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
〈 11화 〉10화 용사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0)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제의 일이 떠올랐다.
(내일 해가 지면 촌장님 집, 뒤뜰로 나와주세요. 제가 마중 나갈게요!)
어제 비올라는 집에 처음 누군가가 방문한다는 기쁨에 기분이 붕 떠 보였다.
그런데 이제 문제는 나였다.
“아, 손금보기 귀찮은데….”
[그래도 어제 보니까, 이제는 에넬을 거의 소모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아르모니아의 말대로였다.
그런데 문제는 손금이 아니라, 여자들이었다.
여자가 와서 손금보고 신기해하고 간 다음에 또 줄을 서서 손금 보고 계속, 이 싸이클의 반복이었다.
똑같은 말을 해도 자지러지는 게 참….
그런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며칠 해보니, 귀찮아 죽겠다.
나는 식사를 하기 위해 거실로 나왔다.
그런데 어제와는 다르게 거실에는 투덜대는 촌장이 있었다.
“에잉….”
“무슨 일 있으신가요?”
“…여기서 집안일 하던 사람이 급한 일이 있다고 그만뒀어. 시부럴, 밥 정도는 차리고 가야 할 거 아녀….”
촌장은 고용된 여자가아침부터 본인 짐을 들고는 후다닥 나갔다고 설명해줬다.
어제까지 낌새도 없더니, 갑자기 나가서 곤란한 상황이라는 말이었다.
나도 설마하니 하루 만에 튀어갈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뭐, 그렇게 됐으니, 밥은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겠네. …이의는 없지?”
눈치를 보니 크리스탈 진주, 돌려줄 생각 없다는 표정이었다.
짝퉁이라 받을 생각도 없었다만….
‘뻔뻔함이극에 달한 노인이구만.’
[방안에서 몰래 에넬로 식사를 하시는 게….]
‘아냐, 잠깐 기다려.’
뒤돌아서 뒷짐을 지고 가려는 노인을 불러 세웠다.
“저기.”
“응? 뭔가?”
“괜찮으면 제가 식사를 차려드리겠습니다.”
“잉? 자네가?”
대충 혼자 살면서 요리 정도는 할 줄 안다는 식으로 말했다.
“제가 집안일 같은 건 외부인이라 좀 그렇고… 요리 정도는 해드릴 수 있습니다.”
“크음…. 그, 그럼 부탁 좀함세. 다 되면 불러주게.”
“네, 오래 안 걸릴 겁니다.”
촌장은 2층으로 올라갔다.
끼이익, 탁.
나는 촌장이 방 안에 들어가는 소리를 듣고는 아르모니아에게 말했다.
“아르모니아, 어제 먹었던 음식이랑 비슷하게 만드는데, 몇 에넬 정도 들어?”
[2 에넬이 들어갑니다.]
“음식 만드는데 고작 2 에넬이라는 게 신기하네.”
사막을 건너왔을 때도 10 에넬밖에 쓰지 않았다.
기본적인 물과 음식, 텐트를 소환하는 데 쓴 수치였다.
[제가 함부로 그분의 생각을 알 순 없지만 아마 배려를 받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배려?”아르모니아가 설명해줬다.
에넬 코퍼레이션은 과거에 성전과 조디악에 버금갈 정도로 에넬을 바쳤다고 한다.
그때당시에 에넬을 바친 건 분명 의무적인 부분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에넬을 상납했고, 거기에 따른 최소한의 기회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망하기 직전인 아르모니아의 간택을 들어준 것도 그렇고….
더불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우리에게 최소한의 의식주 같은 건 거의 공짜에 가까울 정도로 공급해주는 것이 아니냐.
…라는 게 아르모니아의 생각이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하긴 다시 그때처럼 키우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겠네.”재능인들을 찾아 헤매던 에넬 코퍼레이션 덕분에 그만큼 에넬도많이 뽑을 수 있었던 걸 테고.
“일단 그럼 20분 뒤에 음식 좀 한 번에 만들어줘.”
[그런데 수호님. 어째서 촌장을 돕는 겁니까?]
“이제 이 집은 촌장이랑 나만 있잖아. 만약에 내가 있는 게 불안하다고 자경단원을 안에 들여놓으면 골치 아파질 거 같아서…. 일단 괜찮은 놈이란 걸 보여주는 거지.”
[과연 현명한 선택이십니다.]
그 후 음식을 한 번에 만들어서 촌장에게 보여주니, 굉장히 좋아하면서 같이 식사하고 집 밖으로 나왔다.
***
어두컴컴한 밤.
주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오늘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여자들에게 손금을 봐줬다.
그 후, 밤이 되자 촌장 집에서 자는 척을 하다가 창문으로 빠져나와서 뒤뜰로 갔다.
“여기쯤인 거 같은데….”
비올라는 촌장의 집 뒤뜰 쪽에 리본이 달린 나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했다.
“아, 여기다.”
기다란 끈이 커다란 나무를 감싸고 리본 모양으로 묶어져 있었다.
그리고 나무 안에서 갑자기 스르륵 하고 사람이 튀어나왔다.
“아! 오셨다.”
“깜작이야!”
“놀랐죠? 후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요새 용사 녀석이 갑자기 나타나서 ‘안녕, 난 용사고. 이제 죽어.’라고 하면서 참격을 날리는 꿈을 꾸고 있을 정도니까.
비올라는 나의 손목을 잡고는 나를 나무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나무가 입체 홀로그램처럼 나를 자연스럽게 통과시켜줬다.
처음 비밀통로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대충 광산에 있는 지하터널 같은 형태를 생각했었다.
하지만 완전 달랐다.
나무 속으로 들어가자 화려한 궁전에서 볼법한 복도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거기다 내부는 밝아서 지금 대낮이라고 해도 믿겠다 싶을 정도로 눈부셨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복도 같은 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비올라.
그녀는 지금 파란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상체 쪽은 어깨가 드러나는 오프숄더에 목까지 이어지는 쇄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고, 가슴 위쪽은 하얀색 레이스가 가슴을 아슬아슬하게 가리며 우아한 자태를 뽐냈다.
왼쪽 가슴 쪽에는 커다란 꽃이 중심이 되어서 드레스 모든 라인에 꽃 모양의 자수들이 줄지어 매달려 있었다.
만화나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복장이었다.
내가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비올라는 쑥스러워서 손을 꼼지락거리며 입을 열었다.
“저, 저기 혹시 이상한가요…?”
“아니… 진짜 예뻐.”
“후후, 고마워요…. 이쪽으로 오세요!”
비올라는 드레스를 나풀거리며 내 손목을 잡고 나를 이끌었다.
딱 봐도 흥분한 상태였다. 성적인 흥분이 아니다.
처음 생긴 친구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비올라는 처음 방문한 손님에게 자신의 집을 소개할 수 있다는 상황이 어린아이처럼 기뻐하고 있었다.
도착한 곳은 화려한 지하 궁전이었다.
비유지만 정말 궁전 내부와 흡사했다.
‘이게 무슨중세시대 벙커도 아니고….
[정말 대단합니다. 마을 지하에 이런 시설을 만들어놓다니.]
‘이 정도면 마을이 생기기 전에 지어 놓은 거 아닐까?’
[선후관계를 따지기에는 정보가 부족합니다만 이 정도의 시설이라면 마을 사람들이 이미 사는 지하에 건축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20미터쯤 되어 보이는 높이에, 좌우로 여러 개의 방이 나열되어 있었다. 궁전이라는 표현을 써도 손색이 없는 곳이었다.
가운데에는 커다란 식탁이 있는데, 의자는 딱 두 개 뿐이었다.
그 뒤에는 웬 단상이 있었고, 또 그 뒤에는 나선형 계단이 천장을 향해 쭉 뻗어 있었다.
“왼쪽이 제가 쓰는 방들이에요. 그리고 이쪽이 제 침실이에요.”
비올라의 침실은 다른 방들과 문의 생김새부터가 달랐다.
다른 문들도 굉장히 고급스러움이 느껴졌지만, 침실은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위엄, 그 자체였다.
비올라는 그런 곳을 별 감흥 없이 열어서 들어갔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왕이 기거하는 방을 박차고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내부에 들어가니, 꾸며놓은 게 완전공주의 방이었다.
[엄청 화려한 시설이군요. 가구들에서 이 세계에서 쓰는 에너지들이 방출되고 있습니다.] ’마나 같은 거?’[네, 맞습니다.] ‘시불, 갑자기 외부인 척살하거나 그러는 거 아냐?’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기능들이 간단한 탈취, 가습, 온도조절, 먼지를 빨아들여서 청소하는 정도입니다.] ‘….’
그게 더 대단한 거 같은데?
비올라는 나를 데리고 다니며모든 방을 소개해줬다.
화장실, 욕실, 주방 어디 하나 화려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중에서 으뜸은 드레스 룸이었다.
내부에 들어가자마자 길게 양옆으로 맞이해주는 드레스들.
세계 각국에서 볼 수 있을 거 같은 전통 의상부터 화려한 의상까지 이곳에없다면 그 어디에도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많았다.
“여기는 옷방이에요….”
“와~”
그리고 그중에 제일 눈에 띄는 건….
“와, 이건 진짜 예쁘다.”
“그, 그건….”
웬 유리 벽장 안에 있는 웨딩드레스였다.
다른 드레스와는 다르게 유달리 진열되어 있어서 제일 눈에 띄었다.
“이건… 나중에 입으라고 오빠가 가지고 온 거예요.”
“아….”
표정부터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나는 일단 비올라의 침체된 기분을 풀어 주기 위해 다른 곳도 안내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보면 볼수록 함선 생각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아르모니아.’
[네.]
‘이 정도면 우리 함선보다 좀 좋아 보이는데?’
기술적인 면은 당연히 함선이 압도적으로 좋지만, 외관이 넘사벽이었다.
[기능적인 면을 제외하고, 이곳이 저희 함선보다 훨씬 좋습니다.] ‘그 정도로 우리를 비하하지는 말자. 그래도 워프실에, 우리 집무실이랑 그리고 함선 복도에 보니까 양옆에 문들 엄청 많더만. 거기에는 뭐 있어?’[아무것도 없습니다.] ‘응? 아무것도 없다니?’
[그 복도에 있는 문들은 열면 아무것도없는 함선 외부입니다.] ‘아니, 그럼 문들은 왜 있는데?’
설마 초공간을 탈출할 때 쓰는 비상탈출로인가? 거기로 나가면 원자들이 내 몸 밖으로 탈출할 거 같기는 하다만….
[그건….]아르모니아의 말에 따르면 원래 함선에는 각종 시설이 있었지만,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다 폐기 처분을 해버린 상태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문은 달렸지만, 문을 열면 우리를 반겨주는 건 신나게 춤추는 쫀드기들 뿐이라는 거다.
설명을 들은나는 정확히 요약할 수 있었다.
‘생선 대가리랑 꼬리, 그리고 척추만 있는 거네….’
심지어 양옆에 가시도 없는 척추다.
[정말 필요한 시설만 남기고 나머지를 처분해서 간신히 모은 에넬로 소환된 게 수호님이십니다.] ‘고생 많았겠네.’[제가 원해서 하는 일입니다.]
왠지 아르모니아가 침울해하는 거 같아서 살짝 안타까웠다.
기분 좀 풀어줘야겠다.
‘오오, 그럼 외관이 꼬추 모양이겠네.’
[….]
실팬가….
아냐! 사실 속으로 웃고 있는 건 아닐까?
‘자…지?’
[….]
‘미안….’
시불, 아니네….
지금 풍기는기운이 아르모니아를 강제로 덮치는 게 이것보다는 덜 쓰레기 짓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함선은…건드리지…말자…메모….
비올라는 모든 방을 소개하고 다시 자신의 방으로 나를 데리고 왔다.
나와 비올라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대화를 나눴다.
“비올라, 그럼 마을에 있는 집은 뭐야?”
“아, 거긴 오빠가 외부로 나갈 때 이용하는 곳이에요. 저기 가운데에 계단으로 올라가면 그 집이에요.”
비올라가 가리키는 곳은 내부 건축물 중앙 쪽이었다.
그곳에는 나선형 계단이 천장까지 길게 올라가 있었다.
“그럼 비올라는?”
“저는 웬만하면 나가지 말래요.”
“그럼, 여기서 뭐 하고 지내?”
“그냥 있어요.”
…내 이야기를 잘못 이해했나?
“아, 내 얘기는 평소에 뭔가 할 거 아냐? 책을 읽는다든지, 그림을 그린다든지, 뭔가 만든다든지….”
“아… 오빠가 뭔가 하면 큰일 나니까, 언제나 가만히 있으라고 했어요.”
“….”
“그냥 평소에 자고, 일어나고, 식사하고, 식탁에 가만히 있다가 또 자고 해요. 오빠가 없을 때는 몰래 밖에 나가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요. 그때가 제일 좋아요!”
나를 향해 웃으며 진심으로 기뻐하는 비올라를 보고 있자니, 속에서 화가 끓어올랐다.
‘미친 새끼가….’
[세상, 어디에도 없는 화려한 새장이군요.]
아르모니아의 말대로였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이곳에는 책 같은것도 없고, 비올라는 도구라는 개념조차 잘 이해하지 못했다.
비올라는 심지어 이곳에서 음식이나 빨래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식사는 마을 사람들이 가져다주고, 빨래는 언제나 밖에 건네주면 알아서 다 해준다고 했다.
오직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이야기하는 걸 몰래 듣고, 혼자 해석하는 즐거움으로 평생을 살아온 것이었다.
그리고 간만에 외출을 허락받고 나가서 우연히 발견한 게 나였다고 한다.
“저는 수호씨를 만난 게 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행복해요…”
“비올라….”
비올라를침대로 쓰러트리며 키스를 했다. 입을 열지 않고 입술만으로 그녀의 온기를 느끼려고 했다.
하지만 먼저 입을 연 것은 비올라였다. 그녀는내 입술을 열기 위해 혀를 내밀었다.
비올라의 타액에 젖은 혀는 내 입속을 유영하며 흥분을 고조시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일부러 입을 떼어냈다.
비올라는 한껏 키스에 취하다가 강제로 끊기자,울먹이며 나를 바라봤다.
“아…. 어째서….”
“비올라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
“말씀하세요….”
빨리 말하고 다시 키스를 애원하듯이 양손으로 내 목을 살며시 감쌌다.
나는 그녀의 홍조를 띤 오른쪽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랑 같이 떠나자.”
“네? 흐읍….”
난 애초에 대답을 듣기 위해서 말한 게 아니었다.
다시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고, 비올라는 대답도 못 하고 다시 내 입속을 탐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