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82)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82화(82/344)
제 82화
91화 마법을 배우자 (5)
“일단 자네 요청은 최대한 반영은 한 모양이더군.”
테이블 위에 늘여 놓은 것은 내가 평상시 쓰는 것과 거의 무게가 차이 나지 않을 법한 방어구들이다.
급소를 가려야 하는 부위는 금속을 얇게 펴서 덧대고, 거기에 가죽 자체도 딱 봐도 상당히 두껍고 튼튼하게 무두질이 되어 있다.
‘딱 봐도 품질이 다르네.’
이것에 비교하면 내가 지금까지 입은 장비는 그냥 거적때기였군.
그것만은 한눈에 이해가 되었다.
“금속은 자네가 준 걸 녹여서 혼합해서 쓴 모양일세. 가죽 역시 무두질할 때 그 소재를 이용한 약품을 덧대어 몇 차례 코팅했지. 강도 하나만큼은 보장하지.”
“……어디 한번 확인해 보도록 하죠.”
듣는 것보다, 직접 확인을 해 보는 게 확실하니까.
록스 씨도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어디 얼마든지 시험하라는 듯 자신 있게 지켜보고 있다.
나는 시험 삼아서 그 금속 부분만을 집고 쭉 손으로 눌러 보았다.
지금의 내 근력은 꾸준히 훈련한 B등급 용병의 능력과 맞먹는다.
적어도 20킬로그램짜리 물건은 아무렇지 않게 들고 던질 수 있다.
그런 내가 온 힘을 다해 눌러도 손자국 하나 나지 않는다.
어디, 그럼 좀 더 과격하게.
나는 일부러 그 방어구에 대고 주먹질을 했다.
테이블이 한순간 삐걱거릴 정도로 내리쳤지만.
조금의 구김도 없다.
“놀랍네요…… 제 손바닥보다 얇은 철판이 이렇게나 단단할 줄이야.”
현대 지구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이걸 보면 게거품을 물겠지.
명백하게 물리 법칙에 엿을 먹이는 금속이니까.
그걸 고작 생물 화석 가루 하나 섞었다고 이렇게 강인해질 거라 누가 생각할까.
참, 신비한 동네야.
“그리고 이 장비 말이네만. 음…… 뭐, 일단 그거라도 잠시 입어 보게.”
그는 별도로 놓은 장갑을 가리켰다.
뭐, 사이즈라도 재 보려고 그러나?
나는 별 의문 없이 그것을 착용했고.
“거기에 마나를 흘려 넣게. 자네 정령사라며?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어렵진 않습니다만.”
마법검을 작동시킬 때 요령도 있고 최근 수련으로 마나의 흐름을 제어하는 능력은 꽤 익숙해졌으니까.
내가 그렇게 힘을 불어넣자.
“……오?”
바로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장갑을 낀 손에 기이할 정도로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설마?”
“메온 그 녀석이 조금 솜씨를 부린 모양이더군. 단순히 단단하기만 한 장비뿐은 아니란 뜻이네.”
“한번 이 자리에서 시착해 봐도 되겠죠?”
“물론이네. 어차피 사이즈도 한번 수선해야 하니. 입어 보게나.”
그대로 그가 가져온 방어구로 갈아입고 난 뒤, 사이즈를 한 번 수선하고 나서.
다시 한 번 마나를 흘려보내면서 내 능력치를 직접 확인했다.
<에일런 – 단역 B>
<능력 습득 일람(별도로 개방)>
<체력 : 107(307)>
<민첩 : 34>
<의지 : 40>
<마력 : 240>
<정령력 : 208>
체력, 즉 신체 능력을 의미하는 능력치가 일시적이지만 파격적으로 상승했다.
‘발동 때만 일시적으로 200 정도 추가 상승인가?’
근력, 스태미나, 맷집 모든 것을 나타내는 체력 항목의 수치가 말도 안 되는 폭으로 오른 것이다.
한정적이지만 능력치를 보정해 준다고?
완전히 이거 자가 버프잖아.
과연 그래서 거인의 갑옷인가.
입으면 한정적이긴 해도 강력한 파워를 낼 테니까.
“꼭 아티팩트 같네요? 록스 씨 공방에선 이런 것도 만들었던 겁니까?”
“구체적으로 따지면 메온 그 녀석 말로는 그 소재. 자네가 준 뼈에 깃든 효력이라고 하더군.”
발견한 것은 반쯤은 우연이라고 한다.
“그렇다 해도 그걸 장비로 만들어 살리는 시점에서 이미 심상치가 않은데요?”
그저 튼튼한 방어력만을 원하고 있던 내게는 생각지 못한 이득이다.
말이 금화 7천 5백이지, 이 정도면 정가인 9천은커녕 1만까지 받아도 이상할 게 없다.
“보아하니 만족하는 모양이군.”
“적어도 흠을 잡을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만.”
관리 요령도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
내 성격을 꿰뚫어 본 듯한 맞춤 장비.
처음에는 ‘아무리 비싸 봐야 그 정도로 좋겠어?’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입어 보니 알 것 같다.
‘이제 평범한 장비로는 만족 못 하겠네.’
사치란 무섭다.
이래서 강자들이 오더메이드만 입는구나, 하고 절실하게 실감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음? 또 있습니까?”
“일단 소재 일부가 남았었네. 그걸 이용해서 작은 도구도 추가로 만든 모양이더군.”
록스 씨는 나무 갑에 포장된 물건을 내게 넘겼다.
그 나무 갑을 열자.
안에 웬 단검이 하나 가지런히 놓여 있다.
“단검이네요. 음? 손잡이를 뼈로? 아하, 그 뼈로 만든 거군요.”
“날 역시 자네의 장비와 똑같은 금속을 쓴 걸세. 자네 방어구 같은 능력은 없지만 어지간해선 날이 빠지진 않을 거다.”
적당히 남는 소재로 만든 서비스라는 모양이다.
“그거 참 멋지군요.”
이런 소소한 덤도 때로는 기쁘지.
나는 희번덕거리며 받아 들었다.
그야말로 부족한 것도 없다.
장사도 성과가 순조롭고 유용한 새 장비도 손에 넣었다.
그야말로 더는 바랄 게 없는 최고의 성과나 다름이 없었다.
* * *
돈도 벌고 새 장비도 얻고, 한층 뿌듯해진 날을 보내고 있는 중.
이제 남은 건 마법뿐이다.
다행히 그쪽도 어느 정도 성과는 나오고 있었다.
이미 몇 개의 마법을 암기했고,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음을 크루세 앞에서 보였고 확인했으니까.
1서클에 한해서는 거의 연습만 몇 번 하면 충분히 써 낼 수 있다.
그런 자신감도 붙어 가는 중이었다.
그렇기 때문인가.
오늘 내가 찾아오자 크루세는 평소와 다른 눈빛을 보였다.
뭔가 심상치 않은데.
“에일런, 당신은 이제 어느 정도 연산과 마나의 조절도 익숙해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크루세는 내 상태를 힐끗 살펴보더니 갑자기 이런 말을 꺼냈다.
“외출을 준비해요. 조금 멀리 나갈 테니까요.”
“……네? 수업 안 하나요?”
지금까지 그녀가 가르친 건 거의 이론뿐.
내가 마법을 연습할 때 부족한 흐름을 유도하는 역할이다.
또는 실수할 때 재빨리 뒤통수 후려쳐서 사고를 막는 역할이고.
덕분에 내 뒤통수의 혹이 가라앉을 날이 없다.
전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지.
멀리 나가는 걸 싫어하는 나로서는 이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었다.
“후후후후후. 가끔은 다른 방식으로도 연습해야죠?”
크루세는 어쩐지 묘한 미소를 지었다.
최근에 어렴풋이 눈치챈 건데, 내가 마법을 배우고자 그녀를 이용하는 것처럼 크루세 역시 내게 뭔가 시험하는 느낌이 있었지.
마법사인 이상 그녀도 언젠가 제자를 둔다.
그 예행연습이라도 하려는 건가.
한 번은 묘한 약 같은 것을 가져와서 먹이기까지 했지.
전부 효력은 있으니 불만은 없지만.
아예 이 기회에 죄다 시험해 보자는 느낌이라 찝찝해.
“괜찮아요. 오늘은 약도 안 먹일 거고. 이상한 것도 시키지 않을 거니까요. ……일단은요.”
“뭐, 배우는 처지에서 선택권이 없다는 것쯤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약이든 책이든 채찍이든, 뭐든 가져와라!
시키는 대로 전부 따르죠, 선생님.
“그래서 뭘 시킬 겁니까?”
“슬슬 익숙해진 거 같으니 오늘은 저랑 마법전을 한번 가볍게 해 볼까 하는데요.”
꽃마저도 고개 숙일 듯한 아름다운 미소로 손을 모아 하는 말은.
그야말로 사형 선고네.
“마, 마법전?”
슬슬, 수업을 핑계로 사고로 날 죽일 셈인가.
혹시 내가 뭔가 잘못했나요? 그동안 너무 장난만 쳤습니까?
얼마 전에 과실 잼이라고 속이고 매운 양념을 준 게 실수였습니까?
그냥 수업하다 졸았다고 지팡이로 후려친 것에 대한 소소한 장난인데!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제가 당신도 아니고 그런 심술을 부릴 거라 생각하세요?”
제가 좀 찔리는 게 많거든요.
원래 찔리는 쪽이 제 발 저리기 마련이거든요.
뭐, 농담이고.
스승이 직접 제자를 상대로 마법전으로 실전을 가르치는 건 별로 이상할 게 없다고 한다.
그것이 필요한 과정이라면 군소리할 이유는 없다.
“……그보다 에일런. 그때 그 잼, 그거 역시 고의였군요?”
“아.”
내 입이 방정이지.
나는 서둘러 시선을 피하고 외출 준비나 하는 척했다.
* * *
본격적인 연습을 위해 크루세는 바로 내 뒷덜미를 붙잡고 도시 밖으로 날아갔다.
그대로 우리는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평원에 도착했다.
“여기면 딱히 다소 소동을 벌여도 문제는 없겠네요.”
주변에 달리 방해될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연습에 들어갔다.
“당연하지만 에일런, 정령술은 쓰지 마세요. 오로지 익힌 마법만을 쓰는 거예요. 알겠죠?”
그야 정령술까지 쓰면 마법전 연습의 의미는 없으니 이해한다.
“그렇다 해도 제가 크루세 씨와 마법으로 겨루면 상대가 안 될 텐데요?”
확실하게 1초 만에 질 자신이 있다!
마법전이 아니라 정령술과 온갖 능력까지 총동원하여도 이길 수 없겠지.
“저는 1서클. 그리고 에일런 당신과 동등한 마력량으로만 상대해 줄 거예요.”
“흐음.”
“후훗. 그럼 해 볼만 하겠죠?”
글쎄 그건 어떨까.
나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 크루세를 보면서 확신하고 있다.
쉬울 리 없겠지.
그대로 우리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실전 연습에 들어갔다.
“우선 에일런 당신이, 먼저 쓰세요.”
“양보해 주신다면야 기꺼이.”
나는 그대로 1서클 마법, 파이어볼트의 영창에 들어가고 어렵지 않게 완성했다.
내 손에 작은 불덩이가 맺히더니 그대로 날아갔다.
그러나 그것을 보고 크루세는 고개를 젓는다.
“……아직 느려요. 그리고 영창하는 순간 대놓고 멈췄잖아요. 그래서는 고블린도 맞지 않을 거예요.”
크루세는 지적하면서 내가 쏜 불덩이를 같은 마법으로 받아치기 위해 쏘아 냈다.
대놓고 무영창에, 그것도 한 번에 두 발이 날아온다.
“2연사? 잠깐 그거 치사! 칵?!”
바로 불덩이에 얻어맞아 나뒹구는 나.
혹시 몰라 거인의 갑옷도 챙겨 입고 있고 훈련을 위해 다소의 화상 정도는 각오했지만 아무렇지 않다.
명중하는 순간 그녀가 불꽃을 흩트려 위력을 줄인 것이다.
“뭔가 치사하지 않습니까? 같은 마력량만 쓴다고…….”
“총 마력량은 같아요. 영창 속도는…… 조금 다르겠지만요.”
“로딩 속도 차이가 조금이 아닌데요!”
저쪽이 SSD라면 이쪽은 평범한 하드디스크다.
그야 완전히 똑같이 어울려 주면 연습이 될 리는 없겠지.
당연하다면 당연한 차이다.
“어쨌든! 온갖 방법으로 공격할 테니 대처하세요!”
바로 크루세는 똑같은 마법을 마구잡이로 영창해 날려 대기 시작한다.
봐주는 것 따윈 없다.
“영창은 피하면서 하세요. 잠시라도 발이 멈추면 맞을 테니까요.”
“으아아아아아악! 자, 잠깐만요! 봐준다면서요! 봐준다며!”
외치면서 나는 잠시도 발을 땅에 붙일 새 없이 뛰어다녀야 했다.
마치 총탄 속에서 뛰어다니는 기분이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화염탄은 정확히 내가 발을 멈출 때마다 발등에 떨어진다.
‘쉬게 둘 마음이 없네.’
일부러 멈추지 않게끔 유도할 셈인가.
애초에 난처한 상황 속에서 마법을 쓰게 하려는 게 목표일 테니까.
할 수 없이 나는 뛰면서 마법을 영창했다.
“……아, 켁!”
젠장! 영창 꼬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실패.
모처럼 생성된 화염탄이 흩어졌다.
지금까지 가만히 서 있거나 정좌한 채로만 연습했기에 혼란스러운 상황에선 마나의 흐름이 조절이 되지 않는다.
‘영향력으로 재능을 얻어도. 실전에선 내가 제대로 활용을 못 하는 거구나.’
어디까지나 실전 감각의 문제다.
정령술이라면 뛰어다니든, 물구나무를 서든, 잠을 자든 정령이 알아서 마나를 뽑아내 현상을 일으키지만.
마법은 내가 전부 그 과정을 감당해야 하니까.
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모처럼 익힌 기술을 써먹을 수 없다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