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as a Terminally-ill Dragon RAW novel - Chapter (197)
197화. 조상 덕 (1)
숨이 막힐 듯한 침묵이 길게 이어졌다.
성벽 위에 자리한 이들은 입을 꾹 다물고 오로지 정면만을 응시했다.
수천 쌍에 달하는 눈동자가 오크 로드의 머리를 들고 되돌아오는 존재에게 향해 있었다.
처음 성벽을 떠날 때와는 달리, 해를 등지고 걸어오는 로이스의 모습은 마치 그의 후광이 세상을 밝히는 듯 보였다.
탁-.
고요 속에 귀환한 로이스가 가볍게 성벽을 뛰어올랐다.
가벼운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듯, 개운한 얼굴의 로이스가 황제 앞으로 오크 로드의 머리를 내려놓았다.
툭-.
어지간한 성인의 상체만 한 머리통.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왜 죽었는지 모르고 죽은 듯, 시퍼렇게 눈을 뜬 모습이 괴이했다.
황제가 안색을 굳혔고, 검 자루에 손을 올린 호위 무단장이 살짝 앞으로 나섰다.
호위 무단장은 긴장된 눈으로 로이스를 노려보았다.
‘만일 저자가 폐하를 노린다면… 내가 막을 수 있을까?’
백 번 천 번,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아도 떠오르는 결론은 일격에 자신의 육신이 쪼개지는 것뿐이었다.
그 어떤 시도도 통하지 않는 상대.
호위 무단장이 된 이래 처음으로 무력감을 맛보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물러설 수 없었다.
혹여 교주란 자가 황제를 공격한다면 몸을 날려 0.1초의 시간이라도 벌어 주기 위해서 말이다.
물론 그가 우려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로이스가 손을 털고 살짝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계약대로 몬스터 군단을 처리해 드렸습니다. 확인하셨죠?”
“…했네.”
황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을 해도 너무도 확실하게 해서 더는 할 말이 없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수천 명이 동시에 생생히 목격한 것을 어찌 부정하겠는가.
황제의 답변에 로이스의 미소가 짙어졌다.
“그럼 이제 폐하께서 약속을 이행하실 차롑니다.”
“계약에 대한 의뢰금은…….”
“아, 그건 나중에 천천히 갚으셔도 돼요. 제가 지금 원하는 건…….”
로이스의 눈이 번뜩였다.
“가져가신 신물의 반환입니다.”
“…이른 시일 안에 바로 가져다주겠네.”
“아뇨. 지금 당장 가져다주세요. 그리고 만일 신물에 문제가 있다면…….”
이어지지 않은 로이스의 뒷말.
그것이 황제의 두려움을 자극했다.
‘신물에 문제가 생겼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지…….’
나머지는 너의 상상에 맡긴다는 듯한 경고에 황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안도했다.
‘사무엘 놈을 죽이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구나.’
아직까지 살려 둔 사무엘 후작.
직접 신물 탈취 계획을 세운 그라면 혹여 신물에 문제가 생겼을 시, 죄를 뒤집어씌우기에 최적의 대상이리라.
지하 감옥에 갇혀 있는 사무엘을 떠올린 황제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시간이 걸릴 걸세. 조금만 기다려 주게.”
그리 말한 황제가 눈짓하자, 뜻을 알아차린 호위 무단원이 성벽을 떠났다.
그렇게 정확히 30분 뒤.
호위 무단원은 자신이 들고 온 화려한 상자를 로이스 앞으로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이를 본 황제가 말했다.
“받게. 내 이번 일은… 다시 한번 사과하지.”
“사과는 됐습니다. 다만 신물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만 책임지시면 됩니다.”
“그, 그러지…….”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속으로 기도했다.
제발 사무엘 그 빌어먹을 놈이 신물에 엉뚱한 짓을 하지 않았기를.
상자를 받아 든 로이스가 살짝 열어 보았다.
달칵-.
살짝 열린 틈 사이로 싸늘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고 그 안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새하얀 뼈다귀를 닮은 열매.
그 영롱한 자태를 본 로이스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드디어… 드디어!’
이날을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던가.
무려 250년이다.
그 긴 세월을 기다린 끝에 무르익은 열매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건만…….
웬걸? 자신의 보물을 엄한 놈들이 훔쳐 갔단다.
이후 많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손에 넣게 됐으니 어찌 감격스럽지 않겠는가.
‘이것만 먹으면 나도 쑥쑥 자랄 수 있다는 거지?’
마른침을 삼킨 로이스가 그로우 푸르트의 요모조모를 살폈다.
물건에 하자가 있는지 없는지.
수백 년간 영약을 다뤄 본 전문가의 감정(鑑定)이 이어졌다.
그렇게 몇 분 후.
로이스의 얼굴에 안도의 기색이 스쳤다.
‘괜찮네?’
다행스럽게도 영약에 이상은 없어 보였다.
제국에서 이것저것 손을 댄 거 같아 보이기는 했지만, 크게 훼손된 부위는 없었다.
만약 약성에 문제가 갔을 정도로 훼손이 됐다면, 아마 이 자리에서 제도가 날아갔으리라.
상자 안 내용물을 살피는 로이스를 보며 황제가 긴장된 눈빛으로 물었다.
“어, 어떤가?”
“뭐, 이상은 없네요.”
“허…….”
살면서 이상 없다는 이 한마디 말이 이토록 기쁘게 들렸던 적이 있던가?
깊게 안도한 황제는 순간 긴장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
초인적으로 버티지 않았다면 필시 주저앉았으리라.
달칵-.
상자를 닫아 다시 품에 갈무리한 로이스가 웃으며 말했다.
“물건은 잘 받았습니다. 그럼 다음 달 원금 상환일에 뵙도록 하죠.”
“그, 그러거라.”
“저흰 갑니다.”
손을 휘휘 내저은 로이스가 일행을 데리고 공간 이동을 펼쳤다.
그렇게 모두가 떠나가고.
털썩-.
“폐, 폐하!”
결국, 바닥에 주저앉아 버린 황제에게 주변인들이 달려들었다.
부축을 받으며 일어선 황제가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쉬고 싶구나.”
“모시겠습니다…….”
그날 황제는 생각했다.
고작 채 10분이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긴장했던 순간이 오늘일 것이라고.
물론 그것은 미래를 알지 못하는 이의 가벼운 착각일 뿐이었다.
* * *
교단의 숙소로 돌아온 로이스 일행.
그들의 반응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이제 로이스가 무슨 짓을 해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파브로와 쌍둥이, 핀.
그리고 그와 정반대의 심경을 지닌 이들.
불꽃 남매와 라비나가 바로 후자에 속했다.
“…….”
멍하니 동공이 풀려 있던 켄드릭과 타니아.
녀석들의 시선은 로이스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짝-.
로이스가 가볍게 손뼉을 쳐 녀석들의 정신을 일깨웠다.
“아…….”
“어?”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눈을 끔뻑이는 불꽃 남매를 향해 로이스가 미소를 보냈다.
“잘 봤냐?”
그 물음에 불꽃 남매가 쭈뼛거렸다.
“어… 음… 잘 보긴 했는데… 그게…….”
“솔직히 너무 엄청난 걸 봐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대체 어떻게 하면… 해를 가를 수 있는 거죠? 대체 어떻게 하면……?”
불꽃 남매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에 로이스의 입꼬리가 비틀렸다.
‘해를 가르긴, 내가 뭔 재주로 해를 가르겠냐?’
아무리 로이스라고 할지라도 태양을 벨 수는 없었다.
다만 가속된 시간 속에 공간의 결을 베어 냈고, 그 결과 시공간의 분리가 일어나며 태양이 갈라지는 듯 보인 것뿐이었다.
‘뭐, 그것도 쉬운 거는 아니지만.’
방법을 알고 있다고 그것을 알려 줄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는 몸소 나서서 시범을 보여 준 의미가 없지 않은가.
자신은 문제를 제기하는 역할일 뿐, 그에 대한 해답은 녀석들이 찾는 거였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말이다.
로이스가 익살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모르면 그만이야?”
로이스는 눈으로 묻고 있었다.
모른다고 포기할 거냐고.
난 너희를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고.
그런 무언의 암시에 혼란스러워하던 불꽃 남매의 눈빛이 맑아졌다.
“아뇨. 모르면… 알아내야죠.”
“선생님께서 몸소 답을 알려 주셨는데… 기필코 알아낼게요! 어떻게 해야 저희가 그곳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분명 로이스가 보여 준 경지는 까마득해도 너무 까마득히 멀리 있었다.
얼마나 수련을 하고, 얼마나 스스로를 몰아쳐야 도달할 수 있을지…….
도무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처럼 가야 할 길이 안개가 낀 듯 뿌옇지는 않았다.
뿌옇게 낀 안개 속 명확하게 나아가야 할 길이 보였다.
‘선생님이 계신 곳은 멀어… 너무 멀지만…….’
‘차근차근 가다 보면 분명히 저곳에 도달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선생님의 반만이라도 쫓아가 보자!’
로이스가 세워 준 이정표가 정확히 한 방향을 가리키자 그간 사그라들었던 불꽃 남매의 의욕이 활활 타올랐다.
눈빛이 달라진 둘을 보고 로이스의 미소가 짙어졌다.
‘천재는 천재인가.’
평범한 이였다면… 아니, 어지간히 재능이 있는 존재라고 할지라도 로이스가 보여 준 일격을 목격한 순간 넘을 수 없는 벽에 좌절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꽃 남매는 달랐다.
역사에 다시없을 재능을 타고난 두 아이는 앞을 가로막은 까마득한 벽을 보고도 좌절하기는커녕 호승심을 느낀 것이다.
불꽃 남매가 활기차게 소리쳤다.
“저희, 수련하고 올게요!”
“뭔가… 근질근질한 게 한바탕 움직여야 할 거 같습니다.”
“오빠, 대련하자!”
“그래, 하자! 오늘은 안 봐준다!”
“나도 안 봐준다!”
“…넌 조금만 봐줘.”
“얼른 가자!”
“자, 잠깐만…….”
과도한 의욕을 보이는 타니아가 켄드릭을 질질 끌고 숙소를 빠져나갔다.
그사이, 한쪽에 멀뚱히 서 있는 라비나.
그녀의 입 주변에 허연 침 자국이 남아 있었다.
조금 전, 얼마나 놀랐는지 침을 흘리는 것도 모르고 입을 벌린 탓에 생긴 흔적이었다.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여전히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라비나는 연신 로이스를 흘낏거렸다.
‘괴물…….’
단 일격에 수만의 몬스터를 쪼개 버리는 그 무위는 라비나가 머리털 나고 처음 보는 것이었다.
아니, 대륙의 역사를 통틀어 봐도 그와 같은 힘을 지닌 자가 얼마나 있었겠는가.
‘나 여기 있어도 되는 거 맞는 건가……?’
나비를 포기하지 못하고 눌러앉기는 했지만, 지금 와서는 그게 잘한 선택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저런 괴물에게 밉보였다가는 자신도 몬스터처럼 단칼에 쪼개지지 말란 법이 없으니 말이다.
라비나는 소름이 돋아 몸을 으슬으슬 떨어댔다.
그러다가 주변을 휙휙 두리번거렸다.
곧 그녀의 시야에 한쪽에서 어디서 난 것인지 모를 털실 공을 굴리고 있는 나비가 잡혀 들었다.
눈치를 보던 라비나가 슬금슬금 나비에게 다가가 자세를 낮췄다.
갑작스러운 라비나의 등장에 나비가 하던 짓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에 라비나가 누가 엿들을까 작게 속삭였다.
“나비… 너, 언제까지 여기 있을 거야?”
-큥?
“너도 봤잖아. 그… 그걸…….”
로이스가 보인 신위를 정확히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라 ‘그거’라고 말했지만, 똑똑한 나비는 단번에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크융!
“그, 그런데도 여기 있을 거야? 저 무시무시한 사람이… 널 막…….”
“그 무시무시한 내가 널 토막 내기 전에 나비한테 이상한 헛소리 주입하지 말지?”
“히끅!”
움츠려 있던 라비나가 경기를 일으키며 발딱거렸다.
그녀는 자신을 노려보는 로이스를 보고 연신 딸꾹질을 했다.
“죄… 히끅… 죄송합… 끅… 니다!”
덜덜 떠는 라비나가 눈물을 머금고 쪼르르 카니의 뒤로 몸을 숨겼다.
그런 상황에도 나비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다시 털실 공을 굴리고 쫓아가기 바빴다.
마치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말이다.
그 모습에 절레절레 고개를 내젓는 로이스.
그때 그에게 큼직한 그림자가 다가왔다.
“저… 로이스 님.”
자신을 부르는 파브로의 목소리에 로이스가 뚱하게 답했다.
“왜.”
“그런데 진짜 1억 골드만 받으실 겁니까?”
“…너 저번부터 왜 자꾸 그것만 물어보냐?”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로이스 님답지 않아서.”
“내가 무슨 강도야? 막 있는 대로 다 뜯어내게?”
“…….”
할 말은 많았지만 차마 그것들을 전부 내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침묵은 긍정이라고 했다.
무언의 긍정에 로이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 자식이…….”
“저, 저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그게 더 기분 나빠. 왜 아무 말도 안 하는데?”
“그럼 할까요?”
“해 봐. 목숨이 두 개면.”
“…안 하겠습니다.”
슬그머니 눈치를 보는 파브로가 제 목숨을 챙기기 위해 로이스에게서 두어 걸음 떨어졌다.
물론 그런다고 살아남을 수는 없겠지만, 다행히도 파브로를 구해 주는 이가 나타났다.
“그런데 진짜 왜 1억 골드만 받은 거야?”
카니가 로이스의 팔짱을 끼며 물었다.
거기에 칸도 합세했다.
“맞아, 너라면 아주 제국 기둥까지 뽑아 먹을 줄 알았는데?”
“…이것들은 나를 뭐로 보고!”
발끈한 로이스를 보며 카니가 키득거렸다.
“킥킥, 그래서 진짜 이유가 뭔데? 왜 1억 골드만 받은 건데?”
카니의 물음에 로이스가 웃으며 답했다.
“후후. 카니, 그거 아냐?”
“뭘?”
“이자의 무서움이란 걸.”
“이자가 무서워?”
하긴, 빚이란 걸 알 리 없는 드래곤이 이자의 무서움을 어찌 알겠는가.
로이스가 친절히 설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누구나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이자에도 막대한 돈을 빌리지. 그런데 말야, 조금이라도 삐끗해서 이자 지급이 연체되는 순간…….”
“순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거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카니의 눈이 반짝거렸다.
“아하! 너 설마… 그 제국에다가 무슨 수작질 부리려고?”
“수작질은 무슨! 물론… 조금은 그러려고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
“왜?”
“내가 걸고넘어지지 않아도 제국은 자기가 놓은 덫에 걸려 알아서 나자빠질 테니까.”
“……?”
“두고 봐, 이자 때문에 제국 기둥 뽑히는 것도 머지않았다. 후후후.”
음흉한 로이스의 미소를 보며 ‘그게 강도질과 뭐가 다릅니까?’라고 중얼거리던 파브로가 뒤통수를 얻어맞고 쓰러졌다.
한쪽에 널브러진 파브로를 뒤로하고.
“뭐, 그건 그거고…….”
카니에게 잡힌 팔을 슬쩍 빼낸 로이스가 슬금슬금 자리를 이동했다.
쌍둥이와 핀.
그리고 엎드려 슬그머니 고개를 든 파브로도.
그들 모두, 로이스가 갑자기 왜 저러나 싶어 고개를 갸웃거릴 때.
로이스가 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들었다.
달칵-.
상자가 열리고 그 안에서 그로우 푸르트가 드러났다.
찰나의 순간 이를 본 파브로의 눈에 한탄이 서렸다.
‘저거구나… 이 모든 일의 원흉!’
불과 한 달이 조금 넘는 짧은 시간, 겨울 대륙의 동부를 혼란으로 몰아넣은 모든 사건의 발단.
고작 저 작은 열매 하나를 되찾고자 수만의 몬스터와 스노우 킹이 겨울 대륙을 헤집었고, 제국이 휘청거렸다.
이번 일로 소모된 인적, 물적 자원이 대체 얼마일까?
당장 제국에서 내놓아야 할 금액만 해도 1억 골드에 달한다.
다시 말해 저 작은 뼈다귀 같은 열매의 가치가 못해도 수억 골드라는 거다.
그랬던 그 작은 열매가 빠르게 상자에서 빠져나오고.
아그작-.
순식간에 로이스의 입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허?”
너무도 허무한 결말에 파브로는 입을 헤- 벌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