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61)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61화(61/344)
제 61화
67화 흑마법사 공방 토벌 (12)
의뢰 달성금을 먼저 대충 균등하게 나누고 난 뒤.
그다음은 손에 넣은 전리품 중 금화와 은화를 비롯한 현금에 관한 것을 나누기 시작했다.
“비율은 마법사 아가씨와 에일런 자네들 몫을 먼저 떼고 우리는 이 비율에서 각자 나누기로 하지.”
나와 크루세가 각각 반에서 나누고, 나머지 반은 그들의 머릿수대로 나눈다.
그렇게 결론이 나오지만, 불만은 없으리라.
어차피 이 바닥은 실력주의다.
능력이 있는 자, 공로가 큰 자가 더 많은 걸 얻는 건 당연하지.
하물며 희소 직종.
더 강하면 두말할 것도 없다.
“……그 전에 잠시. 조금 전 길드와 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네만.”
분배를 위해 용병들이 금화나 전리품의 수를 세는 작업을 하는 동안 솔란드 씨가 아래에서 나눈 이야기에 대해 말을 꺼냈다.
보고에 관한 일이 아닌가?
그럼 새삼 지금 말을 꺼낼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그러고 보니 조금 이야기가 길어졌었지.
설마 뭔가 문제라도 있나?
“문제라도 있는 것입니까?”
“보고 자체는 별일은 없네만…… 음, 그 뒤 길드 측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
“무슨 이야기입니까?”
“아무래도 영주님 측에서 의뢰를 달성한 자들을 데려왔으면 하는 모양이네.”
……영주가?
아항, 대충 알겠구먼.
흑마법사 토벌 의뢰 같은 고난도 문제를 해결할 정도의 인재니 어떤 자들인지 한번 보고 싶고, 때에 따라서는 끌어들일 생각도 하고 있겠지.
어디든 인재 문제는 골칫거리니까.
원작에서도 몇몇 단역 중에서도 일개 평민이지만 실력으로 눈에 들어 기사나 혹은 가신이 된 일도 흔히 언급된다.
“여, 영주님이 말입니까?”
“상이라도 주시려나.”
“어쩌면 한자리 내줄지도 모르는 거 아닙니까, 그거?!”
다른 용병들도 비슷하게 생각한 것인지, 뭔가 잔뜩 꿈에 부푼 듯 눈을 부릅떴다.
아주 설레발이 보통이 아니시네요.
다만 용병들만이 들떠 있고 크루세 쪽을 힐끗 보니 별 관심은 없어 보이는 느낌이다.
그래, 흥미 없겠지.
그보다 보석 뚫어지겠네요.
나는 잠시 고민해 보다가 질문을 하나 했다.
“그 초대에 응하는 건 강제입니까?”
“묘한 질문을 하는군. 길드 측 말로는 강제성은 없어 보였네만.”
그렇다 해도 거절해 봐야 좋을 건 없겠지.
아니, 거절한다는 발상 자체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리 말하겠습니다.
“저는 불참하도록 하죠.”
오라고? 훗! 그럼 안 가!
청개구리 심보를 발동하여 단번에 거절 의사를 밝혔다.
당연히 솔란드 씨나 용병들은 황당하다는 얼굴을 했다.
“만약 저에 관해 물으면 제 활약은 평범했다고 해 주세요. 그 정도면 됐습니다.”
“에, 에일런?”
영주 앞에서 공로를 논해 봐야 의미 없다.
나는 그것을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절대 그에게 나에 대해서 말하면 안 돼!
“진심인가? 영주님의 초대네! 잘만 하면 높게 평가를 받을지도 모르네만.”
“딱히 그 부분에는 흥미가 없거든요. 무엇보다 전 이곳을 떠날 생각이니까요. 바쁜 몸이기도 하고, 사양할 생각입니다.”
강제성은 없고, 설사 강제성을 나중에 밝힌다 해도 그땐 튀면 그만.
어차피 일개 지방 영주다.
이곳만 벗어나면 문제없다고 본다.
그리고 그 뒤에는 내가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갈 테니 전혀 문제없음!
“초대에는 여러분들이 가 주세요. 여러분들도 훌륭히 활약한 공로가 있으니까요. 부족함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남 앞에 나서는 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거짓말입니다. 아주 좋아합니다. 칭찬받고 싶어요.
그러나 사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금 거기까지 나서면 큰일 나…….’
길드나 혹은 일개 용병들 앞에서 힘을 보이는 것 정도야 다소 문제없다.
그러나 그게 영주…… 말단이라도 귀족이라면 귀찮아진다.
애초에 그가 무슨 소릴 하더라도 응할 생각은 조금도 없지만, 얼굴이라도 마주치면 그의 기억에 내가 남는다.
‘대부분 귀족의 입은 재앙의 근원이고…….’
정령사가 정말로 귀한 능력도 아니지만, 일개 하급 정령사가 흑마법사를 엿 먹일 장래성 높은 인재라고 귀족들끼리의 정보망에라도 오르면 성가시다.
잘못하면 통합회 측에서 데얄 던전 일을 눈치챌 수도 있고.
‘지금은 유명세만은 피해야 해.’
굳이 소설만을 따질 필요도 없다.
현실…… 지구에서도 어설픈 유명세 때문에 죽은 자의 사례는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귀찮을 정도니까.
어설프게 눈에 띄면 최후는 그 무엇보다 잔인하고 비참해진다.
그러니 초대에는 응하지 않는다.
‘뭐, 대신 크루세가 얼굴 비치면 나 따윈 눈에도 안 차겠지.’
다만 당연히 크루세도 내키지 않는다는 얼굴이다.
“정령사가 그렇게 말한다면, 저도…….”
거절할 생각이시군.
귀찮아하는 게 다 드러난다.
저쪽은 나와 달리 정말로 귀찮아한다는 느낌이다.
“크루세 씨, 크루세 씨.”
“예?”
“저야 사정상 거절하는 거지만. 가면 영주님이 뭔가 상이라도 줄지도 모르는데요? 왜 귀족들은 쓸데없이 씀씀이가 좋잖아요. 귀한 선물이라도 줄지 몰라요. ……더 많은 금화라던가요.”
꿀꺽. 누군가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게 누군지는 말하지 않겠다.
“……마침 할 일도 없으니 나쁘지 않겠네요.”
좋아, 쉽게 넘어갔어.
이제 나 하나 빠져도 누구도 나를 찾지 않으리라!
내 존재감은 계속 없을 것이다!
그건 생각하니 조금 슬프기도 하네.
“알겠네. 흠…… 그렇다면 대신 자네 몫을 약간 더 늘리는 게 어떤가?”
“제 몫을요?”
“이대로면 불공평하지.”
아무래도 남의 공로를 가로채는 꼴이 될 것 같으니 찝찝한지 솔란드 씨는 그렇게 제안했고, 다들 반대하는 느낌은 없었다.
용병에게 있어서 이름값은 어떤 의미로는 금전 이상의 가치가 있으니, 내가 그 기회에 불참하는 대신 현물로 메꾸려는 거겠지.
좋은 배려야.
나는 명성보단 그래도 돈이니까.
그들의 인심이 좋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가 괜한 불만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리라.
어쩌면 어딘가 먼 곳에서 나와 다시 만나게 되고, 또 새로운 기회를 얻을지도 모르니까.
그런 의도쯤은 충분히 알기에 나는 사양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이것만으로도 필요로 하는 자금은 거의 충당되겠는데?’
단순히 내 몫의 금화만 해도 약 2,500.
보석이나 다른 전리품을 처분하면 이번 일로 얻은 이득은 어림잡아 금화 6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끽해 봐야 금화 3천에서 3,500 정도로 잡았는데.’
이득이 컸던 것은 흑마법사의 공방에 비치된 자금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이상할 건 없다.
배후가 그 미친 리치라면 납득이 간다.
그는 어지간한 흑마법사 이상의 부를 갖고 있는 모양이니까.
……흑마법사계의 대재벌인 셈.
본인도 가져도 상관없다 했으니 부담 없이 챙기자.
그렇게 모든 마무리 사항에 대한 의논이 끝난 뒤 나는 끝을 알리듯 짝! 손뼉을 쳤다.
“그럼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무사히 돌아와서 한몫 잡게 된 것이 무엇보다 다행입니다.”
“그것만은 동감이네!”
“모두가 무사히 돌아오다니 이보다 기쁜 일은 없지!”
중간에 몇 번이나 아차 싶었지만 다행히 희생자를 내지 않았다.
그것이야말로 크나큰 성과가 아닌가.
라고 적당히 그럴듯하게 말하면서 우리는 이번 탐사를 마무리했다.
68화 돈을 벌러 GO! (1)
흑마법사가 토벌되었다는 소식은 금세 퍼진 모양이다.
영주님이 크게 기뻐하면서 공로자들을 불러 직접 치하했으니 소문이 나지 않을 리 없지.
참여한 자들의 이름이 대놓고 소문으로 퍼졌다.
초대에 불참한 나만 빼고.
‘그럼 그렇지.’
귀족들은 입이 의외로 가볍다.
만약 그가 나를 봤으면 쓸 만한 정령사 용병이 있다는 식으로 소문이 돌았을 테고, 분명 악당들의 귀에도 들어갔겠지.
이건 내 판단이 옳았으리라.
“……하지만 정말로 이걸로 괜찮은 건가, 에일런?”
솔란드 씨가 그 후 있었던 일을 내게 개인적으로 찾아와 가르쳐 주더니 조금 무안한 듯 묻는다.
자신들이 공을 가로챘다고 여기는 건가.
어차피 분배율을 올려 준 시점에서 충분히 값을 치렀다.
“상관없습니다. 말했지만 명성에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흐음…… 정령사라서 그런가, 참으로 겸허하군.”
“아하하하. 글쎄요. 그건 어떨지요.”
정령사랑은 상관도 없고 전 겸허하지도 않답니다.
그저 굵고 길게 살자는 게 이곳에서 제 신조랍니다.
“여튼. 그 뒤에는 별일은 없었네.”
“그거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소식이네요.”
흑마법사의 공방 같은 곳을 다녀온 뒤에 원인 모르게 시름시름 앓거나 혹은 불행이 생기거나 하는 일도 있다.
두말할 것 없이 저주다.
가능한 수상쩍은 아이템은 크루세에게 보여 가면서 주의했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뭐, 조심해야 할 건 저주뿐은 아니겠지만요.”
저주보다 무서운 건 바로 사치다.
큰 이득을 손에 넣으면 금전 감각이 흔들리지.
용병들 중 태반이 큰 이득을 볼 기회를 손에 넣고도 늘 반년도 못 가서 돈에 쪼들려지는 이유기도 하다.
“암, 그거야말로 조심하고 있지…… 일단은.”
자신은 없나 보군.
사실 나도 그건 별로 자신 없다.
나도 지갑이 꽤나 여유로워진 탓인지 쉽게 쉽게 열리니까.
그래도 당분간은 즐겨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슬슬 여기에도 용건은 없을 것 같아.’
이대로 며칠만 더 머물다가 떠나도 될 것 같았다.
먼 길을 또 오가는 건 역시 달갑지 않으나 어쩔 수 없지.
훗날을 위해 지금은 열심히 활동할 때니까.
“에일런 자네, 보아하니 이곳을 떠날 셈인가 보군?”
“전 원래부터 외지인이었으니까요. 때가 되면 가야 하는 법입니다.”
“……그렇군. 정착할 생각은 없는 건가?”
“없습니다!”
이 부분은 단호하다.
내가 머물 곳은 여기가 아니니까.
“그거 아쉽군. 자네와 쭉 알게 되면 왠지 모르게 무언가 계속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뭔가 아쉽구만. 하하하하하하핫.”
“차라리 저보단 크루세 씨를 잡는 게 어떨지요?”
“그 아가씨는 택도 없지!”
보아하니 이미 이야기한 게 아닐까 싶었다.
“단칼에 거절하지 뭔가.”
“이미 이야기했군요.”
참, 어떤 의미로는 대단한 아저씨여.
그보다 아직도 크루세는 이 도시를 떠나지 않은 건가?
뭘 하고 있을지 조금 흥미롭긴 하나 내가 괜히 관여할 필요는 없다.
신경 쓰지 말자.
그것보다 내가 고민해야 할 건 하나.
이제 이 돈을 들고 어디로 가야 하냐는 것이다.
이건 이제 곰곰이 계획을 짜 보자.
* * *
‘일단 오늘은 뻘짓 하지 말고 쉬어 둘까…….’
솔직히 힘들다. 지쳤어.
거기에 앞일을 위한 생각도 정리해야 하고.
오늘은 쉬기로 마음먹은 나는 시장가를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디든 예외는 없겠지만 이곳의 시장가는 다른 곳보다 한층 더 북적거렸다.
“자! 용병 분들! 좋은 물건들이 잔뜩 있습니다!”
그 북적이는 시장가 속에서 상인들이 용병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상품을 열심히 어필하는 모습이 슬쩍 눈에 들어왔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흑마법사 의뢰 때문에 냄새를 맡고 외부인들이, 특히 용병들이 제법 들어왔다.
그들에겐 물건을 팔 만한 호기겠지.
흑마법사는 토벌되었지만 아직 일이 끝난 건 아니다.
그러니 상인들도 목에 핏대를 세워서 필사적으로 팔아 치우고자 하는 거겠지.
“자아! 보십쇼! 용병 분들께 단연코 필요한 물건이라 생각되는 것입니다!”
유난히 시끄러워서 나도 모르게 눈에 들어온 그 상인은 파는 상품일 터인 어떤 가죽 천을 펼쳐 들어 보이고 있다.
“보십쇼. 이 가죽이 매우 튼튼하면서도 또한 어찌나 견고한지 보이시는지요? 이렇게 물을 부어도 가죽 뒤편에는 물 하나 젖어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는 컵에 담긴 물을 펼친 가죽에 붓고는 반대편에 물이 새지 않는다는 것을 과시했다.
아마 텐트나 혹은 우비 등에 쓰는 가죽을 팔고자 하는 거겠지.
용병들은 야영하는 일이 많다 보니 튼튼한 침구나 장비는 필수품이니까.
“이렇게 유용한 가죽이 단돈 은화 다섯 개! 은화 다섯 개!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가지는 기본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