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As A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471)
471화.
반 슬레인 한 명으로도 엄청난 전력의 상승을 불러올 수 있었다.
그런데 무려 36명의 용사까지 함께 왔다.
그들 대부분은 B급 이상의 등급을 지닌 이들이었다.
심지어 100레벨을 찍은 이들도 있었다.
‘엘리트 친구들.’
S급에 달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녀석들답게 레벨 업 속도는 서우진의 동료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설마 벌써 100레벨에 도달했을 줄이야…….
다른 용사들 역시 90레벨 후반이었다.
‘애초에 그런 녀석들만 골라 보낸 모양인데?’
이번에 마주할 적들의 힘은 너무도 강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아그나가 최대한 추리고 추려, 정예들만 보낸 것이 틀림없었다.
저들보다 약한 용사들이라면, 괜히 피해만 늘릴 것이 분명했으니까.
“오랜만이네.”
반 슬레인은 서우진과 동료들을 돌아보며 인사를 건넸다.
몇몇이 흠칫- 하며 몸을 움츠리는 것이 보였다.
매시브 가디언에서 겪은 그의 무서움을 다시 상기한 모양이었다.
그것을 본 반 슬레인이 허허- 웃었다.
“이거, 그사이에 많이들 성장했군. 몰라볼 정도야.”
모두 100레벨을 넘기며 초극의 경지에 도달했다.
반 슬레인이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했지만, 이만큼 성장한 용사들이 기특할 것이다.
“어떻게 오신 겁니까?”
서우진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는 물었다.
도대체 매시브 가디언에 있어야 할 그가, 어떻게 하늘탑의 마법사들이 만든 게이트를 통해 여기까지 오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대공이 부탁하더군.”
“……대공 말입니까?”
서우진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용사 폐기 계획에 대해 알게 된 그녀는, 더 정확한 사실을 알아보겠다며 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껏 연락이 되질 않았었는데, 이렇게 뜬금없이 소식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바쁘게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모으고 있더군. …그 이유 때문에 말이야.”
반 슬레인의 얼굴에 불쾌감이 자리 잡는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브리아니를 통해, 용사 폐기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모양이었다.
‘역시 이 양반은 모르고 있었군.’
그것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애초에 지금처럼 많은 도움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단순히 병기를 갈고닦는다기엔, 반 슬레인은 심혈을 기울이며 보살펴 준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서우진은 그가 알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맞은 듯했다.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
서우진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러지.”
듣는 귀가 많았다.
용사들만 있었다면 모를까, 그런 이야기를 나누기엔 적절치 않은 때와 장소였다.
“그런데 대공께선 어디 계십니까?”
그녀가 서우진을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서, 무얼 하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건 이 늙은이도 잘 모르겠네. 자네를 도와달라 말하고 다시 어딘가로 떠났거든.”
나름대로 뭔가를 획책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대공 브리아니는 반 슬레인과 함께 서우진에게 가장 많은 선의를 베푼 존재였다.
서우진을 돕기 위해서라면 두 팔을 걷고 나서주는 고마운 사람이기도 했고.
그런 브리아니가 괜히 서우진과 용사들을 돕는다고 움직이도,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길 바랐다.
“일단 그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반 슬레인이 서우진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상황이 곤란하다고 들었네만. 정확히 어떤 상태인가?”
아무래도 그는 현재 어떤 위기가 몰려오고 있는지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일단 다들 들어가서 얘기하죠.”
이야기를 들어야 할 사람은 반 슬레인 한 명이 아니었다.
저 뒤쪽에서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엘리트 친구들과 다른 용사들도 있었으니까.
서우진은 그들과 함께, 가까운 곳에 있는 커다란 건물로 들어갔다.
* * *
기다림의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마베로돈은 저 멀리서 빠르게 다가오는 강력한 마기를 느꼈다.
[오는군.]끔찍하리만치 강력한 힘이었다.
마베로돈도 자신의 강함에 오만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지만, 지금 접근하는 이에 비하자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아르제베토.]왕의 첫 번째 검.
그녀의 검은 세계를 벨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검사이자 괴물이었다.
화아아아아아아악-!
강렬한 바람과 함께, 그의 앞에 기다란 흑발의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베로돈은 그녀가 어떻게 이 자리에 나타난 건지,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
[으음.]절로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조라네스가 그녀를 반겼다.
아르제베토의 시선이 둘을 향한다.
마치 칼날을 목 앞에 둔 것 같은 예리한 눈빛이 스쳐 지나갔다.
“강가스테어는 역시 죽은 모양이야?”
마베로돈과 조라네스와는 달리, 완벽한 육성으로 말을 꺼냈다.
[제가 맡은 사명을 완수하지 못한 채 소멸되었느니라.]조라네스가 혀를 차며 말했다.
“이번 용사들도 꽤나 하는 모양이지?”
씨익- 하며 미소를 짓는다.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섬뜩한 표정이었다.
[그런 모양이다. 강가스테어가 주신의 개들이 있는 곳까지 도달하지도 못하고 죽은 것을 보면.]마베로돈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가스테어 같은 놈조차 이토록 빨리 죽었으니, 용사들의 힘이 얕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것 참. 빨리 보고 싶은걸?”
아르제베토의 얼굴에 순수한 호승심이 떠올랐다.
강력한 존재와 싸우는 것을 즐긴다고 했던가?
“어서 가자. 궁금하네.”
그녀는 신이 난 표정으로 먼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우리도 가지.]조라네스의 말에, 마베로돈이 움직였다.
권태와 여유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세 권속이 걷는 길에는 오직 파괴와 죽음의 기운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 * *
“곤란하군.”
서우진의 설명을 들은 반 슬레인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강력한 힘을 지닌 권속이 셋 이상이라니?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 전력으로는 놈들을 막아내기 벅찰 것 같았다.
“제가 하나를 맡을 수 있습니다.”
“…나로선 무리일 것 같네만.”
반 슬레인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했다.
만약 서우진이 말한 대로의 존재라면, 아무리 자신이라 할지라도 홀로 막아낼 순 없었다.
“프레이야 경이 아이에르 군을 끌고 오고 있습니다.”
“오호, 그런가?”
반 슬레인은 프레이야의 강함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특히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는 신성기사였으니, 놈들을 상대할 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그분과 함께라면, 어떻게든 하나 정도는 맡을 수 있겠군.”
반 슬레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쉽지는 않겠지만, 아예 불가능할 것 같진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아이에르 군은 언제쯤 도착한다던가?”
“근처에 다다른 모양입니다. 이르면 내일 동이 트기 전에 도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확하진 않다.
하지만 예상한 시간을 생각해 보면, 얼추 비슷할 것이다.
“나쁘지 않군.”
만약 아이에르 군이 늦는다면 곤란할 뻔했는데, 거의 다 왔다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남아 있었다.
“남은 하나는 어떻게 해야 하겠나?”
권속의 수는 최소로 잡아도 셋이다.
그럼 하나가 남는다.
서우진 역시 그것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누군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건 우리가 맡도록 하겠습니다.”
김태진이었다.
녀석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서우진과 시선을 맞추고 있었다.
“네가?”
김태진은 강하다.
S급의 ‘폭염술사’라는 직업을 지니고 있었고, 레벨도 100을 찍었으니까.
하지만 고작 그들만으로 권속을 상대하는 건 어림도 없었다.
서우진조차 ‘마왕화’를 했음에도 강가스테어를 온전히 감당하는 것이 힘들었으니까.
“내 친구들과 네 동료들이 힘을 합치면 어때?”
“음…….”
그럼 100레벨 이상의 용사들이 열두 명이다.
‘꽤 많네.’
초극의 강자가 열두 명이라는 뜻이었으니, 엄청난 전력이었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긴 했지만 말이다.
“힘들 것 같은데.”
하지만 서우진은 고개를 저었다.
놈들은 단순히 수가 많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최소한 130레벨은 도달해야 어떻게든 비벼볼 수준이었다.
“거기에 아이에르의 사제들과 하늘탑의 마법사들이 합세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계수지가 말했다.
‘애매한데.’
분명 마법과 신성마법은 엄청난 도움이 되어줄 수 있었다.
특히 신성력은 마기와 극상성에 있었으니,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확신할 순 없었다.
‘놈들이 워낙 강해야지.’
“뭐,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잖아.”
강병규가 나서며 계수지의 말에 동조했다.
“그렇긴 하지.”
그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마르테스가 직접 하늘탑에서 나온다면 모를까.
‘그건 기대하기 힘들겠지?’
그녀는 쉽사리 움직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아직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일단은 그렇게 하자. 부족한 점이 있으면 보충하고.”
지금은 그렇게 계획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후에 크루시엘에서 추가 소식을 전해오면, 그때 다시 의논해도 될 터.
이야기가 일단락되자, 용사들이 서로 모여 회포를 풀기 시작했다.
서우진이야 아카데미에 머문 날이 그리 많지 않았다지만, 다른 동료들은 아니었다.
서로 친분이 있는 용사들이 꽤 있는 모양이었다.
“우리는 잠깐 따로 이야기하세.”
서우진이 멀뚱히 서 있자, 반 슬레인이 다가오며 말했다.
“그러죠.”
그와는 할 이야기가 많았다.
“성벽 위로 가실까요?”
주변을 감시하며 조용히 대화를 나누기엔 최적의 장소였다.
“그렇게 하지.”
두 사람은 건물을 빠져나와 아까 서우진이 올라 있던 성벽으로 향했다.
“일단은 사과부터 해야겠군.”
걷던 도중, 반 슬레인이 뜬금없이 고개를 숙였다.
깜짝 놀란 서우진이 손사래를 쳤다.
“갑자기 무슨 사과입니까?”
“대공에게 이야기를 모두 들었네.”
용사 폐기 계획.
이 세계에 속한 자이자, 한 국가의 귀족으로서.
그는 용사들에게 사과를 해야만 했다.
“됐습니다. 직접 그 일에 동조하신 것도 아닌데.”
서우진은 고개를 저었다.
디아로크 때와 같은 상황이다.
굳이 연관도 없는 이들의 사과를 받아봐야 괜히 마음만 불편해질 뿐이었다.
“그런가?”
반 슬레인은 서우진의 생각을 알아차렸는지, 더는 사과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표정은 무거웠다.
“만약 강림 전쟁에서 승리를 한다면, 계획이 있는가?”
용사들에게 강림 전쟁은 끝이 아니었다.
그 이후의 싸움도 생각을 해두어야만 했다.
“마공께서 도움을 주신다더군요, 저희가 고향에 돌아갈 수 있도록.”
“그게 가능하다시던가?”
“잘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그냥 그녀를 믿는 수밖에 없다.
“만약 일이 틀어진다면…….”
싸울 수밖에.
최대한 세력을 불리고, 불려서.
용사들을 함부로 대할 수 없을 만큼의 세력을 구축해야만 했다.
“시온으로 오게.”
반 슬레인이 말했다.
“시온 말입니까?”
서우진이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쳐다보자, 반 슬레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시온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자네들을 품고 내어주지 않을 정도의 힘은 있다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