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17)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16화(1117/1201)
“크흐으으윽! 클라우디아아아아!”
“흐으윽…. 그만 울어요….”
처량하게 울부짖는 학장과 그런 학장을 끌어안으며 흐느끼는 클라우디아.
애잔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는 내 심장에는 감동의 파도가 휩싸이듯 몰아치는 중이었다.
그래, 감동이다.
‘하아아… 살았다….’
성비서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동하며 눈물을 흘리는 중이었다.
학장과 클라우디아처럼 통곡하는 수준은 아니고, 찔끔 흘리는 수준이었지만….
나는 혹시라도 내가 학장의 반지를 끼고, 미쳐서 망상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과 함께 볼을 꼬집어 봤다.
‘아오, 아파!’
적당히 당겨도 됐는데, 멍청하게 있는 힘껏 당겨 버렸다.
그렇게 속으로 욕설을 내뱉는 순간….
[…왜 갑자기 볼살을 찢으십니까?]아르모니아의 의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르모니아가 저렇게까지 말하는 것을 보니, 내가 볼을 진짜 세게 당기긴 했나 보네.
‘나만의 기도 의식 같은 거였어.’
[피멍 드셨습니다.]‘…그 정도로 중요한 의식이라는 거지. 아씨… 아프네….’
나는 볼의 통증과 아르모니아의 목소리 덕분에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상황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아, 그게….’
나는 아르모니아에게 모든 상황을 설명해 줬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학장과 마주하고, 학장의 오해와 발작, 그리고 반지와 클라우디아의 육신까지….
다만, 학장과의 약속(죽여달라는 약속)은 말하지 않았다.
그 약속을 말했다가는 또 이상한 문제가 터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르모니아는 얌전히 내 설명을 끝까지 들었다.
그리고는….
[죄송합니다, 설마 그런 상황이 생길 줄은….]‘아니, 사과하지 마. 네가 사과할 일이 아니잖아.’
내가 제일 난감해하는 상황이 바로 아르모니아가 사과하는 상황이다.
애초에 나는 아르모니아에게 학장과의 약속도 말해주지 않았다.
모두 내 독단적인 결정으로 진행한 일이니, 그녀가 사과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르모니아가 사과하는 것도 이해는 갔다.
‘아르모니아, 그 말 어떻게 생각해?’
[….]예상치 못했던 학장의 돌변.
그 돌변의 원인은 바로 조디악이었다.
학장은 평생 조디악에게 한 가지 사실을 세뇌당하듯 주입 당했다.
<죽은 사람은 절대 살아날 수 없다.>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 있는 대부분 사람이 저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안다.
왜 조디악은 학장에게 그런 거짓말을 한 걸까?
조디악이 그런 거짓말만 하지 않았어도 학장이 나를 오해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클라우디아의 영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면, 학장은 진심으로 조디악에게 충성을 맹세했을 것이다.
하지만 조디악은 그의 죽음도 불허하는 것과 동시에 그에게 거짓말을 남발하며 그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조디악은 도대체 왜 학장한테 그런 짓을 한 거야?’
[….]나는 지금까지 조디악에게 어떠한 악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은인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소환한 건 아르모니아 당사자였지만, 내가 아르모니아와 계속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 것은 조디악이었다.
하지만 학장의 비통한 모습을 보며, 지금까지 그들에게 쌓아 왔던 신뢰와 호의가 순식간에 새까만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아르모니아는 내 적의가 담긴 목소리에 잠시 침묵하더니, 얕은 한숨과 함께 대답했다.
[저도 그들의 생각을 정확히 알고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된 이유는 어느 정도 알 것 같습니다. 그건 복귀하시면 설명하겠습니다.]‘…알았어.’
살짝 답답한 마무리였지만, 아르모니아의 말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르모니아가 저렇게까지 말한 것을 보면 직접 얼굴을 마주해야 할 정도로 무거운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르모니아와 대화를 마무리하자마자….
‘…어우, 살 떨려.’
아까 학장의 모습을 떠올리며 몸서리쳤다.
돌변한 학장의 모습은 내가 지금까지 느꼈던 모든 공포를 전부 응축해야 간신히 비빌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그런 공포로 응축된 존재조차….
“끄으으윽… 클라우디아… 가지 마…! 제발… 나를 떠나지 마…!”
“이제 가지 않을게요…. 절대 떠나지 않을 게요…! 흐으윽…!”
저렇게 망가질 수 있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었다.
클라우디아의 죽음은 어디까지나 시작에 불과했을 것이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도 없고, 죽은 자를 살릴 수도 없다는 말로 세뇌당했다.
학장의 입장에서 그들의 말은 사실상 진리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내가 클라우디아의 육신을 만들어 내니, 오해를 한 것이었다.
내가 자신의 이미 메말라 버린 의욕마저 쥐어 짜내기 위해 추억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나는 학장의 오해를 되새기며 반성했다.
‘…좀 더 좋은 방법이 있었을 텐데.’
좀 더 신중하고, 더 세밀한 방식으로 학장을 설득할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처음부터 클라우디아가 난입한 것이 더 나았을 수도 있다.
심지어 눈앞에 펼쳐진 결말조차도 좋은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학장이 클라우디아의 존재를 받아들이긴 했지만, 갑자기 그녀를 환상이라며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도 존재했다.
‘엉망이네. 정말….’
그렇게 엉망진창으로 마무리된 상황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한탄하자, 아르모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호 님, 다른 사람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아르모니아는 평소와 다르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제 눈에는 이보다 완벽한 마무리는 존재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마무리로 보입니다.]‘….’
희미하지만 아르모니아의 목소리에서 웃음소리가 묻어 있는 듯했다.
너무나도 희미했기 때문에 나로서는 진실을 알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진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고마워.’
나는 아르모니아의 대답 덕분에 환한 웃음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나와 아르모니아는 마치 바로 옆에 앉아 있듯 같이 학장과 클라우디아의 애절한 울음소리를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
즐거운 시간은 이제 끝이다.
“수호 씨… 왜 이제 나온 거예요?”
라후의 탑을 나오니, 루나가 살벌한 얼굴로 나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나는 그런 루나의 표정에 순간 움찔하며 뒷걸음질 쳤다.
‘어우… 깜작이야….’
학장도 그렇고, 루나도 그렇고… 평소와 다른 분위기 때문에 심장 박동이 엉망진창으로 뛰는 중이었다.
광기의 학장이 내 심박수를 200까지 올리며 심장을 터트리려고 했다면, 루나는 반대로 심박수를 20까지 떨어뜨리며 마비 증세를 불러오는 중이었다.
나는 심장의 비명을 버텨내며 억지로 미소를 띠었다.
“이해하기 힘들더라.”
거짓은 아니었다.
학장이 시험 자체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이해할 무언가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시험이 없음에도 내가 늦은 이유는 단순했다.
‘어휴… 설마 두 시간 넘게 울고불고할 줄이야….’
학장과 클라우디아의 통곡이 두 시간… 아니, 정확히는 2시간 26분 동안 쉬지 않고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만약 부속성 시험이 주속성 시험처럼 나흘간 치러지는 시험이었다면 두 사람은 나흘간 끌어안고 울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험 시간은 총 세 시간이었기에 나는 시험 끝나기 전에 두 사람을 진정시키고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학장은 내 말 따위는 이미 들리지 않는지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이 울 뿐이었다.
그나마 내 말을 알아들은 클라우디아가 학장에게 말을 건네서 조용히 떠나게 만들 수 있었다.
‘…제발 사고만 치지 말길….’
나는 그렇게 학장이 그저 저택에서 클라우디아와 오붓한 시간만 보내길 간절히 기도했다.
“…이해하기 어려웠다고요?”
하지만 나는 정면에서 뿜어지는 냉기에 정신을 번뜩 차렸다.
‘…내가 지금 그 인간들 걱정할 처지가 아니구나.’
루나는 어느새 내 코앞까지 다가와서는 냉기가 펄펄 끓는 눈동자로 나를 노려보는 중이었다.
“아까… 열심히 본다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열심히 봤어….”
“그런데 지금… 그것도 시험 시간 3시간이 되어서야 나오셨다고요?”
루나의 말을 듣고 나서야 부속성 시험의 점수 획득 방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봄학기처럼 빨리 끝내고 나올수록 점수가 높구나.’
그 이야기는….
“수호 씨가… 마지막이었어요.”
부속성 시험을 완전히 망쳤다는 이야기였다.
사실 시험 자체는 망하든 말든 상관없었다.
지금 당장 내게 중요한 건 시험 점수가 아니라, 학장을 살리는 거였으니까.
하지만….
“미안… 생각보다 많이 힘들더라.”
루나가 상심한 모습을 본 나는 심장에 죄책감이라는 총알이 박히는 것 같았다.
내가 그렇게 죄스러운 표정으로 힘없이 대답하자, 루나는 입술을 내밀며 투덜거렸다.
“평소에는 그렇게 똑똑하던 사람이….”
화가 풀린 것과 동시에 화를 냈던 자신의 모습이 민망해진 모양이었다.
루나는 한숨을 거하게 쉬더니, 힘없이 말을 이어 나갔다.
“이번 뇌속성 시험도 학장님이 내신 모양이네요. 그러길래 왜 뇌속성을 골라서….”
“하하… 학장님께서 이번에는 벼르고 시험 문제를 만드신 모양이야.”
“하아….”
루나는 마치 자신이 시험을 망친 듯이 한숨을 내쉬며 내 팔짱을 꼈다.
“이대로는 그냥 못 보내드리겠어요. 저랑 좀 대화 좀 나누고 들어가요.”
“어? 이제 성적 발표하잖아. 그거 보러 가야 하는 거 아냐?”
참고로 슈트라 학교는 시험을 끝내자마자 바로 성적표와 순위표를 공표한다.
그리고 최상위권 학생의 경우에는 학장이 직접 호명해 준다.
그런데 여기서 모순이 생겨 버린다.
지금 학장의 머릿속에는 학생들의 성적은커녕 교수들에 관한 생각도 전혀 들어있지 않을 것이다.
그저 머릿속에 클라우디아만 가득한 상황일 것이다.
나는 내가 말해놓고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루나를 바라봤다.
루나는 그런 내 생각을 모른 채 설명해 줬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 공표가 미뤄졌다는 공지가 올라왔어요.”
“아….”
그 사정이 뭔지 나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일단 순위 발표는 내일로 연기가 되었지만, 그것도 정확하지 않은 모양이에요.”
“흠… 이상하네….”
나는 모른척하며 루나에게 의아함이 가득 담긴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루나는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 내 팔짱을 강하게 끌어당기며 씩씩거렸다.
“오늘 편히 잘 생각은 접으세요! 혼 좀 나야 해!”
“아… 하하….”
나는 그렇게 루나의 팔짱에 이끌린 채 라후의 탑에서 점차 멀어졌다.
하지만 라후의 탑에서 멀어지는 것과 동시에 어둠 속에 실루엣이 내 눈동자에 비췄다.
비록 어둠에 뒤덮여서 정확한 정체를 알 수는 없었지만….
익숙한 체형과 익숙한 몸짓.
그 두가지로 누군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저 새끼 지금까지 루나 스토킹하고 있었나?’
내가 그렇게 정답을 맞히자마자, 실루엣은 정답을 공개하듯 어둠을 뚫고 나와서는 자신의 몸에 색을 덕지덕지 바르기 시작했다.
‘이야… 저 정도면 스토커가 아니라, 몽달귀신 아니냐?’
루이스의 모습은 그저 험악한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악귀 그 자체였다.
루이스는 루나와 팔짱을 낀 내 모습을 보며 흉신악살처럼 노려보는 중이었다.
다행히 루나는 나를 끌고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라 루이스의 역겨운 표정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루이스의 악귀 같던 표정에도….
‘…시험 잘 봤나 보네.’
비웃음이 담기기 시작했다.
루이스의 얼굴에는 나를 죽이고 싶다는 욕망과 나를 찍어 눌렀다는 희열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표정 보니까, 1등 했나 보네.’
[시호의 정찰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1등은 확정인 것 같습니다.]아르모니아가 확인 도장까지 찍어줬다.
즉, 이번 가을 학기 시험의 승자이자 아리엘의 소원을 쥔 사람은…
‘뭐… 노력했으니, 인정은 해줘야지.’
루이스였다.
나는 루나에게 끌려가면서도 루이스를 향해 억지로 미소를 지어줬다.
내 미소는 누가 보더라도 억지로 지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부자연스러웠다.
그리고 그런 부자연스러운 미소를 본 루이스는….
‘그래, 마음껏 웃어라.’
광인처럼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나를 이기고, 더 나아가서 아리엘까지 얻었다는 쾌락.
루이스는 자신의 더러운 욕망을 얼굴에 대놓고 드러내며 역겨운 미소를 짓는 중이었다.
‘기분 드럽네.’
참고로 시험에서 패배하고, 내기에서 진 것 때문에 기분이 더러운 게 아니었다.
그저 루이스의 역겨운 표정을 봤다는 사실 때문에 기분이 더러운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눈을 씻어내고 싶을 정도로 역겨운 루이스의 얼굴을 떠올리며 한편으로 미소를 지었다.
‘자, 과연 루이스는 아리엘에게 무슨 소원을 빌 것인가, 그리고….’
나는 조용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실실 웃었다.
‘아리엘은 내게 무슨 소원을 빌려나…?’
나는 그렇게 내게 선택권이 존재하지 않는 두 가지의 소원을 기대하며 루나에게 새벽까지 잔소리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