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84)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84화(84/344)
제 84화
93화 마법을 배우자 (7)
마법 수련은 계속하면서 나는 바로 다음 단계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영향력으로 얻은 능력들의 보조로 서클의 확립도 빨랐으니 바로 다음 스텝을 밟아야겠지.
‘이번에 필요한 건 대폭적인 마나.’
이제 마력량을 대폭적으로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서클을 확립시키기 위해 연습하는 동안은 마나를 제어하는 감각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에 대폭적인 마나 보유량을 상승시킬 만한 요인은 가급적 피해야 했다.
마나 보유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다시 힘을 조절하는 감각을 다듬어야 하니까.
하지만 확립에 성공했으니 이젠 기다릴 필요 없지.
“……크후후후후후. 이번에야말로 이걸 쓰는 거야.”
나는 감개무량한 기분을 느끼며 가방에 고이 모셔 둔 그것을 꺼냈다.
병 안에 희멀건 액체 속에 든 검은빛을 발하는 광석.
마족의 정수.
“드디어 요 녀석을 써먹을 때가 왔군…….”
이 녀석을 드디어 상급 마력 비약으로 만들 때가 왔다.
운 좋게 얻었던 희귀한 소재지만 이것을 쓰기에는 나머지 재료를 구하기가 꽤나 어려웠지.
돈도 문제였고.
그건 해결이 되었다.
거기에 필레로스 상회의 약재 공방에서 쓰는 재료 중에는 제법 쓸 만한 것들도 다수 존재했다.
내 부탁으로 조금이나마 필요한 재료를 양도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상급 비약을 만들 준비를 했고, 얼마 전부터 기초 작업에 들어가던 참이다.
‘가공이 제법 까다로운 게 문제지만 슬슬 완성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어.’
병을 내려다보며 나는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현재 마족의 정수는 상급 마력 비약으로 만들기 위해 특수한 약재에 담가 가공 처리에 들어간 상태다.
날것으로는 쓸 수 없으니까.
‘원작 레시피대로면 그 상태로 일주일 정도 담가 놓으면…… 그다음에는…….’
내가 약재를 섞는 막대기를 꺼내 병을 열고 그 안에 둥둥 떠다니는 정수를 툭툭 휘젓듯 건드렸다.
그러자 마치 물에 불린 스티로폼처럼 쉽게 바스러지며 녹는 게 아닌가.
‘응. 잘 녹아들었네.’
이대로 완전히 가루도 남기지 않고 녹여 버리고 나서 나머지 조제 작업에 들어가면 된다.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완성은 가능하겠네.’
그대로 나는 정수를 전부 약물에 녹여 버리고 난 뒤 마력 비약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이전에 포션 대량 생산에 썼던 공방을 빌려 필요한 공정을 거치고, 닷새에 걸쳐서 작업을 나눠 가공을 한 결과.
“……드디어 됐다!”
수면 부족으로 약간 퀭한 눈으로 나는 완성된 약을 보며 히죽거렸다.
완성된 약병에 담긴 보랏빛의 액체.
“아주 잘 배어 나왔군.”
이것은 틀림없이 상급 마력의 비약이 틀림없다.
‘효능은 아마 제대로 발휘될 거야…… 아마도’
9할의 확신이 있으면 나머지 1할은 혹시나 싶을 수밖에 없다.
레시피는 원작을 근거로 해 봤지만 실제로 만들어 보는 건 처음이고 재료도 넉넉하지 않아 동물 같은 것을 상대로 시험해 볼 양도 없다.
간신히 완성한 양이 겨우 한 병을 채울 정도.
이래서야 나 혼자 먹으면 끝이지.
‘……일단 마셔 볼 수밖에 없나.’
내 손재주와 머릿속에 박혀 있는 원작을 믿어 보자.
나는 침을 삼키고는 그대로 약병을 들이켰다.
어차피 실패해 봐야 지금의 나라면 배탈밖에 나지 않을 것이다.
해독 아티팩트도 제대로 몸에 걸친 상태라는 것도 확인해 두었고.
‘맛은…… 윽. 내가 만들었지만 참, 거지같네.’
더럽게 맛없네.
귀한 약이다.
혹시라도 토해 버리면 언제 또 재료를 손에 넣을 지 기약할 수 없으니까.
나는 간신히 뱃속까지 처넣은 비약의 효과를 퍼트리기 위해 명상에 들어갔다.
드디어 약효가 퍼지며 본격적인 혜택을 보기 시작했다.
몸 안에 무언가 쇳덩이가 쌓였다가 녹아나는 느낌.
그리고 무언가가 늘어난다.
내 몸속에 축적된 마나의 한계치가 대폭적으로 증가하는 기분이 들었다.
‘어디…….’
<에일런 – 단역 B>
<능력 습득 일람(별도로 개방)>
<체력 : 107>
<민첩 : 34>
<의지 : 40>
<마력 : 410>
<정령력 : 258>
확인해 보니 역시 상급 비약.
마력량이 무시무시하게 늘었네.
정령력까지 꽤 늘어난 건 보너스인가.
‘그나저나 나는 무슨 걸어 다니는 마력 창고라도 되고 싶은 건가…….’
어느샌가 내가 발전 방향을 마나와 정령력 위주로 잡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어쩔 수 없지.
비슷한 경지에 달한 자들과 비교하면 나는 싸움을 못 하니까.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마력량을 늘려서 정령술이든 마법이든 능력이든, 물량으로 퍼붓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화력 만세.
위력이 약하면 탄막으로 승부하라.
어지간하면 탄환이 마르지 않는 걸어 다니는 포대를 목표로 하는 게 가장 안전하고 이상적이지.
‘그 점에서 비약 하나 더 있으면 바랄 게 없긴 한데.’
하나 더 원하는 건 지나친 욕심이지.
원래는 주인공 셀베스터가 다른 이유로 만들어야 했던 약이니까.
효력이 다른 비약보다 뛰어난 건 당연한 일인가.
‘후후후후후. 어쨌든 이걸로 더욱 강해졌으니.’
이번에야말로 크루세를 놀라게 할 수 있으리라.
나는 히죽거리면서 내일을 기대하기 위해 우선 감각을 새로이 다시 잡기 위해 명상하기 시작했다.
슬슬 마법의 기초 수련도 그 끝이 다가온다.
* * *
추가로 시간이 흐르고.
마법의 연습도 크루세가 말하는 ‘기초’에 한해서는 충분한 기틀을 다져 가고 있다.
영향력으로 얻어 둔 마법과 관련된 재능들 덕에 내가 생각해도 성취도는 보통 빠른 게 아닐 것이다.
그 결과, 단기간에 또 하나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두 번째 마나 서클의 확립.
즉, 2서클에 도달한 것이다.
“……휴우, 익숙해져서 그런가. 지난번보다는 어떻게 잘되었습니다.”
두 번째 서클이 안정되었음을 확신하고 내가 싱긋 웃으며 크루세에게 어떠냐는 듯이 곁눈질하자.
“…….”
크루세는 말이 없다.
말은 하지 않아도 이번에는 제법 놀란 티가 은근히 느껴졌다.
그야 처음 마나 서클을 만들고 나서 거의 한 달 남짓 만에 두 번째 서클을 만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이건 말이 안 되겠지.
이미 그녀의 눈이 반쯤 ‘재능이 뭐라고요?’라면서 묻고 있는 거 같다.
아니, 정말로 재능은 없어요. 재능은 말이죠.
일단은 적당히 둘러댈까?
“이야~ 이게 다 크루세 씨가 제대로 가르쳐 주셔서 이룬 성과가 아닙니까.”
“그런…… 걸까요?”
본인도 긴가민가하는 눈치다.
일단은 미리 우겨 두는 게 좋겠지.
나는 크루세를 마구 칭찬하면서 얼버무렸다.
‘딱히 양심에 찔리는 방법을 쓴 것도 아니니까.’
비결은 노력과 영향력을 이용한 꼼수, 그리고 어디까지나 기초 단계이니 이룰 수 있는 빠른 성장이다.
쓸 수 있는 걸 쓰는 게 뭐가 나쁘냐.
어차피 입문 레벨이라고 할 수 있는 2서클까지는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되지만, 그다음에는 같은 방식으로는 택도 없겠지.
“어쨌든 2서클에 도달한 것을 축하드려요, 에일런.”
잠시 생각의 정리가 끝난 크루세는 짝짝짝, 짧게 박수를 치고는.
“그럼 이제 2서클의 이론을 외우셔야겠네요.”
또다시 두꺼운 책들을 한아름 안고 내게 떠밀었다.
“와, 와아…….”
나는 두 팔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책들의 무게를 느끼며 떨떠름하게 입가를 경련했다.
새로 서클을 익혔다?
그렇다면 새로운 암기 지옥이 시작되는 거군요.
그보다 바로 책을 가져오다니, 얼마나 준비성이 좋은 거람.
* * *
마법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어언 석 달째가 되어 간다.
2서클에 도달하고 난 뒤에는 이론에 관한 수업보다는 실전의 연습의 비중이 늘었다.
거의 3일에 한 번 꼴로 크루세는 나를 끌고 나가 마법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가르쳤다.
“그럼 에일런, 준비는 되셨나요?”
여유롭게 기다리는 크루세에게 나는 마음의 준비를 바짝 한 채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시작하겠다는 말도 없이, 훈련의 신호는 피부가 살짝 저릿한 듯 만 듯 희미한 감각.
크루세가 발하는 마력의 신호다.
숙련된 마법사는 어지간히 큰 마법이 아닌 한 자신의 마력의 패턴 또한 위장하고 있으니까.
‘지금의 신호도 일부러 낸 것.’
어디까지나 그녀가 말한 ‘기초’에 한해서 감지할 수 있도록 봐준 레벨이다.
본래라면 내가 읽을 수도 없겠지.
미리 전조를 읽고 마법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발동할지를 알라는 의미.
‘여긴가!’
그 신호에 따라 내가 뒤로 내달리자 바로 발아래가 펑! 폭발했다.
2서클 마법 에어 마인.
그녀가 깔아 둔 풍압의 지뢰가 발을 떼자마자 터진 것이다.
‘이젠 대놓고 봐주는 게 없구만!’
얼마 전의 나라면 바로 저 충격에 휩쓸려서 뻗어 버렸겠지.
실제로도 그녀와 마법전을 연습하면서 몇 번이나 정신 줄을 놓았던 걸 생각하면 농담이 아니다.
그렇다 해도 계속 당하면 말도 안 되지.
‘자고로 사람은 발전해야 하는 법이니까.’
나는 필요한 최소한의 주문을 영창하며 필요한 마법을 발동했다.
“윈드.”
가장 간단한 1서클 마법 중 하나.
바람을 이용해 몸을 떠밀듯 가속하며 도망친다.
영창 속도가 가장 짧은 편인 마법이기에 이렇게 써먹으면 회피 용도로는 나쁘지 않다.
“흐음~ 최소한의 마법으로 여력을 아끼려는 건가요? ……그래도 아직 멀었어요.”
크루세가 지팡이를 흔들자 이번에는 머리 위에 다섯 개가 넘는 화염의 창이 출현.
3서클 화염 마법 플레임 랜스.
“이건 어떨까요?”
‘대놓고 3서클…… 이 아가씨, 이젠 진짜 가차 없네.’
나는 화염의 창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식겁하면서 더욱 힘껏 내달렸다.
최근 크루세는 점차 훈련의 단계를 늘렸다.
나를 상대로 사용하는 마법을 2서클까지 사용하고, 그다음 내가 2서클에 도달하고 나니 3서클까지 허들을 높였다.
지나친 게 아닌가 물어보니 그녀는 이리 말했었다.
‘만약 당신이 실제로 마법사와 싸우게 된다면 보통은 최소 이 정도 수준일 테니까요. 익숙해지세요.’
익숙해지기만 하면 다인가.
“자, 갈게요.”
낙하하기 시작하는 화염의 창날이 지면에 착탄 할 때마다 사정없이 불꽃을 퍼트리며 내가 도망칠 루트를 순서대로 불태워 차단한다.
그 화염 속을 마찬가지로 마법을 이용하여 어떻게든 돌파.
‘역시 빡세네…….’
어떻게든 빠져나오고 반격을 노리지만 그것도 실은 아슬아슬하다.
조금만 방심해도 그녀의 마법에 휩쓸려 기절하겠지.
‘정말 이거, 마법 기초 훈련 맞긴 한 거야?’
의문은 요전부터 들었다.
크루세의 태도로 봐서는 절대 그녀가 말하는 기초 과정을 훨씬 오버한 건 사실이다.
마치 ‘이번엔 이 정도는 버티겠죠?’ 하는 식으로 계속 시험하는 느낌인데.
아무래도 그녀 나름대로 생각은 있는 거 같은데.
내게 해가 없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만큼 숙달되어 가는 것도 사실이고.
‘어쨌든 빨리 강해지려면 고생스럽다 해도 필요한 일이니까.’
내가 다시 집중하는 사이, 이번에는 사방에서 얼음의 칼날이 펼쳐지며 나를 포위한다.
3서클, 아이시클 엣지.
‘이번엔 저거에 대처하라는 건가.’
이미 발동한 마법에 포위당했을 경우인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무심코 정령술을 쓸 뻔했지만 간신히 자중했다.
‘이걸 마법만으로 대처하려면. 한번 그걸 해 볼 수밖에 없겠군. 그럼 그 능력이 필요한가.’
한 손만으로 익숙하게 상태창을 끌어 내려 능력을 입력하기 위한 창을 연다.
자판 입력에 숙달된 현대 지구인의 감각 만세!
<고속 영창술>
이놈을 얻자.
<능력 ‘고속 영창술’을 획득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 21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3pt>
포인트를 소모하여 영창의 속도와 성공률을 비약적으로 올려 주는 자질을 얻었다.
‘가능한 무영창 같은 편리한 걸 얻고 싶지만 그건 포인트 소모가 크겠지. 일단 이걸로 만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