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055)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054화(1055/1201)
나는 최면으로 감시원들의 기억을 간단하게 조작한 뒤 그들을 다시 재웠다.
‘녀석들은 내일 되면 알아서 복귀하겠지.’
내가 조작한 기억은 명령과 관련된 기억이었다.
카린에게 받은 감시 명령과 감시하던 과정을 전부 잊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전부 휴가를 보낸 것으로 바꿔버렸다.
감시원 쪽을 마무리한 뒤에 그들이 지내는 판잣집에서 나왔다.
그리고 루이스의 공식적인(?) 첫사랑이 지내는 판잣집을 보며 실실 웃었다.
‘루이스… 아빠가 된 걸 축하한다.’
루이스는 동정을 바친 여자에게 자신의 자식까지 맡겨 두고 떠난 것이었다.
아직 확인이 필요하지만, 감시원들은 100% 확신하는 눈치였다.
사실 이대로 그냥 떠나고 싶었지만….
‘하아… 들어가서 일단 확인 좀 하자.’
임신 사실은 기질창으로 확인할 수 있고, 굳이 창녀의 판잣집까지 들어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고작 정보 하나 알아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최면… 그건 꼭 걸어야지.’
최면을 걸려는 이유는 두 가지.
첫 번째는 창녀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나와 카린과 관련된 기억을 모조리 지우기 위해서였다.
아무리 카린이 철두철미한 계획을 세우더라도 예상치 못한 빈틈도 존재할 것이다.
만약 창녀가 누군가의 계획에 의해서 움직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 순간 나와 카린이 바로 용의선상에 오를 것이다.
물증이 없어서 어찌저찌 넘어간다고 해도 한 번이라도 의심을 사게 되면 큰 문제로 변하게 된다.
아무리 루이스가 창녀의 아이를 가지는 병신 짓을 하더라도 누군가의 계획에 의해 그런 짓을 벌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동정의 여지가 생기게 된다.
그런 빈틈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최면으로 기억을 완전히 소거시켜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족쇄.
‘아이 하나 생겼다고 순순히 받아들일 녀석이 아니지.’
창녀에게 루이스의 족쇄를 채울 수 있는 수단을 쥐여 줘야 했다.
루이스의 아이는 어디까지나 빙고 한 칸에 불과하다.
다른 부분을 채워서 빙고를 만들지 못하면 자칫 빙고 판 자체가 엎어져서 모든 칸이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렇게 최면을 걸기 위해서라도 창녀의 판잣집을 들어가야만 했다.
하지만 쉽사리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아… 들어가기 싫다.’
‘주인님, 혹시 불쾌하시면 제가 대신….’
‘아냐. 나 혼자 들어갈게. 너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나는 그렇게 레나를 밖에 세워놓고 판잣집을 바라봤다.
루이스의 동정 상실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장소.
문제는 내가 그 상황을 실수로 눈과 귀에 담았다는 것이다.
마치 금지된 지식을 강제로 주입 당한 기분이었다.
‘…진짜 지식은 쓸모라도 있지.’
나는 그렇게 투덜거리며 그 역사적인 장소 안으로 발을 들였다.
..
..
나는 판잣집에서 나오자마자 한숨을 거하게 쉬었다.
‘후우… 끝났다.’
그렇게 한숨을 쉬며 나오니, 레나가 차분한 표정으로 나를 맞이했다.
‘고생하셨습니다, 주인님.’
레나의 얼굴을 보자마자 내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하아… 레나 얼굴 보니까 정화되는 거 같아.’
창녀에게 필요한 최면을 전부 걸었고, 그녀가 계획을 진행할 수 있도록 넉넉한 자금도 건넸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창녀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충격은 크지 않았다.
‘성형한 줄 알았네.’
창녀가 헛구역질 때문에 살이 빠졌다고 하기에, 4~5키로 정도 빠졌으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직접 창녀를 대면한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못해도 10… 아니, 15키로는 뺀 거 같던데.’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골반 브레이커였던 창녀는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최면을 통해서 그녀가 살을 뺀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루이스… 그냥 쓰레기인 줄 알았는데, 너도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구나.’
루이스 덕분이었다.
빈민가에서 생을 시작하고, 빈민가에서 삶을 마치리라 생각하던 창녀.
그녀는 루이스를 만나고… 아니, 루이스의 아이를 가진 시점에서 희망을 품은 것이었다.
이 빈민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창녀는 루이스의 오점 따위는 관심에도 없을 것이다.
그저 이 지독한 곳에서 어떻게든 빠져나가고 싶었겠지.
‘뭐… 결국 희망이라는 건 욕심이라는 거름으로 탄생하는 꽃이니까.’
창녀도 처음부터 루이스를 붙잡을 생각은 없었던 모양이었다.
귀족 향기가 풀풀 풍기는 슈트라의 학생.
평생 먼발치에서만 바라볼 수밖에 없던 그런 우월한 존재와 하룻밤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려고 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면서 모든 생각이 뒤바뀌었다.
‘나랑 카린이 아니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루이스를 찾으려고 했겠네.’
아이가 생긴 창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루이스를 찾고, 그를 붙잡겠다고 결심했다.
문제는 창녀의 머릿속에서 나온 수단과 방법으로는 루이스를 잡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그래, 찾는 건 가능할 것이다.
슈트라의 학생이니 일단 슈트라에 오기만 한다면 어떻게든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뒤에는?
루이스에게 아이를 들이밀며 책임지라고 말하는 것 말고는 계획 자체가 없었다.
그러면 과연 창녀는 루이스의 부인이 될 수 있을까?
택도 없는 소리다.
브란트루프 가문의 명성이 떨어지고, 루이스가 망가졌다고 해도 귀족은 귀족이다.
창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더 나아가서 천운이 따른다고 해도 돈을 받고 쫓겨나는 미래가 최선일 것이다.
‘돈이라도 받으면 다행이지. 안나한테 걸리면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되겠지.’
나는 안나를 사랑하긴 하지만, 그녀의 본성까지 포장할 생각은 없다.
안나는 아직 루이스를 아들로서 사랑하고, 브란트루프 가문의 자부심을 품고 있다.
모성애와 자부심.
그 두 가지를 지닌 안나라면 역사서에 루이스의 오점과 가문의 오점으로 만들어진 잉크가 닿기 전에 그 펜을 쥔 존재의 손을 잘라낼 것이다.
그래… 그게 빈민가 출신 창녀의 한계다.
하지만 그런 존재도….
‘사람은 평생 세 번의 기회가 있다는데… 당신은 그 세 번을 전부 나 만나는 데에 쓴 거 같네.’
창녀는 나와 카린의 힘 덕분에 역사서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기회를 얻은 것이었다.
브란트루프 가문의 안주인은 불가능하지만, 레빈 출신 귀족의 아내 정도는 될 것이다.
‘레빈은 세습으로 작위를 물러주고, 정식 승계자를 제외한 나머지 자식은 따로 작위를 받지 않는다고 했지.’
레빈 왕국의 귀족들은 세습 귀족의 형태를 띠고, 단 한 명에게만 작위를 승계할 수 있다.
카린이 정식으로 브란트루프 가주가 된다면 공작 작위도 승계받을 것이다.
반대로 승계받지 못한 루이스는 작위를 갖지 못한다.
그야, 브란트루프라는 이름을 받았기 때문에 ‘작위 없는 귀족’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작위 없는 귀족-
승계에 밀리는 등의 이유로, 작위 없이 가문의 이름만 달고 나온 귀족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그런 ‘작위 없는 귀족’들은 다른 가문에 시집이나 장가를 가서 자신의 성을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냥 브란트루프 이름을 간직한 채 ‘작위 없는 귀족’으로 살아도 되지 않나? 하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레빈 왕국에서는 아무리 명가의 귀족이라고 해도 ‘작위 없는 귀족’으로 살아가는 건 굉장히 고달프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자가 있는 인간… 심하게는 장애인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심지어 브란트루프 성을 쓰고 있더라도 그 취급은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카린이었다.
나를 만나기 전의 카린은 마법 하나로 루이스에게 밀려서 포츠 백작가에 시집갈 처지에 놓인 적이 있었다.
굳은 의지를 가진 카린조차도 ‘작위 없는 귀족’이라는 멸칭을 두려워했을 정도였다.
그 멸칭을 달고 사느니, 차라리 포츠 백작가에 시집가는 것을 택한 것이었고….
그리고 또 한 명이 있었다.
‘루나도 마찬가지였겠지.’
참고로 루나도 ‘작위 없는 귀족’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슈타트펠트 가문이 역모의 누명을 쓰고 작위와 영지가 사라지는 바람에 유일한 승계자였던 루나는 졸지에 ‘작위 없는 귀족’ 신세가 된 것이었다.
다만, 다른 ‘작위 없는 귀족’들과 다르게 어린 시절
루나의 목표는 슈트라의 교수가 되는 것이었다.
몰락 귀족인 그녀에게 주어진 인생 마지막 기회.
슈트라의 교수가 되기 위한 조건은 단순하다.
수석 졸업.
단 한 명에게 주어지는 영광의 타이틀.
그 타이틀만 얻게 된다면 루나는 굳이 레빈에 돌아갈 필요도 없이 슈트라 학교에서 귀족보다 더 대우받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만약 내가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루이스가 당연히 수석 자리를 차지했을 것이고, 루나는 레빈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가문에 시집갈 준비를 했었을 것이다.
카린과 루나.
두 여자는 분명 하늘의 재능을 물려받은 천재들이다.
하지만 그런 여자들조차도 레빈에서 ‘작위 없는 귀족’이라는 멸칭만큼은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작위 없는 귀족’이라는 타이틀은 레빈 귀족들에게 수치스러움이 가득 담긴 낙인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수치스러움이 가득 찬 낙인을….
‘학교생활이 지옥 같지? 금방 자유롭게 해줄 테니까, 좀만 기다려라.’
루이스에게 선물할 계획이었다.
훗날 루이스가 눈물을 흘리며 감격하는 모습을 떠올리니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레나, 돌아가자.’
‘네, 주인님.’
그렇게 모든 일을 마친 나는 레나와 같이 슈트라로 돌아갔다.
..
..
오후 수업이 끝나자마자, 옆에서 걱정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제 주무시지 못하셨어요?”
“응?”
나는 눈을 끔벅거리며 옆을 바라봤다.
루나였다.
루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다시 한번 내게 물었다.
“피곤해 보여서요. 혹시 무슨 일 있으셨어요?”
루나가 저렇게 걱정하며 묻는 것을 보니, 내가 진짜 피곤한 티를 많이 내긴 한 모양이었다.
새벽 느지막이나 되어서야 잤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늦게 잔 이유는 단순했다.
창녀에게 최면을 걸기 위해 찾아가야 했는데, 아무도 돌아다니지 않는 새벽 시간에 가기 위해 그때까지 단전 호흡 훈련을 했다.
단전 호흡 훈련 전에는 창녀의 정보를 얻기 위해 카린을 찾아가고, 한동안 단전 훈련을 할 것 같아서 학생회에 일주일 휴식을 신청했다.
어제 있었던 일 모두, 루나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
“하하하… 잠이 안 와서 뒹굴거리다 늦게 잤어.”
“하아, 괜히 걱정했네요.”
그렇게 루나가 입술을 삐쭉 내밀며 내게 투덜거리는 중에 갑자기 시야 밖에서 빈정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흥, 학생회 농땡이 피우면서 뭔 짓을 하나 싶더니…. 가관이군.”
“….”
슈트라에서 내게 저런 말투를 쓰는 녀석은 딱 한 명밖에 없다.
그리고 루나는 나보다 먼저 빈정대는 목소리의 주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나는 시야 밖에서 들려온 목소리를 무시하며 눈앞에 보이는 루나에게 말했다.
“수업 끝났으니까, 슬슬 밥 먹으러 가자. 그리고 오늘….”
나는 그렇게 살짝 말꼬리를 흐린 뒤에 루나를 일으켜 세우며 시야 밖에 있는 녀석이 반응할 법한 말을 건넸다.
“오랜만에 동아리에서 같이 이야기나 하자.”
“야, 내 말 무시하지 마라….”
내가 말을 건 존재는 루나였지만, 정작 반응한 건 시야 밖에 있는 존재였다.
루나는 나와 시야 밖의 존재를 한차례 번갈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만해.”
루나가 말한 대상이 누군지는 뻔했다.
“루나….”
시야 밖에 있는 녀석의 울먹이는 소리가 내 귀를 파고들어 왔다.
남자가 징징거리는 소리까지 듣고 싶지 않았던 나는 바로 루나의 손을 잡으며 강의실 밖으로 끌고 나갔다.
“자, 가자.”
“아… 네.”
루나는 내게 끌려가는 와중에도 저 멀리 시야 밖의 존재를 향해 죄책감이 담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그런 루나의 표정을 보며 화내기는커녕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나중에 창녀가 나타나면 무슨 표정을 지을까.’
루이스와 창녀가 주연으로 등장할 예정인 세기의 희극.
그 희극을 관람하는 루나의 표정을 기대하며 그녀를 이끌고 식당으로 향했다.
..
..
나는 루나와 식사를 하고, 같이 동아리실에 왔다.
“이야, 추억이네.”
전격 연구 동아리.
나는 동아리를 둘러보며 감회에 젖은 듯이 흥얼거렸다.
루나는 내 옆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아한 목소리를 흘렸다.
“추억이라고 할 만한 게 있나요? 얼마 전에도 왔잖아요.”
“아….”
내 기준에서는 몇 달 만에 방문한 것이었지만, 루나의 기준에서는 한 달도 안 된 시간이었다.
너무 오랜만에 들른 터라 나도 모르게 감탄을 해버린 것이었다.
나는 당황하는 기색을 재빠르게 감추고, 실실 웃으며 장난기를 드러냈다.
“언제나 추억이지. 이 동아리실에서 너랑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데.”
“….”
루나는 내 말에 멍하니 보더니,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나를 끌어안았다.
“그러면 다음에 기억할 수 있게, 오늘도 추억 하나 더 만들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