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rvive as a Terminally-ill Dragon RAW novel - Chapter (213)
213화. 좀 (3)
가을 대륙의 서남쪽.
사이론으로부터 마차를 타고 반년, 거기서 다시 하루 동안 배를 이용해야지 들어올 수 있는 작은 섬이 있었다.
촤아악-.
이른 아침, 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배 한 척이 섬으로 접근했다.
아무도 살 것 같지 않은 무인도에자리한 작은 선착장.
섬으로 들어선 배에서 한 인영이 내려섰다.
탁-.
가벼운 소리와 함께 섬에 내려선 이는 한 여인.
무지갯빛이 살짝 감도는 기이한 은빛 눈동자를 지닌 미모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섬에 자주 들른 것인지 막힘없이 걸음을 옮겼다.
작게 트인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니 곧 그녀의 앞에 아담한 오두막이 나타났다.
아침의 따스한 햇볕 속에 몽환스러운 분위기를 풍겨내는 그림 같은 집이었다.
잔뜩 쌓인 장작과 굴뚝 너머로 피어오르는 연기로 보아 누군가 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인은 빠르게 걸어가 문을 두들겼다.
똑똑-.
작은 울림이 퍼지고, 잠시 뒤.
벌컥-.
거칠게 열린 문 너머로 등장한 것은 작디작은 드워프였다.
새하얀 수염과 자글자글한 주름.
얼굴 곳곳에 피어오른 검버섯이 난쟁이의 나이를 말해 주고 있었다.
그는 문 앞에 서 있는 여인을 보고 환히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클클, 개눈깔 귀쟁이가 가장 먼저 왔구먼! 오랜만이다, 플로리아!”
드워프가 내민 손은 거무튀튀한 금속의 광택을 띤 의수였다.
플로리아는 이를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손을 맞잡았다.
“더글라스, 잘 지냈나요?”
오히려 그녀는 더글라스의 팔을 잡아당겨 가볍게 그를 안아 주었다.
그렇게 오랜 친우들의 짧은 인사가 오가고.
더글라스가 플로리아의 뒤편을 보며 물었다.
“새대가리 년은?”
“후후, 곧 올 거예요.”
플로리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들의 머리 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형성됐다.
이에 플로리아의 미소가 짙어졌다.
“왔네요.”
그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떨어진 형체.
후훙-.
거친 돌풍이 일었다.
얼굴을 때리는 바람에 더글라스가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소리쳤다.
“먼지 날린다, 이년아!”
그런 더글라스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거대한 은빛 날개를 등에 단 붉은 머리 여인이 있었다.
그녀가 땅에 착지하는 순간, 거대했던 날개가 차곡차곡 접히며 이내 작은 배낭 크기로 줄어들었다.
아무렇지 않게 오두막으로 다가온 그녀를 보고 플로리아가 인사를 건넸다.
“에리카, 오랜만이에요.”
“와우, 우리 플로리아는 못 본 사이에 더 예뻐졌네?”
“후후, 에리카도요.”
“반면 우리 난쟁이는…….”
더글라스를 향한 에리카가 코를 부여잡았다.
“아니, 이게 무슨 냄새야? 어디서 송장 냄새가?”
“야, 이년아! 나 아직 안 뒈졌다!”
에리카의 장난에 더글라스가 길길이 날뛰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이를 먹으나 안 먹으나.
한결같은 둘의 모습에 플로리아는 그저 곱게 웃을 뿐이었다.
그렇게 한바탕 소란이 있고 난 뒤, 셋은 더글라스의 오두막으로 들어섰다.
능숙하게 차를 따라 대접을 한 더글라스.
가볍게 목을 축인 뒤, 에리카가 뚱한 목소리로 물었다.
“너, 제발 이사 좀 가면 안 돼? 여기까지 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이사는 무슨! 이 늙은 몸을 이끌고 이사 가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아?”
더글라스의 이야기에 에리카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세간에 알려진 것은 아니었지만, 더글라스와 에리카, 플로리아는 5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회동을 했다.
처음에는 사이론 인근에서 시작된 회동이었지만, 점차 더글라스의 육신이 약해지면서 회동 장소가 그의 집으로 바뀌었다.
“아니까 우리가 이리 와 주는 거지. 그리고 애초에 터를 잡을 거면 좀 가까운 데 잡았으면 좀 좋아? 너, 고향도 여기 아니잖아?”
“클클, 여기가 따뜻하고 좋다. 내 고향은 너무 추워.”
에리카와 더글라스가 다시 투덕거렸다.
그렇게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지던 가운데, 더글라스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너희에게 할 말이 있다.”
“할 말?”
“……?”
“슬슬… 정리를 해야 할 거 같으이.”
“…….”
플로리아와 에리카의 낯빛이 굳어졌다.
더글라스가 말하는 정리의 의미를 그들이 모를 리 없었다.
“더글라스…….”
“난쟁이… 아, 아까 내가 송장 냄새 난다고 해서 삐졌어? 그렇다면 미안해…….”
자신을 향한 친우들의 시선에 더글라스는 미소를 머금었다.
그의 미소는 삶의 끝자락에 선 노인의 것이었다.
“클클, 내 나이 올해로 사백스물 하고도 아홉이다. 이 정도면 살 만큼 살았지.”
“…….”
“내 몸은 내가 잘 알아… 앞으로 길어 봐야 7년일 거다.”
“평균적으로 드워프들이 500살은 산다며!”
“세상의 이치가 그렇게 산술적으로 딱딱 떨어지더냐, 다 각자가 가진 운명이 있는 거지. 난 후회 없으이. 클클클.”
“난쟁이, 너마저 가면…….”
에리카가 더글라스를 향해 착잡한 시선을 보냈다.
더글라스도 플로리아도 알고 있었다.
드세 보이는 에리카가 사실상 잔정이 많은 이란 걸.
그들의 스승이 죽었을 때도, 그리고 빅터가 죽었을 때도.
가장 힘들어하던 게 바로 에리카였으니 말이다.
울적해 보이는 에리카의 손 위로 더글라스의 손이 올라갔다.
그가 에리카의 손을 살짝 토닥이며 말했다.
“이봐, 친구. 남은 시간도 즐겁게 보냅세.”
여전히 젊고 고운 자신의 손과 달리 주름지고 거친 더글라스의 손을 보며 에리카는 억지로 눈물을 참아 냈다.
그리고 애써 밝은 얼굴로 답했다.
“뭐래, 이 늙은이가! 어딜 봐서 네가 내 친구야!”
“거, 새대가리 년. 말하는 본새하고는.”
다시금 둘이 투덕거리는 것을 본 플로리아가 옅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그래서 앞으로 어쩌시게요?”
“일단 사이론으로 가야겠지. 거기서도 정리를 좀 하고… 고향으로 갈 생각이네. 죽을 땐 죽더라도 고향 땅에 묻혀야지 않겠어?”
“…저희도 같이 가요.”
“그래, 혼자만 갈 생각 말고 같이 가.”
자신의 마지막 여정에 동참해 주겠다는 친우들의 제안을 더글라스는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애초에 늙은 몸을 이끌고 사이론까지 가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친우들의 도움이 있으면 한결 수월할 터.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준다면야, 나야 좋지.”
“그럼, 오랜만에 다 같이 사이론에 가는 건가? 난 한 30년 만인데.”
“나도 40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거 같군.”
“그러게, 다들 종종 좀 들르지 그랬어요. 저 혼자 탑을 지키는 게 얼마나 외로웠는지 아세요?”
“윽… 난 애들이 너무 달라붙는 게 싫어서……. 막 칭송하는 듯 따라붙는 그 초롱초롱한 눈빛이 너무 오글거린다고.”
“플로리아, 미안하구만……. 자네 혼자 짐을 짊어지게 해서.”
“후후, 괜찮아요. 솔직히 저도 마지막으로 탑의 일에 나서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네요. 지금은 그냥 밑에 애들에게 맡기고 편하게 지내고 있어요. 뒷방 늙은이랄까요?”
“에이, 플로리아가 뒷방 늙은이라니! 이렇게 예쁜 뒷방 늙은이 봤어?”
“하긴, 큰일이 아닌 이상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처리하게 내버려 둬야지. 언제까지 우리가 일일이 나서겠는가.”
“솔직히 걔들도 애들이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많잖아? 아, 난쟁이. 그럼 언제 출발할 거야?”
“며칠 뒤에. 나도 이것저것 챙길 게 많으니까.”
“도와 드릴까요?”
“됐네. 다들 쉬고 있어.”
플로리아의 제안에 가볍게 손을 내저은 더글라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이론까지는 못해도 반년, 늙은 몸을 이끌고 가야 하니 어쩌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었다.
이미 이날을 생각하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정리해야 할 것이 많았다.
이번에 떠나면 앞으로 영영 돌아오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오랜만에 그랜드 마이스터들이 모인 그날.
더글라스는 자신의 삶에 있어 마지막이 될 여정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에리카와 플로리아는 그런 친우의 뒷모습을 아련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한편, 그들은 알지 못했다.
자신들이 사이론을 비운 사이.
그곳에서 어떤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 * *
윌리엄을 쫓아 골목으로 들어선 로이스는 곧바로 공간 왜곡장을 펼쳤다.
일정 거리를 두고 조용히 윌리엄을 뒤쫓으며 그를 관찰한 로이스.
‘오호?’
언뜻 보면 그냥 골목을 걸어가는 모습으로 보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로이스는 그가 끊임없이 감각을 펼쳐 미행을 확인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보자… 경지는 대략 2티어쯤인가?’
느껴지는 속성은 정신 속성인 듯 보였다.
자신의 감각 영역 속에서 윌리엄의 감각 영역이 일렁였다.
영역의 반경은 대략 10m 정도.
로이스는 놈의 감각 영역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보통의 존재가 그 안으로 들어왔다면 그 즉시 알아차렸겠지만, 윌리엄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지 여전히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다.
‘감각의 영역이란 것도 절대적인 거는 아니니까.’
로이스가 윌리엄의 감각을 속이는 방법은 간단했다.
주변 공간을 그대로 복사해 그의 감각 자체에 덧씌우는 것.
말 그대로 로이스만이 할 수 있는 짓이었다.
그렇게 윌리엄을 속인 로이스는 그를 바짝 뒤쫓았다.
‘이 자식… 여기서도 주변을 배회하네?’
정확히는 골목길을 빙빙 돌고 있었다.
‘미행을 걱정하고 있는 게 맞네.’
골목을 빙빙 도는 것은 혹시 모를 미행이 헷갈리게 하기 위한 일이었다.
‘대체 뭘 감추고 있기에 이렇게 신중한 거냐?’
로이스의 호기심이 더욱더 크게 증폭됐다.
그 뒤로도 계속해서 복잡한 골목길을 떠도는 윌리엄.
로이스는 인내하고 그를 쫓았다.
한참 뒤, 윌리엄의 얼굴에 안도의 기색이 스쳤다.
그리고 골목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갔던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로이스의 눈에 이채가 스쳤다.
‘움직인다.’
아마 지금 가는 곳이 그의 진짜 목적지일 터.
로이스는 더욱 신중하게 그를 쫓았다.
그리고.
끼이익-.
낡고 허름한 가게로 들어가는 윌리엄을 보고 로이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긴……?’
가게의 간판에 쓰인 글자가 로이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점성술 용품 판매점]‘점성술?’
이 세계에도 점을 봐주는 이들이 있었다.
미래를 예지하거나, 신년의 운세, 연애운 등.
갖가지 운세들을 봐주는 사람들.
물론 그런 점성술도 결국 미신에 속했다.
지구나 이능력이 존재하는 이곳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소리였다.
그런 점성술 용품점에 성탑의 고위 관계자가 들락거렸다?
‘보자 보자, 대체 저기에 뭘 숨겨 뒀기에 저렇게 살금살금 기어들어 가실까?’
점점 더 흥미로워지는 일에 로이스가 낡은 가게 안으로 공간 이동을 펼쳐 들어섰다.
‘넓네?’
가게의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그리고 외부에서 보인 것처럼 매우 낡고 허름했다.
얼마나 사용을 안 한 것인지 곳곳에 먼지와 거미줄이 천지였다.
로이스의 눈이 어둠을 꿰뚫고 윌리엄을 찾았다.
그는 멀지 않은 곳의 한 선반 앞에 서 있었다.
‘뭐 하는 거냐?’
윌리엄이 서 있는 선반에는 다양한 크기의 수정구가 놓여 있었다.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린 윌리엄은 선반 위의 수정구 하나를 집어 들었다.
곧 그가 집어 든 수정구에서 붉은빛이 흘러나왔다.
아니, 정확히는 수정구의 받침대에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건?’
매우 익숙한 마나의 파장이었다.
이를 로이스가 몰라볼 리 없었다.
‘통신석?’
그리고 그런 로이스의 추측을 확인해 주기라도 하듯 수정구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늦었군.]붉게 변한 수정구는 로이스의 예상대로 통신석이었다.
정확히는 통신석을 개량해 만든 통신 장치.
하지만 그 수준이 매우 떨어지는 수정구를 통해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아주 탁하고 잡음이 심했다.
그래도 대화를 알아듣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30분이나 기다렸다.]타박하는 듯한 목소리에 윌리엄의 인상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건 그쪽이 이딴 장소를 고른 걸 탓해라.”
[거기 정도면 최고의 접선 장소 아닌가?]“네놈이야 편하게 집에 있으니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지. 중앙 지구에 접선 장소를 만들다니. 제정신이냐?”
[뭘 모르는군. 아무도 없는 곳을 접선 장소로 잡으면 나중에 발각됐을 때 오히려 처리하기 힘들어지는 거다. 중앙 지구면 최소 행적을 만들어 둘러대기 편하니까.]“제발 다음 접선 장소 선정은 신중하게 해 주길 바란다.”
[흠… 벌써 장소를 바꿀 때가 됐던가? 좋아, 다음 접선 장소는 내가 좀 더 신경 써서 골라 보지. 그런데… 일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지?]“후우… 쉽지 않다.”
[그 말은 이미 지난달에도 들었던 거 같은데? 알고 있는가? 벌써 반년째인 걸?]“재촉하지 마라. 우리도 노력하고 있으니까.”
[흠, 그런 게 정말 존재하긴 하나?]“그 얘기는 이미 끝난 게 아니었나?”
[의심이 들 수밖에. 마이스터조차 찾지 못하는 게 염원의 탑에 있을 수 있을까?]“어쩌면… 탑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그건 무슨 소리지?]“아직 확실해진 건 아니다. 조금 더 조사하고 확실해지면 그때 말해 주겠다. 그러니 기다려라.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는데… 믿어라. 그건 정말로 존재하고 있으니까.”
[그 정도로 확신을 두고 말하니… 뭐, 알겠다. 하지만 알아 둬. 우리의 인내심은 그리 깊지 못하다는 걸.]“흥, 웃기지도 않는군. 같잖은 협박일랑 집어치워라.”
[역시 그렇지? 그럼 협박 대신 응원을 하지. 너희가 반드시 그 기술을 손에 넣기를… 그걸 우리에게 가져오는 순간, 너희에게 상상도 못 할 부와 명예가 주어질 거다.]“그건 그나마 좀 괜찮군.”
[그럼 행운을 빈다. 그리고 다음 접선 장소는 내가 신경을 써서 찾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기다리지.”
그것으로 윌리엄과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누는 대화는 끝이 났다.
잠시 이어지는 적막.
이후 윌리엄은 수정구를 바닥에 집어 던졌다.
파스스슥-.
바닥에 떨어져 부서진 수정구.
윌리엄은 수정구의 잔해를 발로 밟아 으깬 뒤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조심히 문을 열고 나섰다.
그렇게 몇 걸음을 걸어갔을까.
“……?!”
갑자기 등 뒤로 서늘함이 스치고 지나가자 그가 빠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자 그는 다시 경계를 풀었다.
“후… 잘못 느낀 모양이군.”
그는 예민해진 신경 탓에 자신이 착각한 것이라 여기고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그가 떠나간 낡은 상점.
곧 허공이 일렁이더니 어둠 속에서 로이스의 형체가 드러났다.
그는 부서진 수정구의 잔해로 걸어갔다.
삐걱삐걱-.
낡은 마루판이 기괴한 비명을 내질렀다.
이윽고 완전히 으깨진 수정구의 파편이 로이스의 발아래 놓이고.
이를 내려다보는 그의 얼굴은 매우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로이스는 조금 전 이곳에서 윌리엄과 통신구 속 누군가가 나눈 대화를 상기했다.
그들이 나눈 대화가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윌리엄, 이 새끼…….’
로이스의 두 눈에 살기가 감돌았다.
‘산업스파이였어?!’
윌리엄은 들키지 말아야 할 비밀을, 하필 그것도 절대 들키지 말아야 할 존재에게 들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