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28)
〈 128화 〉127화 XXX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1-32)
유연한 사고.
지금 내게 제일 절실한 녀석이다.
나는 이제껏 사람과 자주 부딪힌 것도 아니고, 관계를 정립한 적도 없었다.
어느 단체에 있어도 홀로 있었고, 딱히 그걸 싫어하지도 않았다.
아니, 좋아했지.
내게 최고의 인생은 그냥 방구석에서 야겜이나 하는 것이다.
친구와 애인, 가족… 다 그 안에 있었다.
하물며 내가 하는 게임은 대부분 스토리만을 이끌어가는 게임이었다.
문제는 그러다 보니까, 사고가 유연하지 않았다.
하지만 힌트.
분명 계속 내 눈에 비췄지만, 그걸 확실하게 깨닫게 해주는 힌트.
나는 그것을 민하연의 궁술에서 봤다.
그녀가 안전지대를 나가서 활을 쏠 때, 문뜩 떠올랐다.
‘맞아! 저걸 생각 못 했네!’
[…?]
‘일단 이것만 해결하고!’
잠시 정신을 놓고 있는 사이에 민하연에게 쇼크 비가 다가가고 있었다.
일단 쇼크 비 세 마리에게 딱콩을날린 뒤, 그녀의 팔을 붙잡고 안전지대로 향했다.
그리고 아르모니아에게 말했다.
‘아르모니아! 활 좀 하나 만들어줘!’
[영사관에서 쓰는 보급 활을 만들겠습니다.]
‘아니! 그냥 하연이가 쓰는 걸로 줘!’
순수 성능만을 따지면 영사관에서 쓰는 생도용 활이 낡은 활보다 월등히 뛰어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외부 세상의 활을 마음대로 만들어내면 민하연의 눈도 있고 난처해질 수있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강한 활이 아니다.
칠흑 같은 암흑속에서 내 손에 활이 쥐어졌다.
그 순간이었다.
[궁술 LV 1이 개화되었습니다. 손기술 LV555로인해서 보정을 받아 궁술의 레벨이 43으로 변경되었습니다.]‘캬! 이걸 원했! …시발?’
내가 통신으로 환호하는 순간 문구가 한 줄 더 생성되었다.
[신체의 부실함으로 인해 궁술의 레벨이 43에서 12로 낮아집니다.]사기였는데, 이제 아닙니다.
애초에 지금까지 운이 좋았던 것이었다.
손만 쓰는 것이라면 모를까, 궁술이라는 개념은 결국 손만이 아닌 상체와 하체를 사용하는 스킬이었다.
필요할 때는 무빙도 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서 상체를 유연하게 돌릴 줄도 알아야 했다.
양궁 선수였던 민하연이 이곳에서 궁술이 낮았던 것도 저 이유 때문이었다.
‘이런 시부랄!’
[수호님, 일단 지금 궁술 레벨로는 쇼크 비를 상대할 수 없습니다. 초전도체로….]
‘아니! 괜찮아.’
[…?]
아르모니아가 내 말에 의문을 가진 듯 했지만, 더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
내가 아르모니아에게 통신을 하려고 할 때, 마침 안전지대가 눈에 보였다.
그리고 그 안에 한여름도 보였다.
“뭐야!? 여기로 오지 마!”
나는 우리를 향해 소리치는 한여름을 보면서 속으로 한탄했다.
‘아니, 시발 저 새끼는 일생에 도움이 안 되냐!’
한여름은 욕설을 날리면서 우리에게 빨리 이곳을 떠나라고 재촉했다.
거참, 여자친구 놓고 잘한다….
나와 민하연은 일단 한여름을 놓고 자리를 떠났지만, 한여름은 안전지대가 사라지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우리에게 뛰어왔다.
“살려줘!!”
“….”
민하연과 나는 어두운 칠흑 너머로 보이지 않았지만, 서로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제발 꺼져줬으면….
하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한여름이 꺼지는 것보다 민하연과 내가 사는 것이었다.
나는 민하연의 옆을 달리면서 아르모니아에게 부탁했다.
‘아르모니아! 초전도체로 된 촉이 달린 화살 만들 수 있어?’
[만들 수 있습니다. 소모 에넬은 400입니다.]
‘일단 세 개 만들어줘.’
궁술 레벨이 낮다고? 그러면 다른 능력과 결합해서 보완하면 된다.
나는 바로 아르테미스의 물약을 꺼내서 마신 뒤, 레벨을 확인했다.
-[궁술 LV 22]-
‘좋아! 일단 안전지대를 확보하고….’
“아아악!”
“뭐야?”
분명 옆에 뛰고 있어야 할 민하연의 목소리가 뒤쪽에서 들려왔다.
나는바로 뒤를 돌아봤고, 어두운 실루엣으로 어렴풋이 보였다.
민하연을 놓고 내 쪽으로 달려오는 한여름.
그리고… 쇼크 비에게 당하기 직전의 민하연.
활을 단 한 번도 쏴본 적이 없었다. 거기다 이런 어두운 시야에서 쏜다면 자칫 민하연이 맞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모르겠다!”
당장 그런 것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나는 활시위에 초전도체 화살촉이 달린 화살을 들어 올려서 조준했다.
찰나의 고민을 했다.
약한 마법진을 사용하느냐, 강한 마법진을 사용하느냐.
궁술 레벨이 높다면 단연코 약한 마법진을 사용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을테니까.
…약한 걸로 가자!
결론은 바로 나왔다.
도박이다.
강한 마법진은한번 사용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었다.
사용하고 나면 회복 때까지 민하연이 살아있다는 보장이 없다.
내가 활에 걸어둔 화살촉 앞으로 노란색의 스파크를 튀는 동전 크기의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양옆에 두 개씩, 총 네 개.
그리고 내 궁술을 보좌해주는 스킬.
-[조준력 LV 48]-
조준력 덕분에 손가락의 떨림도, 초점의 흐림도 없었다.
다만 실루엣으로만 확인할 수 있었기에 정확히 머리를 맞출지 의문일 뿐.
나는 민하연의 바로 앞까지 날아온 쇼크 비를 조준하고 활시위를 놨다.
파아앙!
분명 명중했다.
내 화살에 맞은 쇼크 비는 땅으로 곤두박질쳤고, 나는마저 두 마리에게도 똑같이 화살을 발사했다.
파아앙!파아앙!
화살이 꽂히며 나머지 두 마리도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나는 그렇게 화살을 쏘고 나서 민하연에게 다가갔고, 그녀를 바로 일으켜 세웠다.
“괜찮아?”
“…어.”
민하연은 가냘픈 팔과 다리를 떨면서 제대로 서지를 못 했다.
내 팔을 끌어안으며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양어깨를 잡고 침착하게 말했다.
“정신 차려야 해. 일단 도망치자.”
“그… 어!”
민하연이 고개를 끄덕이고 자세를 잡는 순간이었다.
팟!
“어!?”
“아윽!”
조금 전까지 어두워서 바로 옆 사람의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숲은 갑자기 환한 빛이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의 가운데에서 요정이 한 마리 나타났다.
표정을 바락바락 구기는 모습이 진짜 짜증이 나는 느낌을 풀풀 풍기고 있었다.
요정은 고개만 까딱 올려서 우리를 향해 말했다.
“아니! 도대체 이런 시간에 누가 보스전을 합니까!? 네!?”
“…어?”
“뭐야? 보스전 중 아니야?”
요정은 내 말에 화를 내면서 말했다.
“차라리 죽기라도 했으면 모를까! 귀찮게 왜 이 시간에 클리어하시냐고요!”
“….”
나와 민하연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봤다.
우리 뒤 쪽에는….
“….”
쇼크 비 세 마리가 머리나 배가 터진 상태로 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
..
나와 민하연,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한여름은 한자리에 모여서 요정의 설명을 들었다.
장소는 보스전을 치렀던 숲이 아닌, 목제 건물이 몇 채가 있는 마을이었다.
주위에사람의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 마을에 유일하게 빛을 내뿜고 있는 요정이 한숨을 푹푹쉬면서이야기를 진행했다.
“하아… 일단 절차대로 진행하겠습니다. 클리어 축하하고요. 보상이요.”
“….”
절차라고 말한 것치고 요정은 성의 없는 표정과말투로 툭툭 내뱉었다.
하긴 나도 밤중에 자고 있는데, 갑자기 출근하라고 하면 빡치긴 하겠다.
보상이라고 받은 것은 웬 엽서 카드였다.
그리고 엽서 카드 상단에 하나의 단어가 적혀 있었다.
-직업권-
요정이 설명해줬다.
“지금 받은 건 직업권이라고 여러분이 원래 골랐던 직업 말고 하나의 직업을 더 가질 수 있는 권리입니다.”
원래 이 위그드라실 안에 소환된 자들은 하나의 직업만 가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훗날 직업을 변경할 수 있다고 해도, 두 개의 직업을 동시에 가지는 건 불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직업권.
유일하게 이 제피룸 마을에 있는 동안 보스전을 클리어하면 주는 특전이라고 설명해줬다.
그만큼 클리어가 굉장히 힘들고, 정보가 부재한 상황에서 잡은 것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하아… 저기 당신.”
“응? 나?”
요정을 나를 콕 집어서 말했다.
“잠시 이리로 따라오시죠.”
“….”
뭔가 싶어서 따라갔다.
민하연은 나를 걱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봤고, 한여름은 나를 짜증이 난다는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저놈의 새끼는 계속 저러네….
일단 갔다 와서 두고 보자.
요정은 이 작은 마을 중앙에 건물로 들어와서는 문을 닫고 내게 말했다.
“일단 저희가 내부에서 의논해 본 결과 적합한 보상을 도저히 찾을 수 없었습니다.”
“….”
요정이 나를 이리로 부른이유는 바로 보상 때문이었다.
무슨 보상?
“설마하니, 쇼크 비가 그렇게 뒤질 줄은 저희도 몰랐습니다.”
“응? 전에 잡은 사람 있다고 그러던데?”
“아뇨! 그건 1년 전! 초기에 소환 의식이 잘못되어서 밸런스 엉망으로 온 존재들이 잡은 겁니다.”
요정을 흥분한 상태로 계속 이어서 말했다.
“거기다 그 당시의 쇼크 비 들은 지금처럼 강하지도 않았어요! 마비 파동도 쓰지 않았고! 덩치도 지금보다 한 뼘 정도 작았습니다!”
“그래도 쎈 거 아냐?”
“…네. 사실현재 마비 파동은 너무 문제가 심하다고 건의가 들어와서 없애려고 했죠…. 그런데 왜 그걸 깨시냐고요!!”
요정의 말에의하면 소환사들이 너무 죽어 나가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조만한 스킬을 없애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도 나 때문에 아마 계속 쓰게 될 것이라고….
“아니, 나 살려고 깼지….”
“흐우….”
미친, 살기 위해서 발버둥 친 것밖에 없는데. 혼나는 거 실화냐?
그래도 여기서 머리를 터트리는 놈에게대들어서 좋을 건 없지….
아까 쇼크 비의 크기와 비슷한 요정은 날개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눈을 감고는 침묵했다.
그렇게 1분 정도의 침묵이 흐르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일단 적합한 보상을 논의해본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 뭔데?”
그 직업권이라는 것도 좋은 거 같던데, 보스를 잡았다면 훨씬 좋은 것을 주겠지?
요정의 앞에 갑자기 밝은 빛과 함께 손가락 마디보다 작은 무언가가 둥둥 떠 있었다.
그 정체는….
“…콩?”
좌우 위아래 다 둘러봐도 콩이었다.
초록색 모양에 반들반들한 콩.
설마 먹으면 10일은 배고프지않고 모든 상처가 회복되는 녀석인가?
내가 의문을 가지고 콩을 요리조리 보고 있으니 요정이 말했다.
“위그드라실의 씨앗입니다.”
“엥? 선두 아냐?”
“…그게 뭡니까?”
“아, 아냐. 착각했네….”
요정은 내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이야기를 진행했다.
“위그드라실의 씨앗.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 당신을 구해줄 녀석이 될 것입니다.”
이 콩, 아니 씨앗의 능력은 심플했다.
위그드라실에서 생활하는 동안 에너지가 축적되고, 그 축적된 에너지가 100% 채워진 상태가 되었을 때는 소유주의 위기의 순간을 감지하고 생명을 구해준다는 것이었다.
“참고로 일회성의 소모품이 아닙니다. 위그드라실의 기운을 받아서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친… 개 사기인데?”
“단! 에너지 충전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현재 0%이니, 100퍼센트가 채워지기 전에는 발동이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오…. 감사감사~”
그렇게 둥둥 떠 있던 위그드라실의 콩… 아니, 씨앗이 내 가슴팍으로 흘러 들어왔다.
“오오….”
아이템처럼 인벤토리에 가지고 있는 개념이 아닌, 내 신체에 흡수되어서나를 지켜주는 녀석이었다.
“자! 그럼 다시 세 분에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빨리 빨리 끝내죠!!”
뒤를 돌아서 민하연과 한여름 쪽으로 날아가려는 요정을 불렀다.
“저기.”
“뭐죠!?”
요정이 왜 귀찮게 부르냐고 나를 돌아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표정이 흡사 그렘린이었다.
나는 그렘린으로 변한 요정에게 팔을 내밀었다.
캬아아아….
이 자식 혹시 내 팔 물어뜯는 거 아냐?
“…뭐죠?”
“너희 팁으로 포인트 받는다고 하지 않았나? 좋은 거 받았으니, 포인트라도 줘야할 거 같아서.”
“오오!!! 역시 보스전을 클리어하신 분! 좋으신 분이라고 직감했습니다!!”
그렘린에서 갑자기 팅커벨로 변한 요정을 야들야들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여기서 100포인트만 주면 팔을 물어뜯길 거 같아서 통 크게 만 포인트 주기로 했다.
그렇게 만 포인트를 주니….
“후오~~~~ 역시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뻥치고 있네.
요정은 싱글벙글 웃으며 나에게 명함을 건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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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하급 요정 108호
직급 : 최하급 안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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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직급도 하찮은 녀석이라니….
“…이건?”
“나중에 필요하신 일이 있다면 꼭 불러주십쇼! 성심성의껏 모시겠습니다!”
“그래.”
요정은 사바사바한 표정을 지으며 거리며 부킹웨이터 마냥 실실거렸다.
그 녀석은 나를 특급 룸에 안내하듯 데리고 두 사람에게 날아갔다.
내가 요정을 따라 두 사람에게 가니, 두 사람은 내가 없는 사이에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그놈이랑 붙어있지 말라고!!”
“하아….”
“그 새끼 하연이 네가 생각하는 거랑 완전히 다른새끼라고!”
실랑이의 내용은 나였다.
나와 붙어 있지 말아라.
계속 회귀하면서 나와 민하연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는 한여름은 어떻게든 나를 민하연에게서 떼어놓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웃긴 건….
“…아! 왔어?”
“응.”
“무슨 이야기 한 거야?”
“이따 이야기해줄게.”
여기 있는 세 명이 전부 회귀를 하고 있고, 서로 모른 척을 한다는 것뿐이다.
그야 이 중에서 제일 모자란 건 단연코 한여름.
한여름이 걱정하는 나와 민하연의 관계는 이제 저 녀석이 어떻게 끊어놓을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
이제 아무리 회귀해도저 녀석은 평생 민하연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한여름이 나와 민하연 사이에 끼어들어서 나를 내려다보며 낮게 깔림 음성으로 말했다.
“야, 하연이한테서 안 떨어져?”
“….”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다.
이 장소는 과연 제피룸으로 치는가.
분명 보스전을 하던 장소도 제피룸으로 쳤으니, 이곳도 제피룸과 동떨어져 있지만 같은 지역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한여름에게 말했다.
“안 되겠다. 손 들고 내 옆에 서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