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As A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395)
395화.
서우진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무엇일까?
당연하게도 ‘마왕화’ 스킬이다.
‘셀레스티얼 윙’이나 다른 아이템, 스킬들도 엄청난 효과를 발휘하긴 했지만 ‘마왕화’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현재 서우진은 1분, 1초가 급한 상태.
조금이라도 빨리 주변의 변종 마수들을 모두 정리한 뒤, 돌아가야만 했다.
그래서 서우진은 자신의 가장 강력한 힘, ‘마왕화’를 사용했다.
굳이 ‘신룡안’을 발동시키지 않아도, 주변의 모든 정보가 밀려들어 왔다.
“가장 가까운 건 저기군.”
남쪽으로 10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변종 마수로 보이는 놈들의 마기가 느껴졌다.
등에 돋아난 날개가 펄럭이자, 빛살과도 같은 속도로 공간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지금의 서우진에게 10킬로미터는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불과했다.
‘서른여섯 마리.’
서우진은 순식간에 놈들의 수를 파악했다.
변종 마수들을 제대로 살펴볼 생각 따위는 하지도 않았다.
‘카 라니엘’을 뽑을 생각은 더더욱 하지 않았고.
그저 감흥 없는 표정으로 주먹을 뻗을 뿐.
콰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
거대한 혼돈기가 전면을 휩쓸었다.
마치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압도적인 힘에, 변종 마수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다음은 어디지?’
사체도 남기지 못하고 죽어버린 변종 마수에게는 더 이상의 관심도 주지 않았다.
마치 피에 굶주린 맹수처럼, 다음 사냥감을 찾아 헤매는데 집중했다.
“저기다.”
변종 마수의 마기를 감지한 서우진이 몸을 돌렸다.
그리고 잠시 후.
또 다른 변종 마수 무리 하나가 핏자국만 남긴 채 세상에서 지워졌다.
* * *
“얼마나 걸릴 것 같아요?”
아샨타가 의자에 앉아 다리를 까딱이며 물었다.
“모른다.”
하지만 디아로크는 퉁명한 표정으로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전보다 강해진 서우진의 힘이 계속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내 실력으로는 짐작하는 것도 불가능하겠지만, 당신이라면 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아샨타는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물었다.
“아무래도 하루로는 힘들 것 같지 않나요?”
옆에 있던 엘프가 슬쩍 자신의 의견을 얘기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하루 만에 변종 마수들을 처리하고 돌아온다는 건 불가능하다 여기는 모양이었다.
“흥!”
디아로크가 코웃음을 쳤다.
그러곤 엘프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이 녀석이 물어보는 건, 하루 안에 가능하냐, 불가능하냐가 아니다.”
“예? 그게 무슨…….”
엘프가 고개를 갸웃했다.
디아로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과연 몇 시간이 걸릴지를 물어보는 거다, 엘프. 하루? 웃기는군.”
디아로크는 눈이 커진 엘프를 비웃고는 아샨타를 쳐다봤다.
“지금의 그놈이라면 열두 시간도 안 걸릴 거다.”
그 말에 아샨타와 엘프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나 빨리?”
“말도 안 돼요!”
둘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물론 디아로크는 믿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말이다.
“열두 시간이라니. 서우진 씨가 아무리 강하다고는 하지만 그건 좀 무리 아닌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게 가능했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막아내지 못할 리가…….”
특히 엘프는 충격이 큰 모양이었다.
한 명의 용사가 그토록 쉽게 토벌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까지 변종 마수에 의해 희생된 엘프들이 너무 안타깝지 않은가.
“믿기 싫으면 말아라. 어차피 대여섯 시간쯤 더 지나면 알 수 있을 테니.”
서우진이 자리를 비운지 이미 여섯 시간가량 흘렀다.
지금까지 기다린 만큼만 더 기다리면 디아로크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있을 터.
“그러니까 보채지 말고 그냥 기다리…….”
말하던 디아로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왜, 왜요?”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아샨타가 덩달아 놀라 물었다.
하지만 디아로크는 대답대신 황망한 표정으로 헛웃음만 내뱉을 뿐이었다.
“대체 왜 그러는데요? 혹시 마수라도 나타난 거예요?”
아샨타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검을 붙잡았다.
“온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말.
“누가 온다는…….”
“서우진. 그 미친놈이 돌아오고 있단 말이다.”
아샨타가 입을 다물었다.
다행히 변종 마수가 출몰한 것은 아니었지만, 서우진이라니?
“…그냥 조금 쉬러 오는 거겠죠.”
설마 여섯 시간 만에 일을 끝냈을 리가 없다.
아샨타와 엘프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다.”
하지만 디아로크는 고개를 저었다.
그와 동시에 주둔지의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후우-”
숨을 고르며 주둔지 안으로 들어온 서우진의 모습은, 마치 피로 목욕을 한 것 같았다.
인간의 것과는 조금 다른, 검붉은색의 짙은 피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다 끝났냐?”
디아로크가 무겁게 가라앉은 음성으로 물었다.
“그래. 생각보단 그리 많지 않아서 금방 끝났네.”
서우진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한쪽에 놓여 있는 수건으로 몸을 닦기 시작했다.
너무도 태연한 모습.
온몸에 떡칠된 피만 아니었다면, 잠깐 동네 마실을 다녀온 것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몇 마리나 됐지?”
“글쎄? 일일이 다 세어보진 않았는데. 대충…….”
잠시 고민하던 서우진이 입을 열었다.
“한 9백 마리 정도는 되는 것 같더라.”
거의 천에 가까운 수.
만약 그 정도의 변종 마수들이 한 번에 들이닥쳤다면, ‘필로타인 라세’도 결코 무사할 수 없었다.
그런데 고작 6시간 만에 그 많은 수를 처리하고 왔다고?
디아로크 역시 가능한 일이긴 했다.
놈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면 말이다.
하지만 놈들을 일일이 찾아 헤매면서 토벌하기엔, 여섯 시간은 짧아도 너무 짧았다.
“미친 새끼.”
디아로크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열두 시간을 예상했는데, 그 절반밖에 걸리지 않을 줄이야.
어이가 없어 험한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옆에 있던 아샨타와 엘프는 디아로크와 달리,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한번 확인해 보세요. 당분간은 변종 마수의 그림자도 보기 힘들 겁니다.”
피를 대충 닦아낸 서우진이 입을 못 다물고 있는 엘프를 쳐다보며 말했다.
“…정말인가요?”
엘프는 그제야 말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믿지는 못하겠는지, 그의 눈동자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그러니까 확인해 보시라는 겁니다.”
무려 ‘마왕화’를 한 서우진이 여섯 시간에 걸쳐 한 토벌이다.
단 한 마리도 놓칠 리가 없었다.
“확인이 끝나면, 그때 떠나겠습니다.”
서우진의 말에 엘프가 곧장 밖으로 뛰어나갔다.
지금 바로 확인해 볼 생각인 것 같았다.
“시간이 좀 걸릴 테니까, 난 좀 씻고 와야겠다.”
서우진이 찝찝한 표정으로 몸을 둘러봤다.
중간에 무려 팔십 마리에 육박하는 거대한 크기의 변종 마수들을 만나는 바람에 꼴이 엉망이 돼버렸다.
“대체 얼마나 강한 건가요?”
샤워실로 향하는 서우진의 등을 향해, 아샨타가 물었다.
“저 말입니까?”
걸음을 멈춘 서우진이 뒤를 돌아봤다.
“네.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도무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히질 않아서요.”
서우진의 힘은 타란 산맥에서 숨이 막힐 정도로 경험해 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수준으로 그의 힘을 추측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음…….”
서우진이 멋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의 입으로 ‘나는 이만큼 강하다’라고 얘기하는 것이 좀 쑥스러웠던 것이다.
하지만 대답을 해주지 않으면 절대 놓아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깃든 아샨타의 표정을 보니, 대충 얼버무리긴 힘들 것 같았다.
“한 명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대답을 해주었다.
“그게 무슨 뜻이죠?”
“지금 이 세계에서, 저보다 강한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을 거란 뜻입니다.”
마공 마르테스.
그녀를 제외하면 서우진보다 강한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너무도 당당한 말에, 아샨타와 디아로크는 더 이상 입을 열 수 없었다.
* * *
“‘필로타인 라세’ 근처다.”
스트레인과 다리엘은 가장 가까운 크루시엘 지부에 들른 상태였다.
그곳에서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현재 서우진이 있는 위치.
“이동했군.”
마지막으로 확인했던 곳과 꽤 떨어진 곳이었다.
“이유는?”
“확인된 바가 없다. 다만 서우진이 그곳에 도착한 직후, 용사 셋이 주둔지를 떠났다.”
다리엘의 대답에 스트레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심상찮군.”
정황상 서우진이 용사들을 다른 곳으로 보낸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할 이유는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아직 속단하긴 일러.”
하지만 다리엘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서우진을 강력하게 의심하는 와중에도, 다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크루시엘의 일을 도우며, 끝없이 의심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었다.
“주둔지를 벗어난 용사들이 향한 곳은?”
“방향을 보면, 아무래도 서우진과 함께 움직이던 용사들이 있는 곳이다.”
왠지 한 곳으로 모으는 것 같았다.
그 세 명의 용사까지 합류한다면, 무려 20명이 넘는 이들이 뭉치는 것이었으니까.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군.”
“그렇지 않아도 크루시엘에서 움직이고 있다.”
스트레인이 걱정하지 않아도, 이상함을 감지한 크루시엘의 요원들이 다방면으로 그들을 감시하는 중이었다.
“일단 그건 이 녀석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이제 다른 볼일을 봐야지.”
다리엘의 말에 스트레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단순히 서우진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온 게 아니었지.”
다리엘은 분명 서우진을 붙잡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구한다고 했었다.
“이곳에 그런 방법이 있다고?”
스트레인이 주변을 둘러봤다.
지극히 평범한 집이었다.
외관뿐만 아니라, 느껴지는 기운 역시 그러했다.
자신들을 제외하면, 가장 강한 마력도 중급 기사에 불과했으니까.
이런 수준으론 수백 명을 모아도 서우진에겐 상대가 되지 못한다.
“정확히는 여기가 아니야.”
“그럼 왜 들른 거지?”
스트레인이 묻자, 다리엘이 피식- 웃었다.
“수도에 소식을 좀 전하려고.”
“…설마?”
다리엘의 생각을 눈치챈 것일까?
스트레인이 눈을 크게 떴다.
“안 된다. 신궁을 비워두는 건 위험하다.”
권공 카론.
다리엘은 수호자 중 한 명인 카론을 부를 생각인 게 틀림없었다.
스트레인은 불가하다며 고개를 휘저었다.
신궁이 공격당한 게 바로 얼마 전이다.
그런 상황에 카론마저 신궁에서 벗어난다면, 황제의 보호에 심각한 구멍이 생길 수 있었다.
하지만 다리엘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걱정하지 마라. 지금 신궁엔 대공도 머물고 있으니까. 그녀가 아무리 우리에 비해 약하다고는 하지만, 웬만한 적들은 혼자 상대할 수 있을 게다.”
특히 대공의 이능이라면, 사도들이 떼로 몰려와도 황제를 보호할 수 있었다.
스트레인 역시 그 사실을 알기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더는 반대하진 않았다.
“나와 네 힘만으로는 서우진을 붙잡기 힘들 거라고?”
다리엘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수호자들 중 셋. 그 정도면 충분하겠지?”
암공, 검공, 권공.
제국이 지닌 가장 강력한 힘들이 서우진을 향해 적의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