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09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098화(1099/1201)
나와 강한나는 한시간동안 대화 한마디 나누지 않고, 상대방의 성기에 빠진 채 허리를 흔들며 신음과 교성만 주고받았다.
평소에 서늘한 목소리로 지적인 매력을 풍기던 강한나.
하지만 지난 한 시간 동안 강한나가 보여준 모습에 지성 따위는 단 한 톨도 담겨 있지 않았다.
강한나는 자신의 보지 속으로 내 자지가 피스톤질할 때마다 자신의 영혼을 갈아내듯이 허리를 흔들었다.
급기야 내가 사정하자, 영혼이 있던 자리까지 정액으로 꽉 채울 듯이 나를 꽉 끌어안았다.
한 시간 동안 내 자지에 영혼과 지성을 갈취당했던 강한나.
하지만 사정을 마치고, 시간이 지나자 다시 영혼과 지성을 되찾아서 다시 정신으로 묶을 수 있었다.
내 팔을 벤 채 10분간 풀린 눈으로 숨을 몰아쉬던 강한나.
어느덧 정신을 차린 강한나.
그녀는 갑자기 쉰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책임지세요.”
“네?”
책망이 담긴 투덜거림이었다.
뭘 책임지라는 걸까?
아직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 건가 싶었다.
그 증거로, 강한나는 지금도 풀린 눈과 탈진한 듯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는 중이었다.
나는 내 팔을 베고 있는 강한나의 붉은 머리카락을 옆으로 쓸어 주며 물었다.
“제가 뭐 잘못했어요?”
“…아주 많이 잘못했죠.”
강한나는 헛웃음을 흘리더니, 쉰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나를 이런 여자로 만들었으니까, 평생 책임지세요.”
“하하….”
그냥 우스갯소리로 한 말인 듯 보였다.
“웃지 마시고요….”
퍽….
하지만 강한나는 웃는 내 모습을 보더니, 내 가슴을 툭 쳤다.
다만, 진짜 힘이 완전히 빠졌는지, 의식하지 않으면 쳤는지도 모를 정도로 약한 강도였다.
강한나는 그 약한 강도로 친 것조차 힘들었는지 다시 숨을 몰아쉬었다.
그렇게 몇 차례 몰아쉬더니, 다시 쉰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내 말… 농담이 아니라… 진심이에요.”
“….”
진지한 것을 넘어서서 심각한 느낌까지 들었다.
‘내가 뭐 잘못했나?’
아까 섹스 중에 뭔가 실수한 게 있었나 싶었다.
강한나는 아직도 의아한 표정이 담긴 내 얼굴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처음에는 내 모습이 답답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강한나의 이어지는 목소리로, 한숨의 원인이 강한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아… 당신이 저를… 내가 평생 멍청이 취급하던 인간으로 만들었잖아요.”
“아….”
강한나는 결벽증과 더불어서 인간 혐오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여자였다.
거기다 생명공학을 신봉하면서 인간의 불안전한 육체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 결과, 강한나에게 섹스는 비효율적이고, 더 나아가서 질병을 주고받는 역겨운 행위로 인식했을 것이다.
그렇게 섹스를 혐오하던 강한나는 나를 만나면서….
“당신을 만나지 않았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겠죠.”
오히려 평범한 여자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쾌락의 섹스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강한나는 나를 책망하듯 투덜거렸지만, 정작 그 책망을 받은 나는….
‘이런 모습이 있네.’
오히려 지금까지 들은 칭찬 중에 최고의 칭찬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실 웃을 생각은 없다.
내 입장에서 칭찬이라는 거지, 강한나의 입장에서 칭찬은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생각이 착각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인데, 웃어요.”
“아….”
진짜 칭찬이었네….
강한나는 내 허탈한 웃음을 보며 피식 웃었다.
“예전에 이런 말 하면 남자들이 좋아할 거라고 들어서, 한번 해봤어요. 나는 아직도 이해되지 않지만….”
“하하….”
“여하튼… 제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강한나는 헛기침하며 쉰 목소리를 다듬고는 목소리에 무게감을 실어 넣었다.
“저처럼 만든 여자가 있다면 그 여자에게도 책임을 지시라는 이야기예요.”
“어…?”
내 속에 두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첫 번째 감정은 의아함이었다.
강한나가 다른 여자를 신경 쓰는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리고 두 번째 감정은 난처함이었다.
나도 사랑하는 여자들을 함선에 소속시켜서 데리고 다니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나보다 강한나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난처한 표정을 짓자, 강한나가 피식 웃으며 내 팔뚝에 입맞춤했다.
입술을 떼어낸 강한나는 마치 입맞춤으로 에너지를 충전한 듯, 살짝 힘을 찾은 상태로 내게 말했다.
“무작정 데리고 다니라는 말이 아니에요.”
“그럼요?”
“믿음… 여기에 남겨진 여자들에게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라는 이야기예요.”
“아….”
나를 따라와 줄 여자가 몇 명일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었다.
같이 따라와 줄 여자보다 남게 될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오겠다는 약속만으로 부족해요.”
강한나는 그렇게 남게 될 많은 여자에게 말로 이루어진 약속이 아닌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심어주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제서야 강한나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이건 숙제였다.
믿음을 심어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떠나라는 강한나의 숙제.
나는 강한나의 진중한 분위기에 맞춰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명심할게요.”
“후우… 그 정도면 됐어요.”
강한나는 힘이 다한 듯이 눈을 감고는 힘없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신경은 쓰되… 너무 부담 갖지는 마세요. 어디까지나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에요. 그러니….”
강한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스으으….”
단숨에 수면 모드로 진입해 버렸다.
강한나의 모습을 보니, 애초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말 하려고 참은 건가….’
쏟아지는 졸음을 참고, 참고, 계속 참아가며 내게 그 장황한 이야기를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말을 마치자마자 곯아떨어진 것이고.
나는 잠에 빠져든 강한나를 보며 쓰게 웃었다.
‘신기하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한나가 다른 여자를 걱정하다니.
그렇게 의아해하자, 아르모니아가 내 생각을 읽은 듯 통신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한나 씨는 그 여자들에게 동정심을 느껴서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그럼…?’
[자신이 겹쳐 보여서 그런 것입니다.]‘몰입한 건가…?’
강한나는 아르모니아와 마찬가지로 하루 종일 내 시야를 모니터링 했다.
그리고 내 시야에는 다른 여자들이 계속 담겼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여자들에게 몰입한 건가 싶었다.
마치 영화를 볼 때 몰입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르모니아는 정답을 선언하지 않았다.
‘그럼…?’
[그저 화면에 보인 여자에게 몰입한 것이 아닌 수호 님께서 사랑하는 여자에게 몰입한 것입니다.]‘아….’
나는 아르모니아의 대답을 듣자마자, 예전에 강한나와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위그드라실에서 내가 스텔라의 성벽 작성하고 나서 나눴던 대화.
(저건 너무 가벼운 거 아닌가요? 평생 당신만 생각하게 만들면 되잖아요.)
처음에는 약한 처벌에 불만을 품은 줄 알았다.
강한나는 처음부터 스텔라를 굉장히 싫어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내가 이곳에 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그때는 최소한 예전처럼 지냈으면 해서 작성했어요.)
(뭐… 이해할게요. 나중에 저 여자가 싫어서 헤어지고 싶으시면 지금 사실을 전부 말하고 떠나세요. 당신을 통해서 느꼈던 행복들이 전부 절망으로 바뀔 테니까요.)
갑자기 발끈했던 강한나.
강한나는 분명 스텔라를 싫어한다.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서 증오한다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 당시에 강한나가 했던 말은 누가 들어도 싫어하는 여자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스텔라 때도… 감정 이입한 거였나?’
[그렇습니다.]아르모니아는 추측이 아닌 확신을 담아서 대답했다.
같은 여자이고, 매일 같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강한나의 심리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게 된 모양이었다.
나는 쓰게 웃으며 통신으로 말했다.
‘말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오늘 한 이야기는….’
[한나 씨에게 절대 말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나는 아르모니아의 대답에 마음의 안정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내가 눈을 감자, 아르모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나 씨가 말했지만, 너무 부담 가지실 필요 없습니다.]‘부담이라….’
나는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이렇게 많은 것을 받고 떠나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가 있을까….’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끝에 다다르고 있다는 사실이 뇌리에 점점 선명하게 새겨졌다.
그리고 매일 되새기던 질문이 또다시 떠올랐다.
<과연 어떤 결말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그동안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했던 나.
하지만 오늘 강한나와의 대화를 통해, 이 질문에 명쾌한 답을 던져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그 답을 던지며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니까… 마지막 순간까지 부담을 느끼고… 최선을 다해야지. 안 그래…? 아르모….’
[저는… 어… 수….]분명 아르모니아는 대답해 줬다.
하지만 나는 아르모니아가 대답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잠에 빠져들었다.
..
..
나와 침대에서 같이 아침을 맞이한 강한나는 일어나자마자, 육체 동기화 작업에 착수했다.
보기에는 평상시처럼 일에 열중하는 커리어 우먼의 모습이었지만….
(한나 씨, 어제….)
(모, 몰라요!)
(아니, 아직 묻지도….)
(다 모르니까, 빨리 등교나 하세요!)
(…네.)
표정과 태도는 전혀 커리어스럽지 않았다.
어제 탈진한 상태에서 했던 말이 어지간히 창피했는지 나와 대화를 피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선도 마주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등교할 때, 인사를 받아줬다는 것 정도였다.
그렇게 등교한 나는 평소처럼 성실히 학업에 열중했다.
루이스의 신경을 긁기 위해 루나와 대화했고, 루나와 얼굴을 마주 보고 싶어서 대화하고,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대화했다.
그리고 석양을 보며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오늘 뭐 배웠었지?’
[….]수업 내용이 기억나지 않다는 것.
[혹시 가르친 교수의 이름은 기억하십니까?]‘아, 남자 교수였다는 건 기억 나.’
[…남자 교수는 없었습니다.]‘…남자처럼 박력 넘치는 여자면 남자나 다름없지.’
[….]아르모니아의 침묵이 내 동공을 흔들게 만들었지만, 나는 태연하게 변명했다.
‘학생이 학업만 성실히 이행하면 그만이지.’
[수업(修業)이 학업(學業) 그 자체 아닙니까?]나는 검지를 흔들며 피식 웃어줬다.
‘내 학업의 학은 배울 학(學)이 아니라, 희롱할 학(謔)이거든. 루이스를 희롱하며 쌓은 업을 통해 완벽한 학업을 수행했다고 할 수 있지.’
[….]아르모니아의 침묵에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거렸다.
분명 같은 침묵이지만, 다른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아까의 침묵이 탄식이었다면, 지금의 침묵은 감탄이었다.
[맞습니다. 감탄했습니다.]‘…진짜?’
평소였다면 바로 반문을 던지며 면박을 줬을 아르모니아.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진심으로 감탄했습니다. 원하시면 감탄한 이유를 설명 드리겠습니다.]‘…아뇨, 괜찮습니다.’
긍정하며 면박을 줬다.
그렇게 아르모니아의 신종 면박 기술에 카운터를 맞아서 너덜너덜해진 나는 간신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후우… 정말 오랜만이네.’
학생회실.
‘정말 오랜만이네….’
나는 크게 한숨을 쉬며 마음은 안정시킨 뒤….
철컥!
“오랜만입니다~”
학생회실에 입장했다.
..
..
학생회실에 들어간 나는, 극과 극의 반응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야, 드디어 왔네~”
“얼굴 보기… 힘드네.”
“죄송합니다, 하하….”
얼굴에 환한 미소를 터트리며 나를 반기는 하넬로네와 밀레나.
“아… 쟤도 있었지?”
비아냥을 섞은 무관심으로 나를 맞이하는 에드가 호위츠, 그리고….
“….”
내 얼굴을 뚫어버릴 기세로 노려보는 루이스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리엘은….
“하하… 오랜만… 이네.”
다른 멤버들의 눈치를 보며 중립적인 태도로 나를 맞이해 줬다.
간만에 전 멤버가 모이며 시끌벅적해진 학생회실.
하지만 그런 학생회실을 조용히 잠재울 정도로 큰 안건이 아리엘의 입에서 나왔다.
“자, 전부 모였으니… 슬슬 가을학기 시험 대비를 시작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