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065)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064화(1065/1201)
“나… 지금까지 좋아한 사람이 없어서….”
“….”
아리엘의 우물쭈물한 모습에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
‘이걸 좋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지금까지 보여준 아리엘의 모습을 고려하면, 지금 그녀가 한 말은 거짓이 아닐 것이다.
그 말인즉슨, 지금 아리엘의 말은 루이스에게 호감이 없다는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일단 거기까지는 좋다.
문제는 그 외의 부분….
‘아니, 이 나이가 될 때까지 누굴 좋아한 적이 없다고…?’
연애를 안 한 건 이해가 갔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여자들 대부분이 의외로 연애 미경험자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누구를 좋아해 본 적이 없다…?
‘뭐지? 설마 레즈인가…?’
일단 대화상 남녀 간의 문제만 오고 갔으니, 좋아한다는 개념을 남자로 한정한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바로 강한나의 통신이 들려왔다.
[음… 그건 아니에요. 그쪽 기질은 따로 없어요.]강한나가 저렇게 확고한 대답을 건넨 것을 보니, 기질창에 레즈 관련 기질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다.
‘뭐야… 그러면 설마 무성애자!?’
무성애자란, 간단히 설명하자면 타인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를 뜻하는 단어다.
아리엘이 무성애자라면 지금 상황이 얼추 들어맞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 추측은….
[아쉽게도 무성애자는 아닙니다.]아르모니아의 대답에 쉽게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나는 그 무너져 내리는 추측에 안도했다.
‘휴우… 무성애자였으면 상대하기 까다로웠을 거 같은데, 다행이네.’
무성애자라고 해서 연애를 하지 않는 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성적 끌림이 없다 보니 연애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
‘아직 여유가 있지만, 그렇다고 수확도 없이 농사를 지을 수는 없지.’
아리엘이 무성애자라면 애초에 루이스에게 넘어가지 않을 테니, 내가 나설 필요성도 적은 것이고….
‘흠… 혹시 집이 엄격한가?’
지금 내가 내릴 수 있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추측이었다.
아리엘이 엄격한 가풍에 길들어졌다면 그녀의 태도도 이해가 된다.
이번 추측은 맞으리라 생각하며 정답을 기다렸지만….
[일단 자기에게 엄격함을 중시하고, 지도자의 성격을 지녔기에 맞는 것 같지만… 음?]그렇게 아르모니아가 기질창을 훑으며 혼잣말을 흘리는 중에 갑자기 말을 멈췄다.
그리고 아르모니아의 말이 멈추는 것과 동시에….
[와… 이거 같은데요?] […이 기질대로라면 아까 한 말은 거짓말을 한 셈이군요.] [살짝 결이 다르지 않나요? 본인이 자각 못 했다면 거짓말이라고 할 수는….]갑자기 아르모니아와 강한나가 나를 내팽개치고는 둘만 토론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나도 알려줘.’
내가 그렇게 소외감을 토로하자마자….
“하하… 설마 내 말을 믿지 못하는 건가…?”
“아….”
고막으로 들려온 목소리에 문뜩 정신을 차렸다.
아리엘이 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내가 계속 침묵하니, 자기 말을 거짓말로 생각한다고 오해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회장 말을 믿지 않을 리가 없죠.”
“으음…? 믿지 않은 것 치고는 너무 딴생각하는 거 같던데?”
아리엘은 질타하는 게 아닌 장난기가 담긴 표정으로 놀리듯 말하는 중이었다.
딱딱한 말투로도 저런 장난기를 담아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믿지 않은 게 아니라,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에요.”
“이해하지 못했다고…?”
“네, 회장 같은 분이라면 좋아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지금까지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니….”
“아하하….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데?”
“진심인데….”
“자, 자~ 아까 하던 이야기로 넘어가자.”
아리엘은 손을 휘저으며 어색하게 웃었다.
사실 이대로 계속 밀어붙이고 싶었지만, 그녀의 표정을 본 나는 바로 직감했다.
‘더 이상 말하면 오히려 싫어하겠네.’
딱 봐도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여기서 좀 더 잘 보이고 싶다는 마음에, 칭찬을 남발하면 오히려 호감도가 하락할 것이다.
나는 더 이상 밀어붙이지 않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러면 결론이 났네요.”
“응? 좋은 방법이 생각났나 보네?”
“네.”
나는 쓴 미소를 지으면서 해결책을 내놓았다.
“제가 두 분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제가 학생회를 나갈게요.”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
하지만 내 말을 들은 아리엘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돼.”
“제가 이 상황을 만들었으니, 모든 잘못을 제가 고치고 나가겠습니다. 당연히 책임도 전부 지고요.”
결자해지.
솔직히 나는 이 말할 자격이 없는 녀석이다.
이유는, 지금 내가 한 말은 진심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일단 나는 하넬로네와 밀레나를 버리고, 학생회를 나갈 생각이 없다.
그리고 아리엘을 포기할 생각도 없다.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강경수를 두며 그녀에게 이런 말을 내뱉은 이유는….
“안 된다고 했지?”
아리엘이 내 말을 절대 승낙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오히려 환영했을 텐데.’
만약 아리엘이 하넬로네와 밀레나와 같은 성격이었다면 진작에 승낙했을 것이다.
‘아니, 두 여자였다면 남의 연애사라며 무시했을 수도 있겠지.’
즉, 내 강경수는 아리엘이기에 통하는 수법이었다.
아리엘은 내 수에 넘어갔다는 생각은 전혀 못 한 채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이성 간의 문제를 일으킨 건 사실이지만, 그 잘못 하나만으로 퇴부하는 건 말도 안 돼. 네가 하고 싶다고 해도 내가 허락하지 않을 거야.”
아리엘은 강렬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며 내 입을 막았다.
이로써 내가 퇴부하는 일은 사실상 사라지게 된 셈이었다.
‘누군가가 나를 내쫓으려고 하면 오히려 막아주겠지.’
아까 죄를 실토한 이유는 아리엘의 용서를 받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지금 내뱉은 강경수는 그녀의 확답을 받기 위해서였다.
‘한 입으로 두말하는 성격이 아니니, 웬만해서 내쫓지 않겠지.’
일단 안전장치를 확보했지만, 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두 분은 제 사과를 받으시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 오히려 두 분이 나가는 상황이 생길지도….”
“내 기준에서는 진심으로 사과하면 받아줄 거 같은데….”
“….”
나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무성애자가 아니라고…?’
아리엘이 보여주는 태도는 아무리 봐도 무성애자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렇게 의아해하는 순간, 아르모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호 님, 이것을 봐주십시오.]‘응…?’
아리엘의 머리 위에 몇 개의 기질이 나열되어 있었다.
얼마 되지 않는 기질.
하지만 나는 그 기질을 보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뭐야…? 진짜야, 저거?’
[진짜입니다.]‘허어….’
나는 놀란 눈으로 아리엘의 모습을 확인했다.
아리엘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갸우뚱하면 계속 혼잣말을 흘리는 중이었다.
“두 사람도, 남자인 네가 솔직하게 말하면 이해해 줄 거 같은데….”
“….”
아직도 저 말을 입에서 놓지 못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이제서야 아리엘이 왜 저렇게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아리엘이 내놓은 저 해결책은….
‘역시 사람은 겉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네. 이러니까 말이 안 통하지.’
그녀의 입장에서 진짜 정답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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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명령에 절대복종], [강한 남자에게 매료], [일편단심], [피학욕구]====================
아리엘의 입장에서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내 말을 복종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리더쉽의 기재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피지배자로 사는 삶을 갈망하며 당연하게 여기는 여자였다.
하지만 나는 그런 아리엘에게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호감도가 올라갔다.
‘성벽이라는 게 자기가 원해서 만들어지는 건 아니니까.’
역사에 기록된 위대한 인물 중에서도 분명 눈살을 찌푸리는 성벽을 가진 자들이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에 그들의 성벽이 기록되지 않은 건 들키지 않았거나 평생 감춰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리엘의 성벽은….
‘저 정도는 애교지.’
그녀가 평소에 보여주던 행실과 괴리감이 있을 뿐, 전혀 문제 되는 성벽도 아니었다.
일단 기질을 통해서 그녀가 왜 저런 반응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아리엘이라는 여자는, 연인의 말에 복종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여자예요. 심지어 [가부장주의]도 있어요.]‘허허….’
가부장주의라….
아리엘 정도 되는 여자라면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니, 크게 문제 되는 부분은 아니었다.
아마 지금까지 남자를 만나오지 않은 것도 그만큼 믿을 만한 자를 못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끙… 내가 직접 중재를 해볼까…?”
아리엘은 계속해서 해결책을 모색 중이었다.
내가 설렐 정도로 강한 리더쉽을 드러내던 아리엘.
그녀는 왜 저런 기질을 달게 된 걸까?
‘혹시 높은 자리에 지쳐서 그런가…?’
그렇게 기질 발현에 대해 추측하는 순간….
[그거라면 이미 답이 나온 거 같습니다.]아르모니아의 목소리와 함께 아리엘의 머리 위에 다른 기질이 떠올랐다.
나는 허탈한 눈으로 아리엘의 기질창을 바라봤다.
‘………역시 집이 문제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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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형 : 아버지]====================
아리엘의 기이한 성벽을 만들어 낸 존재가 밝혀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