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As A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385)
385화.
화아아아아악-!
“레벨 업이다!”
마지막 변종 마수를 처치하자, C급 용사 중 두 명이 동시에 레벨 업을 했다.
“와, 경험치 진짜 미쳤네.”
레벨 업을 한 용사들은 희열과 놀람으로 가득찬 표정을 지었다.
레벨 업까지 얼마 남지 않긴 했었지만, 단 한 번의 전투를 끝내자마자 오를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한 듯했다.
“축하해요.”
“축하합니다.”
함께 싸웠던 이들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유홍설 역시 그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몸을 돌려 한쪽으로 걸어갔다.
“고생했어요.”
“수고했어요, 언니!”
“수고요.”
계수지와 이지아, 김다혜가 그녀를 맞이했다.
“도와주실 줄 알았는데.”
“안 도와줘도 잘 싸우던데요, 뭘.”
빈말이 아니었다.
처음엔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잘 싸우고 있었으니까.
굳이 돕지 않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
만약 자신들이 끼어들었다면, 저들이 레벨 업을 하지 못했었을 수도 있었다.
“구동환 씨는요?”
“조금 전에 전투를 끝내고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구동환이 맡은 팀도 A급이 두 명이나 되어서인지, 확실히 쉽게 전투를 마무리 지은 듯했다.
“다친 사람은 없죠?”
“다행히도 아무도 안 다친 것 같아요.”
마력이 모두 안정적이었다.
박민성은 살짝 지쳐 보이긴 했지만, 별다른 부상을 입은 것 같진 않았고.
“그럼 이제 돌아가서 좀 쉬어요. 아무래도 샤워 좀 해야 할 것 같아서.”
유홍설 역시 변종 마수의 잔해로 엉망이었다.
씻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계수지는 고개를 저었다.
“돌아가는 건 조금 이따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녀의 시선이 돌아간다.
“누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거든요.”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곳.
하지만 초극의 경지에 이른 그녀의 기감에는 확실히 느껴졌다.
누군가 빠르게 달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 누가 와요? 혹시 아저씨?”
이지아가 화색을 지으며 고개를 돌려, 계수지가 바라보는 쪽을 확인하며 물었다.
“안타깝게도 우진 씨는 아니야. 아마 다른 용사들인 것 같아.”
“아…….”
금세 시무룩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 빠른 변화에 실소한 계수지가 말을 이었다.
“그래도 반가운 사람은 한 명 끼어 있는 것 같으니까, 너무 실망하지는 말고.”
반가운 사람이라니?
누구인지 짐작도 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했다.
“기다려 보면 알 거야.”
계수지가 피로 범벅이 되어 있는 이지아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오, 여기도 끝났네요.”
그사이, 전투를 끝낸 2팀이 합류했다.
아직 변신을 풀지 않은 구동환은 ‘마법 소녀’의 노란 원피스를 입고, ‘진혼’을 어깨에 걸친 상태로 그들에게 다가왔다.
“어휴, 아저씨! 옷 좀 갈아입어요!”
이지아가 기겁하며 김다혜 뒤로 숨었다.
“언제 또 전투가 벌어질지 모르는데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지.”
그 모습에 구동환이 껄껄- 웃으며 대꾸했다.
물론 그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왜 다들 안 돌아가고 여기 모여 있습니까?”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싶어 주변을 둘러보며 묻자, 이지아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누가 이쪽으로 오고 있대요. 수지 언니가 말해줬어요.”
“끄응- 역시 100레벨이 넘으면 기감도 더 좋아지나 보네요.”
그 말에 구동환은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계수지를 쳐다봤다.
아직 그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환 씨도 금세 찍을 거예요. 원래 얼마 차이 안 났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내기에서 졌다는 사실이 못내 분한 모양이었다.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자신이 이길 것이라며 호언장담했으니, 아쉬울 만도 했다.
“뭐, 아무튼. 금세 따라잡을 거니까 너무 방심하진 마세요.”
“언제든지요.”
계수지의 여유 넘치는 미소에 구동환이 다시 한번 앓는 소리를 냈다.
“아, 저기 오네요.”
멀리서 먼지구름이 작게 일어나는 게 보였다.
“음? 용사인 것 같은데?”
구동환도 이제 그들을 포착한 모양이었다.
“제법…….”
강한 마력이 느껴졌다.
그리고 꽤 익숙한 기운 역시.
“아일린 경?”
구동환이 중얼거리자, 이지아의 눈이 커졌다.
“어? 그 기사 언니요? 그 언니가 저기 있어요?”
깊은 친분을 나눴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매시브 가디언에서 함께 구른 사이였다.
따로 볼일이 있어 한동안은 함께할 수 없다고 들었는데, 여기서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맞아. 아일린 경이야. 그리고 다른 주둔지의 용사들도 넷 정도 있고…….”
말하던 계수지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간질간질하는 것이,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요. 그냥 착각인가 봐요.”
구동환이 의아하게 쳐다보자,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과민하게 반응한 것 같았다.
잠시 기다리자, 다가오는 이들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일린 경이 맞네요.”
“다른 사람들은 아카데미에서 몇 번 본 얼굴이고.”
친하게 지내진 않았지만, 안면 정도는 있는 이들이었다.
그렇게 조금 기다리자, 그들이 도착했다.
“언니! 오랜만이에요!”
이지아가 달려나가 아일린의 품에 뛰어들었다.
그녀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이지아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이라고 하긴 좀 민망하군요.”
적어도 한 달 이상은 지난 뒤에야 만날 줄 알았는데, 고작 며칠 만에 재회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혜경 언니도 안녕하세요!”
이지아는 역시 마당발이었다.
박혜경을 비롯한 그녀의 동료들과도 이미 알고 지내던 사이였던 것이다.
“그래, 너도 잘 지냈냐?”
계수지는 그런 이지아를 황당한 눈빛으로 쳐다보다 이내 고개를 젓곤 아일린을 향해 다가갔다.
“여기서 볼 줄은 몰랐는데, 어떻게 된 일이에요?”
“아, 그게…….”
아일린은 잠시 고민하다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변종 마수들을 만나 죽을 뻔했지만, 박혜경이 구해줬다는 것.
그리고 서우진이 제국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는 것까지.
“몸은 괜찮으세요?”
“보다시피 괜찮습니다. 걱정할 만큼의 부상은 아니었습니다.”
거짓말이다.
실제로 아일린은 죽음의 문턱까지 밟은 상태였다.
만약 박혜경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그런 얘기를 꺼내 걱정을 끼치지 않겠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다행이네요.”
계수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력이 조금 불안정하긴 하지만, 아일린의 상태는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수지 언니! 이쪽은 혜경 언니예요! A급 ‘인크레더블 아처’죠!”
“아, 안녕하세요. 계수지입니다.”
이지아의 갑작스러운 소개에 모두 인사부터 나누기 시작했다.
“이미 알고 있어요. 워낙 유명하셨으니까.”
박혜경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계수지와 그 일행을 쳐다봤다.
“그런데…….”
그러다 문득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혹시… 서우진 씨는 어디 계신가요?”
“우진 씨요?”
“네, 여기에 없는 건가요?”
계수지가 묘한 표정으로 박혜경을 쳐다봤다.
대체 왜 서우진을 찾는 것일까?
조금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이 대놓고 물어볼 수는 없는 일.
계수지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우진 씨라면 지금 수도에 있을 거예요. 일이 좀 있어서 먼저 떠났거든요.”
“아…….”
실망감이 서린다.
박혜경뿐만 아니라 아일린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에 오면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또 엇갈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수도는 왜 갔는지 알 수 있을까요?”
박혜경이 물었다.
하지만 아무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해주기 싫어서가 아닌, 그들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쯧, 여기까지 왔는데 허탕이네.”
이런 상황은 예상치 못했던 듯, 박혜경이 미간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그 모습에 이번엔 계수지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일린 경이 우진 씨를 찾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박혜경 씨는 왜 찾으시는 거죠?”
별다른 인연도 없는 용사다.
아카데미에서도 그랬고, 그 이후에는 더 그랬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찾아와서 서우진의 행방을 묻는 게 조금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 별건 아니에요.”
박혜경이 씨익- 웃었다.
“그냥 얼마나 강한지 한번 확인해 보고 싶어서요.”
“확인이요?”
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서우진이 강한 건 아카데미에서도 몇 번이나 증명된 사실 아니던가?
게다가 그걸 왜 박혜경이 확인한단 말인가?
계수지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박혜경이 미소를 지었다.
“시간이 꽤 흘렀잖아요. 아카데미에서 훈련받은 것도 아니고.”
계수지가 피식- 웃었다.
말을 빙빙 돌리고 있긴 하지만, 지금이라면 자신이 더 강할지도 모른다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직접 한번 싸워보고 싶어 여기까지 온 것이고.
‘뭐,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닌데.’
서우진이 아카데미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한참 전의 일이었다.
그사이에 다른 용사들도 엄청난 성장을 했고, 박혜경은 90레벨 중반에 이를 정도로 강해졌다.
그쯤 되면 자신의 힘을 증명해 보고 싶을 만도 했다.
‘나도 그랬으니까.’
매시브 가디언에서의 훈련을 끝마친 뒤, 자신감에 가득차 있었다.
그래서 그 힘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로렌테로 향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그 결과 아직 자신은 부족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고.
눈앞의 박혜경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성장했으니, 그 힘을 자랑하고 싶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대상이 서우진이라는 것이 조금 어이가 없을 뿐.
“굳이 우진 씨일 필요가 있나요?”
계수지가 말했다.
“네? 그게 무슨…….”
“저는 어때요? 아니면 저 옆에 있는 노란 원피스의 변태도 실력이 꽤 괜찮은데.”
어리둥절해 하는 박혜경을 향해 다가가며, 계수지가 말을 이었다.
“우진 씨는 저보다 강해요. 그러니 제 실력을 확인해 보면,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거예요.”
서우진이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우물 안의 개구리로 살았는지.
계수지의 말에 숨은 뜻을 알아차린 것일까?
박혜경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그러네요. 당신도 강했었죠?”
계수지는 아카데미에서도 수위에 들 정도로 두각을 나타낸 강자다.
박혜경도 유명하긴 했지만, 언제나 그녀의 한 수 아래로 평가를 받았었다.
“괜찮은 생각이네요.”
박혜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우진 씨와 한번 붙기 전에, 꽤 괜찮은 스파링 상대가 될 수 있겠어요.”
그녀의 음성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본인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았다.
‘스파링 상대라…….’
박혜경은 강하다.
전신으로 풍겨대는 마력의 양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동료들 중에도 전투 직업이 아닌 이들은, 그녀를 상대로 승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계수지는 아니다.
‘자존심을 한번 꺾어줄 필요가 있어.’
앞으로 자신들이 상대해야 하는 놈들은 그야말로 괴물 같은 존재들뿐이다.
지금의 알량한 실력만 믿고 오만하게 굴다간, 결코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계수지는 그러한 사실을 깨닫게 해줄 생각이었다.
“지금 바로 시작할까요?”
거대한 투기가 치솟아 올랐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