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3)
〈 93화 〉92화 영웅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2)
이곳은 ‘동물의 마을’ 게임 속으로 우리는 이제 막 게임 2일 차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성수아가 나에게 우물쭈물하면서 한 가지 제안-부탁-을 했다.
(이왕이면 어제 그 모습이… 좋지 않을까요?)
(아… 하긴 다 큰 남자는 좀 징그럽죠?)
(그, 그런 게 아니에요! 다만… 어제 말씀하신 것처럼 신선하잖아요!)
성수아는그렇게 말하면서 웃었다.
일단 그녀의 바람대로 나는 어제 설정한 그대로 접속했다.
그녀와 내가 오늘 계획한 일은 야광충을 잡아서 집 안과 주위에 전등을 다는 것이었다.
이 게임은 시스템상 게임 내부와 외부의 시간과 동일하게 흐르기 때문에 우리가 플레이할 때는 언제나 저녁일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성수아는 마을에 전등과 가로수 같은 것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날아다니는 야광충을 잡으며 성수아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주말에는 낮에 접속할 수 있으니 다른 것도 해볼 수 있겠네요.”
“아… 그게….”
“…? 무슨 일 있으신가요?”
그런 성수아의 질문에 나는 주말에는외부에 약속이 있어서 같이 게임을 하지 못한다고 말해줬다.
“그럼 주말에는….”
“네, 제가 주말에는 중요한일이 있어서…”
“아….”
성수아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나를 내려다봤다.
나는 그런 성수아를 향해 사과했다.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귀찮게 시간내주시는 건데, 제가 흥을 깨버렸네요.”
“에이, 그러지 마세요…. 같이 즐겁게 하는 거죠.”
성수아는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작 해봐야 2일 차인데, 정말 거리낌 없이 스킨쉽을 감행하고 있었다.
성수하의 행동을 본 아르모니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음흉한 여자입니다.] ‘알았으니까, 그만해….’도대체 몇 번째인지….
아르모니아는 어제 성수아가 자는 나에게 했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일단 계획의 틀은 잡혔다.
성수아와는 계속이런 식으로 게임을 하면서 거리감을 좁히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제일 중요한 건 내가 쓸데없이 거부감을 내비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괜히 내가 불편한 표정을 지으면 눈치 빠른 성수아라면 죄책감을 느끼고 거리를 두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사실 불편한 일이 없다. 굉장히 기분 좋았다.
성수아 같은 여자가 엄마처럼 다정하게 대해주는데, 그걸 싫어할 남자가 어디 있을까.
다만 성수아 본인이 게임을 질리게 되면 문제가 될 것 같았지만, 나름대로 플레이 시간이 길었던 것을 생각하면 금방 질리지는 않을 것 같았다.
우리는 풀냄새로 가득한 초원을 돌아다니며 보이는 대로 야광충을 잡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야광충과 다른 재료들을 조합해서 전등을 만들고, 주위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불, 키 작은 걸 이런 식으로 적용해 놨네….’
나는 나무집 벽 쪽에 전등을 달려고 했다.
그런데 키가 작아서 원하는 위치에 전등을 달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전등을 들고 낑낑대고 있자, 성수아가 뒤에서 내 옆구리를 잡고 들어 올려줬다.
“자, 다세요.”
“죄, 죄송합니다. 이게 게임이….”
“괜찮아요.”
성수아는 쿡쿡 웃으며 들어 올려줬다.
본인 혼자 달았으면훨씬 편하게 달았겠지만, 결국 집 근처의 전등은 성수아가 들어 올려준 내가 달게 되었다.
성수아는 전등 설치가 마친 집을 보면서 감탄했다.
“와, 역시 밝은 게 좋네요.”
성수아의 말대로 집 주위가 환해져서 보기 좋아졌다.
“그러네요. 남은 야광충은 나중에 다른 곳을 돌아다닐 때 쓰는 게 좋겠네요.”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안에도 들어가 볼까요?”
집 안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상태였다.
처음 만든 집 안은 전등 하나에만 의존했지만, 지금은 침대 옆과 식탁 위에 하나씩 추가해서 집 안도 전반적으로 밝아진 상태였다.
그리고 그 광경을 보면서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아냈다.
‘…대박. 벌써 3시간 지났네?’
[체력이 소모되지 않아서 그런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어디를 돌아다닌다고 진짜 체력이 소모되지 않는다.
다만게임상 나무를 베거나, 재료를 수집할 때 체력이 달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표기상 나오는 게임의 수치일 뿐이다.
나는 성수아에게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와… 저희 벌써 3시간 했네요.”
“어머? 진짜요?!”
성수아도 놀라서 시계를 봤다.
시간은 밤 11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런 놀란 성수아를 향해 미안한 듯이 말했다.
“그러고 보니까, 오늘 금요일인데…. 괜히 저 때문에….”
“성수호 교관님 그런 말씀 말아주세요. 저 진짜 즐거워서 하는 거예요. 아니면….”
성수아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오히려 저랑 하는 게 재미없으셔서 그런 건 아니죠?”
“에, 에이…. 설마요. 저야 재미있죠.”
“거봐요. 저도 재미있어서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 이제 그런 말 하지 말아요.”
“하하…. 네, 알겠습니다.”
이 대화만 보면 우정이 흐르는 남녀 사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성수아가 대견하다는 듯이 내 머리를 쓰다듬지만 않고 있다면….
나는 그런 성수아를 향해 말했다.
“슬슬 주무시러 가셔야죠.”
“어? 조, 좀만 더하면 안 될까요?”
“아, 피곤하지 않으세요?”
“저는 아직 생생해요!”
성수아는 팔을 걷어붙이더니, 해맑게 웃었다.
교관으로서의 성수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누나 같은 모습의 성수아만이 남아 있었다.
‘하긴 일할 때랑 평소랑 어느 정도 구분은 있겠지.’
그런데 그 구분이 명확하게 보이는 게 신기했다.
즉, 내 기준에서 가상세계가 교관의 성수아와 진짜 성수아를 구분을 짓는 경계라고 판단했다.
내가 볼 때는 성수아가 하는 행동은 이것도 하나의일탈처럼 보였다.
그런성수아는 나를 데리고 초승달로 은색의 시야를 비추는 마을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1시간쯤 흐른 후, 나는 기과 수업에서 누적된 피로 탓인지 슬슬 졸음이 오기 시작했다.
나는 성수아가 열심히 도끼질을 하기 시작할 때, 나무에 기대어 자기로 했다.
‘자면알아서 해주겠지….’
나는 성수아가 나를 깨우지 않고 껴안고 자기를 바라면서 쭈구려 앉고는나무에 기댔다.
‘아르모니아, 아침에 깨워줘.’
[네, 알겠습니다.]
성수아의 눈치를 보던 나는 나무에 기대자마자 스르륵 잠이 들기 시작했다.
***
“…성수호 교관님?”
성수아는 나무를 찍다 말고 성수호에게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녀는 혹시라도 성수호가 깰까 봐 더 조용히 말했다.
“성수호 교관님, 여기서 주무시면 안 돼요.”
귓속말로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음량으로 그의 상태를 점검했다.
“….”
“안 되겠네요. 오늘도 여기서 주무셔야겠네요.”
성수아는 조심스럽게 성수호를 앉으면서 생각했다.
‘어떡해… 너무 좋아… 아이가 있으면 이런 느낌이겠지?’
성수아는 자는 성수호를 품에 안고 집으로 향했다.
그녀는 성수호를 안고 가면서도 그에게 어떠한 불쾌감이나 이성으로서의 긴장감을 느낄 수 없었다.
오로지 모성애가 뿜어져 나올 뿐이었다.
성수아는 만약 성수호의 캐릭터와 같은 NPC가 있었다면 똑같이 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NPC는 결국 프로그래밍이 된 존재일 뿐이고, 똑같은 상호 작용을 보다 보면 시간이 들수록 애정이 무감각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성수호는 자신과 완벽하게 어울려 주고 있었다.
성수아에게는 그런 성수호는 놓치고 싶지 않은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성수아는 성수호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그를 침대에 눕히고 본인도 옆에 누웠다.
“하아… 이러면 안 되는데.”
성수아는 성수호의 자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내면에 죄책감과 욕망이 충돌하기 시작했다.
성수아가 지금까지 봐온 성수호는 성실하고, 배려심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비록 실제 성수호는 전혀 그런 인간이아니지만, 성수아가 그것을 알 리 만무했다.
성수아가 만약 평범한 남자들과 이런 상황에 놓였다면 바로 남자를 어떻게든 깨워서 로그아웃시키고 본인도 자러 갔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성실함으로 대해준 그에게 미안한 마음에 시작했던 게임은 어느새 자신 안에 가족을 가지고 싶다는 욕구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성수아도 이미 깨닫고 있었다.
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이 사람을 놓치면 이런 행복을 누릴 기회가 없어진다는 사실이 걱정됐다.
성수아는 결국 방안에 불을 끄고 미소 지으면서 조심스럽게 그를 껴안았다.
“당분간… 조금만 어울려줘요… 성수호 교관님.”
..
..
“…음? 어!?”
성수아는 깨어나자마자 자신의 품 안에 있는 아이의 감촉을 느끼려고 했지만, 허공에 팔을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정신을차리고 보니, 이제 막 새벽을 알리는 여명이 비치고 있었고 침대에는 자신 혼자뿐이었다.
“서, 설마 화나신 건 아니겠지….”
성수아는 안절부절못하면서 정신을 차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아… 안돼… 안돼….”
성수아는 자기가 한 행동 때문에 기분이 상한 성수호가 몰래 빠져나간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마음속 깊이 파고드는 죄책감과 함께 그녀는 메신저 창에 알람이 눈에 들어왔다.
“…뭐지? 분명 접속 비공개로 해서 아무도 모를 텐데….”
그녀는 일단 메신저 창을 열고 자신에게 온 쪽지를 확인했다.
장문의 쪽지의 발송자는 성수호였다.
====
성수아 교관님 죄송합니다. 또 제가 실수로 자버렸네요. 일어나자마자 도저히 얼굴을 뵐 면목이 없어서 조심스럽게 자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중략-
성수아 교관님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즐거운 학교생활은 존재하지 않았겠죠. 언제나 신경 써주시고, 배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PS. 나중에 꼭 직접 뵈어서 사과드리겠습니다.
====
“하아….”
성수아는 침대에 드러누운 채 너무 기뻐서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이 쪽지는 성수호 교관이 보낸 게 아닌, 어린 성수호가 보낸 쪽지로 느껴졌다.
“어떡해!! 너무 좋아!!”
그녀는 처음으로 자식에게 ‘사랑해요.’라는 편지 받은 것 같은 기쁨에 사로잡혔다.
성수아는 점심이 될 때까지 쪽지를 계속 읽으며 기쁨에 취한 채 침대 안에서 바둥거렸다.
***
[음흉한 여자….] ‘….’아르모니아는 내가 함선에 갈 때까지 저 말을 멈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