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18)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17화(1118/1201)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비몽사몽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기숙사 방이었다.
하지만….
‘허전하네.’
최근 몇 주간 부산스러웠던 기숙사 방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혼자 아침을 맞이하는 게 영 어색하게 느껴졌다.
어제까지 같이 지내던 클라우디아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같이 침대에 눕거나 남녀 간의 정을 나눈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인사나 수다 정도는 떠는 편이었다.
고작 한 명의 목소리와 온기가 사라졌을 뿐인데….
‘아, 일어나기 싫다.’
허전함이 솔솔 밀려오는 중이었다.
그런 허전함이 내 졸음을 자극했고, 다시 눈을 감고 잠에 들려는 순간이었다.
<전교생, 강당으로 집합하세요!>
기숙사 내부에 퍼진 확성 마법에 눈꺼풀이 강제로 들어 올려졌다.
“…일어나자.”
그렇게 허전함과 졸음을 동시에 견뎌내며 간신히 정복을 갈아입었다.
정복을 갈아입자마자 대강당으로 향했다.
대강당으로 향한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으으… 아침부터 소집이라니….)
(그러게, 토요일에다가 이제 겨울 학기 돌입했는데….)
슈트라의 전교생.
슈트라의 전교생에게 대강당으로 집합하라는 공문이 떨어졌기에 나를 포함한 모든 학생이 대강당으로 향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의문을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어제 성적 발표 없이 넘어갔잖아.)
(아, 맞네. 그리고 수석 발표식도 안 했지?)
시험 종료와 동시에 진행하는 수석 발표식.
그리고 그 발표식은 언제나 학장이 직접 진행하는 행사였다.
하지만 어제 학장은 그 행사를 진행할 여력은커녕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걱정과 동시에 아르모니아에게 물었다.
‘학장 상태는…?’
나는 어제 기숙사에 돌아오자마자 시호에게 학장의 감시를 부탁했다.
만약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아르모니아를 통해 알 수 있게 조치도 해놨다.
그리고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다는 이야기는….
[다행히 정신은 차린 모양입니다. 하지만 평상시 모습으로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휴우… 다행이네.’
다행히 내가 걱정하면 변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면… 지금 수석 발표식도 학장이 하려는 건가?’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평상시의 모습과 다르다면 학생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말리고 싶었다.
[아닙니다. 학장은 모든 권한을 교수들에게 일임하고, 현재 클라우디아와 같이 있습니다.]‘좋아. 시호한테는 그대로 계속 감시해달라고 전해줘.’
[알겠습니다.]일단 큰 위기는 지나갔다.
그렇게 모든 상황을 전해 들은 나는 평온한 마음으로 대강당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루나도 만날 수 있었다.
루나는 부산스러운 내 머리카락을 다듬어 주며 또다시 잔소리를 시작했다.
루나의 입장에서는 잔소리였지만, 내 입장에서는 잠을 깨우는 즐거운 기상 알람과도 같았다.
그렇게 대강당에 도착한 나와 루나는 수석 발표식을 직관했다.
수석 발표식을 진행한 건 학장이 아닌 수석 교수인 마그타 교수였다.
<학장님께서는 다른 용무가 있으셔서 제가 진행을….>
학생들은 수석 발표식을 학장이 주관하지 않는다는 말에 술렁였지만, 그 누구도 불만을 토해내지 않았다.
그렇게 수석 발표식은 마그타 교수가 주관하며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과는 내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이번 1학년 1등은… 루이스 브란트루프 학생입니다.>
루이스가 실기와 필기 모두 1등을 석권하며 통합 1등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루이스는 소리만 줄인 채 환호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단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단상으로 향하는 길에 내게 비웃는 얼굴도 잊지 않고 보여줬다.
루나는 그런 루이스의 얼굴을 보며 내게 사과했다.
“제가 대신 사과할게요.”
“응? 네가 왜 사과해. 괜찮아.”
루나는 친구인 루이스를 축하하는 게 아닌 연신 내게 위로의 말을 하며 나만 신경 쓰는 중이었다.
그렇게 1학년 수석 발표 이후, 2학년 수석 발표가 진행되었다.
예전이었다면 2학년 순위 발표 따위는 관심 없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많은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단상에 올라가는 인물들이 전부 나와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기 1등은… 하넬로네! 필기 1등은… 밀레나!>
역시나 두 사람의 이름이 나왔다.
그렇게 치열한 접전을 펼친 결과는….
<이번 2학년 통합 1위는… 하넬로네, 밀레나! 두 사람입니다!>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공동 1등을 거머쥐게 되었다.
‘이야… 아리엘의 소원이 대단하긴 대단하네.’
결과적으로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동시에 아리엘과의 내기를 이긴 셈이었다.
그렇게 나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명에게 패배한 아리엘.
그런 아리엘은….
<이번 3학년 가을학기 시험, 실기 1등… 아리엘! 필기 1등… 아리엘! 3학년 통합 1등은 아리엘 학생입니다!>
유일하게 내게 소원을 따내며 3학년 통합 1등 자리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발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번 수석 졸업생은… 아리엘입니다!>
이미 정해졌던 수석 졸업생을 발표한 것이었다.
아리엘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마그타 교수와 단상 위에 있던 다른 교수들에게 축하 인사를 받았다.
모든 학생도 이미 예상한 듯 단상 위에 올라선 아리엘을 축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무수히 많은 축하를 받던 아리엘은….
‘축하합니다, 선배.’
나와 눈을 마주치고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줬다.
그렇게 아리엘의 환한 미소를 보며 수석 발표식이 마무리되었다.
..
..
수석 발표식이 끝나고 모든 학생의 순위가 공표되었다.
루나는 2등이었고, 그리고 나도 2등이었다.
원래라면 부속성 시험을 망친 내가 루나와 같이 2등을 하는 건 어림도 없는 이야기였지만….
‘왜 2등이지?’
[학장은 아침에 교수들이 찾아왔을 때, 직접 대면하지 않고 수호 님의 성적과 찾아오지 말라는 쪽지만 건네줬습니다.]아직 교수들과 대면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긴 한 모양이었다.
‘다행이네.’
그렇게 나와 루나는 공동 2등을 거머쥐었다.
루나는 공동 2등임에도 내가 2등을 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렇게 모든 학생 순위가 발표된 뒤에 공식적으로 겨울 학기에 돌입했다.
나는 루나와 같이 점심을 먹고, 바로 학생회실로 향했다.
“아! 수호 왔구나.”
“어서 와.”
학생회실에 들어가자마자 반겨준 것은 하넬로네와 밀레나였다.
그리고 두 사람과 다른 방식으로 내게 인사 하는 두 사람.
한 명은 에드가 호위츠.
“흥….”
그는 내게 콧방귀로 인사를 건네며 고개를 팽 돌렸다.
나라는 존재가 싫어서라기보다는 그저 아까 수석 발표식 때문에 기분이 언짢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한 명은….
“2등 했지? 수고 많았다~”
루이스였다.
녀석은 내게 비웃음이 가득 담긴 표정과 목소리로 반겨주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런 네 명을 이 자리에 불러낸 아리엘은….
“아리엘 선배는요?”
“교수님들에게 불려 갔어.”
아쉽게도 이 자리에 없었다.
나는 일단 에드가 호위츠와 루이스의 인사를 무시하듯 넘기며 하넬로네와 밀레나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공동 1등 축하드려요. 한 분만 1등 했으면 어떻게 축하해야 할지 걱정이었는데… 역시 대단하시네요.”
“후후, 고마워~ 그래도 실기는 내가 1등 했어.”
“수호야, 고마워. 그런데 필기는 내가 1등 했어.”
“….”
“….”
두 사람은 내 축하 인사에 웃다가 갑자기 서늘한 눈으로 서로 노려보기 시작했다.
‘…일단 얌전히 있자.’
두 사람의 싸움은 유치하기 그지없었지만, 아쉽게도 내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나중에 침대 위에서 화해시켜야겠네.’
[….]‘세계 정복보다 힘들다는 두 여자의 화해! 이 성수호가 해내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아르모니아에게 공약을 남발하며 하넬로네와 밀레나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런데 정식 졸업식은 정확히 언제 하나요?”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내 질문에 정신을 차리고는 동시에 대답했다.
“겨울 학기 끝나기 전에 해.”
“봄학기 시작하기 전에 해.”
“….”
“….”
그리고 다시 서로 노려보기 시작했다.
‘…진짜 뭐 하나 맞는 게 없네.’
일단 궁금증이 풀렸다.
겨울 학기는 방학이고, 사실상 수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3학년생들이 정식으로 학생의 신분을 벗는 행사는 졸업식이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학생의 신분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졸업식 전까지는 아리엘과 에드가 호위츠도 엄연히 학생회 소속이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렇게 궁금증을 풀어내자, 때마침 학생회실 문이 열렸다.
“불러놓고 기다리게 해서 미안.”
진이 빠진 표정의 아리엘이 등장했다.
한창 차갑게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선배! 축하드려요!!”
“회장, 정말 축하해요!”
아리엘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화사한 꽃밭으로 변해버렸다.
“고마워, 그리고… 둘 다, 1등 한 거 축하해. 진심으로.”
아리엘은 두 사람의 축하 인사를 받고, 그 고마움에 진심을 담아서 두 사람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나도 하넬로네와 밀레나의 옆에서 아리엘을 축하해 줬다.
“축하해요, 선배. 진심으로.”
“…고마워.”
아리엘은 뭔가 더 말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내 어깨만 툭툭 두드려 줬다.
그 뒤에 루이스가 아리엘에게 축사 인사를 건넸고….
“회장, 정말 축하드립니다.”
“하하… 고마워….”
어색한 웃음으로 화답하는 아리엘.
저 멀리 혼자 축 늘어져 있던 에드가 호위츠도 아리엘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축하한다.”
“….”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에드가 호위츠의 목소리에만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았다.
너무 대놓고 건성으로 축하 인사를 건넨 에드가 호위츠.
하지만 아리엘은 그런 에드가 호위츠의 축하 인사조차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축하해 줘서 정말 고마워.”
“….”
하지만 아리엘의 진심에도 불구하고 에드가 호위츠는 표정을 풀지 못했다.
‘뭐, 이해 못 할 것도 아니지만.’
에드가 호위츠의 태도는 분명 무례했지만, 아리엘을 포함해서 여기 있는 그 누구도 그의 태도를 지적하지 않았다.
아니, 모두가 그의 태도를 이해할 것이다.
심지어 삼각관계였던 하넬로네와 밀레나도 그를 동정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중이었다.
‘저 모습이 미래의 자기 모습처럼 보일 테니까 말이지.’
그렇게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아리엘은 난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 시험 끝나고 쉬고 있었을 텐데… 불러내서 미안해.”
“아니에요. 선배가 부르면 당연히 와야죠.”
“그런데 무슨 일이세요? 설마 벌써 인수인계하시려고요?”
“아냐. 인수인계는 나중에 차차 진행할 예정이고, 내가 모두를 부른 이유는….”
아리엘은 말꼬리를 흐리며 자신의 책상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차분하게 앉아서는 평소처럼 학생회장의 위험을 드러내며 묵직한 목소리를 냈다.
“송별회 때문이야.”
마치 중요한 안건을 거론하는 듯이 말한 아리엘.
‘뭐지? 원래 하던 건가?’
학생회에 있으면서 따로 송별회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송별회… 말인가요?”
“송별회… 갑자기…?”
하넬로네와 밀레나… 심지어 루이스와 에드가 호위츠마저 나처럼 아리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 사람의 반응을 보니, 아리엘이 꺼낸 송별회는 학생회에서 진행하는 연례행사는 아닌 모양이었다.
아리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우리가 이렇게 학생회 멤버가 된 것도 인연이니 졸업하기 전에 같이 추억을 만들었으면 해서 말이야.”
“아하….”
“그런 거라면 좋죠. 마침 모였으니 여기서 진행할까요?”
학생회 송별회로 학생회실은 딱 이었다.
학생회실의 주인은 학생회 멤버들이고, 학생회가 마음대로 쓴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리엘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내가 말하는 송별회는… 그저 대화 몇 마디 주고받자는 의미가 아니었어.”
“네? 그러면…?”
내 질문에 아리엘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뭔가 하려는 모양인데?’
그리고 내 예상대로 아리엘은 다른 사람들이 놀랄만한 말을 꺼냈다.
“여행… 다 같이 일주일 동안 슈트라 도시를 여행해 보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