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037)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036화(1037/1201)
나는 태연하게 음식을 먹으며 속으로 불편함을 가득 드러냈다.
‘정말 열심이네.’
아침 식사 시간.
한여름은 이른 아침부터 유령 상태로 나를 감시했다.
나는 그런 한여름의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진짜 달라졌네.’
초창기에 내가 알던 한여름과 지금 한여름은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성실성, 성격, 태도, 행동거지, 그리고 취향까지!
나는 나태하고, 거만하며, 더 나아가서 여자에 환장하던… 아니, 지금도 환장하지만… 그러던 한여름을 떠올리며 실실 웃었다.
회귀 능력으로 연금술사였던 나를 이용해 먹으려던 한여름.
1회차 때 내게 기본적인 예의를 차렸던 한여름은 회차를 거듭하면서 내가 어디까지 호구가 되는지 체크했다.
생각해 보면 굉장히 섬뜩한 상황이었다.
내가 만약에 아르모니아의 소환으로 이곳에 온 게 아닌, 그냥 평범하게 소환되었다면 녀석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니까 말이다.
‘네가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었다면 이 꼴은 아니었을 텐데.’
만약 한여름이 동생들처럼 최소한의 예의를 갖췄다면 이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밉지 않은 녀석을 저런 꼴로 만들지는 못하니까 말이다.
‘천성을 탓해라.’
내가 그렇게 속으로 흥얼거리며 미소를 짓자….
“…맛이 괜찮나 보네요?”
스텔라가 이미 식사를 마친 채 다소곳한 자세로 내게 물었다.
“언제나 맛있는데?”
“그런 것치고는 갑자기 웃으시던데요?”
“나는 원래 먹다가 웃기도 해.”
“…기분 나쁘네요.”
스텔라는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네.’
하루하루 매번 바뀌는 스텔라의 모습에 헛웃음을 흘리며 식사를 즐겼다.
어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던 것과 다르게 오늘은 조용했다.
조용한 이유는 단순했다.
‘미리 말해 놓길 잘했어.’
어제 한여름이 없는 순간의 틈을 타서 그녀에게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물을 때만 대답해.)
어제처럼 신계를 오가는 것처럼 중요한 정보가 담긴 내용은 내가 묻기 전에 말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괜히 한여름이 옆에 있을 때 말실수할까 싶어서 내린 명령이었다.
그리고 그때도 스텔라는 평소처럼 한번 반항했고, 재차 강하게 명령하자 받아들였다.
‘자기는 두 번 말하는 거 싫어하는 주제에 내 입에서는 두 번 말이 나오게 만드네.’
정말 웃기는 여자였다.
그리고 웃기는 점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룩스솔리스 가문이나 루시엔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서 다행이네.’
어제 스텔라가 루시엔의 이름에 불쾌감을 표시했던 이유가 생각보다 시덥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녀가 불쾌감을 표시했던 이유는 단 하나.
(그러니까… 저는 3층에서 만났고, 그 여자는 1층에서 만났다는 거네요?)
자기보다 먼저 만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내 실소를 끄집어낼 정도로 황당한 이유.
원래라면 그녀의 반응을 무시하며 대충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루시엔.
그녀는 타종족 혐오가 있는 엘프들과 다르게 내게 큰 도움을 줬다.
1층 보스전 입장 열쇠를 얻게 도와준 적이 있었다.
사적인 친분이 없음에도 말이다.
‘그냥 넘어가면 큰일 나겠지.’
그리고 루시엔은 나를 도운 대가로 오히려 스텔라의 눈에 거슬리는 존재가 됐다.
아무리 룩스솔리스가 지배력을 가진 가문이라고 해도 스텔라 한 명에게 쑥대밭이 될 것이다.
나를 도와준 존재가 내 말실수로 큰 곤욕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어. 그런데 어떻게 생겼는지도 기억 안 나네.)
(….)
(하여튼 그 여자 이름 꺼내지 마. 괜히 신경 쓰이니까.)
(…알았어요.)
나는 은연중에 말하면 계속 신경 쓸 테니까, 더 이상 신경 거스르게 하지 말라는 식으로 돌려 말했다.
스텔라는 불쾌감을 씻어내지는 못했지만, 내 강압적인 말을 듣고는 더 이상 루시엔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다.
‘종속의 힘까지 썼으니까 쓸데없는 짓은 안 하겠지.’
스텔라는 손짓 하나로 아르보스 전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존재다.
나 몰래 불쾌함을 표출할 가능성도 컸기 때문에 종속의 힘을 써서 명령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중간중간 확인은 해 봐야지.’
직설적으로 루시엔의 이름을 담을 생각은 없었다.
한여름의 감시가 느슨해지면 룩스솔리스 가문에 대해서 이것저것 알아볼 생각이었다.
‘어차피 신계로 가는 방법을 찾긴 해야 하니까.’
그리고 룩스솔리스 가문… 특히 루시엔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아예 루시엔 이름을 잊게 해줘야겠네.’
스텔라를 조교로 완전히 굴복시킬 생각이었다.
“….”
“….”
그렇게 스텔라와 눈치를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아침 식사가 끝났다.
..
..
어느덧 아르보스 성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리고 그 일주일 동안 내 일과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
스텔라와 아침 식사, 저녁 식사, 조교의 시간을 보내고.
한여름은 내게 정보를 캐내려는 듯이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그나마 내 일과와 다르게 멤버들의 일과에는 변화점이 생겼다.
사흘을 넘게 갇혀 있듯이 지낸 멤버들.
처음에는 생소한 장소를 보며 흥미를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니 답답함과 지루함을 호소했다.
멤버들의 호소를 귀담아들은 나는 스텔라에게 가서 부탁했다.
감시 엘프를 붙여도 좋으니, 주변을 구경할 수 있게 해달라고.
그리고 언제나처럼 바로 거절했고, 그다음 나온 내 강압적인 부탁에 바로 수락했다.
그렇게 허락을 받아낼 수 있었고, 멤버들은 그 뒤에 성 곳곳을 구경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저렇게 두 번씩 부탁하는 상황을 만드는 게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다.
처음에는 저런 방식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녀가 왜 그런 말투를 쓰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알 수 있었다.
더 강한 피학을 느끼고 싶은 욕구.
스텔라는 내 심기를 건드리는 식으로 툭툭 건드리며 내 가학심을 계속 유발했다.
그렇게 쌓인 가학심은 조교를 통해서 풀었고, 스텔라는 조교에서 받아낸 내 가학심을 통해서 자신의 피학 욕구를 해소했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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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즘], [자위 욕구]====================
어느 순간 발현된 [마조히즘] 기질.
참고로 [마조히즘] 기질은 내 조교 과정에서 생긴 기질이다.
평생 스텔라와 관련이 없는 기질이 내 조교로 인해서 생긴 것이었다.
그리고 [자위 욕구]의 경우에는… 사실 내 잘못보다는 그녀의 정조 마법이 문제였다.
정조 마법은 성적 행위를 막아준다.
그리고 그 방어 행위는… 외부, 내부를 따지지 않는다.
평소에는 자유롭게 만질 수 있던 자기 신체도, 성적 쾌감을 얻으려는 순간 바로 정조 마법이 발동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기질을 보자마자 답답한 행동들이 오히려 이쁘게 보였다.
하지만 한편으로 문제가 있었다.
저 기질이 자칫 내가 아닌 엄한 녀석에게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제일 위험한 건 한여름이지만, 다른 엘프들도 마찬가지였다.
근위병에게 [마조히즘] 기질이 나타나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 혹시 모를 상황을 틀어막기 위해 스텔라의 성벽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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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아르보스(종속 2단계)*
성벽 : 종속의 주인이 풍기는 페로몬 냄새를 맡았을 때만 성적 기질과 성욕이 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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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내가 떠나가는 상황을 대비해서 걸어 놓은 성벽이었다.
내가 작성한 성벽을 본 강한나가 의문을 제기했다.
[저건 너무 가벼운 거 아닌가요? 평생 당신만 생각하게 만들면 되잖아요.]강한나의 말대로 평생 나만 떠올리게 만드는 성벽도 분명 작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교할 때 행복에 취한 스텔라를 보며 차마 그런 성벽을 작성할 수 없었다.
‘…혹시 모르잖아요.’
나는 평생 스텔라라는 여자를 버리거나, 누군가에게 넘겨줄 생각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세상만사 언제나 내 마음대로 흘러가나?
‘내가 이곳에 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그때는 최소한 예전처럼 지냈으면 해서 작성했어요.’
좋은 남자를 만나라는 의미 따위가 아니다.
그저 내가 심어 놓은 성벽이 그녀의 일생에 고통을 주는 게 싫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내 대답을 들은 강한나는 노기가 담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뭐, 이해는 할게요.]평소에 이렇게 대답하면 잘 받아들였는데, 지금 대답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나중에 저 여자가 싫어서 헤어지고 싶으시면 지금 사실을 전부 말하고 떠나세요. 당신을 통해서 느꼈던 행복들이 전부 절망으로 바뀔 테니까요.]‘….’
내가 실수한 모양이다.
매번 까먹지만, 강한나는 언제나 헤어질 거라는 가정 자체를 굉장히 싫어했다.
아니,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서 가끔 증오하는 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마 스텔라에게 자기 모습이 투영되어서 화가 솟구친 모양이었다.
‘스텔라는 엘프잖아요. 장수종이라 평생 같이 간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누구랑 다르게.’
[…그렇네요.]강한나의 목소리가 많이 누그러졌다.
그녀의 분노가 동정심에서 나온 게 아닌, 동질감에서 나왔다는 증거였다.
강한나는 한동안 침묵하더니….
[저기… 미안해요. 내가 또 발작했네요.]‘하하, 사과할 필요 없어요. 돌아가면 복수할 테니까.’
[훗… 화해하기 쉽지 않겠네요.]강한나의 웃음소리와 함께 무거웠던 분위기를 풀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스텔라의 성벽을 작성했지만, 딱히 효과는 없었다.
애초에 스텔라의 이동 범주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로열홀과 침실,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복도.
그 장소들은 스텔라뿐만 아니라, 나도 자주 다니는 곳이라 내 페로몬이 상시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 페로몬에 영향을 받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스텔라뿐만이 아니었다.
“만찬은 어떠셨습니까?”
내 객실 앞에 있던 엘프가 나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좋았어. 주방장한테 맛있었다고 전해줘.”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나를 담당해 주는 시종 엘프.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내게 미소를 지으며 친근함을 드러냈다.
참고로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어머, 또 연무장에 가시나요?”
“언제 한번 구경해도 될까요?”
“좋은 아침입니다.”
…
…
어느새 중앙성에 있는 시종들이 나를 친근하게 굴기 시작했다.
‘페로몬이 좋긴 좋구나.’
나는 친절한 시종들의 인사를 받으며 기분 좋게 연무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도착한 연무장에는….
“…왔네.”
엘프들과 반대로 나를 향해 불만이 가득한 한겨울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진짜 적을 보듯 으르렁거리는 한겨울.
그녀가 저런 태도를 취하는 건 모두 내 탓이다.
‘진짜 약 올랐나 보네.’
아르보스 성에 온 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고, 한겨울과의 대결은 어느새 여섯 번째를 앞둔 상황이다.
그전에 치렀던 다섯 번의 대결은 전부 내가 이겼다.
그리고 패배한 한겨울은 총 다섯 번의 벌칙을 받았다.
첫째 날, 상의 벗기.
둘째 날 하의 벗기.
셋째 날, 상하의 동시 탈의였지만….
‘꼼수가 안 통했지.’
한겨울은 자존심이 상했는지 세 번째 벌칙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박박 우겼다.
그리고 결국 셋째 날에는 브래지어 탈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넷째 날에는 드디어… 그녀의 고간 사이를 볼 수 있었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음모와 보지에 순간 한겨울에게 넘어갈 뻔했다.
하지만 전에 온천에서 미리 봐둔 덕분인지 간신히 참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다섯째 날… 알몸이 되었다.
그리고…………끝이다.
알몸을 봤지만, 역시나 별일 없이 넘어갔다.
그리고 지금….
“미안, 기다렸지?”
여섯째 날이 도래했다.
한겨울은 얼굴을 찡그리며 툴툴거렸다.
“별로 안… 한참을 기다렸어. 자, 빨리 하자.”
한겨울은 내가 다가가기 전에 자세를 잡고 달려들 준비를 했다.
나는 다급하게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매번 구경하던 한여름이 보이지 않았다.
“오늘도 한여름 오는 거….”
하지만 내 말은 끝을 맺지 못했다.
“알 게 뭐야!!”
한겨울이 울분이 섞인 목소리로 내게 달려들었다.
***
한겨울은 성수호의 시선을 피한 채 퉁명스러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뭐 시킬 거야?”
여섯 번째 패배를 맛본 한겨울.
예전의 한겨울이었다면 다음에는 꼭 이기겠다며 길길이 날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음… 뭘 시킬까.”
“….”
더 이상 한겨울의 심장에 승부욕 따위는 없었다.
태평한 표정으로 골똘히 생각하는 성수호.
전날 자신의 알몸을 보고도 태연하게 넘어간 남자.
그저 이 남자의 눈에 여자로 보이고 싶다는 열망… 아니, 갈망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한겨울의 깊은 갈망은 성수호의 말과 함께 사막의 돌덩이가 갈라지듯 쩍쩍 갈라졌다.
“나 잠깐 나갔다 올게.”
“…나갔다 온다고?”
“어. 금방 올 거야. 그동안 입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있어.”
“설마 그게 이번 벌칙…?”
한겨울은 순간 이성을 잃고 울 뻔했다.
하지만 다행히 성수호의 다음 말 덕분에 눈물이 터져 나오지는 않았다.
“겨우 그런 걸 벌칙으로 하겠어? 잠깐만 갔다 올게. 절대… 절대 입 다물고 아무 말 하지 말아.”
“…알았어.”
성수호는 한겨울을 두고 나갔고, 한겨울은 한숨을 쉬며 성수호를 기다렸다.
그리고 기다리는 내내 성수호의 말대로 입을 꾹 다물었다.
그렇게 고요한 방에 혼자 남으니….
‘…혹시 하연이 언니랑 짜고 나 약 올리나?’
잡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겨울은 그동안 쌓인 감정으로 인해 평생 믿어왔던 민하연마저 의심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의심이 깊어질 무렵….
“후우~ 미안, 기다렸지?”
“…?”
성수호가 흐트러진 숨을 내쉬며 돌아왔다.
‘뭐지? 뛴 건가?’
멍하니 딴생각하다 보니 성수호가 나간 이유를 아예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의문도 잠시….
“그래서… 이번에는 뭐 시킬 건데?”
한겨울은 기대 반, 걱정 반을 담아서 성수호에게 물었다.
이렇게 물으면 성수호는 언제나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나긋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지금 한겨울의 눈앞에 있는 성수호는….
“일단… 옷부터 벗어봐. 당장.”
다른 사람이 변장한 것처럼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