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As A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433)
433화.
동료들과 재회의 인사를 나누던 서우진의 눈이 반짝였다.
‘이거…….’
솔직히 조금 놀랐다.
자리를 비운 시간이 생각보다 좀 길긴 했지만, 설마 그사이에 동료들이 이 정도로 성장을 했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다들 100레벨을 찍었어.’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뒤늦게 합류한 김우람과 박민성은 다른 이들보다 성장이 조금 느렸던 것이다.
하지만 그 둘을 제외한 모두가 100레벨을 달성했다.
이건 정말 고무적이었다.
이젠 서우진이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여도 된다는 뜻이었으니까.
서우진을 제외해도 무려 일곱 명이다.
물론 아직은 성장할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전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그만큼 서우진도 신경을 덜 쓸 수 있는 것이었고.
“다들 대단하네요.‘
서우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 아저씨! 벌써 눈치챘어요?”
“당연하지.”
서우진이 모를 리가 없었다.
저렇게 강력한 마력을 풍기고 있으니까 말이다.
특히 서우진이 놀란 건 바로 김다혜였다.
‘이 녀석이 벌써 100레벨을 찍다니……!’
그녀는 C급에 불과하다.
이 무리에서 김우람과 함께 가장 낮은 등급.
당연히 다른 동료들에 비해 레벨 업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100레벨을 달성했다.
기특하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했다.
그녀가 이번 전쟁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서우진은 자신도 모르게 김다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생했다.”
남들의 몇 배는 더 노력했을 것이다.
한 번이라도 더 싸우고, 1분이라도 더 늦게 잤을 것이다.
그랬기에 동료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성장했을 터였다.
서우진은 그런 고생을 한 김다혜가 너무도 기특했다.
“감사요.”
물론 돌아온 대답은 언제나와 같은, 멍한 말투였지만 말이다.
피식- 웃은 서우진이 다시 한번 머리를 세게 헝클어뜨리고는 어깨에 매고 있던 가방을 풀었다.
“이거, 선물이라도 줘야겠네.”
마치 산타클로스라도 된 것처럼 서우진이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가장 먼저 꺼낸 것은 거대한 권총이었다.
‘카 구니엘’.
서우진의 검과 비슷한 이름의 권총.
드워프들이 자랑하는 최강의 무기였다.
“받아. 네 거니까.”
서우진은 ‘카 구니엘’을 김다혜에게 건넸다.
권총이라고 부르기엔 지나치게 큰 크기에, 녀석의 눈이 살짝 커졌다.
“선물요?”
‘카 구니엘’을 받아 든 김다혜의 눈이 조금 더 커졌다.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거웠던 것이다.
하지만 사용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어쨌든 김다혜 역시 100레벨을 달성한 강자였으니까.
크고, 아름다운 ‘카 구니엘’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녀석이 고개를 푹 숙였다.
“감사요.”
조금 전과 같은 인사.
하지만 이번에는 훨씬 더 진심이 느껴졌다.
‘뭐, 이 정도가 전부겠지.’
이 이상의 리액션은 상상도 되질 않았다.
서우진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름은 ‘카 구니엘’. 따로 총알이 필요하진 않을 거야. 이것도 마력 탄을 사용한다니까.”
그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
마력이 존재하는 한, 무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위력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니까, 일단은 적응부터 하는 게 좋을 거야.”
“알았음요.”
김다혜가 ‘카 구니엘’을 품에 꼭 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인형을 선물받은 여자아이와 같은 모습이었다.
피식 웃은 서우진이 고개를 들어 다른 동료들을 쳐다봤다.
처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이제는 이 세계 어디를 가도 인정받을 수 있는 강자들이었다.
“아저씨! 내 선물은요? 응? 내 거는?”
옆에서 보고 있던 이지아가 서우진의 팔에 매달리며 소리쳤다.
“으, 응?”
그 모습에 서우진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이번에 챙겨온 것들은 모두 다른 용사들에게 주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장인 타워에 있던 물건들 중에는 동료들에게 필요한 게 딱히 없었다.
이미 더 좋은 것들을 지니고 있기도 했고.
‘카 구니엘’만이 예외였다.
“설마… 없는 거예요?”
순식간에 시무룩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어, 그게.”
잠시 고민하던 서우진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번엔 없네. 미안해.”
서우진은 결국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아하하하!”
그러자 이지아가 웃음을 터트렸다.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서우진이 눈을 끔뻑이자, 이지아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챙겨준 것도 과분하거든요? 저도 염치라는 게 있는 사람이에요!”
서우진이 선물을 챙겨주지 않았다고 실망할 리가 없었다.
오히려 뭔가를 더 주었다면,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른다.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다른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껏 서우진에게 받은 것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이제는 저희가 보답할 때에요.”
계수지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렇습니까?”
그녀의 말이 조금 감격스러웠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뿐.
계수지의 행동이 조금 이상했다.
“…왜 몸을 푸시는 겁니까?”
그녀만이 아니다.
구동환과 이지아, 심지어 김다혜까지.
모든 동료가 마력을 끌어올리며, 서우진을 향해 다가왔다.
“지금까지 도움을 받았으니, 저희도 도움을 드려야 하지 않겠어요?”
“100레벨 일곱 명과 90레벨 후반대 두 명. 이 정도면 서우진 씨도 만족할 수 있겠죠?”
대련이다.
말은 보답이었지만, 지금까지 당해온 것을 되갚아주겠다는 뜻이 격렬하게 느껴졌다.
“허허-”
서우진이 웃으며 가방을 내려놓았다.
“이런 보답이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혼돈기를 순환시켰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아앙-!
9대 1의 살벌한 대련이 시작되었다.
“아야야…….”
계수지가 주저앉은 채 허리를 두드렸다.
“미쳤네, 정말.”
그녀의 옆에서 널브러져 있던 구동환이 투덜거렸다.
“아니, 이게 말이 됩니까? 어떻게 한 대를 못 때리지?”
이번엔 좀 다를 줄 알았다.
다들 엄청나게 성장했으니까.
100레벨을 달성하며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으니까.
이기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몇 대 정도는 때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어림도 없었다.
때리기는커녕, 맞기에도 바빴다.
결국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쓰러지고 말았다.
그나마 계수지와 구동환이 오래 버티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문자 그대로 버티기만 했다.
제대로 된 반항은 해보지도 못한 것이다.
“저라고 놀고만 있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저들이 100레벨이 되는 동안, 서우진도 레벨이 올랐다.
사자와 변종 마수들을 사냥하며 무려 2레벨이나 오른 것이다.
그러니 오히려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휴, 대체 뭘 하고 다니기에 저렇게 강한 건지.”
구동환이 미간을 찌푸리며 일어나 앉았다.
그러면서도 서우진이 선물한 ‘진혼’을 챙겨 조심스럽게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꽤나 애지중지 하는 모양이었다.
“아 좀! 그렇게 앉으려면 변신이나 좀 풀어요!”
계수지가 못 볼 꼴을 봤다는 듯 고개를 홱- 돌리며 소리쳤다.
‘으음.’
원피스를 입었기에, 하체가 훤히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서우진도 슬쩍 시선을 돌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동료들을 쳐다봤다.
‘나쁘지 않아.’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기대 이상이었다.
공격의 연계는 물이 흐르는 듯 자연스러웠고, 방어도 서로를 보완하며 더욱 단단해졌다.
자칫 잘못했으면, 서우진도 몇 번이나 얻어맞을 뻔했다.
만족한 미소를 지은 서우진이, 이번에는 김다혜를 쳐다봤다.
‘특히 저 녀석.’
‘카 구니엘’을 김다혜에게 준 것은 정말이지 탁월한 선택이었다.
고작 권총 하나 손에 쥐여줬을 뿐인데, 전투력이 급상승했다.
그만큼 ‘카 구니엘’이 지니고 있는 위력이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카 구니엘’을 쏘아대며 수많은 무기를 ‘소환’해 공격하는 방식은, 서우진조차도 진땀을 흘릴 정도였다.
‘이 정도면 강림 전쟁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할 수 있겠어.’
김다혜의 스킬은 한 명의 강대한 적을 상대하기보단, 다수의 약한 적을 상대하는 것에 특화되어 있었다.
그런 만큼 전쟁이라는 상황에선, 동료들 중 그 누구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서우진은 이지아 옆에서 사이좋게 쓰러져 있는 김다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일은 어떻게 됐나요?”
허리를 두드리던 계수지가 물어왔다.
아직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엔 적합한 분위기가 아니었지만, 대략적으로라도 듣고 싶은 모양이었다.
서우진은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입을 열었다.
“일단 모든 용사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건 끝냈습니다.”
“…다들 순순히 믿던가요?”
“뭐,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서우진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설득하는 것에는 성공했죠.”
말이든, 힘이든.
서우진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설득했다.
“그 이후에도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
하늘탑에도 갔고, 수호자들이 공격을 해오기도 했고, 사자를 죽인데다, 엘프와 드워프를 구하기까지 했으니까.
한 달 반 정도의 시간 동안 겪은 일치고는, 꽤나 많았다.
서우진이 말을 하는 사이, 기절했던 용사들이 하나둘 일어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대체 뭘 하고 다니시는 거예요?”
이지아가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자신들이 여기서 변종 마수들을 사냥하는 동안, 서우진은 온 대륙을 진동시킬 일을 해결하고 다녔다.
스케일이 너무 달라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됐네.”
서우진도 헛웃음을 흘렸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너무 많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뭐, 어쨌든 잘 해결이 되었으니까.”
서우진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일단 가장 중요한 얘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중요한 얘기요?”
다들 표정이 진중해진다.
“하늘탑에 다녀왔다는 말을 했죠?”
서우진이 짧게 심호흡을 한 뒤, 입을 열었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모두의 표정이 어리둥절해졌다.
서우진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귀환 마법은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계수지가 물었다.
“원래는 없었죠.”
서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저들은 소환 마법만 있을 뿐, 돌려보낼 방법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마공이 약속했습니다. 용사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마법을 만들어주겠다고. 실제로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저, 정말입니까?”
“진짜요?”
그제야 다들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서우진의 말이 사실이라면 강림 전쟁이 끝난 뒤, 굳이 이 세계와 싸울 이유가 없었다.
언제 죽을지 걱정할 필요도 없었고.
“물론 아직까진 가능성에 불과하니,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순 없겠죠. 하지만 희망이 생긴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 정도면 된다.
아주 작은 희망.
용사들에게는 그것이 필요했다.
“그러니까 일단은 강림 전쟁에서 승리하고, 살아남는 것부터 생각합시다.”
우선은 닥친 일부터 대비한다.
얼마 남지 않은 강림 전쟁부터.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