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87)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87화(87/344)
제 87화
96화 마법을 배우자 (10)
“에일런 씨에게만 말씀드리죠.”
“예. 뭐, 입은 무겁습니다.”
“칼루온 상회가 제국에 판 것은 식량이라고 합니다.”
“식량? 더 말이 안 되는군요. 제국에서 가장 풍부한 게 현재 식량일 텐데?”
“실제 항구 측 담당자의 기록에는 그렇게 신고되어 있고 달리 이의는 제기된 적은 없습니다.”
다만 로웰은 말을 이었다.
“그렇기에 저흰 조사를 하지 않은 겁니다. 안다는 것의 두려움을 잘 아니까요.”
“……알아봐야 좋을 건 없다는 거군요.”
이해했다.
이곳의 영주 측은 노골적으로 입을 다물고 있다.
명백하게 신고 장부를 날조한 게 분명한데도 누구도 건드리지 않는다.
“영주가 입을 다무는 건 단순히 제국이 두려워서는 아닙니다. 이런 경우는 압박은 내부에서 가해지죠.”
“……칼루온 상회의 출자자는?”
“평범합니다. 듣기로는 ‘엘스토’라는 사내인 모양입니다만.”
거기까지 듣고 나서야 나는 칼루온 상회의 뒷배가 누구일지 짐작했다.
‘보나마나 루펠 공작이겠네.’
셀바스 왕국의 유력 귀족이자 비밀 조직 통합회의 간부.
엘스토는 루펠 공작이 뒷공작을 쓸 때 사용하는 가명이니까.
원작을 읽었기에 나만이 알 수 있는 요소다.
‘그렇다는 건 4권의 영지전은 포렐로스 제국 황실뿐 아니라 루펠 공작…… 즉, 놈의 근본이 되는 비밀 조직이 개입하고 있는 거네?’
가능성은 높다.
충분히 그럴 동기도 있고.
‘그 노인네. 던전에, 왕국 쿠데타에, 타국의 전쟁까지 조장하고 참으로 바쁘시구만.’
올해의 근면 대상은 그들에게 줘야 하는 게 아닐까.
어째 나보다 일을 많이 하네?
역시 악당은 부지런하다. 본받아야 해.
그럼 루펠은 대체 무엇을 제국에 보내 주려 한 걸까.
애초에 셀바스 왕국에서 제공해 줄 만한 게 있을 리 없다.
셀바스 왕국이 약소국까진 아니나 제국은 몇 배나 더 강대하다.
8대 검으로 불리는 간판급 오러 마스터에 황실 마법병단.
거기에 온갖 아이템과 비술들을 연구하는 비밀 공방까지.
그밖에도 다양한 힘을 보유하고 있지.
원작 초반 겉으로 드러나는 자들 중에서는 상당히 위협적인 놈들이다.
‘뭐, 통합회 그 비밀 조직이 대놓고 개입하면야, 조금 다르지만.’
그들은 흑마법사 연구 공방 등을 비롯하여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니까.
그것을 통해 셀론드 후작에게 무언가 제공했다는 뜻이다.
제공이라.
‘……으아. 설마. 그건가?’
거기까지 생각하자 뭔가 걸린다.
그러고 보니까 줄 만한 게 있긴 있네.
“에일런 씨? 어딘가 불편하신 듯 보이는데 괜찮으십니까?”
내가 갑자기 뭐라도 씹은 듯한 얼굴을 짓자 로웰이 이상하게 여기는 듯싶다.
“별거 아닙니다. 확실히 그건 위험해 보이니 건드리지 않는 게 좋겠군요.”
“서운해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그럴 리가요. 충분히 당신들 입장을 이해합니다.”
오히려 건드리지 않는 게 현명하지.
나도 안다. 잘 알아.
일부러 냄새나는 뚜껑을 굳이 열어 보면 변태지 뭐겠니.
나는 그대로 필레로스 상회에서 나왔다.
“우음~ 이제 뭘 할까.”
대충 추론은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고.
그럼 할 일은 하나네.
나는 조금의 주저 없이 발길을 돌렸다.
목적지는 칼루온 상회의 창고가 있는 곳으로.
확실히 로웰 말마따나 수상해 보이는 곳을 들쑤셔 보는 것은 변태나 할 짓이야.
그런데…….
‘때론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있기 마련이거든.’
유감스럽게도 그런 변태가 여기 있습니다.
저 말이에요! 저!
이미 내 감은 반쯤 확신하고 있거든.
사건의 냄새야.
* * *
의심이 가는 곳이 있다.
보나 마나 원작과 얽혀 있는 요소일 곳은 뻔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피한다?
아니면 확인한다?
‘다소 위험해도 확인은 해야 해…….’
여기 오기 전까지의 나라면 고려하고 회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바로 섬뜩해지자마자 발을 뺐겠지.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약간 달라졌다.
이전까지의 나라면 가능한 얼굴을 숨겨야 하니 어지간하면 나서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도 한도가 있겠지.’
장사에 관여하기 시작하면서, 돈을 모으면서 필연적으로 내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미 나를 기억하는 자들은 적지 않다.
이제 와서 수상쩍다고 물러나는 것은 의미 없는 짓이다.
‘어차피 필레로스 상회와 거래를 시작한 시점에서 얽혔을 테고. 누군가에게 찍히는 것쯤은 처음부터 감수했으니까.’
그게 두려웠다면 나는 이곳에 오지도 않았고, 장사도 포기하고 시골에 틀어박혀 살았겠지.
돈을 벌고자 한다는 뜻은 악의를 가진 누군가와 충돌할 일이 있다는 것.
달가운 일은 아니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편하기만 한 일이 있을 리 없지.
그 점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뭣 때문에 부딪히는지는 알아야지.’
확실히 눈으로 새겨 둬야 할 필요는 있다.
적어도 내가 팰 상대가 누군지는 알아야 하고, 뭣 때문에 맞는지도 알아야 하니.
거기에 칼루온 상회 자체는 이전부터 볼일은 있었다.
이전의 무례에 대한 답례는 언젠가 받고자 벼르고 있었으니까.
이 거친 사회를 살아가려면 상대가 1을 주면 이쪽은 100을 대가로 치르게 해야 한다.
어중간한 원한보다 무시당하는 게 더 큰 독이 될 수도 있는 세상.
‘아아~ 정말로 싫어라.’
그런 정직한 세상 논리에 약간 염세감을 느끼며 나는 그날 해가 지자마자 바로 칼루온 상회의 창고에 도착했다.
‘놈들은 바깥에서 실어 온 ‘물자’를 여기서 한 차례 보관했지?’
지난 달 배가 출항한 것을 확인했으니까, 들어오고 나간 건 확실하다.
나는 그대로 칼루온 상회의 창고에 숨어 들어갔다.
창고 밖에 망을 보는 놈들이 몇 놈 있으나.
‘부탁해요, 샌드맨~ 나쁜 놈들에게 꿀잠을~.’
일개 상회의 불침번 정도야 전부 곯아떨어지게 하는 것쯤은 간단.
그대로 전부 재워 버리고는 나는 여유롭게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음…… 생각보다 이것저것 꽤 많네?’
물건들이 꽤 많다.
뭔가 교역품 같은 것들도 있군.
일단 나는 그것들을 차례로 뒤적였다.
“오? 향신료야?”
타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생각되는 후추가 꽤 잔뜩 있다.
이거 팔면 돈이 되려나.
어차피 지난번 무례에 대해 대가를 받을 생각이니 알아보는 것과는 별개로 챙기자.
이 바닥에서 위자료는 셀프니까.
누가 챙겨 주지 않아요.
겸사겸사 뜯어 가자.
나는 상자 채로 뜯어 안에 든 물건을 확인하고는 공간 제어를 통해 물건을 창고 밖으로 빼냈다.
그리고 구덩이를 파고는 적당히 묻어 두었다.
이렇게 적당히 숨겨 둔 뒤 나중에 차근차근 옮겨 두면 되지.
간단하네.
그렇게 향신료나 혹은 값이 나가 보이는 장식품 등 내가 옮겨 둘 수 있는 것만을 노려서 하나둘 빼냈다.
‘창고를 확인하고 뒤집어질 놈들의 비명이 기대되네.’
위자료는 톡톡히 챙겼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아직 안 보이네?’
내가 찾는 것은 대체 그들이 뭘 실어 간 것인지 알고 싶었을 뿐이다.
틀림없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통로만 더럽게 좁고.’
차라리 다른 곳을 알아볼까.
그렇게 생각할 때 발에 뭔가 물컹, 밟혀 미끄러질 뻔했다.
“우아앗?!”
하마터면 그대로 뒤로 자빠질 뻔했네.
“으엑. 뭐야 이거. 똥이야?”
아니, 창고 청소는 제대로 하라고! 대체 여기서 똥을 밟는 게 말이나…….
음?
재웠던 그놈들을 깨워서 여기에다가 얼굴을 처박아 주겠다고 벼르던 나는 위화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상식적으로 여기에 누가 볼일을 봤을 리는 없지.
그렇다는 건.
‘……아, 그거밖에 없네.’
나는 혀를 차고는 위습을 불러서 주변을 밝히도록 했다.
단순히 통로가 좁은 줄 알았는데 실은 거대한 상자를 몇 겹이고 쌓아 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 상자를 한 번 힘껏 걷어차자.
쿵! 쿵! 쿵!
안에서 무언가가 울린다.
뭔가 들어 있다는 뜻이다.
“빙고~.”
소리가 들리는 상자 하나를 조심스레 뚫어 내 얼굴 정도의 구멍을 냈다.
완전히 열었다가 내가 예상하는 그게 뛰쳐나오면 곤란하니까.
그리고 그 구멍에 위습의 빛을 통해 엿보니.
상자 안에서 시뻘건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음, 안녕?”
내가 가볍게 손을 흔들자 그 안에 들어 있는 몬스터는 미친 듯이 날뛰면서 뛰쳐나오려 한다.
그러나 상자 안쪽이 별개의 철제 우리로 덧대어져 있으므로 탈출하지 못하고 있기에 허무한 발버둥일 뿐.
나는 미간을 누르면서 결론을 내렸다.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몬스터다.
“셀론드 후작 측이 수입해 간 건 몬스터였구만…….”
그것도 한두 마리가 아니라 대형 상선으로 몇 번이고 옮겨야 할 정도의 수량.
지금 이 창고에 있는 것만 해도 수백 마리에 달할 것이다.
몬스터 수출이라니.
참, 별게 다 돈이 되는구만.
“아아…… 거기서 이어진다는 거지? 빌어먹을 원작 같으니.”
나는 거기서 4권의 전개의 일부 개요를 회상했다.
원작 《귀환한 대영웅님》의 4권의 개요는 주인공 셀베스터가 팔젠트 공국으로 일시적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면서 시작된다.
셀베스터는 향후 활동을 위해 공국에서 손에 넣어야 할 아티팩트가 있었고, 그것을 위해 출발했다.
그리고 셀베스터가 원하는 아티팩트를 대대로 관리하던 자가 그곳의 통치자인 닐파스 멜 팔젠타니아 대공.
문제는 하필 제국의 셀론드 후작이 선전 포고를 걸었고 공국과의 전쟁이 터진 터라 혼란스러운 시기기에 아티팩트에 관련된 협상을 할 새도 없었지.
무엇보다 공국은 열세에 몰리기 시작하던 상황이다.
셀론드 후작이 새로 도입한 병력에 의해서.
‘몬스터를 병력에 이용하자는 방식을 사용했으니까.’
셀론드 후작의 영지군과 더불어 몬스터를 이용한 돌격대까지 구성한 터라.
그것에 처음 대응해야 하는 공국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의 참견쟁이 셀베스터가 직접 닐파스 대공과의 거래를 통해 전쟁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4권의 대략적인 흐름.
그렇다면 이 몬스터는…….
“……어디.”
나는 이쪽을 노려보는 몬스터를 향해 정령의 번개를 흘려 넣었다.
번쩍이며 감전된 몬스터의 숨이 끊어지자.
<당신의 행동이 영향력을 발생시킵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24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27pt>
“칫, 역시나인가.”
이것들이 그 원작에 등장할 몬스터라는 뜻이다.
‘공국과 전쟁에 쓸 몬스터를 셀바스 왕국에서 수입해 간 거였냐. 그걸 통합회가 지원하고 있었고?’
이건 나도 몰랐다.
원작에서 셀론드 후작은 이 몬스터를 타국에서 공수해 왔다고만 했지 정확히 어디라고 언급한 적이 없으니까.
확인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쳤겠지.
‘그렇다면…… 단순히 이걸로 끝날 리는 없겠네.’
이곳은 내가 예상하던 곳보다 중요한 거래처였다.
‘어쩐지 제국이 굳이 포션을 실은 상선을 기사를 동원해서 약탈하려 한 건 그런 거였나. 어째 지나치게 신경질적인 반응이다 여겼는데.’
크루세에게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예민하다 했더니, 신경질적일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
나는 한숨을 쉬면서 한 곳 더 향해야 할 장소를 떠올렸다.
아무래도 꽤 오늘 밤은 바빠질 것 같다.
귀찮게도 말이지.
‘이게 존재한다면 분명히 사건은 터질 테니까.’
이것만은 내기해도 좋다.
왜냐면 나는 원작을 통해 이것에 관여한 자들의 아름다운 인성을 아니까.
분명 일이 터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