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096)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096화(1096/1201)
슈트라의 임무의 핵심 인물은 루이스다.
하지만 임무 과정 중에 루이스만큼… 아니, 루이스보다 중요한 인물이 등장했다.
학장.
조디악의 선택을 받아 세상을 평정하라는 명을 받은 존재.
조디악의 선택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그에게 두 가지 축복이 부여되었다.
끝을 알 수 없는 마법적 재능과 줄어들지 않는 수명이 깃든 젊은 육체.
그 두가지 선물 덕분에 학장은 이 세상을 손에 넣고, 신으로 추앙받으며 살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모든 것을 손에 쥔 듯이 보이는 존재.
하지만 그런 학장조차 가지지 못한 것이 존재했다.
죽음.
클라우디아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학장은 삶의 의욕을 잃고, 자살을 시도했다.
하지만 첫 번째 자살 시도는 실패했다.
어쩌면 그때가 학장이 죽을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학장의 자살 시도를 알게 된 조디악은 그가 자살하지 못하도록 육체를 강화시켜 버렸다.
단 한 번의 강화로 자신조차 자신을 죽일 수 없게 된 학장.
하지만 학장은 삶의 의욕만 잃었을 뿐, 자신감까지 잃은 건 아니었다.
조디악의 만행에 학장은 진심으로 분노했고, 자기 자신을 죽이기 위해 여정을 시작했다.
대륙전쟁 때도 생각하지 못했던 잔인한 방법을 모색하고, 성전 쪽 주인공과 싸울 때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노력했다.
학장의 자존심은 마그마처럼 뜨거웠고, 그 열기가 그의 자살 여정의 원동력이 되었다.
학장은 자살 여정을 떠날 때만 하더라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였다.
그렇게 학장의 자살 여정은… 단 10년 만에 클라우디아의 무덤 앞에서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마그마처럼 모든 것을 녹일 것처럼 끓던 그의 자존심은 10년 만에 차갑게 식어서 눈보라 속에 파묻혔다.
자존심이 모두 식어 버린 그는 조디악에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간절히 애원했다.
죽여달라고.
조디악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학장의 나이 168세, 조디악에게 죽음을 간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장의 나이 176세, 조디악에게 세상을 파멸시키겠다는 협박과 함께 죽음을 간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장의 나이 185세, 조디악에게 정신병자처럼 알몸으로 돌아다니며 평판을 깎겠다는 협박과 함께 죽음을 간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장의 나이….
…
…
협박 같지 않던 협박을 건네며 계속 애원했다.
학장도 사실 알고 있었다.
그 협박을 진짜 실행하더라도 조디악의 술수에 허무하게 실패할 것이라는 사실을….
그렇게 무수히 많은 협박과 간청을 하던 그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부탁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그리고 동시에 그들에게 팔과 다리를 굽혀서 진심으로 그들을 숭배해야 한다는 사실을….
학장은 죽음을 위해 그들의 원하는 세상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슈트라 학교를 만들고, 세상 모든 존재가 슈트라를 우러러보고 자신을 경배하게 만들어서 그들이 원하는 신앙심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교를 만들고 나서 일시적으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생면부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행위는 그에게 아련하지만, 흥겨운 추억을 되새기게 만들어줬다.
클라우디아.
그녀를 가르쳤던 추억 덕분에 다른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그의 삶에 일시적으로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몇 없던 학생은 점점 늘어났고, 그 학생 중 우수생은 그의 곁에 남았다.
교수라는 직함을 부여하고, 학장의 옆을 보좌하는 존재들.
그 교수들에게 한 사람이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학장의 제자로 시작해서 옆에 나란히 걷던 여자.
학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에게 향하던 애정도 줄어갔다.
하지만 그 줄어든 애정은 사라진 것이 아닌 옮겨 간 것이었다.
클라우디아와 좀 더 닮아 있는 교수들에게….
그렇게 학장의 애정을 받은 교수들은 학장을, 스승을 넘어서서 부모처럼 여기기 시작했다.
행복.
학장은 클라우디아에게만 느꼈던 가족애를 교수들에게 느끼며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행복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첫 번째 제자였던 클라우디아에 이어서… 슈트라 학교 설립 이래로 첫 교수로 발탁한 두 번째 제자가… 생을 마감하고 죽었다.
그리고 몇 달 뒤, 다섯 번째 제자가… 그리고 몇 달 뒤, 일곱 번째 제자가… 그리고 며칠 뒤, 세 번째 제자가….
순서는 뒤죽박죽이었다.
하지만 순서만 뒤죽박죽일 뿐, 모든 제자가 똑같은 결말을 맞이했다.
죽음.
그를 신처럼 숭배하던 인간에서 스승으로 존경하는 제자가 되고, 마지막에는 아버지처럼 사랑하던 자식들….
그 자식들이 학장을 놓고 떠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알았다.
도망치고, 계속 도망쳐서 간신히 도착했던 이 슈트라 학교는 낙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슈트라 학교는… 자신이 만들어 낸 진짜 지옥이었다.
..
..
“…흠?”
조용히 눈을 감고 있던 백발의 남자가 실눈을 뜨고 미간을 좁혔다.
주변은 평소와 같이 조용했다.
작은 소리가 들렸거나 기척이 느껴졌다면 그의 행동도 이해할 수 있을 법했다.
하지만 주변에는 소리도 없고… 기척도 없고… 아무도 없었다.
그럼에도 백발의 남자는 오히려 더 강한 느낌을 받은 듯이 미간을 좁혔다.
겉으로 보면 불쾌한 기분을 느끼는 것 같이 보이는 백발의 남자.
하지만 그가 느끼는 기분은 불쾌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또 뭔가 하고 있나 보군.”
오히려 둔했던 감각이 어떠한 자극에 흥미를 느끼는 중이었다.
그렇게 흥미를 느끼며 궁금증을 드러내는 남자의 정체는 학장.
자극의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자극을 일으킨 존재가 누군지는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번에는 또 뭘 할지….”
성수호.
백 년간 잔잔했던 슈트라 학교에 갑자기 나타나더니 돌멩이를 던지며 물결을 만들어 낸 존재.
하지만 학장은 그런 성수호의 행위를 방관했다.
조디악의 명령 때문이 아니었다.
“훗… 기대되는군.”
물결을 통해서 느껴지는 자극에 대한 즐거움.
그리고 저 물결 중의 하나가 이 지옥을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는 출렁이는 물결을 감상하며 다시 눈을 감으려고 했다.
하지만….
“…음?”
학장은 눈살을 찌푸리며 파동이 느껴진 곳을 향해 응시했다.
분명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형태의 파동이었다.
하지만….
“….”
학장은 평소와 다르게 그 장소를 향해 진지한 표정으로 그곳을 응시했다.
언제나 차분하게 앉아 있던 그가 일순간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원인이 되는 곳을 향해 한 발짝 내딛는 순간….
“….”
멈칫하며 더 이상 이동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 걸음만 내디딘 상태에서 가만히 있던 그는….
“…착각이겠지.”
중얼거리며 다시 식탁에 앉았다.
다시 눈을 감은 학장.
눈을 감고, 식탁에 앉아 있는 모습 자체는 아까 그의 모습과 동일했다.
하지만 아까와 다르게 학장은….
“착각이겠지….”
계속 손을 쥐었다 폈다 거리며 차분히 있지 못했다.
마치 ADHD에 걸린 아이처럼 안절부절못하는 학장.
그는 마치 자기 자신을 세뇌하듯 계속 그 말만 중얼거렸다.
“착각이겠지.”
그렇게 중얼거리며 꽉 쥔 학장의 손에서….
“그래… 착각이어야 해.”
새빨간 피가 흘러나오며 식탁을 뒤덮기 시작했다.
***
갑자기 등에 얼음물이 쏟아진 것 같은 냉기가 박혀 들어오자,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흐어어…!”
내가 갑자기 괴상한 신음을 흘리자, 옆에 있던 강한나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뭐, 뭐예요? 갑자기?”
“아, 갑자기 오한이 와서요.”
“어우, 난 또 뭐라고….”
강한나는 한숨을 쉬며 다시 하던 일을 진행했다.
나는 강한나의 옆에서 그녀가 하는 일을 보조하며 물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요?”
그녀가 하고 있던 일이란 바로….
“이제 거의 다 됐어요. 이제 팔이랑 머리 남았어요.”
바로 클라우디아의 육체를 조립하는 것이었다.
함선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클라우디아의 육체.
아무리 클라우디아의 체형이 작은 편이라고 해도 육체를 통째로 가지고 오는 건 꽤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미리 분리해 놓은 형태로 이곳에 가지고 온 다음에 조립하기로 한 것이었다.
나는 분리 육체를 조립하는 강한나를 보조하며 물었다.
“가지고 와서 조립하는 게 편하긴 하지만… 처음부터 조립한 형태로 만드는 게 안전하지 않아요?”
살짝 불안했다.
함선에 있는 시호의 육체는 문제가 생기면 즉각 즉각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조립하는 것도 문제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클라우디아는 시호와 사정이 많이 다르다.
평생 AS 보장이 아닌 평생 써도 문제가 없는 제품을 건네줘야 한다.
강한나는 내 걱정이 뭔지 알아차렸는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어머… 설마 제가 못 미더운 거예요?”
“아니, 그건 아니고요….”
“풋… 걱정마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신이 부탁했는데 제가 설렁설렁 만들었겠어요?”
강한나는 이렇게 만든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산 사람의 정신을 옮길 때는 당신이 말한 대로 완전히 조립된 육체가 훨씬 더 좋아요.”
“왜요?”
“육체의 정보가 온전히 남아 있잖아요. 그걸 토대로 만들면 전혀 문제가 없죠. 하지만 육체가 없다면….”
강한나는 목 위에 클라우디아의 머리를 올리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영혼을 넣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계속 조정해야 해요. 그래서 전부 분리된 쪽이 수정하기 편하죠.”
“아하….”
이해했다.
아니, 생각해 보면 전에 들은 거 같기도 하고….
분리 육체 쪽은 내가 이해하기 힘든 분야라서 들어도 들어도 자꾸 까먹는 것 같다.
“동기화 작업이라고 했죠? 그건 얼마나 걸려요?”
“제 나름대로 잘 만들었다고 자신하지만, 분명 조정 과정에서 계속 문제가 잡힐 거예요. 한… 삼 개월 잡아야겠네요.”
즉, 강한나도 3개월간 내 기숙사에서 지내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나는 강한나가 클라우디아의 머리를 조립할 수 있게 클라우디아의 예비 육체를 꽉 끌어안은 채 주변을 둘러봤다.
일단 클라우디아의 머리를 조립하는 강한나와….
“레나 씨, 조금만 아래로 내려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나와 마찬가지로 클라우디아의 신체를 잡고 있는 레나.
그리고 공중에서 어색한 포즈로 데면데면 대화를 나누고 있는 클라우디아와 시호.
(…아까는 미안했어.)
(뭐, 나도 잘한 건 없으니까… 넘어가 줄게.)
클라우디아가 먼저 사과했고, 시호는 사과를 쿨하게 받아줬다.
두 사람은 서로 제대로 쳐다보지 않은 채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런데… 너 진짜 몇 살이야.?)
(뭐야? 설마 또 나이 타령?)
(아니,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야. 살다 보니까… 여우 인간을 보게 될 줄은 몰라서 말이지.)
(끙… 봉인된 기간까지 합하면… 한 오백 되지 않을까?)
(뭐야, 언니였네? 난 삼백 밖에 안 넘었는데. 그런데 언니는 왜 쟤한테 오빠라고 하는 거야? 나이도 많으면서.)
(……………….)
시호가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눈치를 보더니, 갑자기 클라우디아를 끌고 어디론가 향했다.
(……너 잠깐 이리 와봐.)
(으억! 잠깐, 언니! 나 내 몸 봐야 해!! 야!! 내 배 만지지 마!! 차라리 가슴을 만…!)
클라우디아는 나를 향해 손을 내밀며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녀의 꾀꼬리 같은 비명과 기겁한 표정은 벽을 통과하며 사라져 버렸다.
‘…이 작은 방에 몇 명이 있는 건지.’
딱히 불만이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로 미안할 정도였다.
“한나 씨, 불편하면 말해줘요. 다른 장소로 옮겨줄게요.”
육체 동기화 작업은 굳이 내 방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비좁은 수준은 아니지만, 시끄럽고 복잡한 건 사실이니까 말이다.
애초에 내 방에서 육체 동기화 작업을 하기로 한 건 내 결정이 아니었다.
“아뇨, 괜찮아요. 저는 원래 소음 있는 곳에서 더 집중되거든요.”
“…? 혼자 있는 거 좋아하지 않았어요?”
이상하다.
내가 아는 강한나는 백색소음도 별로 안 좋아하는 여자였는데.
내 말을 들은 강한나는….
“…상체 좀 낮춰주세요.”
“…?”
대답 없이 클라우디아의 머리 조립에 집중할 뿐이었다.
그렇게 강한나의 명령을 받으며 열심히 조립한 클라우디아의 육체는….
“와… 역시 조립하니까 다르네요.”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내 침대 위에 평온하게 누워 있었다.
아니, 수식어를 하나 더 붙여야 할 거 같다.
“가슴을 좀 더 키워야 할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
“….”
<잠자는 숲속의 알몸 공주>가 내 침대 위에 평온하게 누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