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As A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124)
12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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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서우진.
■ 직업 적성 : 마왕[측정불가].
■ 레벨 : 76.
■ 스킬 : [마왕화-비활성], [지고화], [신속], [광폭], [염라], [천공검], [십이천검], [마역선포], [묵시록의 짐승], [신룡안],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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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1레벨을 올리는 것도 그렇게나 힘들었는데, 여룡을 죽이고 무려 12레벨이나 오른 것이다.
“허허.”
헛웃음이 나왔다.
이제 그 어떤 용사들도 서우진에겐 비빌 수 없다.
백시우조차도 거의 20레벨에 가까운 차이가 난다.
등급조차도 서우진이 압도적이니…….
“어쩐지 힘이 넘쳐나더라니.”
지금은 비활성으로 바뀐 ‘마왕화’를 사용했을 때완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약해졌다.
하지만 이전의 서우진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강해졌다.
그것은 비단 레벨이 올랐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룡의 심장.”
지고한 격을 지닌 여룡의 심장은 서우진에게 막대한 마력을 심어주었다.
만약 ‘마왕화’ 상태가 아니었다면, 아마 또다시 죽음을 넘어서는 고통을 겪으며 육체의 진화를 이뤘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서우진은 그 과정을 건너뛰고, 장점만 골라 먹게 되었지만 말이다.
“스킬도 많이 생겼어.”
50레벨이 되면 한차례 정리가 되었는데, 다시 스킬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100레벨이 되면 또 간소화가 될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이건 여룡의 심장을 흡수한 덕분에 생긴 건가?”
스킬 중에 ‘신룡안’이라는 것이 새로 생겼다.
아무래도 용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 보니, 절로 눈이 갔다.
서우진은 실험 삼아 그것을 사용해 봤다.
“신룡안.”
세상이 변했다.
‘마왕화’를 했을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눈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량이 상상을 초월했다.
단순히 시각을 통해 보는 게 아니었다.
‘신룡안’을 사용한 서우진은 일정 공간 안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 말은 곧, 이 공간의 지배가 가능하다는 뜻과 일맥상통했다.
물론 브리아니나 게랄드 같은 이능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눈을 깜빡이자 ‘신룡안’이 해제됐다.
‘이거 쓸 만하겠는데?’
평상시에도 그렇지만 전투 중에는 더없이 효과적이다.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으니, 그 어떤 상황에서도 완벽한 대응이 가능할 터.
세계관 최강자 급의 강자만 아니라면, 상대할 수 없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듯했다.
서우진이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모든 게 잘 해결되었다.
이제 남은 건 검공과 암공이 와서 마법을 해제할 때까지 도시를 지키는 일뿐이었다.
‘남은 건 최대 5일.’
여룡 같은 놈이 또 오지 않는 이상은 자신 있었다.
절대 뚫리지 않을 자신이.
* * *
“…다시 말해보거라.”
모히아딘의 눈이 작아졌다.
지금 자신이 들은 말이 정말인지, 귀가 의심될 지경이었다.
“그놈을 처벌해 주십시오.”
라시드는 자신의 아버지 앞에 서서 당당히 요구했다.
엉망이 되었던 얼굴은 제때 치료를 받았는지 본래의 멀끔한 상태로 되돌아가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당한 모욕은 참을 수가 없었는지, 서우진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그가 누구인 줄 알고 그딴 말을 하는 게냐?”
“들었습니다. 용사라면서요?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
라시드는 서우진이 용사든, 마왕이든 상관없었다.
지금 중요한 건 그가 자신을 팼다는 것이고, 그에 대한 보복을 해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놈은 귀족에게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마땅한 처벌이 가해져야 합니다.”
라시드의 태도는 당당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서우진을 처벌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표정이었다.
지금껏 그래 왔던 것처럼 말이다.
“…라시드.”
그런데 모히아딘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았다.
언제나 자신의 편을 들어주었던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그것을 깨달은 라시드 역시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네가 처벌하라 청한 이가 용사라는 걸 안다고 했느냐? 그럼 그가 이 도시와 시민을 구하기 위해 홀로 여룡과 싸운 사실도 모르지 않을 터.”
“물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국의 법은 지엄하니, 감히 귀족의 몸에 손을 댄 것에 대한 대가는…….”
“네 이노옴!”
더는 아들의 개소리를 참지 못한 모히아딘이 결국 고함을 쳤다.
“아무리 철이 없다 하나, 이 상황에도 네 감정만 앞세워 되도 않는 헛소리를 할 줄이야! 내 너를 잘못 키웠다, 잘못 키웠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자식농사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그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알았다.
그럼에도 바꾸지 못했다.
너무도 아들을 사랑했으니까.
죽음을 각오한 일전을 앞두고도, 아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더는 안 된다.
이번 일도 그냥 넘어갔다가는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벌일 것만 같았다.
모히아딘은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당장 라시드를 가두어라. 죄를 뉘우칠 때까지 물 한 모금도 주지 말고 방치하라!”
“아, 아버지!”
라시드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이럴 순 없습니다! 왜 그놈이 아닌 제가 벌을 받아야…….”
“닥쳐라!”
모히아딘이 아들의 입을 막았다.
그러곤 머뭇거리는 병사들을 노려봤다.
“무엇 하느냐! 당장 가두지 않고!”
그제야 병사들이 다가와 라시드의 양팔을 붙잡았다.
라시드는 놓으라고 발광을 했지만, 모히아딘의 서슬 퍼런 시선에 감히 그 말을 따르지는 못했다.
결국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병사들에 의해 집무실 밖으로 끌어내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모히아딘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허허-”
상식적으론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버릇이 없고 세상물정을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서우진을 처벌하라는 말을 한단 말인가?
애초에 잘못한 것도 라시드이지 않은가?
무려 용사의 목을 베기 위해 검을 휘둘렀으니 말이다.
당장 그 자리에서 죽지 않은 것만 해도 서우진에게 감사를 표해야 할 판이었다.
그런데 조금 얻어맞았다고 처벌을 하라?
철이 없어도 저리 없을 줄이야.
‘부디 별다른 일이 없어야 할 텐데.’
혹시나 라시드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쓸데없는 짓을 할까 걱정되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은 이내 현실이 되어 다가왔다.
* * *
“놓아라.”
라시드는 병사들의 팔을 뿌리쳤다.
모히아딘의 앞에서와는 달리, 병사들은 너무도 쉽게 그의 팔을 놓아주었다.
“후우-”
자유가 된 라시드가 심호흡을 했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내 검을 가져와라.”
병사들이 눈치를 보았다.
라시드는 그들에게 있어 사신이나 다름없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검을 휘두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들 중에는 목숨을 잃은 이도 있었다.
주위에서 쉬쉬- 하는 바람에 모히아딘에게까지 보고도 가지 않았다.
덕분에 라시드는 더욱 안하무인이 되었다.
만약 말을 듣지 않는다면, 자신들 역시 괜한 화풀이를 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검을 내줄 수도 없었다.
이번엔 모히아딘이 직접 라시드를 가두라 명령했으니 말이다.
“하오나…….”
“가져오라면 가져와! 목을 베어주랴?”
살기 어린 눈빛에 병사의 목이 움츠러들었다.
진짜로 죽이겠다는 뜻이 분명해 보였다.
모히아딘이 명령보다, 라시드의 살기가 더욱 무서웠던 병사들은 어쩔 수 없이 라시드의 검을 가지러 떠났다.
“감히…….”
혼자 남은 라시드가 이를 갈았다.
눈에 비친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
서우진의 얼굴이 떠오른다.
귀족인 자신을 때리고, 모욕까지 준 놈.
“용사? 그게 어쨌다고.”
자신은 귀족이다.
아버지는 자작에 불과하긴 했지만, 엄연히 영지를 지닌 제국의 귀족이란 말이다.
이 도시를 포함한 모든 것을 물려받을 자신이, 그깟 용사 따위에게 맞은 것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죽인다.”
자신의 힘이 부족하다면, 다른 힘을 빌리면 된다.
그리고 라시드는 그런 힘을 지닌 이들을 알고 있었다.
‘제깟 놈이 강해봐야.’
서우진이 여룡과 홀로 싸웠다는 말을 들었지만 상관없었다.
당시의 그는 치료에 전념하느라 여룡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도 못했기에, 조금 커다란 도마뱀 몬스터 정도로만 여겼다.
게다가 서우진이 그놈과 싸우다 죽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 후 아버지가 직접 출정을 한 뒤, 여룡이 죽었으니…….
라시드는 여룡을 죽인 것이 도시의 기사들이라고 생각했다.
도시의 상황에 관심도 없었고, 주변이 정보를 받아들일 의향도 없었기에 벌어진 오해였다.
‘다크 엘프들이라면 놈을 죽일 수 있겠지.’
마왕의 추종자인 다크 엘프라면 그깟 용사 따위는 쉽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가 알면 죽이려 들겠지만, 라시드는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으니, 더욱 수월할 터였다.
‘머저리들이 검을 가져오면, 곧장 접선해야겠다.’
지금껏 몇 번이나 다크 엘프들을 이용해 왔다.
마음에 들지 않는 놈들을 처리하는 일에도 썼고, 자신의 욕망을 풀기 위한 용도로도 썼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저 평소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 놈을 더러운 놈들의 손을 빌려 처리하면 된다.
라시드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도 모른 채 말이다.
* * *
“오늘은 잠잠하네요.”
“자네 덕분일세.”
모히아딘의 말에 서우진이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애초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자신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이대로 계속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았다.
‘마왕화’를 했을 때 느꼈던 마기들을 떠올렸다.
수십에 달하는 놈들이 이 도시를 향해오고 있었다.
대부분은 미약한 마기를 품고 있었지만, 개중에는 강력한 기운을 풍기고 있는 놈도 있었다.
대충 시간을 예상해 보면…….
‘빠르면 오늘밤. 아니면 내일 아침.’
그때쯤이면 다시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여룡이 등장했을 때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방심할 순 없었다.
‘그래도 레벨이 많이 올랐으니까, 크게 힘들진 않을 것 같네.’
전화위복이었다.
예전이었다면 잔뜩 긴장을 했어야 할 놈들이 많았지만, 지금이라면 충분히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나도 그러길 바라네.”
‘응?’
자신의 맞장구를 쳐주는 모히아딘의 표정이 어두웠다.
“무슨 일 있습니까?”
여룡에 의한 피해도 그리 크지 않았고, 사태도 조금씩 수습이 되고 있었다.
저렇게 기분이 다운되어 있을 때가 아닌데, 이상했다.
“음.”
서우진의 물음에 모히아딘은 머뭇거리다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미안하네.”
난데없는 사과에 서우진이 당황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사과할 일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봤다.
없었다.
오히려 미안한 건 자신이었다.
그의 일상을 모조리 파괴해 버렸으니 말이다.
“갑자기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서우진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모히아딘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내 자식에 대한 일이네. 그 녀석이 자네에게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들었네.”
“아…….”
그제야 라시드라는 재수 없는 귀족청년의 얼굴이 떠올랐다.
앞에 닥친 일에 비하면 딱히 큰일도 아니기에 잊고 있었다.
“사과할 필요까진 없는 일인데.”
놈의 얼굴을 뭉개 버렸으니, 그에 대한 대가는 치렀다.
굳이 모히아딘이 나서서 사과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거듭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모히아딘의 모습에, 서우진은 자신이 모르는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라시드에 관한 일일 터.
서우진의 눈이 작아졌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