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As A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378)
378화.
“작전은 뭡니까?”
“당신이 수도에 몰래 들어올 때 사용했던 방법과 같아요.”
성동격서.
간단하지만, 잘 먹히는 방법이다.
실제로 서우진 역시 잘 써먹지 않았던가?
다만 문제는…
“신궁의 방어체계는 수도의 마력 장벽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게 촘촘할 텐데요?”
황제가 기거하는 곳이다.
당연히 훨씬 더 단단하고, 철저하게 가로막혀 있을 게 뻔했다.
단순히 한쪽을 소란스럽게 하고, 그 사이 몰래 들어가는 방법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도 바보는 아니니까.”
괜한 걱정이다.
요한의 정보 길드가 얼마나 뛰어난지는 몇 번이나 체감하지 않았던가?
아샨타 역시 능력 하나만큼은 출중했으니, 뭔가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테러예요.”
서우진의 고개가 모로 꺾였다.
‘내가 지금 제대로 들은 건가?’
방금 테러라고 한 것 같은데.
“신궁의 방어를 맡고 있는 백은기사단은 웬만한 소란으로 속일 수 없어요. 그러니 차라리 일을 크게 키우는 게 나을 거예요.”
제대로 들은 게 맞았다.
아샨타는 정말로 신궁에 테러를 일으킬 생각인 듯했다.
‘미친 건가?’
단순한 소란이 아니라, 정말로 신궁을 공격한다면?
‘물론 내가 잠입하기는 쉬워지겠지.’
하지만 테러를 일으킨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그럼 모두 죽을 겁니다.”
신궁을 수호하는 게 백은기사단뿐이라면 어떻게든 도망을 칠 가능성이 적지만, 있었다.
하지만 신궁에 있는 건 그들만이 아니었다.
“신궁에는 수호자들이 있어요. 누가, 몇 명이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한 명 이상은 있을 겁니다.”
만약 그들이 나선다면, 아샨타를 비롯한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과장이 아니다.
“괜찮아요.”
하지만 아샨타는 크게 개의치 않는 듯했다.
“혹시 무슨 방도라도…….”
“죽음은 두렵지 않으니까요.”
서우진의 말을 끊고,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 들려왔다.
서우진이 주위를 둘러봤다.
방 안에 모여 있던 요원들 전원이 같은 표정이었다.
이건 단순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표정이 아니다.
‘그냥 죽을 생각이군.’
죽어서라도 요한을 구출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하게 느껴졌다.
서우진이 뺨을 긁적였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습니까?”
방법을 생각하다 보면, 목숨을 바쳐 길을 여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지가 나올 것이다.
아무리 요한이 중요한 인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죽음까지 불사할 필요까진 없었다.
“다른 방법이 있나요?”
“조금 더 고민하다 보면…….”
“그사이에 요한이 잡히면요? 당신의 친구는 용사이니 용서받을 수도 있겠지만, 요한은 아니거든요.”
심지어 그는 제국 출신도 아니다.
잡히는 즉시, 강도 높은 심문과 함께 결국엔 사형당할 게 뻔했다.
“요한은 큰 사람이에요. 지금은 그저 정보나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나중엔 정말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고요.”
그의 능력을 생각해 보면, 아예 가능성이 없는 말은 아니었다.
아니, 강림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있으니, 어쩌면 국가를 건설할 만큼의 업적을 세울 수도 있었다.
“그런 사람을 이곳에서 잃을 순 없어요.”
아샨타의 뜻은 굳건해 보였다.
물론, 서우진은 이해하지 못할 뜻이었지만 말이다.
“그런 방법이면 동의 못합니다.”
서우진이 단호하게 말했다.
남을 희생시켜 자신의 뜻을 이룰 정도로, 그의 성격이 냉정하진 못했으니까.
“나보고 당신들 죽을 동안 잠입하라고요? 차라리 내 힘으로 혼자 들어가는 게 낫지.”
“나도 저 녀석 말에 동의한다.”
그때, 뒤쪽에서 대화를 듣고만 있던 디아로크가 나서며 서우진의 말을 거들었다.
그러자 아샨타가 이맛살을 구겼다.
“당신은 빠져요. 당사자도 아니면서 왜 끼어들고 있어요?”
디아로크를 노려보며 말하자, 그가 코웃음을 쳤다.
“어이가 없어서 그런다. 고작 너희 따위가 두드린다고, 저 신궁에 틈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나?”
“우리에겐 쓸 만한 무기가 있어요!”
디아로크의 말에 아샨타가 발끈하며 소리쳤다.
“그래, 그거. 내가 만들어준 거지? 만약 그딴 일에 쓰일 줄 알았다면 거절했을 거다.”
디아로크 역시 눈을 가늘게 뜨며 스산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내가 만들어준 무기의 위력은 강력하지만, 그렇다고 네가 원하는 장면을 만들어내기엔 부족하다.”
“분명 당신은 웬만한 성벽도 단번에 날려 버릴 수 있을 거라고…….”
“신궁은 웬만한 성벽이 아니니까. 무려 마공이 설계부터 완공까지 직접 개입한 물건이다. 그 괴물이 만들어낸 걸, 급조한 무기로 파괴할 수 있단 생각은 버리는 게 좋아.”
디아로크는 마법사다.
덕분에 마르테스가 얼마나 괴물인지는 그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걸 사용해서 주의를 돌려, 저 녀석이 잠입할 수 있게 돕는다는 건 불가능해.”
디아로크가 단언하듯 말했다.
그러자 아샨타의 표정이 굳어졌다.
디아로크의 말이 사실이라면, 계획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는 뜻이니까.
“그럼 어떻게 해야…….”
망연자실한 아샨타가 중얼거리자, 디아로크가 서우진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나랑 가지.”
“뭐?”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내가 만든 무기로는 불가능하지만, 내가 직접 가면 가능해.”
그러니까, 신궁을 공격하는 역할을 디아로크가 맡겠다는 뜻이었다.
확실히 초극의 경지에 오른 그가 나선다면, 확실히 구멍을 뚫을 수 있었다.
방어를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야 디아로크에겐 쉬웠다.
하지만 문제는 가능하냐, 불가능하냐가 아니다.
“넌 레닌스탕의 공작이야. 그런 놈이 제국의 심장부에 마법공격을 쏟아붓겠다고?”
서우진이 헛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너 그러다 죽는다.”
농담이 아니다.
어쩌면 분노한 제국의 힘이 레닌스탕으로 향할지도 모른다.
아무리 강림 전쟁이 코앞이라고는 하지만, 직접 공격을 당한 이상 가만있을 순 없었으니까.
전면전이 아니라도, 수호자들 중 몇 명만 보내면 레닌스탕은 쑥대밭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전에, 디아로크는 이미 죽었을 테고.
“나 디아로크다. 제국의 힘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마공이 나서지 않는 이상은 나를 어찌하지 못해.”
자신감인지, 자만심인지.
녀석은 자신이 당할 것이란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틀렸다.
굳이 마르테스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그를 상대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었다.
“스트레인이라면 확실히 네 목을 딸 수 있어. 검공도 너보단 강하고. 권공 역시 쉽게 볼 놈이 아니지.”
디아로크가 확실히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건, 오직 대공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몇 날 며칠을 싸워야 간신히 승패가 나뉠 정도였다.
“자신감을 갖는 건 좋지만, 자기 객관화를 제대로 하는 게 좋을 거다. 그렇지 않으면 어디 가서 칼 맞고 죽기 딱 좋…….”
“누가 맞서 싸운다고 했나?”
디아로크가 서우진의 경고 서린 말을 끊었다.
“나는 바보가 아니다. 제국의 수도에서 신궁을 공격하고 가만히 서 있을 거라 생각한 건 아니겠지?”
서우진이 눈을 끔뻑였다.
“그 말은?”
“당연히 도망가야지. 네 녀석이 신궁에 잠입에 성공하면, 곧장 튈 거다.”
오늘 벌써 몇 번째 짓는 헛웃음일까?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질 않았다.
“나라면 이 멍청한 녀석들이 공격하는 것보단 훨씬 낫겠지. 죽을 위험도 거의 없고.”
확실히 그랬다.
디아로크는 초극의 경지에 오른 존재.
맞서 싸우는 건 모르겠지만, 작정하고 도주한다면 잡을 수 있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 후의 일은 나중에 생각하면 된다.”
정보 길드가 철저히 디아로크의 존재를 은폐하고, 정보전을 펼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건가요?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일 텐데.”
옆에서 아샨타가 물었다.
서우진 역시 궁금하던 차였다.
두 사람의 시선이 향하자, 디아로크가 슬쩍 시선을 피하며 입을 열었다.
“목숨 값이다, 목숨 값. 저놈이 날 살려줬으니까.”
서우진이 피식- 웃었다.
“널 살려준 건, 네가 먼저 나를 도와서인데?”
“…순서는 상관없다. 그저 내가 빚을 진 느낌이라 갚는 것뿐이다.”
왠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았지만, 굳이 캐묻지는 않았다.
“잘 도망칠 자신은 있고?”
“흥,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불에 미친 변태.
솔직하게 대답은 하지 못했다.
발작할 게 뻔했으니 말이다.
서우진은 슬쩍 고개를 돌려 아샨타를 쳐다봤다.
“정보 길드는 저 녀석의 정체를 감출 방법을 생각해 주세요.”
“하지만……!”
“그게 더 나을 겁니다. 성공 가능성도 그쪽이 더 높고.”
서우진이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자, 아샨타는 입을 다물었다.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서우진의 말이 옳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고마워요.”
“인사는 저 말고 저 녀석에게 하시죠.”
서우진이 웃으며 디아로크를 가리켰다.
그러곤 몸을 돌려 문으로 향했다.
“계획 수립되면 부르세요. 저는 잠깐 쉬고 있겠습니다.”
뒤쪽에서 어색한 분위기가 느껴졌지만, 더는 신경쓸 부분이 아니었다.
서우진은 요원 한 명의 안내에 따라 비어 있는 방을 배정받았다.
혼자가 되자, 서우진이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 앉았다.
‘조금 더 좋은 방법은 없었을까?’
디아로크는 아무렇지 않게 돕겠다고 했지만, 솔직히 아무런 부담도 되지 않는 건 아닐 것이다.
만약 중간에 일이 조금이라도 틀어진다면, 녀석과 레닌스탕은 엄청난 후폭풍을 맞이해야만 했으니까.
만약 시간에 여유가 조금이라도 더 있었다면,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럴 시간이 없다는 게 아쉬웠다.
‘어쩔 수 없지.’
강병규와 요한을 구하려면 최대한 서둘러야만 했다.
조금 성급하고, 무모한 계획이라 할지라도.
‘별일 없겠지?’
정보 길드에서도 두 사람이 살아 있다고 확신했으니, 아직까진 괜찮을 듯했다.
아직까지는…….
서우진은 눈을 감고 ‘신룡안’을 발동했다.
순식간에 기감이 넓게 퍼져 나가며, 신궁에 닿았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신궁에 펼쳐진 방어마법은 감각을 완전히 차단했다.
안에서라면 모를까, 바깥에선 안을 살피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마왕화’를 하면 살필 수 있을까?’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시도하진 않았다.
괜히 건드렸다가 경비만 더 삼엄해질 수 있었으니까.
‘조금만 더 참자.’
안으로 들어가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만 인내하고 기다려야만 했다.
서우진은 ‘신룡안’을 해제하고는 침대에 누웠다.
아샨타가 계획을 만들어낼 때까지는 감각을 갈고닦으며, 휴식을 좀 취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똑똑-
얼마나 지났을까?
‘한 시간? 두 시간?’
잠깐 잠이 들었는지, 시간 감각이 조금 둔해졌다.
“들어오세요.”
침대에서 일어난 서우진이 말하자, 문이 열리며 아샨타가 들어왔다.
“이제 시작하면 될 것 같아요.”
“…빠르네요.”
서우진이 감탄했다.
그저 디아로크의 존재를 숨기는 계획에 불과하긴 했지만, 그래도 빨랐다.
“가죠.”
서우진이 몸을 일으켜 그녀와 함께 방을 빠져나왔다.
이제 신궁에 들어갈 시간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