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As A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184)
183화.
브리아니는 서우진의 팔찌를 쳐다봤다.
자신이 준 것이었다.
‘셀레스티얼 윙’이라는 마도사 급 마법이 내재되어 있는 마법 아이템.
그것을 본 브리아니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확실히, 그거라면 네가 말한 압도적인 힘이라는 걸 보여줄 순 있겠네.”
경지에 오르기 전의 서우진도 잠깐이나마 사도들을 압도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 ‘셀레스티얼 윙’이었다.
그런데 만약 지금 사용한다면?
과연 얼마나 강해질지는 상상조차 되질 않았다.
물론 어마어마한 후유증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그 효과만큼은 확실했다.
“그런데, 괜찮겠니? 그걸 사용하면 꽤 아플 텐데.”
아프다는 말로 모두 표현할 수 있을까?
만약 서우진이 용사가 아니었다면, 그 후유증 때문에 사망에 이르렀을지도 모를 정도다.
“…뒤는 책임져 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아마도 정신을 잃을 것이다.
초극의 경지에 올랐다고 해서, ‘셀레스티얼 윙’에 적응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으니 말이다.
“그건 걱정하지 마렴. 너는 내가 책임지고 수도로 데리고 갈 테니까.”
“그럼 믿을게요.”
서우진이 웃으며 대답하는데, 작은 마기 조각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날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쩌엉-!
‘카 라니엘’이 그것을 막아냈다.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긴장의 끈을 전혀 놓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손목에서 아릿한 통증이 몰려왔다.
그저 마기 조각을 하나 쏘아냈을 뿐인데도, 그 위력이 상상을 초월했다.
“참을성이 없구나?”
서우진은 통증을 감추고는 애써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흔한 울음소리 한 번 내지 않는 놈의 모습이 섬뜩했다.
“그렇게 싸우고 싶다면, 제대로 한번 어울려 보자.”
서우진이 자세를 잡았다.
그러곤 옆에 있는 브리아니를 향해 말했다.
“혹시 일이 잘못돼도, 잘 부탁드립니다?”
“걱정하지 말래도.”
웃으며 말하는 브리아니의 모습에 서우진은 피식- 웃고는 팔찌에 혼돈기를 주입했다.
‘셀레스티얼 윙’.
마법이 발동된다.
화아아아악-!
날개가 돋아났다.
그리고 동시에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 샘솟는다.
‘마왕화’를 했을 때나 느낄 수 있던 전능감이 전신을 휘감는다.
“하, 하하…….”
웃음이 새어 나온다.
이 정도 힘이라면 시간의 권능이고, 베히아모스고.
그냥 모조리 씹어 먹을 수 있다.
‘서두르자.’
‘셀레스티얼 윙’은 시간제한이 있다.
최대 출력까지는 필요 없을 듯하여 조금 낮추었으니, 남은 시간은 대략 6~7분 사이일 터.
그 안에 끝장을 봐야만 했다.
서우진이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올랐다.
후와아아악-!
혼돈기가 공간을 가르고, 서우진의 신형이 이동했다.
‘카 라니엘’이 떨어져 내린다.
마치 심판하듯, 위에서 아래로.
베히아모스는 공격을 막기 위해 뒤늦게 팔을 들어올렸다.
핏-!
마치 두부를 가르듯, 검신이 팔을 베고 지나갔다.
검은색의 찐득한 피와 함께, 놈의 팔이 바닥에 떨어졌다.
하지만 예상한 것처럼, 놈은 시간을 되돌리며 팔을 다시 복구하기 시작했다.
“그냥 두고 볼 것 같아?”
화르륵- 하며 회색의 거대한 오러가 폭발하듯 치솟아 올랐다.
웬만한 건물만 한 크기.
서우진조차도 깜짝 놀랄 정도로 강력한 힘을 품고 있는 오러가 잘린 팔을 그대로 짓이겨 버렸다.
파아앗-!
‘지고화’에 불타고도 회복되었던 놈의 육체가 ‘소멸’했다.
서우진이 말했던 것처럼, 압도적인 힘이 놈의 권능마저도 그냥 박살을 내버렸기 때문이었다.
베히아모스가 움찔- 하는 것이 느껴졌다.
놈으로써도 처음 겪어보는 경험일 터.
당황한 놈의 기색이 여실히 느껴졌다.
“이젠 회복 못하겠나 보네.”
서우진이 씨익- 하고 웃었다.
자신의 예상이 들어맞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럼 끝내자. 오래 싸우는 것도 귀찮으니.”
정확히 말하자면,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이었지만.
서우진은 전투 시간을 길게 끌고 갈 생각이 없었다.
‘광폭’.
더욱 무겁고, 강렬하고, 빨라진 혼돈기가 마력회로를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몇 번이나 몸을 순환한 혼돈기는, 스킬의 이름대로 광폭한 기세로 베히아모스를 향해 쏟아졌다.
콰아아아아앙-!!!
혼돈기의 폭발을 견뎌내지 못한 숲이 사라졌다.
마경 헬데인의 중심부가.
마목의 영역이자 다크 엘프들의 성지인 이 숲이.
평평한 평지로 변해 버렸다.
“…대단하긴 대단하네.”
서우진은 감탄했다.
방금은 놈의 숨통을 끊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런데 베히아모스는 아직도 살아 있었다.
비록 대부분의 신체가 소멸되고, 머리와 가슴 일부분이 남아 있을 뿐이었지만.
그럼에도 놈은 여전히 살아서 꿈틀대고 있었다.
질려 버릴 정도로 대단한 생명력이었다.
“그래도 끝은 내야지.”
서우진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베히아모스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놈은 어떻게든 일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중이었다.
하지만 팔과 다리가 모두 날아가고, 몸통도 대부분 소멸된 상태에선 불가능한 일이었다.
서우진은 놈의 머리 바로 옆에 섰다.
“…너 정말 강하구나?”
뒤에서 브리아니의 음성이 들려왔다.
“대공이 전에 주신 이 팔찌 덕분이죠, 뭐.”
‘셀레스티얼 윙’이 아니었다면, 이런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베히아모스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에는, 그녀의 공도 적지 않았다.
“시간은 얼마나 남았어?”
“이제 1분쯤 남은 것 같네요.”
“거의 다 끝나가네. 지금 바로 끝낼 거니?”
브리아니가 물었다.
잠시 생각하던 서우진은 고개를 저었다.
“마무리는 대신 좀 해주세요.”
“응?”
뜻밖의 말에 브리아니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게 무슨 말이야?”
“어차피 기여도는 충분하니까요. 제가 직접 죽이지 않아도, 레벨은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우진이 설명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굳이 왜……?”
서우진이 직접 죽이면 더 간단하고, 더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을 텐데?
“레벨 업을 한 뒤에 ‘셀레스티얼 윙’이 풀리면 고생이잖아요.”
최대 출력으로 사용하지 않은 덕분에, 기절하거나 생사를 헤맬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꽤나 큰 고통이 찾아올 터였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부작용을 겪는 와중에 레벨 업을 해서 완전히 회복되는 편이 더 나았다.
서우진이 추가적으로 설명을 해주자, 브리아니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남아 있었다.
“내가 죽일 수 있을까?”
엉망진창으로 변하긴 했지만, 그녀의 힘으론 베히아모스를 단번에 즉사시킬 수가 없었다.
“괜찮을 거예요. 이놈의 권능은 이미 사라진 것 같으니.”
아직까지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 시간의 권능이 발동될 것 같진 않았다.
“뭐,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놈을 죽이는 건 가능하시잖아요?”
머리만 남아 반항도 하지 못하는 놈을 죽이는 것쯤은 시간의 권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충분히 가능했다.
서우진의 말대로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하겠지만 말이다.
“너무 늦지만 않게 부탁드려요. 그거 꽤나 아프니까.”
서우진의 너스레에 브리아니가 피식- 웃었다.
“최선을 다 해볼게.”
솔직히 그녀로선 오늘 상당히 체면을 구겼다.
자신만만하게 자신에게 맡기라고 했었는데, 결국 모든 것을 끝낸 건 서우진이었다.
큰소리를 친 게 오히려 흑역사로 다가왔다.
마지막까지 추태를 보여줄 순 없었다.
브리아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해, 단번에 베히아모스를 끝장내리라 다짐했다.
“그럼 슬… 크윽!”
시간이 다 되어간다고 말을 하려는데, 날개가 사라지며 극통이 찾아왔다.
적당히 출력을 조절한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머릿속이 새하얘질 정도의 고통이 느껴졌다.
“지, 지금……!”
서우진이 몸을 바들바들 떨며 말하자, 브리아니가 곧장 마력을 끌어올렸다.
공간을 지배하는 이능이 아닌, 순수한 마력.
초극의 경지에 이를 때까지 수없이 갈고닦았던 그녀의 모든 것.
마력은 브리아니의 손바닥 위로 솟구쳐 오르며, 작은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웅-
공간이 일그러진다.
이능 때문이 아니었다.
거대하다 못해 경이로울 정도로 응집된 마력의 압력 때문이었다.
주먹만 하던 크기가 이내 머리통만 해졌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사람의 크기만큼 커졌고, 그 후로도 점점 더 몸집을 불려 나갔다.
2미터, 5미터, 10미터…….
하늘을 모조리 뒤덮을 듯이 광활한 마력의 장막.
그것은 브리아니의 손짓을 따라 베히아모스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깜짝 놀랄 만한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닿는 모든 것을 분쇄할 뿐이었다.
그것은 베히아모스의 육체도 마찬가지였다.
파스스슷-
머리와 몸통 일부분밖에 남지 않았던 놈의 육체가, 먼지처럼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파아아앗-!
고통에 몸부림치던 서우진의 몸에서 환한 빛이 터져 나왔다.
“끄으으으… 응?”
이를 악물고 통증을 인내하던 서우진이 멈칫- 했다.
갑자기 어느 순간, 전신을 불태울 것만 같았던 고통이 씻은 듯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눈에 들어온 것은 온통 암흑으로 가득차 있는 공간이었다.
“레벨 업을 했구나.”
다행히 브리아니가 단번에 베히아모스를 처리한 듯싶었다.
실제로 서우진이 고통을 느낀 시간은 그리 길진 않았으니까.
물론 체감 상으론 엄청 오래된 것 같았긴 했지만 말이다.
서우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육체가 완전히 회복되었을 텐데, 왠지 진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이건 정말 적응이 안 된다니까.”
매번 겪을 때마다 욕을 안 할 수가 없게 만드는 부작용이었다.
“…그래도 안 쓸 수는 없지.”
벌써 몇 번이나 서우진의 목숨을 구해준 마법이다.
덕분에 죽다 살아나는 경험을 하긴 했지만, 진짜로 죽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이번에도 ‘셀레스티얼 윙’의 덕을 톡톡히 봤으니, 더는 불평할 수만도 없었다.
“잡생각은 나중에 하고, 일단은 궁금했던 것부터 해결하자.”
서우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근처 어딘가에 있을 텐데.”
‘이계마왕록’의 크기는 상당하다.
거기다 은은한 빛까지 뿜어대고 있었으니, 암흑으로만 가득찬 이 공간에서 찾지 못할 리가 없었다.
“아, 찾았다.”
서우진의 예상대로 ‘이계마왕록’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허공에 둥둥- 뜬 채 자신의 존재감을 자랑하는 책의 모습을 발견하곤 걸음을 옮겼다.
“이번엔 궁금했던 것들이 좀 풀렸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용사란 무엇인지.
마왕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은 무엇인지.
마르테스의 설명만으로는 너무도 부족했다.
그러니 ‘이계마왕록’이라는 의미심장한 책을 통해 해결하길 바랐다.
“자격증명이라는 게 조금 걸리긴 하지만…….”
만약 생각이 맞는다면, 그건 이미 해결되었을 가능성이 컸다.
서우진은 커다란 ‘이계마왕록’ 앞에 섰다.
그러곤 손을 가져다 댔다.
이전에는 마치 허상처럼 그냥 통과했지만…….
턱-
이번에는 닿았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비인가 마왕의 접촉이 확인되었습니다.] [자격 유무를 심사합니다.] [분석 중.] [타입 : 카테고리 13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신규 사용자 열람을 인가합니다.]머릿속으로 딱딱한 기계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