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As A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233)
232화.
‘셀레스티얼 윙’의 지속 시간은 10분.
최소한의 증폭률을 설정했기에, 최대한의 시간 동안 유지가 가능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족히 두 배는 강해졌다.
거기에 웬만한 공격은 모조리 막아낼 수 있는, ‘루덴 가르도’까지 있었으니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 뭐라고 했지?”
아르데토스가 전에 없던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
“개소리하지 말고 덤비라고 했지.”
“감히……!”
서우진의 말을 들은 놈이 분노를 폭발하려 할 때였다.
“감히는 무슨.”
서우진이 움직였다.
회색빛 날개가 펄럭이는 것과 동시에 아르데토스의 머리 위에 도달했다.
“‘신속’, ‘광폭’.”
‘카 라니엘’이 빛살과 같은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흡!”
아르데토스가 눈을 부릅떴다.
그럴 수밖에!
서우진의 움직임은 그의 예상을 아득하게 초월해 있었다.
그뿐인가?
‘광폭’ 덕분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혼돈기는, 위력적이다 못해 두려움까지 느끼게 할 정도로 강력했다.
“수호폭!”
아르데토스가 다급히 마기를 끌어올리며 소리쳤다.
꽈아아아아앙-!
폭발이 그의 육신을 뒤덮었다.
마치 자살 공격처럼 보였지만, 사실 폭발은 오직 바깥으로만 향하며 아르데토스를 보호하는 중이었다.
‘카 라니엘’이 화염과 충돌했다.
쉽게 갈라 버릴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건만, 생각보다 저항이 심했다.
‘베려면 벨 수 있겠지만.’
그사이를 틈타 놈은 몸을 피할 것이다.
‘그렇게 둘 순 없지.’
서우진은 손에서 힘을 뺐다.
그리고 몰려드는 폭발의 힘을 이용해 몸을 회전시켰다.
스아아아아악-!
종에서 횡으로.
순식간에 공격 방향의 전환이 이루어지며 ‘카 라니엘’이 놈의 옆구리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것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아르데토스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것도 막아봐.”
서우진의 차가운 음성과 함께 ‘카 라니엘’이 놈을 갈랐다.
서걱-!
‘얕다.’
손끝에 감각은 느껴졌다.
하지만 몸을 양단할 정도로 깊지는 못했다.
아쉽게도 피부와 근육의 일부를 끊어내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크으으으!”
하지만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한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었다.
아르데토스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흘러나온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
‘광폭’ 덕분일까?
상처의 깊이는 얕았지만, 혼돈기가 놈의 내부를 엉망진창으로 뒤흔들어 놓은 듯했다.
쿨럭-! 하는 기침과 함께, 아르데토스의 입에서 피가 토해졌다.
“믿을 수가 없군.”
그는 불신 가득한 눈빛으로 서우진을 바라봤다.
“‘셀레스티얼 윙’. 설마 마공이 뒤를 봐주고 있을 줄이야.”
정확히는 대공에게 받은 것이었지만, 서우진은 그 말을 정정해 주지 않았다.
누구의 도움을 받았든, 지금은 상관없는 이야기였으니까.
“출력을 보면 지속 시간은 10분가량이 한계일 테고…….”
꽤나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아르데토스는 잠시 고민하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분의 갑주까지 있으니, 내 힘만으로는 결착을 낼 수가 없겠다.”
‘셀레스티얼 윙’만 있었다면, 잠시 자리를 피했다가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것이다.
하지만 ‘루덴 가르도’가 있는 이상, 자신의 힘으로는 서우진에게 피해를 입힐 수가 없었다.
그렇게 되면 둘의 싸움은 영원히 결판이 나지 않을 터.
“오늘은 이만 물러가지.”
아르데토스는 더 이상의 전투가 의미 없다고 판단했다.
우우웅-
그의 뒤로 검은색의 게이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딜!”
서우진이 빠르게 놈을 향해 달려들었다.
‘셀레스티얼 윙’까지 사용한 마당에, 놈을 놓칠 순 없었다.
하지만 아르데토스 역시 초극의 경지에 오른 자.
“즉살폭.”
콰아아아아아아앙-!
서우진의 머리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루덴 가르도’ 덕분에 아무런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잠시 움직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 보지. 그때는 지금처럼 쉽게 물러나지 않을 테니.”
그사이 아르데토스는 게이트 안으로 발을 디뎠다.
스아아악-
뒤늦게 서우진이 따라잡아 보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날을 기대해라, 서우진.”
게이트가 닫히고, 아르데토스의 모습이 사라졌다.
서걱-!
‘카 라니엘’이 한 박자 늦게 공간 그 자체를 절단했다.
“쯧.”
하지만 놈을 베는 것에는 실패한 듯했다.
고작해야 백색의 머리카락 몇 올 정도만 허공에 나풀거렸다.
서우진은 아쉬운 표정으로 아르데토스가 사라진 곳을 쳐다보다 몸을 돌렸다.
고작해야 몇 초간의 싸움.
하지만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했다.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 듯, 주변의 대지가 완전히 초토화 되어 있었다.
“우진 씨.”
다행히도 계수지는 싸움의 여파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녀는 피를 잔뜩 흘린 채로, 자리에 주저앉아 서우진을 불렀다.
“이런.”
재빨리 계수지를 향해 다가갔다.
다리를 제외하면 치명적인 부상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출혈이 너무 심했다.
‘위험한데.’
이대로 두면 과다출혈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
서우진은 지체하지 않고 그녀를 안아 들었다.
‘남은 시간은?’
8분 정도.
‘괜찮아. 도착할 수 있겠어.’
‘셀레스티얼 윙’의 지속 시간이 끝나기 전에, 베이스캠프로 돌아갈 시간은 될 것 같았다.
물론 ‘신속’을 사용하고, 젖 먹던 힘까지 사용해 달려야겠지만 말이다.
“조금 실례할게요.”
서우진은 혼미한 상태의 계수지를 꽉- 안고는 날개를 펼쳤다.
펄럭-!
서우진의 신형이 미칠 듯한 속도로 허공을 가로질렀다.
* * *
소란스러웠다.
바로 얼마 전 뿔뿔이 흩어졌던 용사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인 덕분이었다.
“사실일까?”
“직접 본 팀이 한둘이 아니잖아. 그럼 사실이겠지.”
“아니, 3만? 3만이라고?”
“그런 거랑 싸우면 그냥 밀릴 것 같은데…….”
“지지는 않을걸? 레벨도 꽤 오를 테고. 이건 기회 아니야?”
용사들은 각자 불안과 기대를 동시에 품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저씨는요?”
주변의 다른 팀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나중에 복귀한 이지아가 물었다.
“아직 도착 안 했어. 슬슬 도착할 때가 된 것 같은데…….”
구동환은 대답을 하며 주변의 눈치를 보았다.
“그런데 무슨 사고가 있었나 봐”
사고라는 말에 이지아의 눈이 반짝였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들 중 하나였으니까.
“뭔데요, 뭔데? 무슨 사고요? 심각한 거예요? 에이션트 오크들보다?”
빨리 얘기해 달라는 듯 재촉하는 이지아의 모습에, 구동환이 헛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20명이 넘는 애들이 다쳐서 돌아왔더라고. 그중에 한 명은 거의 죽기 직전이던데?”
“설마 에이션트 오크한테 당한 거예요? 아니, 그런 덜떨어진 사람이 누구예요?”
“걔네들 있잖아. 백시우랑 성유라 친구였던. 김태진이랑 박진한이었던가?”
구동환의 말에 이지아가 눈을 크게 떴다.
“엘리트 친구들!”
“그래그래, 그 녀석들이랑 같은 팀원들이 아주 묵사발이 됐더라. 그것 때문에 분위기가 뒤숭숭해.”
아이에르의 사제들도 모두 본국으로 복귀하고 없었기에, 치료도 쉽지 않았다.
“기사들이 어떻게든 치료를 해보려고 하긴 하는데, 악화되는 것만 막는 게 전부인가 봐.”
무려 20명이 넘는 용사들이 전투불가 상태에 빠졌다.
수만 마리의 에이션트 오크와 맞서 싸워야 할 때, 그만큼의 공백은 치명적이었다.
게다가 부상을 입은 김태진과 박진한은 S급 용사가 아니던가?
그들의 자리를 메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터였다.
“걔들이라면 고작 에이션트 오크한테 당할 것 같진 않은데, 어떻게 된 일이래요?”
앞으로의 전투가 걱정되지도 않는지 이지아는 잔뜩 신난 표정이었다.
“글쎄. 녀석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서 정확히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
“혹시 에이션트 오크 말고 다른 적이 있는 건 아닐까요? 그 사도라는 녀석들이라든지.”
꽤나 그럴듯한 추측이었다.
하지만 구동환은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런 놈들이랑 싸운 거라면, 살아서 돌아올 수도 없었겠지.”
마왕의 추종자가 용사들에게 부상만 입히고 돌려보내 준다?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하긴. 그건 그렇네요.”
이지아는 구동환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는지, 눈을 반개하고는 생각에 잠겼다.
과연 누가 있어 저들을 엉망진창으로 만들 수 있을까?
“우진 아저씨 정도가 아니면 힘들 것 같은데…….”
“우진 씨?”
“하지만 아저씨가 그럴 리가 없잖아요.”
자신이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는다 생각했는지, 어깨를 으쓱- 했다.
“우진 씨라면 가능은 하겠지만, 네 말처럼 그럴 이유가 없긴 하지.”
구동환도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놈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다친 놈들 모두 우진 씨 근처에 있던 팀원들이야.”
“그래요?”
그건 좀 이상했다.
“혹시 정말로 아저씨가 그런 건 아닐…….”
이지아가 말을 이어가려 할 때였다.
뿌우우우우-!
갑자기 뿔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모든 용사가 입을 다물고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쳐다보았다.
“왔다.”
저 멀리 먼지구름이 피어오른다.
거의 3만에 달하는 거대한 집단이 용사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다시 봐도 많긴 하네.”
처음 확인했을 때보다도 많아진 듯했다.
“아직 아저씨랑 수지 언니가 안 왔는데.”
이지아의 얼굴에 불안감이 깃들었다.
20명이 넘는 전력의 공백이 생긴데다, 가장 강한 서우진도 도착을 안 한 상태다.
지금의 전력만으로는 놈들을 막아낼 수가 없었다.
“기사들도 돕겠다고 했어. 우진 씨가 도착할 때까지만 버티면 될 테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
루데인은 용사들만으로 저 많은 수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 판단했는지, 함께 싸우기로 결정을 했다.
그 수는 고작해야 3백 명밖에 되지 않아, 큰 도움은 기대할 수 없겠지만…….
뿌우우우우우- 뿌우우우우우-!
다시 한번 뿔피리 소리가 평원에 울려 퍼졌다.
이번엔 두 번이었다.
그것은 전투의 시간이 다가왔다는 뜻이기도 했다.
“모두 집결!”
루데인의 외침이 들려왔다.
그러자 기사들이 선두에 서서 도열하기 시작했고, 용사들 역시 그 뒤에 서서 전의를 가다듬었다
“우리도 가자.”
방금 전까지는 별생각이 없었데, 막상 전투가 시작되려고 하자 긴장감이 엄습해 왔다.
‘아저씨, 빨리 좀 와요.’
이지아는 구동환과 함께 전투 준비를 하며, 서우진의 얼굴을 떠올렸다.
만약 그가 늦는다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이지아는 살짝 굳은 표정으로 다른 용사들 사이에 섰다.
“이거 진짜 이길 수 있겠냐?”
“하급 몇 명은 죽을 것 같은데.”
말로 듣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의 체감은 확연히 달랐다.
조금 전 레벨 업을 할 수 있는 기회라며 좋아하던 용사도, 3만에 달하는 에이션트 오크들을 보곤 입을 열지 못했다.
뿌우우- 뿌우우우- 뿌우우우-!
세 번의 뿔피리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동시에 에이션트 오크들의 머리 위로 누군가 날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누구지?’
이지아가 시선이 그를 향할 때,
고막이 터질 듯한 거대한 외침이 자르반 평원을 뒤흔들었다.
“모두 죽여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