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38)
〈 38화 〉37화 마법사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22)
루나가 단상에 있는 짧은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다.
조교수의 비명, 루이스의 항변, 학장의 등장,성수호를 변호, 간신히 시험.
성수호를 변호하고 나서, 마법진 구사를 다시 시도했다.
‘…침착하자, 침착해.’
누가 봐도 제일 불리한시험 환경을 겪고 있는 루나였다.
거기다 최근에 성수호가 내준 숙제에 정신이 팔려서 따로 마법진 구사 연습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집중해서 마법진을 그리는 순간 하늘색 빛줄기들이 고운 자태를 뽐내며 그려지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그릴 수 있다고?’
루나는 자기가 그리면서도 놀라 하고 있었다.
복습도 제대로 안 한 마법진 구사를 단 한 번에 완벽하게 완성했다.
걸린 시간은 40초 정도.
성수호나 루이스 같은 괴물들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수준이었지만 충분히 최상위권에 들어갈 수준이었다.
루나는 자신의 마법진을 완성하고 바로 성수호를 바라봤다.
‘정말이었어. 시키는 대로 하니까, 발전하고 있어.
성수호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그녀의 마법진 구사 능력은 단시간에 월등히 좋아졌다.
평소에 마법진을 머릿속으로만 또렷하게 구상하려고 했던 노력이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루나는 가슴속으로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루나는 자리로 돌아갔고, 그 뒤에 바로 성수호가 단상으로 올라갔다.
조교수의 신호를 받은 성수호는 망설임 없이 손가락으로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태양와 같은 원을 그린 다음 그안에 황금빛 실타레를 엮듯이 룬문자를 그리기 시작했다.
루나는 그 모습에 멍하니 바라봤다.
언제나 옆에서 아무런 움직임 없이 눈으로 마법진을 만드는 모습만 봤지, 그가 마법진을 구사하는 모습을 제대로 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루나의 눈에 성수호의 마법진은 경이로운 하나의 예술작품이었다.
순식간에 뇌속성 마법진을 완성한 성수호는 채점을 받고, 단상 앞에 마법진을 낙서 지우듯이 지워버렸다.
“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아쉽게도 그녀의 욕심은 성수호에게 닿지 않았다.
그는 태연자약하게 자리도 돌아와서는 자리에 앉았다.
‘역시상태가 안 좋아 보여….’
루나는 아까부터 성수호의 상태를 유심히 보면서 걱정하고 있었다.
‘…먼지라는 게 뭔 소리지?’
아까 대화를 떠올리며그를 바라보고 있을 때, 시선이 느껴졌다.
멍하니 바라보다 보니, 성수호가 자기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채 계속 보고있던 것이었다.
루나는 그를 보면서 입을 뻥긋거렸다.
‘고마워요.’
성수호는 그런 루나의 모습을 보고어깨를 으쓱하더니, 웃으며 단상을 바라봤다.
루나도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다른 학생들의 시험을 집중해서 봤다.
..
..
모든 학생의 시험이 끝나고 학장과 조교수는 강의실을 나갔다.
루나는 책상을 정리하고, 성수호에게 말을 걸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알아챘다.
루이스였다.
루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하아, 제발….’
루나는 예상했다.
어차피 와서, 하는 이야기라고는 할 얘기가 있으니 대화 좀 나눠보자는 말일 것이다.
예전에 시간이 많았을 때나 즐겁게 대화하는 게 가능했지, 지금 그녀는 1분, 1초라도 성수호와 좀 같이 있는 시간을 늘리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루나, 오늘 동아리 문제로 할 말 있는데. 잠깐얘기 좀 하자.”
‘역시…. 응? 잠깐.’
그런데 루나는 순간 어제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반사적으로 말했다.
“동아리 퇴부한 거 아니었어?”
“…그걸 어떻게 알고 있어?”
“아….”
루나는 그제야 어제 그 이야기를 들었던 상황을 기억했다.
캐비닛.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떠오르기 시작했다.
성수호와 체온을 나누고 있었던 그 장소에서 들었던 내용이었다.
그런데 루나는 어제 있었던 일을 떠올림과 동시에 소냐가 떠올랐다.
‘…분명 두 사람이 무슨일이 있었어.’
함부로 의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의심을 떨쳐낼 수 없었다.
루이스가 루나에게 말했다.
“…루나, 잠깐 이야기 좀 하자.”
“동아리 끝나고 하면 안 될까?”
루나는 어떻게든 성수호와 소냐, 두 사람이 있는 상황만큼은 절대 만들고 싶지 않았다.
루나의 생각을 모르는 루이스는 포기했다는 듯이 대답했다.
“하아…. 알았어.”
그런데 그 순간 부활동이 끝나고 나서의 스케쥴도 떠올랐다.
‘아 맞다. 부활동 끝나고는….’
성수호와 만나는 건 부활동이 끝나고 나서 한시간 후 쯤이었다.
루이스와 대화를 나눌 시간 정도는 충분했다.
하지만 그녀는 부활동이 끝나자마자 바로 씻고 옷을 정돈하고 화장할 생각으로 가득했다.
“부활동 끝나ㄱ….”
“아! 미안. 부활동 끝나고 약속이 있어서 내일 안 될까?”
“….”
루나는 바로 성수호에게 다가갔다.
“빨리 부실로 가죠.”
“응? 지금 바로?”
루나는 소냐 교수가 오기 전에 조금이라도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루이스가 그녀의 팔목을 붙잡고 애원하듯이 말했다.
“루나, 제발,이야기 좀 하자….”
“……하아 …알았어.”
루나는 성수호에게 먼저 부실로 가라고 말한 뒤에 강의실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강의실을 나오면서도 초조해서 진정할 수 없었다.
차라리 예전처럼 루이스랑 동아리에 먼저 갔다면 이렇게 심란한 기분은 들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 소냐 교수님이랑 뭔가 있어….’
안절부절못하는 루나를 향해 루이스가 말했다.
“…그 녀석이 말한 거지?”
“…? 무슨 말?”
“내가 동아리 탈퇴한 거.”
“아냐, 그… 소냐 교수님한테 들은 거야.”
루나는 이런 대화에 그를 끼우고 싶지 않았다.
“일단 루나, 동아리 나와. 나랑 다른 동아리 들어가자.”
“…무슨 소리야?”
“어차피 나도 없는데, 거기 있을 이유가 없잖아.”
루나는 그 말을 듣고 골똘히 생각했다.
‘…이유가 있긴 한데.’
루나는 루이스의 부탁을 거절하기 껄끄러워했다.
친구인데다가 루이스의 가문은 자신을 지켜줬다.
은인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하지만 루이스는 한번 붙잡으면 도통 잘 놓아주지 않았다.
어디를 가더라도 한번 데려 가기로 마음먹으면 같이 갈 때까지 달라붙는 스타일이었다.
루나는 일단 상황을 넘기기 위해 변명했다.
“너도 나갔는데, 나까지 나가면 눈치 보이잖아. 한동안 더 있을래.”
“…루나, 다시 물어볼게. 그 녀석이랑 이상한 관계 아니지?”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루나는 순간 덜컥 겁이 나서, 되려 사납게 루이스를 노려봤다.
지금은 왠지 들키면 안 된다고 몸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루이스는 오히려 본인이 당황하면서 사과했다.
“미, 미안! 하긴 니가 그런 녀석이랑 만나고 다닐 리가 없지.”
“….”
간신히 상황을 모면한 루나는 부실로 가려고 했다.
“그럼, 나는 가볼게.”
“아! 이번 주에 같이 외출하자.”
“…외출?”
너무 뜬금없는 말이라 루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외부로 나가고 싶은 생각 따위는 1도 없었다.
문제는 루이스의 표정.
그가 저렇게 웃으면서 달라붙을 때는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승낙할 때까지 귀찮게 굴 것이 뻔했다.
일단 루나는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서 부실로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루 정도 놀아주면 좀 얌전해지겠지.’
루나는 루이스의 제안을 승낙하고 빠르게 부실로 향했다.
***
나는 부실을 향해서 힘겹게 이동하고 있었다.
“하아… 되게 피곤하네.”
[몸 상태는 괜찮으십니까?]
“응, 통증은 완전히 사라졌어. 근데 좀 졸리네.”
[몸을 치유하느라, 피로가 누적된 것 같습니다. 오늘은 부활동만 하시고 마무리하시는 것도 괜찮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야 하나….”
루나와 있는 시간이 좋긴 하지만 오늘은 너무 피곤했다.
일단 부활동 끝나고 이야기하기로 했다.
나는 부실에 도착하자마자, 의자에 앉아서 책상에 팔을 기댄 채 두 사람을 기다렸다.
졸음을 참으며 기다린 결과, 먼저 온 사람은 루나였다.
루이스와의 이야기가 길어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와서 놀랐다.
“어, 왔어?”
“네. 소냐 교수님은 아직 오시지 않으신 건가요?”
“엉.”
루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연스럽게 내 옆에 앉았다.
원래 루나의 자리는 내 맞은편이었다.
“?”
“어차피 이제 루이스도 없으니 교수님이 저희를 바라보고 앉아 있는 쪽이 편하실 거 같아서요.”
“아무 말 안 했는데?”
“……표정이 궁금해 보이는 거 같았어요.”
루나의 말대로 부원이 한 명 줄어서 이렇게 앉는 게 표면상 맞는 분위기 같았다.
어색한 침묵이 맴도는 가운데, 부실의 문이 열리면서 소냐가 들어왔다.
소냐는 우리를 조용히 보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머? 흔치 않은 조합이네요?”
“하하… 어쩌다 보니.”
“….”
루나는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다행히 루나는 부활동이 시작하자, 바로 표정을 풀고 학습 놀이에 심취했다.
1시간 정도가 흐르고 부활동이 마무리되었다.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확실히 사람 수가 줄어드니까, 아쉽네요.”
“작년에도 이렇게 적었나요?”
루나의 물음이었다.
“아니요. 작년에는 막시밀리언 교수님도정정하셨고, 뇌속성 수업도 진행했던 터라 부원 숫자는 7명 정도는 됐답니다.”
“그렇군요, 아쉽네요.”
“사실 저도 큰 의의를 가지고 이 동아리는 유지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아무도 관심 없는 분야라고 해도 좁더라도 교육의 길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유지하는 거예요.”
역시 교육자의 자질을 타고난 여자였다.
…내 개인 교습도 잘해주고.
소냐는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일어났다. 나를 보면서 말했다.
“그럼 오늘은 이만하고, 수호 학생은 잠시 저랑 이야기 좀 해요.”
“정리를 하는 거라면 저도….”
루나는 일어나면서 주위를 정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소냐가 바로 제지했다.
“괜찮아요. 오늘은 정리할 것도 없으니까. 먼저 들어가세요. 루나 학생.”
“……네.”
루나는 망설이는 듯한 몸짓을 하더니, 부실 문 앞에 서서 인사를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요.”
“….”
나를 유심히 바라보던 루나는 조용히 문을 열고 부실을 나갔다.
소냐는 루나가 나간 것을 확인하고 나에게 다가와서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
“둘만 남았네요?”
“그, 그게….”
원래 같았으면 환호성을 지를 만큼 기쁜 상황일 것이다.
몸 상태만 아니면….
‘아, 미치겠네. 오늘은 진짜 개 피곤한데.’
[변명을 대고 빠져나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무슨 변명이 있을까?’
[그건 지금 수호님이 생각하셔야 하는 부분입니다.]
‘…저기요.’
얘는 갈수록 대충하는 거 아냐?
내가 뿌린 씨앗은 내가 거두라는 건가….
아르모니아는 요새 임무랑 관련 없다고 판단하면 대충 ‘너 알아서 해라.’라고 넘기는 거 같았다.
그런데 소냐가 피식 웃더니, 손바닥으로 내 가슴팍을 톡톡 치면서 말했다.
“루나 학생 만나러 가고 싶은 거죠?”
“네? 아, 아뇨. 그게 아니라 제가 오늘 피곤해서….”
“걱정 말아요. 저도 매번 그렇게 짐승처럼 달려들지는 않으니까.”
그게 매력 포인트인데요?
소냐는 아까와는 다르게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사실 할 말이라는 게…. 이번 주말에 시간 돼요?”
“주말에요?”
“후… 네. 식사라도 같이할까 싶어서요.”
“그럼요!”
속으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키야! 좋아! 가자!’
[황금 같은 주말에 루나 슈타트펠트를 만나 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아니, 걘 알아서 된다니까!’
루나보다 소냐가 더 좋다는 게 아니다.
소냐는 소냐의 매력이 있고, 루나는 루나의 매력이 있다.
두 사람에게 각기 다른 포인트의 매력이 있어서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루나의 공략은 잘 진행되어 가고 있었고, 소냐와의 관계는 분명 학교생활에 엄청난 득이 될 것이 자명했기에 그녀와의 관계를 유지해야만 했다.
……같이 자고 싶기도 하고.
내가통신으로 고요한 외침을 지르고 있을 때, 소냐는 한층 더 어두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상했다.
식사를 하자는 거라면 분명 저번 주와 같은 데이트를 즐기자는 의미라고 생각했는데, 저번과 분위기가 매우 달랐다.
연거푸 한숨을 내뱉던 소냐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간신히 입을 열고 말했다.
“…그게 남편이 수호 학생이랑 같이 식사하고 싶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