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04)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03화(1104/1201)
내 눈에 보이는 거라고는 어둠으로 뒤덮인 길.
그리고 그런 밤길을 중간중간 밝히는 가로수 정도였다.
사람 하나 없는 그런 밤길을 걸으며 나는 어울리지 않게 피식 웃었다.
‘꿍꿍이가 있긴 했네.’
내 얼굴에 웃음이 띄워진 이유는 인기척 없는 밤길 때문이 아니었다.
조금 전, 아리엘이 내건 내기 때문이었다.
..
..
“우리… 내기 한번 해보지 않을래?”
갑작스러운 내기 제안.
하지만 공실에 있는 누구도 그 제안을 거부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내기라는 말에 바로 호승심을 보이며 아리엘에게 내용을 물었다.
“재미있을 거 같네요.”
“어떤 내기인가요?”
두 사람이 호승심을 보이는 이유는 내기라는 단어 때문인 것도 있었지만….
‘…얼굴 뚫리겠네.’
그 내기가 나와 관련 있다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았다.
아리엘이 가끔 내게 힐끗거리는 정도라면,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정도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중이었다.
아마 두 사람은 궁금해 미칠 지경일 것이다.
이 주일간 얼굴 한번 보지 못했던 후배가 갑자기 선배와 친분을 과시했으니 말이다.
거기다 상대는 아리엘.
두 사람도 아리엘과 2년 가까이 알고 지냈으니, 그녀의 이성관이 어떤지 대충 알고 있을 것이다.
남자라는 존재를 그저 외형이 다른 여자 취급하던 그녀였다.
그런 아리엘과 내가 이 주일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미칠 지경일 것이다.
그리고 아리엘은 그런 두 사람의 감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게 은은한 미소를 그려주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내기는 단순해. 1등 하기.”
“1등… 이요?”
“응. 이번 가을 학기 시험에서 1등 한 사람에게 소원 하나 들어줄게.”
아리엘의 호쾌한 발언에 나를 포함한 세 사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 바라봤다.
그렇게 멍하니 서로 바라보며 침묵하는 중에 밀레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면… 선배가 1등 하면… 저희가 선배의 소원을 들어줘야 하는 건가요?”
아리엘은 내기라는 표현을 썼다.
그렇다는 건 리턴뿐만 아니라, 리스크도 포함된다는 이야기였다.
거기다 내기 상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은 아리엘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 불리한 내기였다.
하지만 아리엘은 아리송한 미소를 지으며 아리송한 대답을 할 뿐이었다.
“내가 1등 하는 건 기본 조건이야. 내가 1등 하더라도 누구는 내 소원을 들어주고, 누구는 내 소원을 들어주지 않아도 돼.”
“어… 그게… 무슨 말인가요?”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나뿐만 아니라, 하넬로네와 밀레나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두 사람도 아리엘의 이런 말투는 처음 들은 모양이었다.
아리엘은 의아한 감정으로 가득한 우리 얼굴을 보며 대답했다.
“너희 중 1등 한 사람은 내 소원을 들어줄 필요 없어. 하지만 1등 하지 못한 사람은… 내 소원을 들어주는 거지.”
..
..
나는 아리엘의 요상한 내기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웃음을 흘렸다.
‘하넬로네와 밀레나… 간만에 피 터지게 싸우겠네.’
나뿐만 아니라, 하넬로네와 밀레나도 아리엘의 내기를 받아들였다.
나랑 다르게 두 사람은 같은 학년이고, 한 사람이 1등이라면 자연스럽게 한 사람은 2등이 되는 구조였다.
‘아니지… 아까 표정 보니까 이번에는 공동 1등도 가능하겠던데?’
그리고 두 사람이 내기를 받아들인 이유.
일단 아리엘이 마그타 교수의 친애를 받고 있다는 점도 크게 한몫한 모양이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 듯 보였다.
(좋아요, 저는 할래요!)
(저, 저도요!)
두 사람은 대답하는 즉시 나를 응시했다.
처음에는 노려보는 듯 보였지만, 금세 의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렬한 눈빛.
두 사람은 짧은 대화만으로 아리엘의 의도를 파악한 듯 보였다.
대놓고 나와 친분을 드러내고, 과시했던 아리엘.
아리엘은 두 사람에게 도발한 것이었다.
너희가 원하는 이성을 빼앗기고 싶지 않으면 열심히 공부해서 1등을 쥐어 보라는 도발을 말이다.
‘뭐, 아닐 수도 있지.’
사실 모든 것이 내 착각일 수도 있다.
아리엘이 도발한 적도 없고,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그런 의도를 알고 내기를 받아들인 게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내게는 세 사람의 정확한 속마음을 알아낼 방법이 있었다.
침몽.
침몽만 쓴다면 세 사람의 의도와 감정을 정확하게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넘어가자.’
아리엘의 생각, 그리고 하넬로네와 밀레나의 감정이 궁금하긴 하다.
그리고 지금도 당장 꿈속으로 다이빙해서 엿보고 싶을 정도로 궁금해 미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나는 꾹 참아내며 기대했다.
‘기껏 선물 준비하는 중인데, 미리 포장을 풀어볼 수는 없지.’
상대는 아리엘이다.
그녀가 기껏 준비한 선물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든, 내게 도움이 되지 않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그저 그녀가 노력해서 선물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지.
나는 그렇게 아리엘의 선물을 기대하며 기숙사 방에 도착했다.
“응!?”
방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
놀란 이유는 단순했다.
“흐엇! 까, 깜짝 놀랐네!”
웬 여자가 알몸 상태로 내 기숙사 방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몸의 여성은 양손으로 중요 부위를 가린 채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물건이 날아와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하지만 내게 날아온 건 비명이나 물건이 아닌….
“아하하… 갑자기 들어와서 놀랐잖아~”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과 어색한 웃음소리였다.
나는 금세 여자의 정체를 알아차렸고, 곧바로 고개를 돌려서 시선을 피했다.
“아, 죄송해요. 노크라도 할 걸 그랬네요.”
알몸으로 내 방에 있던 여성의 이름은 클라우디아.
그녀는 한 손으로 가슴을, 한 손으로 고간을 가리는 중이었다.
내가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사과하자, 클라우디아는 키득거리며 대답했다.
“무슨 노크는… 여기 네 방이거든?”
“그래도 예의라는 게 있으니까요.”
그렇게 시선을 피하며 대화를 나누며 방에 들어갔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다른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늦었네요?”
“돌아오셨습니까, 주인님.”
시선을 피한 상황이라, 상대방을 볼 수 없었지만,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강한나와 레나.
두 사람은 나와 다르게 태연한 모습으로 나를 맞이해 줬다.
그중에서 특히 나를 반겨 준 건 강한나였다.
강한나는 시선을 피하며 들어온 내게 다가와서는 실실 웃으며 내 엉덩이를 두드렸다.
“어이구, 우리 수호, 학교에서 공부 많이 했어요?”
“….”
초등학생에게도 하지 않을 법한 장난을 걸어오는 강한나.
나는 고개를 절레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강한나는 그렇게 들어가는 나를 끝까지 마크하며 계속 장난쳤다.
“흐윽… 우리 수호, 이제 인사도 안 받아주네….”
“….”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내가 만난 여자 중에서 강한나만큼 첫인상과 달라진 여자는 없는 것 같다.
장난이나 농담을 싫어하는 강한나였지만, 어느 순간 그동안 쌓여있던 감정을 폭발시키듯 장난과 농담을 일삼기 시작했다.
귀찮거나 싫다는 건 아니었다.
‘간만에 외출해서 기분 좋은가 보네.’
그저 어떻게 받아쳐야 할지 난감할 뿐이지….
그런 내 생각을 읽은 아르모니아가 내게 간단하게 조언해 줬다.
[그냥 적당히 무시하시면 됩니다. 한나 씨도 그쪽을 선호할 겁니다.]‘선호하다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아르모니아의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레나, 오늘 별일 없었어?”
“어!? 이제 내 말도 무시하는 거니…!”
강한나는 내가 무시하자, 오히려 끌어안으며 이상한 연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계속 무시하며 레나의 대답만 기다렸다.
“별일 없었습니다.”
“다행이네.”
“나 상처받을 거 같아~”
나를 끌어안으며 훌쩍이는 ‘척’하는 강한나.
그렇게 강한나의 이상한 장난과, 나와 레나의 대화를 보던 클라우디아가 헛웃음을 흘렸다.
“재미있게 노네.”
“하하… 아!”
클라우디아의 목소리에 자칫 고개를 돌릴 뻔했다.
영혼 상태일 때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있었지만, 현재 클라우디아는 알몸 상태였다.
나는 목에 힘을 주며 대답했다.
“나중에 학장님이랑 이렇게 노세요.”
“풋… 그 양반이라면 바로 내 머리통을 때렸을걸?”
“….”
그런 말을 웃으면서 하네….
시대가 다르다기보다는 그냥 클라우디아가 과장된 표현을 쓴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선을 피하며 대화를 주고받자….
“야, 말할 땐 사람 눈을 보고 말해야지.”
클라우디아가 장난기가 가득한 목소리가 서서히 내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시선을 피한 채 손을 저었다.
“그러면 옷이라도 입으세요.”
“흐흐흐… 서로 못 볼 꼴 다 봤는데, 이제 와서 부끄러운 거야?”
“서로는 아니죠. 나만 보여줬지.”
치부를 보여주는 쪽은 언제나 나였다.
탈의도, 샤워도, 심지어 섹스도….
클라우디아는 한 벌 뿐이긴 하지만, 언제나 드레스를 잘 차려입고 있었다.
그야 말괄량이 성격이 강한 탓에 가끔 치마 속을 훌렁훌렁 보여줄 때가 있긴 했지만, 벗은 모습을 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다른 여자였다면 무시하고 알몸을 감상했겠지만….
‘보기 좀 그렇네….’
상대가 학장의 연인이니 나도 모르게 거부감이 든 것이었다.
나는 점점 다가오는 클라우디아의 기척에 정신을 차리며 물었다.
“옷은 왜 안 입었어요?”
“아~ 제가 입지 말라고 했어요.”
대답은 클라우디아가 아닌 강한나의 입에서 나왔다.
“왜요?”
설마 클라우디아의 수치심을 유도해서 주종 관계를 다지려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강한나의 대답으로 내 상상력이 얼마나 불순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옷을 걸치고 있으면 정확한 측정이 힘들어요.”
“아….”
그저 확실한 결과를 내기 위한 작업의 일환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내 방에서 시선을 피하는 게 귀찮긴 하지만, 최고의 결과물을 낼 수 있다면 이 정도는 감당할 만했다.
‘어차피 기숙사는 잠만 자러 오는 곳이기도 하고….’
그렇게 먼 산을 보듯 시선을 피하며 딴생각하는 중에….
“야, 야~ 말할 땐 사람을 보고 말하라니까~”
“아니….”
클라우디아가 말을 걸 때마다 나도 모르게 흠칫거렸다.
아무리 내가 클라우디아에게 마음이 없다고 해도 그녀의 외모는 내 본능을 톡톡 건드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보고 싶은 욕망을 참으며 시선을 돌리고 있자, 정작 옆에 있던 강한나가 나를 부추기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고개 돌리고 있으려고요? 그냥 보세요.”
“하지만….”
“당신도 보라고 일부러 벗긴 거예요.”
“…네?”
이건 또 뭔 소린가 싶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름 질투심이 강한 강한나가 저런 말을 하다니….
내가 의아한 표정을 하자, 강한나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아무리 제가 정교하게 체크한다고 해도 남자의 미적 감각까지 고려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당신이 보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지적해 주세요.”
“네? 그냥 똑같이 만들면 되는 거 아니에요?”
지금 우리의 목표는, 클라우디아의 예전 모습으로 부활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내 기준이 들어가는 순간, 그건 예전의 클라우디아라고 할 수 없게 된다.
정작 이번에 내 질문에 대답한 건 강한나가 아닌 클라우디아였다.
“이왕 다시 태어나는 거 그 양반이 좋아하는 몸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내가 부탁한 거야.”
“제 생각에는 지금도… 아!”
나도 모르게 또 고개를 돌릴 뻔했다.
내가 그렇게 움찔하며 고개를 돌리자….
“어우! 그냥 봐!”
“컥!”
클라우디아가 양손으로 내 얼굴을 돌리며 잡아당겼다.
그리고 내 목이 꺾이듯 돌아갔고, 클라우디아의 좌슴(왼쪽 가슴)과 우슴(오른쪽 가슴)이 내 좌안과 우안에 각각 새겨졌다.
‘오우 씨…!’
너무 가까워서 순간 얼굴을 내밀고 핥을 뻔했다.
그 정도로 클라우디아의 가슴은 탐스러웠다.
내가 홀린 듯 가슴을 보자, 내 얼굴을 잡고 있던 클라우디아가 다시 팔로 가슴과 고간을 가렸다.
“아하하… 그, 그래. 그렇게 보라고….”
“….”
막상 가슴을 보이니까 창피한 모양이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제 생각에는 굳이 제 기준이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알았어요.”
어차피 본다고 해서 닳는 것도 아니니까….
‘아니지… 만져도 새로 고치면 새거잖아? 그럼 노 카운트인가?’
[….]‘아르모니아 님?’
[….]‘CEO 님…?’
[….]허락이 담긴 대답을 원했지만, 돌아온 건 침묵뿐이었다.
..
..
나는 등교를 좋아한다.
졸리긴 하지만, 레나가 몸단장해 주고.
힘이 없지만, 강한나가 엉덩이를 두드리며 기운을 주고.
공부가 싫지만, 루나가 옆에서 내게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아침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상쾌한 활력을 얻기에 좋아한다.
그렇게 내 심장을 꽉 채운 상쾌한 활력은 한 녀석의 등장으로 인해 중화되어서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한 녀석의 정체는….
“야, 나 좀 보자.”
썩은 표정의 루이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