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As A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40)
#39화.
무슨 뜻일까?
‘게랄드가 말한 게 나냐니?’
정신을 잃어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서우진이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자, 다리엘은 혀를 차며 의자를 끌고 와 앉았다.
“게랄드가 그러더군. 네가 아니었으면, 그 자리에 있던 놈들은 죄다 죽었을 거라고.”
아, 그런 말이었나?
다행이었다.
‘놈이 ‘나락’에 대한 얘기를 한 줄 알았네.’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냥 발버둥을 좀 쳤을 뿐인데요.”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냥 죽기는 억울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시도했을 뿐이었다.
통하는 건 하나도 없었지만 말이다.
“네놈에 대해 좀 알아보았다. D급 ‘검병’에 10레벨. 고작해야 이 정도뿐이더군. 그런 놈이 게랄드를 막아? 이게 말이 된다고 보느냐?”
“저 10레벨 아닌데요.”
서우진은 다리엘의 말을 부정했다.
“뭐? 분명 내가 듣기론…….”
“저 이제 16레벨입니다.”
방금 확인했으니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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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서우진
■ 직업 : 마왕 [측정 불가]
■ 레벨 : 16
■ 스킬 : ??? [패시브], [흑염], [강격], [폭주], [가속], [오러], [나락], [징벌], [낙인], [광기], [황혼], [무스펠하임], [우라노스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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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많이 늘었다.
아무래도 ‘나락’을 써서 고블린과 다크 엘프들을 몰살시키는 바람에 갑자기 이렇게 폭업을 한 것 같았다.
‘역시 사냥은 몰이사냥이지.’
저급한 몬스터가 대부분이었는지라 생각보다 많이 오르진 않았지만, 이게 어딘가?
눈을 감았다 떴더니 6레벨이나 올랐는데.
“…레벨을 숨긴 건 아니겠지?”
“설마요. 제가 왜 그런 거짓말을 합니까? 무시당하는 걸 좋아하는 변태도 아니고.”
물론 레벨 빼고, 등급과 직업은 거짓말이지만 말이다.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난 변태가 아니라고.’
서우진이 당당하게 말하자, 다리엘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다. 10레벨이나 16레벨이나. 게랄드를 막는 게 불가능하다는 건 같으니.”
맞는 말이다.
일개미가 여왕개미로 진화했다고 인간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무슨 짓을 한 거냐?”
“진짜 모르겠는데요. 그냥 웬일인지 마기에 영향을 받지 않아, 그놈이 신기해하면서 말을 건 것 외에는요.”
서우진은 진실을 섞은 거짓을 말했다.
직업이 ‘마왕’이어서 그런지, 마기에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
덕분에 게랄드가 당황하며 관심을 보인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나락’에 대해서는 절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눈앞에서 한 번 펼쳐 보라고 했다간, 그대로 목이 잘릴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항상 슬픈 예감은 빗나간 적이 없었으니까, 이번에도 그럴 거야.’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말을 해선 안 된다.
그런데 다리엘에게는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된 것 같았다.
“마기를 견뎌?”
다리엘은 잠시 생각을 하다, 서우진의 손목을 붙잡았다.
“어? 뭐 하시는…….”
“조용히 있어라.”
갑작스런 행동에 깜짝 놀라 팔을 빼려다, 몸을 짓누르는 압박감에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청아한 느낌의 마력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흐음.”
다리엘의 얼굴에 의아함이 서렸다.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서우진의 내면을 훑어보던 다리엘이 손을 뎄다.
그리곤 물었다.
“네가 D급이라고?”
뭔가 눈치라도 챈 것일까?
“거기에 10. 아니, 16레벨이라…….”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는, 이내 아일린을 쳐다봤다.
“아이야, 이 녀석을 가르친 게 너더냐?”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아일린은 움찔-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고 곧바로 대답했다.
“기초를 닦아주긴 했지만, 검을 가르친 것은 제가 아닙니다.”
“그럼?”
“영주님이십니다.”
아일린의 대답에 다리엘이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북방의 애송이가 꽤나 그럴듯한 걸 만들어냈군.”
감탄인지, 한탄인지 모를 말을 내뱉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는 다 회복된 뒤 다시 보도록 하지.”
제 할 말만 하고는 그대로 나가 버렸다.
“……다 나았는데 말이지.”
레벨 업을 하면서 육체가 완벽하게 회복되었다.
그럼에도 기절한 것은 정신적으로 지쳤기 때문이었다.
피식- 웃은 서우진이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여긴 어디야?”
아카데미의 숙소는 아니었다.
거기는 돈을 얼마나 처발랐는지도 모를 정도로 화려하고 넓었으니까.
그에 반해 여기는 소박했다.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긴 했지만, 아카데미의 기숙사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제국의 변방도시인 티파인의 영주성이에요.”
“아, 기차역이 있었던?”
토벌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도시였다.
“네. 아무래도 부상을 입은 인원이 많다 보니, 곧바로 수도로 갈 수가 없었어요.”
기사들은 물론이고, 용사들까지.
특히 마지막 게랄드에게 당한 엘리트 친구들의 상태는 조금 심각하다고 했다.
“너는? 안 쉬어도 되겠어?”
아일린 역시 마기에 노출되었다.
침식된 마기는 마력과 충돌하며 내상을 유발한다.
때문에 다른 기사들 역시 요양 중이었고.
아일린 역시 얼굴이 좀 창백해 보였다.
“저는 괜찮아요. 생각보다 버틸 만하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
매시브 가디언에서 수련할 때에 비하면, 이건 부상 축에도 들지 못한다.
“다행이네. 아, 다른 애들은?”
게랄드가 나타났을 땐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지아와 김다혜가 보이지 않았다.
그 외의 다른 몇몇 용사들도.
나중에 나타난 건 엘리트 친구 다섯 명밖에 없었으니까.
“멀쩡해요. 주변 수색을 나갔다가 다크 엘프 몇 명과 마주친 것 같은데, 무사히 빠져나왔어요.”
“……그래?”
그 말은 곧, 그 아이들은 ‘나락’을 봤다는 뜻이었다.
해파리들은 서우진 주변의 ‘적’들을 모조리 쥐어짜 버렸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아일린이 그에 대한 말을 꺼냈다.
“우진 씨가 싸우는 동안, 그쪽에서도 심상찮은 일이 벌어졌다고 하던데. 무슨 검은 유령 같은 게 다크 엘프들을 모두 죽였다고요.”
“유령?”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순식간에 십여 명의 다크 엘프를 몰살시켰다니. 제국에서도 그것의 정체에 대해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아일린은 해파리와 서우진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거 참 다행이네.”
서우진은 진심으로 안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엔 언제까지 있어야 되지?”
“내일 출발할 예정이에요. 다행히 큰 부상을 입은 사람은 적어서, 회복되는 대로 기차를 타고 수도의 아카데미로 복귀할 거예요.”
내일이라…….
서우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럼 좀 더 쉬자. 너도 여기 있지 말고 쉬어.”
서우진의 말에 아일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신을 차린 것을 봤으니, 이제 좀 쉬어야 할 때였다.
아일린이 밖으로 나가자 서우진은 눈을 감았다.
가볍게 생각하고 온 토벌에서 너무 많은 일이 벌어졌다.
마왕의 추종자니, 다크 엘프니, 게랄드니…….
생각보다 이 세계에는 복잡한 사정이 많은 것 같았다.
‘그런데 그건 뭐였을까?’
게랄드가 자신의 목을 치기 위해 도끼를 휘두를 때.
잠시였지만 분명 멈칫- 했다.
마치…….
‘드레이카스처럼.’
그것이 ‘마왕’이라는 직업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만약 직업 때문이라면,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지금 고민해 봐야 해답이 나올 리도 없는 일.
일단 서우진은 조금 더 쉰 다음 생각해 보기로 했다.
스르륵- 하며 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한 번 예전의 행복했던 꿈을 꾸길 바라며, 서우진은 그렇게 잠에 들었다.
* * *
“괜찮으십니까?”
제국의 자랑 중 하나인 백은기사단의 단장, 로나인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백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말과는 달리 처참했다.
양팔은 으스러졌고, 한쪽 다리는 도무지 방도가 없어 절단했다.
압축되는 공간에서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무리한 탓이었다.
“다른 녀석들은 어떻습니까?”
“검신 님 덕분에 꽤 양호한 편입니다. 물론 당분간 요양해야 하는 건 피할 수 없겠지만…….”
“그게 어딥니까. 안 죽었으면 됐죠.”
정말로 죽을 뻔했다.
백시우는 죽음이 눈앞까지 다가온 기분을 느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수도에 이미 검신 님과 다른 분들의 치료를 위한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용사의 가장 큰 장점은 쉽고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은 장점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죽지만 않으면 얼마든지 완벽한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것.
몬스터를 죽여 레벨 업을 하면 팔다리가 잘리든, 배에 빵꾸가 나든.
모두 회복할 수 있었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완치가 가능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사기적인 능력이었다.
“감사합니다.”
백시우는 진심으로 로나인에게 감사했다.
“감사는 저보다 다른 분께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분?”
“검공께서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면, 정말로 큰일이 날 뻔했습니다.”
검공에 대해서는 백시우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제국에게 지원을 받는 용사였으니까.
“그분께서 오셨다고요?”
몰랐다.
고통을 견디지 못해 어느 순간 기절해 버렸기에.
자신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었는지도 지금 알게 되었다.
“그럼 그 다크 엘프는 죽었습니까?”
백시우가 아는 검공은, 정말로 강한 사람이었다.
50레벨을 넘은 지금도 그에게는 도무지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였으니까.
다리엘이라면 그 괴물 같은 다크 엘프를 상대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로나인은 고개를 젓고는,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토록 강한 놈이었군요.”
도망을 쳤다고는 하지만, 다리엘을 상대로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웠다.
‘그럼 마왕은 얼마나 강하다는 것일까?’
게랄드 같은 괴물이 추종하고, 다리엘조차도 이길 수 없는 존재.
과연 그런 마왕을 상대로 자신들이 이길 수 있을까?
계속 성장을 하다 보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은 재능도 있었고, 친구들의 힘을 합친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용사 특유의 성장능력까지 있었으니, 솔직히 재밌는 게임을 한다는 느낌이 컸다.
그런데 어제 일을 겪고 나니…….
‘무섭네.’
죽음이라는 것이 이토록 가까이에 있을 줄은 몰랐다.
아직은 머나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괜찮으십니까?”
백시우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을 본 로나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백시우는 언제 그런 표정을 지었냐는 듯,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괜찮습니다. 일이 바쁘실 텐데 더는 저에게 신경써 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백시우는 사람 좋은 미소로 로나인을 내보내고는 베개에 머리를 묻었다.
‘더 강해져야 해.’
게랄드는 물론이고, 마왕까지 압도할 수 있는 힘이 필요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백시우의 고민이 깊어졌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