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As A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171)
170화.
이지아의 진각이 연무장 바닥을 박살냈다.
그러곤 그 힘을 바탕으로 어마어마한 마력이 담긴 주먹이 쏘아졌다.
콰아아아앙-!
연무장이 들썩인다.
깨진 바닥이 허공으로 치솟아오르며 육중한 충격파가 아카데미를 휩쓸었다.
‘오!’
서우진은 강한 타격감에 깜짝 놀랐다.
‘확실히 성장했어.’
이지아의 주먹은 서우진이 느끼기에도 꽤나 강력했다.
이 정도면 분명 용사들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위력이 강한 것과는 별개로, 서우진은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았다.
‘루덴 가르도’.
황제가 장담한 것처럼, 이 녀석의 방어력은 그야말로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강력했다.
마력이 남아있는 한 ‘아이기스’가 상시 발동한다고 하더니, 이지아의 주먹 정도는 몇 날 며칠을 맞아도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았다.
“피스트 불렛!”
콰득-!
이지아의 주먹이 옆구리에 꽂혔다.
“아야!”
오히려 공격한 이지아의 주먹이 다쳤다.
“오케이, 여기까지.”
이 정도면 테스트는 충분하다.
방금까지 공격을 퍼붓던 이지아는 물론이고, 계수지와 구동환도 흠집하나 만들지 못했다.
“하, 한 번만 더!”
이지아가 다친 주먹을 움켜쥐며 소리쳤지만, 서우진은 고개를 저었다.
괜히 몸만 더 상할 게 뻔한 일을 계속할 이유가 없었다.
“넌 그만해, 주먹도 아프잖아.”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한 방 먹이고 싶다는 듯한 눈빛으로 올려다본다.
콩-!
서우진이 그녀의 머리에 딱콩을 먹였다.
“악!”
“그만 들어가.”
울상을 지으며 뒤로 물러서는 이지아를 보며 작게 미소를 그린 서우진이, 이내 다른 쪽을 향해 입을 열었다.
“다음은 다혜.”
“넵.”
서우진의 부름에 김다혜가 앞으로 걸어나왔다.
스케치북을 품에 안은 채 멍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그녀를 본 서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많이 성장한 건 이 녀석이지.’
공격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서우진에게 유일하게 흔적을 남긴 게 김다혜였다.
고작해야 허리 쪽 옷자락에 구멍을 뚫은 게 전부였지만…….
‘다른 사람은 못한 걸 해냈다는 게 중요하지.’
심지어 그녀는 C급 용사다.
이지아, 구동환, 계수지가 A급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준비할 시간 줄까?”
김다혜는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린 뒤 ‘소환’해야만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김다혜는 고개를 저었다.
“저장해 둠요.”
그녀는 서우진의 조언을 받아들여, 이미 수많은 그림을 ‘저장’해 둔 상태였다.
상황에 맞게 ‘소환’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평소에는 맹한 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전투에 임하면 180도 바뀐다.
전투 센스만 따지자면, 서우진보다도 윗줄일 정도로 말이다.
만약 김다혜의 ‘화공’이 C급이 아닌, A급이었다면?
‘S급들도 씹어 먹을 수 있었을 텐데.’
그게 조금 아쉽긴 했다.
서우진은 김다혜가 강림 전쟁이 벌어져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대한 성장시켜 줄 생각이었다.
“시작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자, 김다혜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아, 그래. 시작해.”
서우진의 허락이 떨어지자, 김다혜가 곧장 스케치북을 공중에 던졌다.
“‘소환’요.”
화아아악-!
가장 먼저 등장한 건, 이전에도 많이 보았던 K-2였다.
그것을 능숙하게 받아 들고는 한손으로 드르륵- 긁었다.
팅- 티팅-!
당연한 얘기였지만 ‘루덴 가르도’는 그녀의 마력탄을 너무도 쉽게 튕겨냈다.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직접 본 김다혜가 다음 무기를 꺼내 들었다.
알라의 요술봉.
화약도 들어 있지 않은 주제에, 마치 추진체가 발사되는 것 같은 요란한 소음과 함께 탄두가 날아왔다.
‘속도도 좋고.’
처음 봤을 때보다 몇 배는 빨라진 것 같았다.
서우진이 아닌 다른 용사들이라면, 단순히 피하는 것도 쉽진 않을 듯했다.
‘위력은 어떨까?’
가만히 서서 다가오는 탄두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가슴을 향해 날아오던 마름모꼴의 탄두가 갑자기 흔들거린다.
“응?”
서우진의 눈동자가 돌아간다.
RPG-7의 탄두가 갑자기 위로 치솟아오르더니, 정확히 정수리를 향해 떨어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공격 방향 전환도 가능해?’
직업이 다른지라 어떤 원리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꽤나 유용한 공격방식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저렇게 유연한 조종이 가능하다면, 훨씬 더 많은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었으니까.
꽈아아아앙-!
정수리와 충돌한 탄두가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그 압박감에 서우진의 발바닥이 연무장 바닥에 깊이 파고들 정도였다.
‘위력도 합격.’
‘루덴 가르도’에는 통하지 않았지만, C급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강력한 위력이었다.
“좋아, 여기까…….”
서우진은 이만 테스트를 끝마치려고 했다.
그가 아는 김다혜의 최강 무기는 알라의 요술봉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력 소모도 만만찮아, 더 무리를 했다간 마력 탈진이 올지도 몰랐다.
그런데 김다혜는 멈추지 않았다.
약간 거칠어진 호흡으로 입을 열었다.
“‘소환’.”
“응?”
뭔가 더 남았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김다혜의 입에서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단어가 흘러 나왔다.
“‘토마호크’요.”
…뭐라고?
설마하니 그 미국의 창이라고 불리는 순항미사일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
서우진은 설마하며 김다혜를 쳐다봤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설마는 사람을 잡았다.
밝은 빛과 함께 길이 7m, 직경 53㎝의 기다란 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친……?”
서우진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 김다혜의 지식과 상상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고오오오오-
‘토마호크’가 하늘을 꿰뚫을 기세로 솟아올랐다.
그리고 방금 전 RPG-7의 탄두가 그러했던 것처럼, 서우진을 향해 내리꽂혔다.
쿠와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연무장을 휩쓸었다.
“꺄아악!”
“우와아악!”
근처에서 구경하고 있던 셋은 예상하지 못한 위력에 깜짝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초고열의 화염에 연무장 바닥이 녹아내리고, 대기가 증발한다.
뒤이어 후폭풍이 몰아쳤다.
순식간에 주변이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렸다.
‘…허.’
서우진은 뜨겁게 달구어진 땅에서 발을 뽑아내며 헛웃음을 지었다.
‘미쳤네.’
‘토마호크’의 위력은 강력했다.
김다혜가 한 공격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이만한 공격을 할 수 있는 용사들이 없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A급 이상의 마법사 계열 직업을 지닌 이들은 이보다도 강력한 스킬이 있었다.
김태진만 하더라도 레이나의 피부를 녹일 정도의 화염마법을 구사하지 않았던가?
‘토마호크’는 아직 그것과 비교하자면 부족했다.
하지만 서우진은 충분히 놀랐다.
그 이유는 위력보단, 다른 쪽에 있었다.
‘이런 것도 가능하면, 범용성이 거의 무한대에 가깝겠는데?’
만약 김다혜가 100레벨을 달성하고, 구룡다연장로켓 같은 걸 소환해서 쏴대면?
현무4 같은 ICBM을 만들어낸다면?
전쟁이 벌어져도 웬만한 마수나 몬스터들은 김다혜의 얼굴조차 보지 못한 채 쓸려 나갈 것이다.
생각만 해도 짜릿했다.
“좋아, 다혜도 여기까지만 하자.”
꽤나 많은 마력을 사용한 탓인지, 김다혜는 식은땀을 흘리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가벼운 마력 탈진 현상이었다.
“지아야.”
서우진이 부르자, 이지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친구를 향해 달려갔다.
“괜찮아? 저쪽 가서 좀 쉬자.”
연무장은 형태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 되었기에, 이지아는 김다혜를 데리고 한참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다.
“…이야, 대단하네.”
구동환이 서우진과 같은 헛웃음을 내뱉으며 다가왔다.
“거의 사기죠.”
“그러게요. 다혜도 그렇고, 그 갑옷도 그렇고.”
김다혜의 공격은 경악스러울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그리고 ‘루덴 가르도’는 그만한 공격을 정면에서 받아내고도,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그걸 입고 있는 서우진조차 아무런 충격을 느끼지 않은 듯했다.
구동환이 보기엔, 둘 다 사기였다.
“시험은 여기까지만 해야겠네요.”
오늘 해볼 수 있는 건 다 했다.
남은 회포는 오늘 보지 못한 사람들과 함께 나중에 풀기로 하고, 이만 돌아가 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촤라라락-!
‘루덴 가르도’를 해제하자, 발동되었을 때와는 정확히 반대의 모습으로 쇳조각들이 분리되며 문신 속으로 사라졌다.
“그럽시다. 안 그래도 아침부터 저 녀석한테 시달리느라 좀 힘들었거든.”
구동환이 그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다, 이지아를 가리키며 몰래 속삭였다.
‘여전한가 보네.’
이지아의 수다는 아카데미에서도 유명했으니까.
“요즘도 아침 훈련은 계속하죠?”
“물론이에요. 오히려 우진 씨가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빡세게 하고 있어요.”
계수지가 웃으며 대답했다.
“좋네요. 그럼 내일 아침에 저도 나올게요. 오랜만에 다같이 모여서 대련이나…….”
서우진이 말을 할 때였다.
“여기 있으셨네. 한참 찾았어요, 서우진 씨.”
누군가의 음성이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모두의 시선이 그쪽을 향했다.
구동환 못지않은 거대한 근육이 꿈틀거리는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다음에는 사내답게 잘생긴 얼굴이 보였고.
“…박진한?”
계수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서우진은 그를 바라보며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느껴지는 기세가, 아무리 봐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저 녀석은 백시우의 친구였지.’
다섯 명의 엘리트 친구들 중 하나.
‘나를 찾아온 거 같은데…….’
지나한에서는 성유라와 김태진이 쫓아오더니, 이번에는 박진한까지.
백시우 때문인 것 같긴 했지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무슨 일입니까?”
서우진이 물었다.
그러자 박진한이 성큼성큼 다가오기 시작했다.
마치 강철처럼 단단해 보이는 근육들이 꿈틀거린다.
‘대체 왜 웃통을 까고 다니는 건지 모르겠네.’
근육을 저만큼 키운 사람들은 전부 감춰져 있던 변태성이 튀어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서우진은 구동환을 슬쩍 한번 쳐다보는데, 그 사이에 박진한이 서우진 앞에 도착했다.
‘키 한번 크네.’
서우진보다 적어도 머리 하나는 더 큰 것 같았다.
“조금 물어볼 게 있어서.”
박진한은 은근히 서우진에게 반말을 시전했다.
하지만 서우진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다시 한번 물었다.
“뭘 말입니까?”
“백시우.”
박진한의 짧은 대답에 서우진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그 녀석이 왜 갑자기 날뛴 건지 아쇼?”
“그걸 왜 저한테 묻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서우진이 모르는 척 고개를 갸웃하자, 박진한의 미소가 짙어졌다.
“대답 안 해줄 거란 말이지?”
“모르는 걸 대답해 주는 방법이 뭡니까?”
서우진의 말투도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박진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냥 물어봐선 대답 안 할 줄 알았지.”
동시에 그에게서 마력이 폭발하듯 터져 나온다.
“이거 어쩔 수 없이 강제로라도 들어야 될 것 같은데?”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