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13)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12화(1113/1201)
루나의 부유 마법 덕분에 나는 그녀와 같이 안전히 땅에 착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차분하게 내려온 것과 별개로 분위기는 살벌하기 그지없었다.
“….”
“….”
평소 몽환적인 보랏빛으로 다정하게 봐주던 루나의 눈동자에서 마치 귀기(鬼氣)가 담긴 보라색 불꽃이 일렁이는 것처럼 나를 노려보는 중이었다.
각오했다.
뺨을 맞고 끝나면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나는 그렇게 루나의 분노를 맞이할 준비를 하며 문뜩 떠오른 생각을 아르모니아에게 건넸다.
‘이럴 때 분위기 잡아서 껴안으면….’
[사태가 더 심각해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아르모니아 입에서 확신이 나온 것을 보면 진짜 하면 안 되는 짓이라는 의미였다.
나는 그렇게 헛된 기대를 접고, 귀신으로 변한 루나의 판결을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림 끝에 내게 내려진 판결은….
“하아….”
깊게 내쉰 한숨이었다.
사실 한숨을 쉬기 전에 팔이 움찔거린 것을 보면 뺨을 때리고 싶은 생각이 없진 않은 모양이었다.
다행히 그 충동을 참고, 참아서 한숨으로 변환한 듯 보였다.
하지만 루나의 한숨에는 뺨을 때리고 싶은 충동만 빠져나왔을 뿐, 분노의 감정까지 빠져나오진 못한 모양이었다.
루나의 눈동자에서는 여전히 귀기를 일렁였고, 그녀는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얼마나 화났는지… 아세요…?”
원래라면 내 쪽에서 눈치를 보며 대답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알아. 충분히.”
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내가 잘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이 행동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나는 루나를 위해서라면 이런 실수를 또 반복할 용의가 있었다.
그렇게 내가 태연하게 대답하자….
“….”
귀기로 일렁이던 루나의 눈동자가 점차 식어가기 시작했다.
“저는 언제나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싶었어요.”
얼핏 보면 화를 내는 것조차 질렸다는 듯한 느낌이 드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하지만 수호 씨랑 만나고 나서부터 그런 삶은 포기해야 할 거 같네요.”
오히려 서서히 화가 풀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하….”
내가 그런 루나의 모습에 안도하며 살며시 웃자….
“웃지 마세요. 웃을 기분까지는 아니에요.”
루나가 다시 눈을 매섭게 뜨며 나를 노려봤다.
“응….”
“하아….”
루나는 시선을 돌린 내 모습에 한숨을 쉬며 내게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번에야말로 뭔가 일어나나 싶어서 긴장하는 순간….
“이럴 때는 아까처럼 뻔뻔해도 괜찮아요….”
루나가 양손으로 내 고개를 잡고 자신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그렇게 루나는 양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며 몇 분간 내 눈을 응시했다.
그리고 갑자기 발꿈치를 올리고, 내 고개를 당기더니….
“츄으읍….”
입맞춤했다.
그렇게 루나의 주도로 진행된 키스는 얼마 뒤 끝났고, 루나는 입을 떼내며 한마디 건넸다.
“시험 끝날 때까지 돌아갈 생각하지 마세요.”
“…어쩔 수 없지.”
나는 허탈하게 웃었고, 루나는 피식 웃으며 내 팔을 잡고 아까의 동굴로 향했다.
..
..
인생에서 재미를 느끼는 순간은 셀 수 없이 많지만, 크게 분류하자면 두 가지가 존재한다.
예상하던 대로 상황이 흘러가거나….
‘…내가 생각한 건 이게 아닌데.’
[….]예상과 다르게 상황이 흘러갈 때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예상과 다른 상황을 맛보며 재미와 동시에 난감함을 느끼는 중이었다.
동굴 밖으로 나온 나는 루나와 같이 아름다운 일출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참고로 실기 시험 종료는 해가 산봉우리에 걸쳐지는 순간이고, 아직 몇 시간 정도 남은 상황이었다.
아름다운 일출 광경과 여유로운 시간.
하지만 나는 그 두가지 존재를 느끼면서도 답답함을 느끼며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그런 입맛을 다시며 루나에게 천천히 손을 뻗자….
찰싹!
“아야!”
루나가 손바닥으로 내 손등을 찰싹 내리쳤다.
그것도 내 손등이 붉게 물들 정도로 강하게 말이다.
그렇게 내 손등을 내리친 루나는 내게 시선 한 줄 건네지 않은 채 코웃음을 쳤다.
“손대지 마세요.”
“어….”
루나의 손에 이끌려서 동굴에 들어갔던 나는 당연히 루나의 애정을 예상하고, 기대했었다.
하지만 동굴에 들어간 루나는 내 앞에서 마법진 구사를 연습하며 보여줄 뿐, 어떠한 스킨쉽도 허락하지 않았었다.
심지어….
“제가 아까 말했죠? 제가 허락하기 전까지 손대지 말라고요.”
“…응.”
루나는 대놓고 내게 스킨쉽 금지령을 내려버렸다.
나는 빨갛게 달아오른 손들을 쓰다듬으며 통신으로 투덜거렸다.
‘화는 풀린 거 같은데, 왜 저러지…?’
내 말대로 루나의 표정을 보면 분명 화가 풀린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화가 풀린 모습과 다르게 쌀쌀맞은 태도로 나를 대하는 중이었다.
그런 내 투덜거리는 목소리에 아르모니아가 자신의 생각을 건넸다.
[감정을 전부 털어내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렇게 대화가 되는 것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그래.’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가죠.”
“응.”
그렇게 루나는 쌀쌀맞은 태도로 앞장섰고, 나는 그런 루나의 뒷모습을 따라가며 미소를 지었다.
‘뭐, 이것도 나쁘지는 않네.’
[….]어떤 관계로 변하든 상관없다.
어제 있었던 그 사건이 루나에게 상처가 아닌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렇게 나와 루나는 숙영지로 향했다.
그리고 가는 길에 리베르를 잡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밤새워 돌아다니다가 복귀했는데, 리베르 한마디도 잡지 않았다면 분명 이상한 소문이 나돌 것이다.
‘…잡았어도 소문은 나겠지만.’
나는 속으로 허탈하게 웃으며 리베르를 잡고 다시 루나의 뒤를 따랐다.
하지만 숙영지에 다다를 때쯤 루나가 내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숫자가 안 맞는데요?”
“…?”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루나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보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리베르의 숫자를 말하는 것이었다.
내 구속 마법에 갇힌 리베르의 숫자는 열다섯 마리.
홀수였다.
지금까지 나와 루나는 언제나 짝수로 잡은 뒤, 절반씩 제출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 상태로 제출하면 자칫 한 명이 더 제출하는 형식이 되어서 공동 1등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됐어. 그냥 가자.”
“….”
상관없다는 듯이 그대로 숙영지로 향했다.
루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딱히 불만을 표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숙영지에 도착했다.
‘많네…?’
한산하던 평소와 다르게 숙영지에는 평소보다 많은 학생이 몰려 있었다.
첫날 소냐에게 시험 설명과 주의 사항을 들었을 때만큼 많이 몰려 있었다.
[이제 시험 종료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더 이상 힘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거참… 젊은 녀석들이… 쯧쯧….’
[….]나는 그런 젊은이들의 나약함을 한탄하며 루나와 같이 숙영지 안쪽에 있는 교수들이 지내는 텐트로 향했다.
방금 전까지 소란스럽던 숙영지 내부는….
‘그만 봐라….’
나와 루나의 등장과 동시에 침묵이 감돌기 시작했다.
다들 나와 루나의 모습만 보고 침묵하는 것이 아니었다.
(뭐야…? 저거 몇 마리야…?)
(아니, 많이 잡았다고 듣긴 했지만… 저게 돼…?)
(우리 팀이 잡은 것보다 많아….)
(하아… 억지로 따라갔어야 했는데….)
다들 내 구속 마법에 갇혀 있는 리베르만 바라보는 중이었다.
그렇게 집중된 시선과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니 간신히 교수들이 머무는 텐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도 성실히 책임자를 맡고 있는 교수가 우리를 반겨줬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했네요.”
소냐가 옅은 미소로 나와 루나를 반겨줬다.
그리고 내가 건넨 리베르를 받아 들고는 체크하더니….
“응…? 열다섯 마리네요…?”
의아한 표정으로 나와 루나를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나와 루나의 관계를 알고 있는 소냐의 입장에서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나는 그런 소냐를 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제가 일곱 마리, 루나가 여덟 마리를 잡았습니다.”
“무…!?”
루나는 내 대답에 당황해하며 스킨쉽 금지 경고를 까먹은 듯, 나를 잡아당긴 뒤에 무서운 목소리로 귓속말을 건넸다.
“뭐 하시는 거예요? 왜 그런 말을….”
“뭐, 어때? 한 마리 차이인데.”
“한 마리 차이도 안 돼요. 그러면 순위가….”
루나가 그렇게 나를 잡고 다급하게 말했지만, 나는 루나의 다급한 모습을 애써 외면하며 확실하게 대답했다.
“아까처럼 부탁드립니다. 소냐 교수님.”
“….”
소냐도 루나처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주변 시선을 의식한 소냐는 금세 표정 관리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수호 학생 일곱 마리, 루나 학생 여덟 마리. 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나는 소냐의 대답을 듣고 나서 옆에 있던 루나에게 넌지시 한마디 남긴 뒤….
“어차피 남은 시간도 얼마 없으니까, 복귀할 때까지 쉬자.”
“….”
루나의 대답을 듣지 않고, 혼자 유유히 내 텐트로 돌아갔다.
나는 아직 자리하고 있는 내 텐트 안에 들어가서는 바로 드러누웠다.
‘어휴, 한숨 자자.’
밤새 루나의 마법진 구사를 봐주느라 한숨도 자지 못한 상황에서 숙영지에 도착하니 졸음이 쏟아졌다.
분명 밖은 밝고 화창한데 정작 내 정신에는 졸음이 폭우처럼 쏟아져서 우중충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부속성 실기도 아직 남았으니까… 좀 자둬야겠어.’
[종료 시간이 되면 깨워드리겠습니다.]‘응, 고마워.’
아르모니아에게 고마움을 전달하자마자 그 뒤에 기억이 잘린 듯 순식간에 잠들어 버렸다.
..
..
<자, 다들 수고했습니다. 이제 학교로 돌아가겠습니다.>
소냐의 시험 종료 선언과 함께 우리는 다시 슈트라 학교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는 길에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루나와 나란히 걸어갔다.
‘어색하네.’
다만 올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서로 서먹서먹해진 듯한 분위기가 감돈다는 것 정도였다.
싸워서 감정이 상했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어제 있었던 사건의 연장선 같은 분위기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런 서먹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는….
(와… 진짜 끼어들 틈을 안 주네.)
(그러게….)
(후우… 내년을 생각하면 지금부터라도 친해지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나와 루나를 분위기 좋은 연인 사이로 보는 중이었다.
‘어휴… 손잡고 싶다.’
그렇게 속으로 헛웃음을 흘리며 주변에서 들려오는 대화를 무시하려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거 사실이야…?)
(아, 루나가 다른 애들이랑 팀 맺어서 리베르 잡은 거…?)
…?
나는 순간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루나가 다른 애들이랑 팀을 맺었다고…?’
내가 그렇게 의아함을 품으며 루나를 바라봤지만, 루나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내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나는 그런 루나를 계속 응시하며 주변의 대화를 엿들었지만, 내 의문을 해소할 정도로 명확한 대화를 찾을 수는 없었다.
‘…도착하면 물어보자.’
이렇게 우르르 몰려가는 상황에서 물어봤자 딱히 제대로 대답해 줄 것 같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걷다 보니 점심시간을 넘기고 슈트라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소냐가 확성 마법으로 학생들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부속성 시험은 저녁 식사 이후, 라후의 탑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부속성 시험은 주속성 시험과 다르게 2~3시간이면 끝낼 수 있는 간단한 시험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이 소냐의 설명이었다.
<그때까지 편히 쉬세요.>
그렇게 소냐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학생들은 우르르 흩어지기 시작했고, 나는 자연스럽게 옆에 있던 루나에게 물으려고….
“루나, 잠깐 물어볼게….”
했었다.
하지만 내가 질문을 건네는 순간 다른 사람이 나를 불렀다.
“수호 학생, 잠시 할 이야기가 있는데, 시간 괜찮은가요?”
그 다른 사람은 바로 소냐였다.
나는 루나에게 하던 말을 멈추고, 잠시 입을 뻐끔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소냐 교수님.”
“고생하셨습니다, 소냐 교수님. 수호 씨, 이따 봐요.”
그리고 내 대답과 동시에 루나는 태연하게 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떠났다.
‘…이따 묻지 뭐.’
어차피 질문은 나중에 해도 답이 달라질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신경 쓰이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루나를 보낸 뒤 소냐를 따라갔다.
도착한 곳은 처음 방문하는 연구실이었다.
“들어오세요.”
“네.”
처음에는 여기가 어딘가 싶었지만, 소냐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통해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아, 조교수 승진해서 얻은 곳인가 보네.’
나는 그렇게 소냐의 승진을 몸소 느끼며 그녀의 연구실 내부로 들어섰다.
그렇게 소냐의 안내를 받아 같이 소파에 앉은 뒤, 그녀를 마주 봤다.
무슨 말을 하고 싶기에 여기까지 불렀나 싶어서 기다렸지만, 소냐는 한동안 말을 꺼내지 않고 차분한 눈으로 나를 응시할 뿐이었다.
그렇게 바라보던 소냐는 3분 정도 지나고 나서야 간신히 입을 열었다.
“아까 루나 학생이 리베르 한 마리를 잡아 왔어요.”
“제가 없는 사이에요…?”
“네. 그리고….”
소냐는 피식 웃으며 말꼬리를 흐리더니, 옅은 웃음과 함께 말을 이어 나갔다.
“수호 학생 몫으로 제출하더군요.”
“아….”
루나가 다른 학생과 팀을 맺은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나랑 숫자를 맞추기 위함이었다.
‘그 시간에 그냥 쉬지.’
아까는 졸린 탓에 대충 넘기려고 했는데, 내 행동이 오히려 루나를 고생시킨 것이었다.
‘어차피 필요도 없는데.’
나는 그렇게 한숨을 쉬며 루나에게 어떻게 사과해야 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그런 내 고민은 오래가지 못했다.
“수호 학생.”
“네.”
소냐는 교수의 모습이 아닌 평소 내 애교를 받아주던 여자의 얼굴로 질문을 건넸다.
“건강 문제나 집안 문제가 있다면 전부 털어놓으세요. 제가 해결해 드릴 테니까요.”
“네? 갑자기 무슨…?”
내가 루나에 대한 고민을 접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바라보자, 소냐는 애절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딴청 부리지 마세요. 수호 학생… 학교 떠나려는 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