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05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058화(1059/1201)
“…………루이스.”
루나의 목소리는 여기 있는 모두에게 희미하게 들릴 정도로 작았다.
하지만 그 작은 목소리에 담긴 감정이 전달되기에는 전혀 부족하지 않은 크기였다.
루나의 섬뜩한 표정과 목소리를 들은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갑자기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마치 ‘쟤 왜 저래?’라는 듯이 말이다.
나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속으로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나랑 루나가 무슨 사이인지는 알아도, 루나랑 루이스가 무슨 사이인지는 전혀 모르나 보네.’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서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와 루나의 관계는 학생회에도 퍼질 정도로 유명한 반면에, 루이스와 루나의 관계는 소문조차 날 이유가 없는 내용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루이스와 루나의 관계를 모르는 하넬로네와 밀레나도 금세 사태를 파악한 듯이 흥미로운 눈빛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하….”
“흐음….”
흥미가 가득 담긴 눈빛은 어느새 즐거움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애초에 루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중이니, 오히려 이 사태를 반기는 중이었다.
‘일단 루나는 해결했고.’
루나는 지금 루이스에 대한 분노로 인해 주변을 신경 쓰지 못하는 듯 보였다.
나는 그런 루나를 잠시 두고, 실실 웃는 하넬로네와 밀레나에게 물었다.
“루이스가 그것만 말했나요? 저만 있다고?”
“어음….”
“으….”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내 질문에 서로 쳐다보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종속의 명령이 깃들 내 질문에 두 사람은 숨기지 못하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루… 루이스가 너랑 다른 여자가 여기 있을 거라고 했어….”
“하, 하지만 우리는 그냥 네가 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온 거야.”
“마, 맞아! 저 애는 딱히 관심 없었어.”
두 사람은 나를 향해 대답했지만, 정작 두 사람의 대답에 반응한 건 루나였다.
“…루이스.”
두 사람의 횡설수설하는 대답은 루나의 분노를 한 층 더 끌어 올리는 듯 보였다.
사실 루이스의 잘못은 별거 없었다.
그저 나와 루나의 사랑을 방해하고 싶은 마음에서 벌인 행위일 뿐이었다.
루나도 루이스의 철부지 같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닐 것이다.
사실 이곳에 방문한 하넬로네와 밀레나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녀들이 방문하자마자 루이스의 소행인 것을 알았다면 어느 정도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두 사람에게 갖은 굴욕을 당한 뒤에 알았다는 사실이었다.
‘아니지… 루나였다면 그것도 용서했을 수도 있겠네.’
만약 평범한 굴욕이었다면 또 루이스를 용서했을지도 모른다.
루나는 그만큼 냉철함을 중시하는 여자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루나가 당한 굴욕은… 절대 평범한 굴욕이 아니었다.
[솔직히 저렇게 참는 게 용하네요. 나 같았으면 바로 손톱 세워서 뺨을 긁었을 거예요.]루나는 다른 사람도 아닌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두 여자에게 갖은 굴욕을 당해버렸다.
루나의 분노는 여자만 느낄 수 있는 분노가 아니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문제였다.
사랑하는 여자가 옆에 있는데, 다른 남자한테 조롱당했다고 생각해 보자.
‘어우… 끔찍하네.’
잠깐 상상만 했을 뿐인데, 머리가 저리면서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참지 않아도 될 상황이면 괜찮지만, 참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것만큼 고통스러운 상황도 없을 것이다.
그래… 루나가 분노한 이유는 상대가 하넬로네와 밀레나이기 때문이 아니다.
사랑하는 남자 옆에서 선배들에게 갖은 굴욕을 당하며 자존심이 긁혔는데, 이 사태의 원흉이 루이스라는 것을 알게 된 것 때문이었다.
“하아… 후우….”
루나는 미간이 서서히 꿈틀거리며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흥분하는 루나의 모습에 미안한 감정도 들었지만, 한편으로 속이 뚫린 듯한 시원한 감정도 들었다.
‘이쯤이면 친구 사이는 끝이겠지.’
루이스는 그저 나와 루나의 시간을 방해할 목적으로 이런 치졸한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원래라면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와서 나와 루나를 방해하고, 그저 엉망진창이 되면서 하루가 마무리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종속 아니었으면 진짜 귀찮았겠네.’
하넬로네와 밀레나에게 걸려 있는 종속.
만약 종속이 없었다면 상황은 대형 산불처럼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종속으로 초기 대응을 한 덕분에 오히려 루나의 마음속에 남아 있던 찌꺼기 같은 루이스의 우정을 마저 증오로 변환할 수 있었다.
나는 증오심에 불타오른 루나를 보며 통신으로 물었다.
‘어때요?’
[세 여자의 관계를 이용해서 이런 성과를 낸다라… 임시방편이라길래 기대하지 않았는데, 훌륭하네요.]어찌 보면 세 사람의 관계를 대가로 루나의 마음을 바꿔 놓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확신했다.
‘어차피 이 관계는 피할 수 없어요. 그렇다면 이렇게라도 이용해야죠.’
[듣고 보니 그렇네요. 아니,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당신의 방법이 아니었다면 훨씬 더 상황이 안 좋았겠네요.]강한나는 어떤 상황이든 세 여자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내가 없는 상황이었다면 서로 뺨을 후려갈겼을 것이고.
내가 어설프게 중재로 해결했다면 이상한 소문으로 상대방의 평판을 깎았을 것이고.
내가 종속으로 명령했다면 나중에 더 큰 폭탄으로 터졌을 것이다.
[사실상 완벽한 해결책이네요. 뭐, 내가 저기 있었다면 그런 방법이 통하지 않았겠지만요.]‘통하지 않다뇨?’
강한나는 한숨과 같은 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
[그리고 바로 머리채 잡고 달려들었겠죠. 애초에 대화로 풀고 싶은 생각도 없었을 거예요.]‘….’
굉장히 섬뜩한 이야기였다.
초기의 강한나는 굉장히 쿨한 편인 거 같았는데, 최근 이야기를 들어보면 쿨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오히려 예고도 없이 터지는 볼케이노 같았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도 내 옆에는 계속해서 여자가 생겨나는 중이었다.
하지만 강한나는 지금 내 모습을 보며 잘 참고 있지 않는가?
내가 멍하니 침묵하자, 강한나가 허탈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디까지나 루나 슈타트펠트의 입장… 그러니까 예전의 저를 뜻하는 거예요. 지금 저는 당신의 비밀을 알고 있고, 받아들였잖아요.]‘아아….’
간단히 말해서 함선 소속에 들기 이전의 자기를 뜻하는 것이었다.
정신병자들이 가득한 연구소에서 일하던 시절의 강한나.
그녀는 평생 누군가와 제대로 된 사랑을 나눠본 적이 없었다.
그나마 사촌인 강한철에게 호감이 있긴 했지만, 그 녀석에게 이용당하면서 오히려 이성에 대한 증오만 늘어났다.
그렇게 피폐한 삶을 살던 강한나의 인생에… 내가 나타난 것이었다.
강한나가 말하는 예시는 내가 평범한 인간이었을 때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었다.
[당신도 알겠지만, 저는 당신이 같이 가자고 할 때 연구소를 바로 나갔을 정도로 당신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바람을 피운다…?]‘…피우면요?’
[훗… 뭘 걱정하세요. 제가 설마 당신에게 위해를 끼치겠어요?]즉, 상대방은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덕분에 강한나의 과거 성격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나는 몸을 오소소 떨며 강한나의 실실 웃는 목소리를 외면했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루나는 아직도 눈썹을 꿈틀거리며 분노하는 중이었다.
일단 루나 쪽은 대충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건 하넬로네와 밀레나였다.
나는 한숨을 쉬며 혼잣말하듯 입을 열었다.
“걔는 뭐가 불만이라서 나한테 이러는 건지….”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내 혼잣말에 반응했다.
“흐흐… 너보다는 저 애랑 관련된 거 아냐?”
“내가 보기에도 그런 거 같은데….”
두 사람은 딱히 내 혼잣말을 그저 투정처럼 받아들이는 모양이었다.
“하아… 그랬으면 그냥 웃으면서 넘기겠죠. 문제는 가끔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르니까 문제죠….”
“말도 안 되는 짓?”
장난기고 가득하던 두 사람은 내 다음 말을 듣고는 웃음기를 싹 거둬들였다.
“…저를 죽이려고 했어요.”
“…뭐?”
“그, 그게 무슨 소리야?”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놀란 표정으로 황급히 내게 물었다.
나는 아차 싶은 표정으로 고개를 슬며시 돌렸고, 때마침 내 눈동자에 비친 루나.
루나의 표정은 더욱더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슈타트펠트 묘소에서 나를 공격했던 루이스.
루나가 나타난 덕분에 그 사건은 미수에 그치며 조용히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그 사건의 전말까지는 정확히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저 루이스가 내게 화풀이하느라 공격했던 걸로 생각하는 중일 테니까.
나는 한숨을 쉬며 결국 사실을 털어놨다.
“루이스는 그때, 자신보다 잘나가는 제가 싫다면서 죽이려고 했어요.”
“루, 루이스가 너를 싫어하는 것 같기는 했지만….”
“오, 오해 아닐까? 아무리 그래도….”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루이스를 감싸기보다는 너무 충격적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죽이고, 죽는 건 마법사의 숙명이라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과거 대륙 전쟁의 이야기일 뿐이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간간이 마법으로 인한 살인 행위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슈트라 바깥의 일일 뿐이었다.
슈트라 학생이 다른 슈트라 학생을 죽일 의도로 마법을 사용했다?
그건 용납이 안 되는 사건 이전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사건 같은 것이었다.
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선배님들 말대로 홧김에 그랬을 수도 있죠.”
“마, 맞을 거야. 아무리 질투가 나도 그렇지….”
“나, 나도 그렇게 생각해. 만약 진짜였다면….”
두 사람은 떨리는 동공으로 서로 힐끗 바라봤다.
만약 루이스가 나를 진심으로 죽이려고 했다는 사실이 주변에 퍼진다면 교수… 아니, 어쩌면 학장까지 움직일 가능성이 컸다.
‘아니지… 어쩌면 조용히 관망할지도 모르겠네.’
학장이라면 교수와 학생의 트러블이라면 바로 나서겠지만, 학생과 학생의 트러블은 일단 지켜볼 것이다.
‘뭐, 그건 나중에 써먹을 카드이니 일단 두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런데 얼마 전에… 루이스가 또 이상한 말을 해서….”
“얼마 전…?”
“이상한 말…?”
“잠시 이쪽으로….”
나는 하넬로네와 밀레나를 데리고 동아리실 구석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거기에서 두 사람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고해성사하듯 대답했다.
“그 녀석이… 제가 선배들이랑 공실에서 관계 나누는 걸 봤다면서 소문나고 싶지 않으면 학생회를 나가라고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