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03)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02화(1103/1201)
인원 분배로 어수선했던 학생회는 마그타 교수의 등장으로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가 그동안 믿어왔던 신념을 한층 더 두텁게 쌓을 수 있었다.
그 신념이란 바로….
‘역시 힘이 짱이야.’
진정한 평화는 압도적인 힘으로 쌓아 올릴 수 있다는 믿음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평화를 이룬 장본인인 마그타 교수가 떠나갔다.
자칫 다시 분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마그타 교수가 미리 심어 놓은 안배 덕분에 그런 분란의 잡초는 뿌리까지 썩어서 안배의 거름이 될 뿐이었다.
마그타 교수가 남겨 놓은 안배란 바로….
“좋아, 수호도 동의했으니 인원 분배는 이대로 진행할게. 만약 중간에 문제 있으면 바로 내게 말해줘.”
“네….”
아리엘이었다.
‘이야… 다들 아리엘 눈치 보느라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네.’
마그타 교수는 아리엘에게 대놓고 친분을 드러내며 그녀의 위치를 학생회 멤버들에게 각인시켜 줬다.
그동안 동기이자, 선배이자, 회장으로서 친분을 느껴왔던 학생회 멤버들은….
“저기… 다들 괜찮지?”
“아, 네! 괘, 괜찮아요.”
“꿀꺽….”
너나 할 것 없이 아리엘의 눈치를 보며 침을 꿀꺽 삼킬 뿐이었다.
아리엘은 변한 학생회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어색하게 웃으며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시작했다.
“걱정하지 마.”
“네…?”
“마그타 교수님께서 갑자기 방문하셔서 학생회장인 내게 독대를 요청하셨지만, 학생회와 관련된 이야기는 단 하나도 꺼내지 않으셨어.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아하하… 그, 그렇군요.”
“다, 다행이네요….”
나는 굳어버린 것을 넘어서서 쩍쩍 갈라지는 분위기를 보며 속으로 웃었다.
‘저 말을 해석하자면, 마그타 교수는 내게만 볼일이 있어서 왔다는 소리잖아.’
아리엘은 긴장을 풀어주려는 의도로 말한 모양이지만, 그녀의 말은 오히려 학생회 멤버들에게 더 큰 긴장감을 심어줬다.
“어… 음….”
더 굳어진 분위기에 당황한 아리엘은 머리를 긁적이며 화제를 전환했다.
“어려운 분이니 어쩔 수 없나 보네. 일단 아까 하던 이야기부터 마저 진행할게.”
아랫사람들의 분위기를 잘 파악하는 아리엘이었지만, 정작 이 분위기의 원흉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아리엘이었다.
이런 분위기를 만든 아리엘은 다시 이야기를 진행했다.
“장소는 일단 정해놨어.”
인원 분배에 맞게 공실을 두 개 마련한 아리엘.
참고로 공실의 위치는 동아리 건물 끝과 끝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치 의도하고 배치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리엘이 저 두 공실을 장소로 정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너희도 알겠지만, 채광이 좋거나 위치가 좋은 장소는 이미 동아리가 자리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어.”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진짜’ 공실이었기에 정한 것이었다.
학생회장의 권력이면 동아리실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는 있겠지만, 아리엘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
애초에 불만을 제기할 생각도 없었지만, 이유를 알게 되니 완벽하게 납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납득과 별개로 난감한 점이 하나 있었다.
‘저 공실….’
나와 하넬로네, 밀레나가 흔들리는 눈동자로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우리 셋이 당황해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침대 방이네….’
내가 가끔 두 사람과 은밀한 육체관계를 주고받기 위해 침대를 놓은 공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리엘의 말처럼 저 공실은 채광도 나쁘고, 건물 끝에 위치한 탓에 동아리실로는 최악의 장소였다.
하지만 그 말은 반대로 하자면….
‘저기 개꿀 자리였는데.’
남녀가 밀회를 즐기기에는 저곳만큼 훌륭한 장소도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하넬로네와 밀레나를 힐끗 보며 눈치를 보는 중에 다른 녀석의 시선이 내 눈동자에 들어왔다.
‘아… 쟤도 알지.’
나를 향해 노려보는 루이스.
아까 마그타 교수에게 질책당하면서 잠시 멘탈이 나갔지만, 공실의 위치를 듣자마자 정신을 다시 차린 모양이었다.
평소였다면 그런 루이스의 표정을 보며 비웃음으로 놀려줬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건 몰라도 떠나기 전에 쟤는 제대로 교육하고 가야겠네.’
슬슬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는 내 감정의 변화를 통해서 루이스가 이제 내게 어떤 존재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지겹네.’
이제 그가 어떤 여자를 좋아하는지도, 어떤 여자의 사랑을 받는지도 관심 없었다.
그저 저 녀석을 빨리 처리하고, 임무를 마무리 짓고 싶다는 지루함 뿐이었다.
그래… 루이스는 이제 내게….
‘예전에 봤을 때는 넘보기 힘든 엄친아였는데… 이제는 개 찌질이가 다 됐네.’
빼앗는 것에 대한 쾌락은커녕 작은 기쁨조차 주지 못하는 하찮은 존재로 전락한 것이었다.
루나의 처녀를 취할 때, 나는 그녀의 애정만 받아낸 것이 아니었다.
루이스의 절망(루나와의 관계를 나중에 들키는 바람에 뒤늦게 받아냈지만…)도 받아냈다.
루나의 애정만큼 루이스의 절망도 내게 강한 쾌락을 선서했다.
그 뒤에 안나, 카린, 이리스, 소냐 등등….
루이스의 주변 여자들의 애정을 받아낼 때마다 루이스의 절망도 같이 뽑아 먹었다.
여자들의 애정은 받을 때마다 신선하고, 향긋한 과일처럼 내 침을 무한히 고이게 만들었다.
그에 비해서 루이스의 절망은 꾸덕한 초콜릿 같았다.
처음에는 찐득한 달달함에 도파민을 샘솟게 했지만….
‘그래, 지금 열심히 노려봐라. 떠나기 전에 눈꺼풀 근육도 망가뜨려 줄 테니까.’
이제 내게 루이스의 절망은 그저 텁텁하고, 느끼하고, 질리고 질려서 더 이상 먹기도 싫은 초콜릿이 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아리엘을 꼬시는 이유는 루이스의 절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루이스의 절망? 단 한 방울도 필요 없었다.
“장소도 정했으니, 슬슬 각자의 위치로 가볼까?”
그저 아리엘의 애정을 원할 뿐이었다.
나는 그렇게 루이스의 노려보는 모습을 무시하며 아리엘을 따라 침대가 있는 공실로 향했다.
..
..
루이스와 에드가 호위츠는 아리엘이 마련한 다른 공실로 향했다.
그리고 나와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아리엘의 뒤를 따라 침대가 있는 공실로 향했다.
아리엘은 공실에 들어오자마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응? 여기 웬 침대가 있지…?”
공실에 같이 들어온 나와 하넬로네, 밀레나는 아리엘의 의문을 완벽하게 해소해 줄 진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세 사람은 어느 누구도….
“그, 글쎄요….”
“그, 그러게… 왜 여기에 침대가 있는 걸까나…?”
“숙직실이나 기숙사에 있던 거 아닐까요?”
아리엘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내 말을 듣자마자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수, 수호 말이 맞는 거 같아요!”
“혀, 형태를 보니까… 기숙사 쪽 같아요.”
그렇게 나와 하넬로네와 밀레네는 조작된 해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행히 아리엘에게 그 해명은 어느 정도 통했다.
“그래….”
어느 정도만 말이다.
아리엘은 우리 말을 납득한 듯한 표정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녀가 우리 셋을 의심하는 건가 싶었지만….
“이상하네… 올해 가구 관리 목록에 폐기 처리는 있었지만, 보관 처리는 따로 기재되어 있지 않았는데….”
그저 자신이 하는 일 처리에서 생긴 부조화 때문에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거기다 청소도 말끔히 되어 있네?”
아리엘의 말대로 이 공실은 창고 형태를 띠고 있었지만, 마치 매일 청소가 되어 있는 것처럼 깔끔했다.
“침대 보관하면서 청소도 하고 간 모양이네.”
“그, 그런 거 같아요.”
“뭐… 조교님께서 보관하는 김에 청소도 한 걸 수도 있지. 일단 놔두자.”
“후우….”
안도의 한숨을 쉬며 내 눈치를 보는 하넬로네와 밀레나.
‘…두 사람인가 보네.’
두 사람이 가끔 들러서 청소한 모양이었다.
매일 들러서 청소했을 두 사람을 떠올리니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기껏 매일 청소하는데, 정작 나는 만나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조만간 상황 봐서 달래줘야겠네.’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는 사이에 아리엘은 공실 체크를 마무리했다.
“시작부터 느낌이 좋아. 이미 청소도 되어 있고, 정리도 전보다 깔끔한 거 같아.”
아리엘은 창고 구석에 잘 정돈된 의자 하나를 공실 가운데에 놓으며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러면 책상이랑 의자를 놓고 바로 시작하자.”
“네, 선배!”
“네, 회장!”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마치 왕의 어명을 받은 것처럼 황급히 책상과 의자를 나르기 시작했다.
“…?”
평소와 다른 두 사람의 모습에 어리둥절하는 아리엘.
‘이제 졸업할 때까지 계속 이런 식이겠네.’
나는 속으로 헛웃음을 흘리며 일사불란하게 일하는 하넬로네와 밀레나를 돕기 시작했다.
..
..
학생에게 있어서 시험 대비란, 단순하게 말해서 시험공부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의미는 나와 하넬로네와 밀레나, 셋도 다를 건 없었다.
다만, 다른 학생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시험공부를 맡아주는 존재가….
“고생 많았어. 오늘은 이만 끝내자.”
슈트라의 예비 교수라는 점이었다.
아리엘이 책을 덮자, 같은 책상에 앉아 있던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얕게 한숨을 쉬었다.
“후우….”
“히유….”
“….”
그런 두 사람의 한숨을 캐치한 아리엘.
아리엘은 씁쓸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한숨을 쉬던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그 숨을 전부 내쉬기도 전에 아리엘의 표정을 봐버렸고, 호흡에 사레가 걸린 듯 기침하며 허둥지둥 변명했다.
“커읏… 서, 선배, 고, 공부가 지루해서 그런 게 아니에요!”
“쿨럭! 마, 맞아요. 회장께서 알려주시는데, 지루해할 리가 없잖아요!”
“흐음….”
참고로 하넬로네와 밀레나의 변명은 거짓이 아닐 것이다.
두 사람은 아리엘의 과외를 받는 내내 허튼소리 하나 내뱉지 않고, 오로지 아리엘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하넬로네와 밀레나도 아리엘 못지않은 우수생들이고, 시험을 인생 최대의 과업으로 여기는 여자들이었다.
아리엘의 과외를 지루해하기는커녕 시험 전날까지 쉬지 않고 가르침 받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성공에 대한 열망이 끓어오르는 것과 동시에….
“아까 일이 아직도 신경 쓰이는 거야? 마그타 교수님께서 안 좋은 말씀을 하셨을까 봐?”
“그, 그게…!”
아리엘에게 향하는 부담감도 그녀들의 정신을 꽉 채우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야… 땀 흘리는 거 봐라….’
하넬로네와 밀레나에게 아리엘은 이미 선배가 아니었다.
“아, 아니에요! 다만, 아까 일로 정신이 없어서….”
“마, 마그타 교수님께서 저희한테 말 걸어주신 것도 오늘 처음이라….”
“아, 그렇겠구나. 하긴… 나도 3학년 되고 나서 처음 대화를 나눴으니….”
예비 교수… 아니, 사실상 진짜 교수나 다름없어 보일 것이다.
만약 공식 석상에서 아리엘이 수석 졸업생이 되었다는 사실이 발표되었다면, 두 사람도 저렇게 긴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미 어느 정도 예견하고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랐다.
‘시험 하나를 통째로 날려도 될 정도로 차이가 난다는 걸 알았으면 놀랄 만하지.’
두 사람도 눈치가 있으니, 그 정도는 알아차렸을 것이다.
아리엘과 에드가 호위츠의 차이가 자신들과 같은 등수 하나 차이가 아니었음을 말이다.
“서, 선배, 제가 정리할게요.”
“저희가 정리할 테니, 회장은 먼저 일어나셔도….”
“잠깐만….”
“네…?”
아리엘은 종료 선언을 했음에도 자리를 정리하지 않고, 계속 앉아서 하넬로네와 밀레나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으면 잠깐 이야기할 수 있을까?”
“어…? 무, 물론이죠~”
“회, 회장 말씀이면 당연히 따라야죠.”
“하하….”
아리엘은 평소와 다른 태도의 하넬로네와 밀레나의 모습에 쓰게 웃었다.
그러고는 나를 힐끗 보더니….
“수호야, 너도 시간 괜찮니?”
“선배가 원하시면 없는 시간도 가지고 와야죠.”
“하하하.”
나는 두 사람과 다르게 평소처럼 태연하게 아리엘을 대했다.
하지만 그렇게 태연하게 대하는 순간….
“어…? 수호…?”
“선배…?”
“아….”
방금 전까지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하넬로네와 밀레나의 얼굴에 께름칙한 표정으로 채워졌다.
‘아… 실수….’
아리엘이 스스럼 없이 친분을 드러내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평소처럼 아리엘에게 선배라는 호칭을 쓰며 친분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작 아리엘은 이 상황을 기다렸다는 듯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수호한테 조언을 구할 일이 있어서 대화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호칭이 정해졌어.”
“아… 그래요…?”
“그… 그럴 수 있죠….”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수긍하는 목소리를 흘리며 나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노려보기 시작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저 둘은 눈치가 빠르다.
아까는 마그타 교수의 등장으로 정신이 없었겠지만, 정신을 차리니 이상한 점이 슬슬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노린 건가…?’
나는, 나를 노려보는 두 사람 너머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별 건 아니고….”
나를 향해 미소를 짓고 있는 아리엘이 보였다.
하지만 아리엘의 얼굴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
청아한 미소.
아리엘은 푸르른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밝은 목소리로 우리 셋에게 말했다.
“우리… 내기 한번 해보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