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85)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85화(85/344)
제 85화
94화 마법을 배우자 (8)
그대로 습득 완료.
원하는 능력이 내게 정착하는 감각을 맛보며 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이쪽을 뚫어 주죠! 파이어 볼!”
2서클 화염 마법, 파이어 볼을 영창.
능력의 습득 효과로 본래라면 5초는 걸리는 과정을 단, 1초 남짓 만에 축약 성공!
그대로 화염구를 완성시켜 전방에 던지며, 또 하나의 주문을 순서대로 최고 속도로 끌어 올려 영창했다.
이젠 연속으로 영창 하는 것도 성공률이 높아졌으니까!
“에어 마인!”
처음 크루세가 내게 썼던 마법, 파이어 볼의 궤도 앞에 대량의 공기를 머금은 기뢰가 떠오르며 그대로 명중.
파이어 볼의 불길이 심상치 않은 기세로 확산되며 전방의 얼음의 칼날을 집어삼킨다.
그대로 녹아 버린 얼음의 칼날을 부수고 빠져나왔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크루세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파이어 볼만으로는 화력이 부족하니 추가로 가둬 둔 공기를 터트려 확산시키는 건가요?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터득하셨네요.”
“몇 날 며칠을 책을 두고 외워 댔으니까요! 그리고 정령술로도 비슷한 짓을 자주 했거든요!”
주입식 교육이라면 질리도록 겪어 온 수험생을 얕보지 마시라.
외우고 그걸 토대로 암기하여 어떻게든 실천하는 건 자신이 있다.
“그보다 갑자기 영창 속도가 빨라진 거 같은데?”
“연습했으니까요!”
“연습…….”
“연습했으니까요!”
“그런 셈 쳐 두죠.”
연습은 위대하다!
이렇게 둘러대면 아무 말도 못 하니까.
실제로 내가 최근에 한가한 시간을 주체 못 해서 거의 온종일 연습만을 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갑작스러운 실력의 상승을 의심하진 않는다.
“그리고 응용법을 떠올리면 마법을 이런 식으로도 쓰겠죠!”
이번에는 내가 술수를 펼칠 때다.
“클라우드 월.”
끌어 올린 마나가 변화하며 구름의 벽이 형성.
나와 크루세의 주변을 확산되는 구름이 집어삼켰다.
“2서클 클라우드 월…… 원래는 다수의 전투 때 보조 마법으로 쓰는 거일 텐데요.”
크루세의 말대로 그저 일정 범위에 짙은 구름을 쳐서 모습을 가리는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까.
마법전보다는 다수의 전투에서 아군의 모습을 가려 지원해 주는 용도에 적합하다.
“그걸로 숨을 셈인가요? ……확실히 구름의 입자에는 마나를 내포하고 있죠. 이용하면 당신의 마나를 숨길 수는 있겠군요.”
“그것뿐이라면 말이죠.”
당연히 그것만 노릴 리는 없다.
첫 번째 목적은 크루세의 마법 공격을 잠시라도 멎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두 번째는 당연히 허를 찌르기 위해서.
그걸 위해 필요한 두 번째 수단.
“포이즌 포그.”
“……네?”
내가 외운 영창을 확인한 크루세의 약간 당혹해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어째서?!”
“독과 구름의 마법은 잘 섞이거든요.”
마법을 연습하며 나도 나름 이것저것 시험해 봤지.
그 결과 두 가지 마법이 잘 어울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독의 안개와 구름의 입자는 잘 섞여 퍼진다는 것 알았지.
“윽! 에일런?! 진짜!”
크루세는 약간 질색하는 목소리를 내며 뒤로 움직였다.
하위 마법의 독이야 그녀에겐 통하지 않을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시할 기분이 들진 않겠지.
심리적으로 피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무엇보다 그녀는 어디까지나 3서클 마법사를 기준으로 행동하기에 가만히 있으면 룰에 어긋나니까.
한편 나는 해독 아티팩트를 지니고 있기에 효과는 없다.
그리고!
크루세가 구름 속에서 벗어나는 순간 나 역시 바로 그녀의 옆에서 튀어나왔다.
아차 하는 눈동자와 마주쳤다.
“노린 건 바로 이겁니다! 라이트닝 볼트!”
독과 구름에 신경이 쓰여 한눈을 판 크루세에게 전격의 탄환을 생성하여 날렸다.
정령술에 비하면야 위력은 크지 않지만 평범한 사람에게 맞는다면 충분히 위험한 위력이다.
“……에잇.”
그것을 크루세는 살짝 지팡이만 내밀어 막았다.
마법이 전부 흩어지며 사라졌다.
디스펠이다.
나는 그대로 엉거주춤하게 멈춘 채 혀를 찼다.
“……디스펠. 치사하시네요. 좀 분위기 파악해 주시고 맞아 주면 덧나나요.”
하다못해 아픈 척이라도 하시든가.
내가 그동안 얻어터진 게 몇 번인데 한 번을 안 당해 주나요.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거든요……. 하긴, 3서클 마법사면 타격을 허용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크루세는 조금 전 마법이 날아온 타이밍과 위력, 그리고 내 행동을 차근차근 검산하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면 적어도 3~4서클 마법사가 상대라도 어떻게든 싸워 볼 수 있으실 거라고 생각되네요.”
“……휴우.”
그 사실에 나는 한시름 놓았다.
여전히 기준이 엄하다.
실제로는 내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면 4서클 마법사의 수준까지 능히 감당할 수 있을 텐데.
크루세는 “여기까지 해 둘까요”라고 말하고는 오늘의 연습의 종료를 선언했다.
“그건 그렇고…… 다른 마법은 둘째 치고 참 요상한 것만 숙달이 빠르던데요.”
내가 쓴 마법들을 다시 떠올려 보던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용 방법은 둘째 치고 독과 구름이라니. 보통은 그것부터 익히는 사람은 없을 텐데요.”
“실제로는 어지간한 속성 마법은 제가 쓸 일이 없으니까요. 없는 것부터 우선순위로 습득했습니다만.”
가능한 내가 못하는 걸 위주로 익힌 결과다.
“하긴…… 일리는 있어요.”
이해하는 듯 크루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짝, 박수를 쳤다.
“이걸로 제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기초’는 전부 가르쳐 주었다고 생각해요.”
사실상 훈련의 종료 선언.
오늘의 훈련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처음 거래로 약속한 크루세가 나에게 마법의 기초 능력을 다져 주겠다는 약속 자체를 뜻하는 것이다.
‘사실…… 기초 그 이상을 가르쳐 준 거 같은데.’
그녀는 다른 말은 안 했지만 눈치는 챌 수밖에 없지.
하긴, 그 점을 굳이 말하는 것도 멋없는 짓이다.
* * *
예정보다 조금 이르게 도시로 돌아온 우리들은 우선 밥이나 먹으면서 앞으로의 일을 논하기로 했다.
“당연히 식사는 제가 사도록 하죠.”
뭐, 그간의 고마움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호의 축에도 끼지 못하지.
크루세도 선뜻 응했다.
다행히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식사는 다른 도시에 비하면 맛은 나쁘지 않다.
여기저기서 배가 들어오고 타국의 사람들도 드나드는 곳이다 보니 자연스레 그들의 입맛을 맞추려면 그만큼의 솜씨가 돼야 하기 때문이리라.
이전에 로웰에게 추천을 들은 가게로 가서 식사를 하며 향후의 일을 논했다.
“조금 전 말했다시피 더는 제가 가르쳐 드릴 건 없어요. ……어디까지나 기초에 한해서지만요.”
“아직 고작 석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만.”
“당신의 습득 속도가 빠른 건 사실이에요. 정말로 잘해 주셨어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은 칭찬을 입에 담는 크루세였다.
그 말은 정말로 기초에 한해서는 더는 가르치고 자시고 할 게 없다는 뜻이겠지.
“만약 당신이 그 이상의 마법을 파고들고 싶다 해도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어요. 자료도…… 장소도, 여러 가지로요. 당신은 단기간에 그 정도 수준에 도달하신 거예요.”
단순히 길바닥 수련으로는 강해질 수 없는 데까지 왔다는 뜻이다.
“과연…… 그럼 만약에 그 이상의 경지에 도달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 참, 보통은 스승에게 그렇게 말하면 그 자리에서 건방지다고 지팡이로 정강이를 맞을 거예요.”
농담 삼아 때려도 된다고 하면 진짜 때릴 거 같아서 나는 어깨만 으쓱였다.
“제가 좀 속물적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속물적이고 뻔뻔한 제자에게 조언 하나 더 해 주시면 어떤지요?”
귀엽지는 않지만 귀엽게 여겨 주소서.
내 말에 크루세는 이젠 이런 태도도 익숙하다는 듯 옅게 웃어넘기며 잠시 입을 다물었다.
뭔가 생각하는 듯싶다.
“……그렇다면 당신의 길은 크게 세 가지 중 하나예요. 먼저.”
“먼저.”
“마탑에 입문하시는 거죠.”
……뭘까, 순간 왜 내 귀에 지구에서 주말마다 ‘교회 다니세요’라고 문을 두들기는 아가씨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리지?
포교냐.
“포교입니까?”
“끝까지 들으세요, 에일런. 개인적인 권유라기보다는 방법 중 하나예요.”
“농담입니다. 하기야, 확실히 마법을 배우려면 마탑 만한 곳도 없겠군요.”
그곳이라면 자료도, 노하우도, 그리고 라이벌도 잔뜩 있을 테니 마법 능력을 성취하는 데는 그만한 곳도 없다.
하지만 마탑은 나는 결코 고려치 않는다.
단순히 싫고, 좋고를 떠나서.
“저랑 탑은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잠깐? 빈말로라도 아니라고 해 주면 덧나나요?”
“그럼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에일런, 당신 스스로 생각해 보세요.”
“뭐, 체질상 안 맞긴 합니다.”
그녀의 말대로 나라는 놈은 마탑 같은 환경과 맞지 않는다.
“거기에 탑은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아니잖습니까.”
한 번 들어가면 끝은 아니다.
조건에 따라 언젠가 탑에서 나올 수도 있다.
문제는 입문하면 그곳에서 못해도 10년은 머물러야겠지.
‘거기에 청탑 같은 곳에 들어가면 잘못하면 마법사끼리 정치질에 허송세월 낭비할 수 있고.’
무엇보다 내가 생각하는 우아한 삶과는 거리가 먼 곳이다.
“그럼 두 번째 방법은요?”
“독학하는 거죠.”
“……의외로 별거 없네요. 그보다, 그게 방법인가요?”
“마법의 기본은 스스로 행하는 연구예요. 스스로 쌓아 가는 것밖에 길은 없어요.”
기본적으로 마나 서클의 상승이야 수련을 거듭한다면 언젠가 이룬다.
시간은 걸리더라도 독학으로 어떻게든 될 가능성은 있다고 크루세는 그리 말했다.
일단 내가 선택할 길은 기본적으로는 두 번째겠지.
“그럼 세 번째는.”
“두 번째의 연장 개념이지만…… 에일런, 당신이 직접 찾아다니시는 거예요.”
“……음? 무엇을?”
“던전, 혹은 미답사 지역 같은 곳에는 아직 마탑에서도 관리에 들어가지 못한 마도서가 있을 수 있어요. 마법으로 강해지고 싶다면 그것을 손에 넣으세요.”
마도서…….
그러고 보니 그게 있었지, 참.
설정상 옛 시대의 강력한 마법 이론을 봉인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손에 넣기만 해도 강력한 마력 또는 놀라운 수준의 비술들을 터득할 수 있다지.
주인공 역시 자신의 실력 상승을 위해 마도서 몇 개를 손에 넣는 에피소드가 있기에 떠올릴 수 있었다.
“제가 마도서를 손에 넣어도 감당할 수 있을까요?”
“저는 탑에서 관리하는 마도서를 몇 가지 보았어요.”
“그거 대단하시네요.”
마탑에서도 마도서를 열람할 수 있는 자는 상위 몇 명밖에 되지 않는다.
충분히 굉장한 것이다.
“분명 시간을 들이면 어떻게든 돼요. ……아마 에일런 당신이라면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어? 진짜요.”
“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의외의 고평가라 조금 놀랐다.
“마도서는 잘못 건드리면 저주나 해를 입는다는 소문이 있습니다만.”
“절대 그럴 리는 없어요. 잘못된 편견이에요.”
크루세는 단언했다.
뭐, 나도 안다.
마도서의 설정 자체는 원작에서 언급되었으니까.
다만 확인 차 물어봤을 뿐.
한 번은 설정이 내가 아는 게 맞는지 검증 비교가 필요하니까.
“무엇보다 당신이 그걸 손에 넣을 정도로 성장한다면 충분히 그 힘을 감당할 수 있겠죠.”
“그거 순서가 반대가 아닙니까?”
강력한 힘을 손에 넣고 싶어서 노력했더니 어느샌가 내가 더 강해져 있네, 같은 케이스잖아요.
웃을 수 없는 게 정말로 그런 경우가 있다.
하기야 나는 해당하지 않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재능의 폭발! 같은 케이스니까.
‘어쨌든 마도서라.’
그것도 언젠가 선택할 계획에 넣어 두자.
당장 지금은 손에 넣긴 힘들더라도 고려해야겠지.
“그 외에도 찾아보면 방법은 있을 거예요.”
“예를 들면 제가 당신을 따라가든가요?”
나는 슬쩍 말을 꺼냈다.
반쯤은 농담이다.
이른바 막 꺼내 보는 말.
보나마나 크루세는 어이없어하면서 한바탕 잔소리를 퍼붓겠지.
그러나 이번만큼은 크루세는 진지하게 고개를 기울이며 고려하는 게 아닌가.
“……으음, 그 방법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