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6)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6화(6/344)
제 6화
8화 공격의 꽃은 원거리지! (3)
소환에 익숙해지고 정령을 유지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게 가장 좋다.
정령술을 쓰면서 놀아 주면 충분한 훈련도 되고.
“그럼 오늘도 한껏 정령술을 써 보자, 운디네.”
-응!
운디네는 기운차게 날아올라 고개를 끄덕였다.
정령술의 기본 원리는 간단하다.
정령이 힘을 쓸 때 필요한 만큼의 힘을 내가 공급해 주면 된다.
그럼 나머지는 알아서 하게 된다.
복잡한 이론도, 기술도 필요로 하지 않는 점이 정령술의 큰 이점이지.
“운디네! 우선 물을 만들어 줘!”
말로 이렇게 명령하면 운디네는 곧바로 알아듣는다.
숙련된 정령사라면 생각만으로 교감하여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나는 아직 거기까진 불가능하다.
아직까진 직접 말로 명령하는 게 편하다.
거기에 주인공 역시 정령술에 대해 강의할 때 가급적이면 명령은 말로 하는 것이 확실하다 하였다.
<사념만으로 명령을 내리는 것은 위험해. 정령과 인간의 사고 체계는 근본적으로 달라. 오발의 위험 또한 존재하지. 목소리에 실은 뚜렷한 말은 정령사의 의지를 확고하게 표현하는 수단이야. 가능한 그것을 잊지 마.>
그런 논리로 최상급 정령사도 짧은 단어라도 목소리를 내어 명령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나.
주인공님의 주장이니 그게 정답이겠지.
“자. 여기 최대치의 물을 모아 봐!”
-물! 모여라!
운디네가 작은 두 팔을 파닥파닥 휘젓는 시늉을 하며 내게서 끌어모은 마나를 이용해 물을 불러낸다.
물의 최하급 정령 운디네의 능력은 당연히 물을 소환하고 다루는 것이다.
그 양에는 한계가 있지만 불러낸 물은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것이다.
곧 내 머리 두 개만큼 양의 물이 모였다.
‘아직까진 이 정도가 고작이군…….’
상급 물의 정령이라면 큰 호수 단위의 물을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지금의 운디네에겐 이게 한계다.
뭐,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써먹을 수는 있다.
운디네가 불러낸 물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조작이 가능하다.
내가 눈짓을 하며 손을 뻗자 운디네가 만들어 낸 물을 그 방향으로 옮긴다.
물은 둥실둥실 허공을 떠돈다.
지시에 따라 길게 늘어나기도 하고 물방울을 분열시켜서 따로 휘젓기도 한다.
이것을 이용하면 상대의 머리나 호흡기에 물을 채워서 익사시키는 수단으로 쓸 수도 있다.
무엇보다 물의 조작을 더욱 응용하면.
“운디네! 물화살!”
-응! 화살!
명령하자 물방울이 나뉘면서 열 개 정도의 날카로운 물화살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운디네의 능력을 이용한 기초적인 응용 수단 중 하나인 물화살.
화살 자체의 위력은 크진 않다.
보통 사냥꾼이 사용하는 평범한 활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
비거리도, 속도도 진짜 화살보단 짧고 느리다.
하지만 이것이 쓸모없냐면, 단연코 아니다!
‘운디네의 능력을 이용하면 단순한 화살 이상으로 써먹을 수 있지.’
이것의 진가는 위력이 아니다.
“쏴!”
화살을 사출하도록 명령하자 운디네가 물화살을 전방에 쏘아 낸다.
“화살 조작 개시!”
-조작!
이것은 물!
그렇다는 건 운디네가 장악하는 동안 얼마든지 자유로운 조작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날아가던 물화살의 방향이 틀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자유로이 움직이며 허공을 휘젓는다.
빗나간 게 아니다.
운디네의 조작을 이용하여 궤도를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목표는 저쪽 나뭇가지에 걸어 둔 과녁.
파파파파파팍!
어지러이 허공을 춤추던 물화살이 목표로 삼은 지점에 차례대로 명중한다.
이렇게 궤도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점이 물화살의 장점이다.
적은 이 물화살의 어지러운 궤도를 따라가지 못해 허를 찔리겠지.
나는 집으로 돌아와 다음 과제를 연습하고자 했다.
꽤 집중을 요구하기에 산속보다는 집 안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잠깐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운디네를 불러내고는 나는 가만히 앉아 집중하기 시작했다.
최근 마나에 한해서 어느 정도 자각이 가능해졌다.
그 덕에 가능한 것이 있다.
‘구체적인 컨트롤은 무리지만, 조금씩 조절하는 건 가능해.’
마치 수도꼭지의 밸브를 천천히 돌리는 것처럼.
그 요령으로 운디네에게 보내는 마나의 양을 조절하는 거다.
이건 정령 소환의 어떤 특수한 테크닉을 깨우치기 위한 연습이다.
-아!
그때 운디네가 위화감을 느낀 듯 소리를 내었다.
마나의 양에 변화를 감지한 것이다.
-적어!
계약자야, 마나가 짜구나.
“일부러야. 그러니 참아.”
정령의 소환 유지에는 실시간으로 정령사가 마나를 공급해 줘야 한다.
정령을 불러 놓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마나는 끊임없이 소모된다.
마나가 부족하면 정령은 소환이 해제되게 된다.
하지만 그 양을 아슬아슬하게 조절하여 간신히 소환이 유지될 정도 까지 감을 잡으면 어떻게 될까?
“으…… 으음…….”
실은 조절이 꽤 어려워서 아직까진 성공하지 못했다.
마나의 양을 줄이는 것까진 터득했으나 그 양을 가늠을 못 해서 계속 소환을 해제시켰지.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잡았다!’
-어? 어어어어?
드디어 운디네의 몸체가 반투명해졌다.
나는 조절한 마나의 양을 지금 상태로 유지했다.
이 감만 기억해 두면 문제없다.
-이상해!
운디네가 내 눈앞을 빙글빙글 돌면서 자신의 반투명한 몸을 보여 주듯 움직인다.
“괜찮아, 그게 성공한 거야. 기억해 둬, 운디네. 그게 영체 소환이야.”
이게 정령 소환의 요령 중 하나.
영체 소환.
보내는 마나의 양을 절제하여 정령의 실체화를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일종의 꼼수지만.’
운디네는 내 눈에는 반투명하게 보일 뿐이나, 타인의 눈으로 보면 보이지 않을 것이다.
감지할 수 있는 건 같은 정령사 혹은 실력 있는 마법사뿐.
‘영체 소환은 반드시 초기에 터득해야 하는 기초 기술이야.’
이 소환법은 쓸모가 많다.
내 정체를 숨기고 정령술만을 쓰고자 할 때나, 그 외에도 쓸모가 많지.
무엇보다 힘 조절.
즉, 마나를 아낄 수 있는 기초 테크닉이 된다.
주인공 셀베스터 역시 이 요령이 정령사가 가장 먼저 익혀야 하는 기술이라고 했다.
이걸 게을리하면 훗날 상급 이상의 정령과 계약할 시 연비 조절 감각을 잡지 못해 위험하다.
이렇게 영체 소환 상태라면 지금의 운디네를 열 시간은 소환을 유지 시킬 수 있다.
‘뭐, 그만큼 위력도 약해지지만.’
평범하게 소환했을 때의 3할 정도의 위력이라고 보면 된다.
힘이 필요하면 평범하게 소환을.
최저한의 위력과 은밀성이 필요할 땐 영체 소환을.
그야말로 적재적소에 쓰면 되는 것이다.
‘응. 이걸로 적어도 남 눈치 보면서 정령을 쓸 필요는 없어.’
얼마든지 감출 수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그것뿐이군.’
최근 숙달된 덕에 마나가 제법 남았다.
남은 마나도 소비해 두는 편이 기초 마나량을 키우기에 좋다.
전부 알차게 소비하자.
찬장에서 내 얼굴만 한 나무 그릇을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아두고는 운디네에게 명령했다.
“운디네, 오늘의 마지막 부탁이야. 정령수 좀 뽑아 줘. 남은 마나는 아슬아슬한 한도까지 써도 되니까.”
-응! 정령수!
운디네는 스스럼없이 물을 모아 뽑아냈다.
금세 물이 그릇을 가득 채웠다.
-다 됐어!
“그래, 수고했다. 내일 보자, 운디네.”
운디네를 쓰다듬으며 칭찬하고 난 뒤 이젠 마나량이 한계라 돌려보냈다.
나는 그릇에 담긴 물을 살짝 만져 보았다.
촉감 또한 어딘가 신비롭다.
“이게 정령수.”
이건 정령수라고, 물의 정령과 계약하게 되면 손에 넣을 수 있는 특별한 물이다.
보통 물도 생성할 수 있지만 명령에 따라선 이런 것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인간이 마실 수는 없지만, 약재의 소재 등으로 널리 쓰이는 물이다.
귀중한 물이지.
“그럼 오늘도 약을 만들어 보실까.”
산에서 틈틈이 확보해 둔 약초들을 늘어놓고는 가공 작업에 들어갔다.
“약초를 빻고 이것을 달여서 침전물을 거르고 원액만을 뽑는다……. 응. 절차는 어렵지 않아.”
가공 순서는 원작을 참조했다.
본래라면 이것은 정령사의 비밀 길드에서 독점하는 지식이나, 나는 원작 덕에 쉽게 접할 수 있으니까.
원작 사기네!
‘뭐, 그래 봐야 하급 포션 하나 만드는 데도 개고생했지만.’
원작 지식이라도 소설인지라 구체적인 배합률을 비롯해 세세한 제조 묘사가 적었던 탓이다.
첫날에는 먹고 배탈이 나서 고생했지.
실패를 반복하면서 겨우겨우 얻은 레시피다.
“원액을 정령수와 섞어서 이번엔 조리듯 푹 끓이면…….”
그렇게 마침내 나무 병 세 개 분량의 포션이 완성되었다.
“이것이 님프의 치료수.”
님프의 치료수.
그 효능은 일정 수준의 상처를 치료하는 정도로, 어디까지나 하급 포션 카테고리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이 포션의 장점은 다른 동급의 포션과 비교하면 부담이 매우 적다는 점.
포션이란 것은 뛰어난 회복 효과를 보이는 약이지만 인체에 부담이 따른다.
그러나 정령수를 이용한 포션은 그 부담이 매우 적다.
무시하지 못할 장점이지.
아직은 이것밖에 익히지 못했지만, 이후에 더욱 다양한 레시피를 실현할 수 있으리라.
“어설픈 공격력보다 약이 중요하지.”
약은 유용하다.
회복 수단을 확보해 두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거기에 이거라면 꽤 많이 생산할 수도 있고.’
현재의 나라면 온종일 마나를 전부 이용해 정령수만 뽑는다고 가정하면, 조금 전 생성한 정령수의 20배까지 뽑아낼 수 있다.
그 의미는 크다.
‘이걸로 장사할 수 있어!’
그것도 본격적인 가게를 차리는 걸 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돈은 좋지. 정말로 좋아~’
돈! 머니! 삶을 윤택하게 해 주는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지금은 하기가 불안 요소가 많단 말이지.’
아직까진 정령술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입도 뻥긋한 적이 없다.
하물며 포션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된다.
위험해.
‘여긴 절대 안전한 세상이 아니니까.’
시대나 풍습, 사회 인식만 고려해도 지구에서 살던 감각으로 살았다간 목이 달아나기 쉽다.
하물며 이곳이 내가 아는 원작의 세계가 맞다면, 위험도는 수천 배로 뛰어 버린다.
‘여긴 위험한 게 너무 많아.’
치안도 나쁘고, 몬스터에 돌림병 등 위험 요소가 널린 정도는 애교.
진짜 위험한 것들은 따로 있다.
예를 들어 세계 10대 마경이란 게 있다.
대륙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로서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받고 누구도 접근하길 꺼려 하는 곳.
죽어 버린 세계수, 마룡이 지배하는 계곡, 미치광이 리치가 은둔하는 던전…… 그리고 기타 등등.
그런 게 널려 있다.
하물며 사람도 위험하다.
‘위험한 인물도 많아.’
도적이나 인신매매상, 강도 같은 악당들 따위도 위험하지만 진짜 위험한 녀석들도 존재한다.
세계 전복을 꾀하는 비밀 조직.
개인적 비원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흑막.
변태 같은 놈들.
그 외에도 위험한 악역이 여기저기 있다.
특히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당들이 가장 위험하다.
그런 놈들과 얽혔다간 나 같은 엑스트라 따윈 꼼짝없이 세상 하직하고 말겠지.
‘우선 힘부터 키워야 하는 건 변함이 없어.’
일개 도적이나 말단 범죄 조직까지는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을 한 뒤에 계획을 꾸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사에 성공해도 전부 털려 먹는다.
그나저나 힘이라.
‘슬슬 다음 정령을 노려봐도 될 거 같은데.’
내 마나량도 조금씩 늘어서 여유가 생겼다.
정령사의 장점은 그 개인의 역량 내에서 얼마든지 정령과 계약을 하고 다뤄 낼 수 있다는 점.
정령 소환은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문제는 불러내기 위한 수단인데.’
내가 불러내고 싶은 정령이 있다.
가능한 성공 확률을 올리고 싶은데, 아직 그 방법이 퍼뜩 떠오르지 않았다.
‘뭐, 일단은 느긋하게 생각할까.’
서두를 것 없다.
원래는 1년을 두고 볼 생각이 아니었나.
천천히 기회를 엿보자.
그리고 그날 밤 예상치 못하게 기회가 찾아왔다.
갑작스러운 소나기와 함께 마을에 벼락이 내려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