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79)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79화(79/344)
제 79화
88화 마법을 배우자 (2)
그 간단하다는 1서클도 아무것도 모르는 자가 익히려면 빨라도 1년은 걸린다고 읽은 것 같은데.
“첫 단계 목표가 마나 서클이라니, 꽤 갑작스럽네요.”
보나마나 며칠 동안은 이론 수업만 이루어질 거라 생각했다.
“당신이라면 잘하면 며칠 내로 익힐지도 모르니까요. 그렇다면 그것을 먼저 익히는 게 낫겠죠.”
“그게 그렇게 간단한가요?”
“전혀요. 어려워요.”
간단할 리가 없다.
크루세는 정색하며 단언했다.
“하지만 당신의 경우는 그 고생은 중간에 생략할 수 있으니까요.”
“정령…… 때문이군요.”
그 정도는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예. 마법에 막 입문하는 자들이 고생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마나를 자각하는 것이 어렵기에 시간이 걸리는 것뿐이에요.”
근본은 다르지만 이미 마나를 다루는 요령이 몸에 밴 나는 초보 과정을 어느 정도 건너뛰어도 문제는 없나 보다.
이미 마나를 깨닫고 있으니까.
어? 나는 거기서 마음에 걸려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다면 정령사는 강력한 마법사가 될 수 있고, 마법사 또한 강력한 정령사가 될 수 있다는 뜻일 텐데요?”
굳이 정령사니 마법사니 꼭 갈라서 루트를 짜야 할 필요가 있나?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적성, 이론…… 사용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다르니까요. 거기에 당신처럼 마법을 배우겠다고 가르침을 청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어요.”
내가 별종이라는 건 자각하고 있지만, 그녀의 말투로 보아서는 정말로 드문 경우인 모양이다.
하기야 뭐가 아쉬워서 정령 부리는 자가 마법까지 손을 댈 거라 생각할까.
적어도 이곳의 상식에선 이해가 가지 않는 발상일지도 모르지.
그 후 나는 크루세에게 간략한 마법에 필요한 개요를 이것저것 들었다.
대부분은 마법의 기초 이론.
전부 하나하나 들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나 그녀의 말로는 최소한의 자각은 하고 있어야 한다는 모양이다.
지식을 알고 모르고 이전에, 차이를 얼마나 이해하냐는 문제라는 모양이다.
그렇게 이틀 정도를 기초 이론만을 가르치던 크루세는 드디어 내게 기다리던 것을 말했다.
“그럼 슬슬 마나 서클을 생성하는 방법을 가다듬도록 하죠.”
“그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의욕 있게 외치며 나는 그 방법을 가르쳐 주기를 마치 모이를 기다리는 병아리처럼 기다렸다.
“마나를 순환시키는 요령은 가늠하고 있을 거예요. 그렇죠?”
“어느 정도는 감은 잡고 있습니다만.”
나는 일단 마나를 끌어 올려 보였다.
손에 집중하자 적당히 마나가 집중된 기척이 느껴진다.
“이렇게죠?”
그러나 크루세는 그것을 냉정하게 보고는 부족하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보다 정밀하게 조절해야 해요. 마나 서클을 생성한다는 것은, 즉 비유하자면 당신이 가지고 있는 마나를 이용하여 끈을 엮는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마치 새끼줄을 꼬는 것처럼 내 마나를 쏟아 넣어 서클을 생성하고, 완성된 서클을 유지, 회전해야 한다.
“한 번 마나 서클이 성립하면 이후 유지는 관성으로 되지만 그 흐름을 만드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거예요.”
“……어디. 일단 해 보겠습니다.”
쓴 약도 핥아 봐야 쓰다는 걸 아는 법이고, 고생도 해 봐야 아는 법.
나는 일단 그녀가 지시한 대로 마나의 흐름을 조절하고자 했다.
그러나 역시 잘 되지 않는다.
“으…… 으음…….”
단순한 마나의 순환은 되나 그 서클을 생성하기 위해 심장에 집중하여 생성한다는 요령이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애초에 이해가 안 가는데? 마나를 어떻게 심장 부근에 둘러서 서클로 만들어?’
무엇보다 사람 심장에 그딴 짓을 해도 되는 거야?
현대 지구인의 섬세한 감각으로는 두렵기 그지없었다.
“으음…… 으…… 으윽…….”
내가 끙끙거리는 것을 보고 있던 크루세는 무슨 고민을 하는지 잠시 팔짱을 낀 채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에일런, 잠시. 그대로 가만히.”
슬쩍 내 뒤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내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려 하자 그녀의 손이 턱! 내 뒷목을 붙잡아 막는다.
“움직이지 말라고 했잖아요.”
네에. 얌전히 있겠습니다.
“아, 아픈데요?”
“이제부터 더 할 거니까 가만히 계세요.”
네. 그럼 저는 가만…… 잠깐? 지금 뭐라고? 더 아프다고요?!
내가 재차 묻기도 전에 크루세가 갑자기 내 등에 손을 대더니.
“……음.”
가볍게 무언가 힘을 주듯 무언가를 가했다.
무슨 짓이냐고 물을 겨를도 없었다.
나는 단번에 그 위화감을 깨닫고는 이를 악물어야 했다.
“윽?!”
갑자기 전신의 마나의 흐름이 멋대로 요동친다.
마나의 흐름이 멋대로 뒤바뀌는 감각은 솔직히 말해서 조금 전 그녀가 말한 아프다는 느낌과는 비유가 맞지 않다.
육체적인 고통이라기보다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딘가의 고통.
처음에는 이 아가씨가 드디어 나를 죽이려 하는 건가, 싶었다.
“가만히. 계속 가만히.”
그러나 진지하게 일갈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는 나는 애써 참았다.
“이 흐름을 기억하세요. 전부 외우지 않아도 돼요. 어디로 향하고, 어떻게 이어지는지 그것만이라도 상관없으니까요.”
아무래도 그녀는 머리로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위해 직접 내 신체의 마나의 흐름에 간섭하여 강제로 그 방향을 이끌어 내고자 생각하는 것 같았다.
위화감 속에서 나는 간신히 참고 크루세가 시키는 대로 흐름을 기억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렇게 한 바퀴가 끝났다.
“휴우…… 된 겁니까?”
“일단 기억은 하셨으면요. ……다시 할까요?”
“아, 아뇨! 분명히 감 잡았습니다!”
두 번이나 겪고 싶지 않다.
아프다기보단 고되다.
아마 실제 시간은 1분도 되지 않았겠지만 그것만으로도 나는 땀범벅이 되어 녹초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만큼이나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잘도 이런 식으로 지도할 생각을 하셨군요. ……상대의 마나의 흐름을 멋대로 장악하는 거, 위험한 거죠?”
무엇보다 위험하고.
원작에서도 가끔 고문이나 혹은 겉으로 외상없이 암살하고자 할 때 나오는 방법이었지?
전문가의 지도가 아니면 시도하기도 어려운 방법이다.
“네. 그렇긴 하네요. 위험……했으려나요?”
“……크루세 씨?”
“걱정 마세요. 죽을 정도는 아니라고는 확신하니까요. ……실은 아까 조금 아차 싶을 때가 있었지만요.”
아무래도 진짜 위험한 방법이었나 보다.
과격한 건지…… 자신감이 넘치는 건지, 원…….
됐다. 못 들은 척하자. 중요한 건 결과야.
“그리고 다시 감을 못 잡으시면 다시 할 테니까요. 조금 전 그거요.”
“확실히 기억해 두겠습니다.”
이 여자, 은근히 남에게 가르치는 기준이 험악하네.
장래에 정식 제자로 들어갈 사람은 고생깨나 하겠어.
미리 나는 묵념했다.
어쨌든 기억한 걸 빨리 실천해서 확실하게 익히자.
나는 서둘러 조금 전의 감각을 떠올리면서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애썼다.
우선 첫 목표는 마나 서클의 고리를 만드는 것.
그러나 썩 간단하지 않겠지.
아직 마법의 길에 발을 들이는 것조차도 이토록 간단하지 않다.
이 기회를 살리지 않으면 안 되겠지.
그러니 나는 진심으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 * *
수련은 계속되었다.
크루세의 난폭한 지도를 통해서 어느 정도 방향성은 익혔기에 이전처럼 시도도 못 하는 일은 없다.
그렇다 해도 그게 쉬운 것은 아니지만.
어느덧 4일째에 접어들었다.
나는 오늘도 마나 서클을 확립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이론은 계속 듣고 있고, 그녀가 가르쳐 주지 않는 시간에도 틈틈이 그녀가 준 필사본을 확인하면서 기억은 하려 애쓰고 있다.
이론은 딱히 문제는 없으나, 문제는 실기.
가장 첫 단계인 1서클의 고리를 생성하지 못하면 연습이고 뭐고 할 수도 없으니까.
하루라도 빨리 성공하기 위해 나는 틈나는 대로 시도를 했고.
오늘도 실패를 거듭했다.
“젠장…….”
눈을 감은 채 집중하던 나는 곧 혀를 차며 눈을 떴다.
파앗!
제어하던 마나가 원을 그리려던 찰나 그대로 흐름이 풀려 흩어졌다.
이번에도 제대로 고리를 만들지 못했다.
“……이번에야말로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슴 안쪽이 욱신거리는 감각과 실패할 때의 자괴감에 이를 악물었다.
심장을 대놓고 주먹으로 때리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해야겠지.
그야 조절하던 마나가 제어를 잃고 확산되니까 아플 법하지.
“아무리 거듭해도 실패할 때의 이 감각은 익숙해질 거 같지가 않습니다만.”
내가 지친 듯 한숨을 쉬자 크루세가 “그렇겠죠” 하고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물에 3분의 2 이상 희석한 마나 포션을 주었다.
원액은 회복량이 지나치기에 희석해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전부터 생각했는데 실은 이거 위험한 거 아닌가요? 뭔가 실수할 때마다 심장이 쿵쿵 울리는 거 같은데?”
“위험한 거 맞아요. 단, 당신의 경우는 단순히 서클 하나를 새기는 거니 부담이 약한 거예요.”
서클의 증가에 따른 마나의 증폭량은 각 단계마다 비교할 수 없다.
특히 고서클의 경우는 그 차이가 상당하지.
그만큼 실패했을 때의 부담도 크다는 것은 당연할 일.
고서클의 마법사의 경우는 말 그대로 까딱 실수하면 온몸이 산산조각 나도 이상할 게 없다는 모양이다.
뭐, 그 수준이 되면 그만큼 실력도 늘기에 어지간하면 그런 일은 거의 없다고 하지만.
“하지만 에일런 당신이 부담을 갖지는 않아도 돼요. 겨우 1서클이고, 기껏 해 봐야 재수 없으면 심장만 멈추겠죠.”
“……그게 제일 큰일인데요?”
이 여자는 사람이 심장이 멈춰도 산다고 생각하나?
설마 이곳의 상식이 그 정도로 이상해?
이곳의 무식함에 전율했다.
“크루세 씨, 심장 멈추면 사람은 죽어요.”
저는 심장이 멈추면 죽습니다.
내가 진지하게 충고하듯 말하자 무슨 바보 같은 소릴 하냐는 시선이 돌아왔다.
“저도 알아요. 그 정도 사고는 제가 어떻게 대처할 수 있다는 의미예요. 그러니 안심하세요.”
믿으라는 듯이 어깨를 활짝 펴며 자신 있게 말한다.
“그걸 위해 지켜보는 거잖아요? 무엇보다 지금 수련은 어디까지나 제가 있을 때만 시도하는 거고요.”
“…….”
그러나 나는 이미 겪어 봐서 안다.
실은 실패할 때 한 번 그녀가 계속 엄하게 다그쳐서 반쯤 장난기가 돌아 살짝 가슴께를 붙잡고 엄살을 부렸더만.
“윽! 나 죽네!”
이 소리가 나오자마자 그녀의 행동은 신속했다.
바로 그 자리에서 내 가슴팍에 자신의 마나를 담아서 손바닥을 내질렀지.
솔직히 살해당하는 줄 알았다.
나중에 변명하길, 일종의 응급조치라고 한다.
그것도 마탑 교본에 실려 있는 방식이라나.
“……그때는 폭주한 마나가 혈관을 막고 있는 줄 알았으니까요. 이상한 장난을 친 당신이 잘못한 거죠.”
“뭐, 그건 그렇습니다.”
괜한 엄살을 부리는 내가 잘못한 거지.
“어휴! 자! 빨리 회복됐으면 다음 연습을 해요! 시간은 부족해요. 어서 1서클이라도 확립하지 못하면 다음 수업을 할 수도 없으니까요.”
“네~ 네~.”
실은 나도 알고는 있다.
남들은 1년에 걸쳐 간신히 내딛는 과정이다.
그걸 며칠 만에 해내야 하니 당연히 고생할 수밖에 없지.
내가 자초한 고생인 셈이다.
“그럼 바로 다음 시도를 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알고 있어요.”
어쨌든 하루라도 빨리 성공해야 한다.
나는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