 노인이 말하는 것은 죽음보다 더욱 끔찍한 말로를 약속하는 것이니까.
흑마법사는 그저 즐거운 듯 키득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