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076)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075화(1076/1201)
“언제쯤이면 수호 씨처럼 마법을 쓸 수 있을까…?”
(….)
루나가 정복을 입은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돌아오자마자 옷도 안 갈아입고 연습하는 거였구나.)
루나의 말을 듣자마자 죄책감이 느껴졌다.
열심히 마법 연습 중이었는데, 나 혼자 생뚱맞은 망상이나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내가 그렇게 죄책감을 느끼는 사이에도 루나는 다시 정신을 차리며….
“후우… 집중… 하자….”
다시 눈동자에 힘을 주며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집중하는 모습에, 또 다른 죄책감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저걸 잊고 있었네.)
루나는 내게 허공 마법진 구사에 대한 배움을 요청했고, 나는 루나의 호감을 사기 위해 승낙했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관심을 버린 것도 아니었다.
루나와 나를 연인으로 맺어주는 데에 시작점을 만들어 준 계기인데, 그걸 내팽개쳤을 리가 없지 않은가.
(후우… 결국 잊긴 했지만….)
잊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억울한 점도 있었다.
(평소에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잘 봐줬을 텐데.)
루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내게 허공 마법진 구사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게 언급이 없는 상황에서 루이스에게 신경이 쏠렸고, 결국 이런 상황에 도달한 것이었다.
그래… 루나는….
“하아… 혹시 내가 재능이 없는 건가…?”
매일 밤마다 이렇게 노력하면서도 내 앞에서 자신의 무력함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 루나의 모습은 그전에 생겨난 죄책감을 바늘처럼 뾰족하게 만들었고, 급기야 내 심장을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나는 이 죄책감을 억지로 거둬들이지 않고, 참아내며 결심했다.
(따라오지 않더라도 저건 가르쳐줘야겠어.)
내가 임무를 완료했을 때, 루나의 노력이 꽃을 피울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이다.
나는 그렇게 결심하면서도 루나를 뒤로 하고 이동했다.
(루나, 기대해.)
나는 그렇게 열심히 허공 마법진 구사를 연습하는 루나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다음 기숙사로 이동했다.
그렇게 안면 없는 여학생들의 기숙사를 지나치던 중에….
(…찾았다.)
아리엘의 방을 찾을 수 있었다.
참고로 아리엘의 방도 루나의 방처럼 환한 불빛이 방 내부를 비추는 중이었다.
다만, 두 사람의 방이 빛나는 이유가 다르다는 것.
루나의 방이 학구열에 밝게 빛나는 중이었다면, 아리엘은….
“하아… 이 옷이 그나마 나은 건가…?”
패션열을 태우는 중이었다.
아리엘은 전신 거울 앞에서 몸을 이리저리 돌리며 옷의 상태를 점검했고, 이미 점검을 마친 옷들은 침대 위에 엉망진창으로 쌓여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아리엘의 복장은….
(…죄다 남자 옷이네.)
전부 남자들이 입을 법한 몸에 딱 맞는 슈트나 군복의 느낌이 강한 옷들이었다.
그야 그런 옷들은 아리엘이 입으면 잘 어울렸기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
다만, 내가 불만이 없을 뿐, 정작 당사자인 아리엘은….
“하아… 이럴 줄 알았으면 어머니께서 사주신다고 하셨을 때, 거절하지 말걸….”
입고 있는 옷조차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 절도가 담긴 복장을 선호하던 아리엘과 딴판이었다.
지금의 아리엘은 자신이 선호하고, 좋아하던 옷을 찢듯이 벗어서는 침대 위에 던져 버렸다.
(오오오! 몸매 좋은데?)
아리엘의 몸은 내 감탄사를 터트릴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마른 몸을 하고 있었다.
한봄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봄보다 근육이 좀 더 붙어 있는 느낌이랄까…?
다만 그런 몇몇 가지 장점이 있음에도 그 모든 장점을 씹어 먹는 단점이 하나 존재했다.
(…속옷은 바꿔야겠다.)
아니, 속옷을 바꿔야겠다가 아니었다.
속옷을 입어야겠다가 정답일 것이다.
아리엘의 속옷은 그냥 하얀 천에 끈을 달아 놓은 게 전부였다.
얼핏 보면 붕대나 아니면 훈도시 같은 느낌이랄까…?
아니, 붕대랑 훈도시를 섞어 놓은 듯한 디자인이었다.
그야 그런 디자인의 속옷도 매력적일 수 있겠지만….
(에이… 저건 너무 심하네.)
아리엘의 속옷에는 그런 매력이 단 하나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렇게 속옷에 아쉬워하는 사이에, 아리엘은 내 말을 들었다는 듯이 거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입지 않더라도 다른 속옷도 가지고 올 걸 그랬어.”
그나마 아리엘의 모습을 보고 나서 안심할 수 있었다.
(속옷이 문제라는 건 본인도 잘 알고 있네.)
제일 중요한 건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다.
해결하는 건 잘 파악한 뒤에 해도 늦지 않는다.
무엇보다 아리엘의 저런 모습은 내 얼굴에 미소를 그려내게 만들었다.
(데이트가 효과가 있네.)
평소에 패션에는 전혀 관심 없던 아리엘.
그녀가 이 늦은 새벽까지 옷을 갈아입으며 패션쇼를 벌이는 이유는 데이트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내 추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하아… 다음에도 이 옷을 입어야 하나…?”
아리엘은 5일 후에 있을 데이트를 위해 벌써 복장을 점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복장뿐만 아니라….
“…차라리 속옷은 안 입는 쪽이 낫겠어.”
속옷까지 점검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었다.
그렇게 한숨을 연발로 내쉬던 아리엘은….
“아! 학교 내부에 옷 가게가 있었지? 내일 확인해 봐야겠어. 아! 동아리 중에 의복 관련 동아리도 있었지? 내일 찾아가서 물어보자.”
아리엘은 그렇게 결론을 낸 뒤에 파자마로 후다닥 갈아입었다.
나는 아리엘의 파자마를 보며 피식 웃었다.
(정복이랑 파자마가 제일 예쁘네.)
남장을 선호하던 아리엘도 파자마는 여성성이 가득 담겨 있었다.
파자마로 재빠르게 갈아입은 아리엘은 주변을 정리하고는 침대 위에 누웠다.
그러고는 눈을 감으며 흥얼거렸다.
“벌써 토요일이 기대되네.”
(….)
아까 데이트를 마치고, 아직 월요일 새벽이었다.
아직 월요일 수업도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리엘은 이미 주말을 기대하는 중인 것이었다.
(흠… 일단 루이스랑 별다른 대화를 한 것 같지는 않은데…. 침몽은 나중에 할까…?)
그렇게 루이스에 대한 의심을 거두려는 순간이었다.
“아… 내일 옷을 알아보는 김에 루이스한테도 물어봐야겠네.”
(…뭐?)
내 의문을 다시 증폭시킨 혼잣말.
하지만 아쉽게도 아리엘은 그 혼잣말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다.
나는 그런 아리엘을 보며….
(오길 잘했네.)
다시 침몽에 대한 의지를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결정한 나는, 아리엘이 확실하게 잠든 것을 확인한 뒤에 육체가 있는 카린의 방으로 재빠르게 날아갔다.
육체로 돌아온 나는 즉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하니, 내 팔을 끌어안고 있던 카린도 덩달아 깼다.
“흐음…? 가시려고요…? 이 시간에…?”
신음은 비몽사몽한 느낌이 있었지만, 질문할 때 나온 목소리에는 또렷함이 강하게 깃들어 있었다.
그 짧은 순간 잠을 확 걷어낸 것이었다.
나는 그런 카린의 모습에 혀를 내두르며 대답했다.
“잠깐 바람 좀 쐬고 오려고.”
“저도 같이 가도 되나요…?”
“아니. 금방 갔다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네, 기다리고 있을게요.”
카린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나를 붙잡지 않고, 상체만 들어 올린 채 나를 배웅해 줬다.
그렇게 카린의 배웅을 받으며 기숙사를 나온 나는, 완벽하게 숨을 수 있는 장소를 고른 뒤에….
[워프를 가동하겠습니다.]아르모니아의 도움으로 아리엘의 방까지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아리엘의 방에는 아리엘 말고 다른 사람도 있었다.
‘레나?’
차분한 표정으로 나를 맞이하고 있는 레나였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레나 씨께서 경호를 자처하셨습니다.]‘끙… 그러면 최대한 빨리 끝내고 돌아가야겠네.’
애써 내 곁을 지켜주겠다는 레나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는 없다.
나는 아리엘이 깨지 않게 레나에게 조용히 귓속말을 건넸다.
“레나, 잘 부탁할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레나에게 경호를 부탁한 뒤에 수면 마법을 시전했다.
“흐… 스으으….”
아리엘은 한 차례 뒤척거리더니, 깊은 잠에 빠져든 듯이 몸에 힘을 쫙 풀어버렸다.
확실하게 수면이 걸린 것을 확인한 나는, 아리엘의 침대 위로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지금까지 남자에게 단 한 번도 침대 옆자리를 허용하지 않았던 아리엘.
나는 그런 아리엘의 옆자리를 차지하며 미소를 지었다.
‘흐흐… 좋아.’
그녀의 기억 속에는 남지 않겠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그녀의 옆자리를 처음 차지하는 남자가 된 셈이었다.
마사지할 때도 조심스럽게 터치했던 나는 스스럼없이 아리엘의 몸을 껴안기 시작했다.
냄새, 촉감, 온기… 아리엘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존재가 내 성욕을 자극했다.
다행히 카린에게 성욕을 전부 털어낸 덕분에 이성을 잘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아리엘의 몸과 내 머릿속의 이성을 동시에 꽉 끌어안은 상태로….
‘그러면 들어갔다 올게.’
침몽을 시전했다.
..
..
‘이미 진행 중이네.’
아리엘이 어떤 꿈을 꾸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꿈을 꾸는 중이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처음 보는 장소네.’
내가 도착한 장소는 건물 내부였고, 처음 보는 구조였다.
‘일단 꿈 조작은 나중에 하고, 무슨 꿈을 꾸는지 보자.’
나는 즉시 은신을 발동시킨 뒤에 건물 내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건물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점은….
‘깔끔하네. 대신 화려하지는 않아.’
가구나 장식들이 단조로운 편이었다.
하지만 그런 단조로운 장식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급스러움이 묻어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화려한 색감보다는 고풍스러운 멋을 중시하는 건물이었다.
그렇게 내부를 구경하며 돌아다니던 중에 익숙한 목소리가 내 귀를 잡아끌었다.
“아버지! 슈트라에 합격했습니다!”
흥분이 가득 찼지만, 강직함도 깃들어 있는 목소리.
꿈의 주인, 아리엘의 목소리였다.
‘가자.’
나는 재빠르게 몸을 움직여서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때마침 축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리엘, 역시 네가 해낼 줄 알았다!”
“누나, 수석 입학이라며!? 정말 대단해!”
“정말 대답하십니다!”
집안 내부가 조용하다 싶더니, 이곳에 전부 몰려온 탓인 듯 보였다.
그렇게 아리엘은 몰려든 저택 사람들에게 갖은 축하 세례를 받았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 중, 한 명만이 묵묵히 아리엘을 바라보며 침묵할 뿐이었다.
장신의 건장한 중년 사내.
아리엘과 미묘하게 닮은 외형 덕분에 저 남자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저 사람이 아버지인가 보네.’
하지만 닮은 외형과 별개로 분위기만 봐서는 아버지 같아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축하하는 자리에서 유일하게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아리엘의 아버지.
그렇게 아리엘을 담담하게 보던 그녀의 아버지는….
“잠깐 따로 이야기하자꾸나.”
그 말을 남기로는 냉정하게 몸을 돌려서는 어디론가 향했다.
“아, 네!”
아리엘은 허겁지겁 아버지의 뒤를 따라갔다.
두 사람은 2층의 어떤 방으로 들어갔고, 나도 몰래 들어가려고 했지만….
“저희가 잘못한 걸까요?”
웅성거리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발을 멈춰 버렸다.
한껏 아리엘을 축하하던 사람들은 갑자기 식은 분위기에 당황해하기 시작했다.
“후작님도 이번만큼은 기뻐하실 줄 알았는데….”
“그러게… 슈트라 수석 입학인데….”
저택 사용인들은 그렇게 소곤거리며 자기 일을 하기 위해 떠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용인들이 떠나자, 홀에 남은 건 단 두 사람뿐이었다.
어린 남자와 중년의 여성.
‘저 둘도 집안사람인가…?’
고급스러운 복장을 통해서 두 사람도 아리엘의 혈육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생각대로 두 사람은 아리엘과 굉장히 가까운 사이였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기분이 좋지 않은 건… 저 때문일까요?”
“아니다. 그런 생각 말거라.”
아리엘의 어머니와 남동생이었다.
내가 지금에서야 두 사람의 정체를 알게 된 이유는, 두 사람의 외형이 아리엘과 달랐기 때문이었다.
‘아리엘은 아빠를 닮고, 남동생은 엄마를 닮았네.’
그렇게 유전자의 신비를 감탄하는 사이에 두 사람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제가 없었으면 누나가….”
“그런 소리 말래도! 아리엘도 너를….”
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대화가 중간중간 끊겨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뭔가 있어 보이긴 하는데… 어쩔 수 없지.’
두 사람의 대화로는 알아낼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판단한 나는 아리엘과 그녀의 아버지가 들어간 방으로 향했다.
은신 상태로 방에 몰래 들어갔고, 때마침 아리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혹시… 제가 슈트라에 입학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
아리엘은 눈치를 보는 중이었고, 그녀의 아버지는 등을 보인 채 침묵할 뿐이었다.
아리엘의 아버지는 긴 침묵을 유지하더니….
“슈트라 입학… 꼭 해야겠느냐…?”
간신히 몸을 돌려서 입을 열었다.
“슈트라에 입학하지 않아도 너는 제 앞가림할 수 있는 정도로 뛰어난 녀석이다.”
“아버지… 제발 허락해 주십시오.”
“큿….”
무슨 사정인지 모르겠지만, 아리엘의 아버지는 그녀가 슈트라에 입학하는 것을 내켜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뭐지…? 슈트라 수석 입학이면 나라가 뒤집힐 정도로 대단한 업적일 텐데… 설마 딸이 성공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
하지만 나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돼. 그렇다면 아버지를 그렇게 좋아할 리가 없지.’
기질뿐만 아니라, 평소에 보여주는 태도만으로도 아리엘의 마음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리엘은 아버지를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존경했다.
만약 아리엘의 아버지가 그런 딸의 성공을 막는 치졸한 인간이었다면 그녀가 아버지를 그렇게 사랑할 리가 없다.
그렇게 의문을 품는 사이… 아리엘의 아버지가 울먹이는 표정과 함께 내뱉은 말 덕분에 해답의 실마리 한 가닥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내가… 내가 어찌 가문의 부흥을 위해 딸을 버릴 수 있겠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