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1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18화(1119/1201)
“여행… 다 같이 일주일 동안 슈트라 도시를 여행해 보지 않을래?”
“….”
아리엘의 말에 다들 나와 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학생회 멤버들 전원이 그녀의 말에 반박하거나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전원은 아니었다.
“흠….”
유일하게 에드가 호위츠만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런 에드가 호위츠조차 얼굴과 목울림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을 뿐, 입 밖으로는 어떠한 불평불만도 내뱉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의 불편한 기색이 아리엘에게 들킬 것 같아서 고개를 돌려서 시선을 피하기까지 했다.
나는 어리둥절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에드가 호위츠의 모습에 속으로 폭소를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벌써 예의 차리기 시작한 건가?’
비록 아리엘이 아직 학생 신분이긴 하지만, 사실상 교수 신분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에드가 호위츠의 본능은 아리엘을 향해 분노를 쏟아내고 있지만, 이성은 아리엘에게 복종하라며 타박하는 중일 것이다.
그렇게 이성에게 혼나며 고개를 돌린 에드가 호위츠.
그의 모습에 정신을 차린 멤버들이 횡설수설 대답하기 시작했다.
“저, 저는 좋아요!”
“저, 저도요!”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황급히 손을 들고 찬성 의사를 드러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년에 교수로 맞이해야 할 선배가 내민 안건이다.
에드가 호위츠는 몰라도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거절하고 싶어도 거절할 처지가 아니었다.
에드가 호위츠의 태도, 그리고 하넬로네와 밀레나의 찬성 의견만으로 아리엘의 안건은 사실상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나와 루이스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좋아요, 선배.”
“저도 좋습니다, 회장.”
하지만 아리엘은 평소처럼 자신의 안건이고, 모두가 찬성했다고 해서 마음대로 결정하지는 않았다.
“일단 계획은 이틀 후,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인데… 혹시 급한 일로 고향에 내려가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꼭 말해줘.”
“응?”
아리엘의 말을 듣던 에드가 호위츠가 일순간 움찔했다.
아리엘의 말에는 마치 집안일 때문에 라면 빠져도 된다는 뉘앙스가 섞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에드가 호위츠의 희망은 아리엘의 이어진 말에 산산조각 나 버렸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시간을 조율해서 겨울 학기 끝나기 전에라도 진행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해 볼게.”
“아….”
아리엘은 부드러운 말로 대화를 이끌어 갔지만, 여행 자체를 어떻게든 성사시키기 위해 빠져나갈 구멍을 막아 버렸다.
나는 그런 에드가 호위츠의 모습에 또 한 번 속으로 웃었다.
‘거짓말이라고 하려고 했나?’
나는 이미 침몽을 통해, 에드가 호위츠의 집안 사정을 꿰는 중이었다.
가문에서 그가 방문하길 기다리는 중이긴 하지만, 급하게 돌아갈 이유까지는 없었다.
그가 빠져나갈 방법은 거짓말밖에 없지만….
‘교수님에게 거짓말했다가 걸리면 어쩌려고….’
에드가 호위츠도 거짓말을 머릿속에 담을 뿐,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더, 그에게 빠져나갈 구멍이 존재했었다.
“뭐, 여행은 좋아. 그런데… 슈트라 도시를 여행하자는 거면 금전적으로 힘든 사람도 분명 존재할 거야.”
에드가 호위츠는 그렇게 말하며 멤버들에게 눈치를 줬다.
마치 동의하라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학생회 멤버들 중, 그의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를 싫어하고, 아리엘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여행 경비는 전부 내가 낼 거니까.”
여행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한 아리엘.
아리엘의 말에 에드가 호위츠는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더 이상
에드가 호위츠는 불만을 숨기기 위해 고개를 돌린 채 한마디 내뱉었다.
“좋아… 나는 가겠어.”
“다들 비용은 걱정하지 마. 아까 말한 것처럼 고향에 돌아가야 할 급한 볼일 있는 사람 있어?”
“저, 전 없어요. 하하하….”
“저, 저는 언제나 학교에 남아서….”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쩔쩔매며 재차 찬성 의사를 내비쳤고, 루이스는….
“저는 이번에….”
나를 향해 매섭게 노려보며 마저 대답했다.
“사정이 있어서 귀국하지 않고 학교에 남기로 했습니다.”
녀석이 나를 노려보는 이유는 대충 짐작이 됐다.
‘덕분에 방학 즐겁게 보냈다.’
루이스는 가문에 나를 초대했다가 가문이 풍비박산 나 버렸다.
아버지는 외진 곳으로 쫓겨났고, 어머니와 누이는 내 다리 사이에 푹 빠져 버렸다.
동시에 나와 루나의 관계도 알게 됐고, 복귀 도중에 창녀에게 동정을 바치기까지 했다.
초대받은 나는 성스러운 축복을 받았지만, 정작 초대한 루이스는 펄펄 끓는 저주에 빠져버렸다.
루이스는 그렇게 펄펄 끓는 저주탕의 기억을 되새기며 나를 노려보는 중이었다.
하지만 웃기게도 아리엘은 루이스의 대답만 듣고는 그의 표정에서 시선을 떼어버려서 그의 표정을 보지 못하는 중이었다.
“그래, 그러면 남은 한 명은….”
현재 아리엘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수호야, 너는 어때? 혹시 참여하기 힘든 사정이 있으면 부담 갖지 말고 말해.”
나였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빠져나갈 구멍을 막는 느낌으로 밀어붙였지만, 내게는 빠져나갈 구멍을 제공하는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아리엘의 눈치가 담긴 부탁에….
“바쁜 일은 없어요. 오히려 빨리 가고 싶어서 기대되는데요?”
환영하는 표정으로 찬성했다.
내 대답을 들은 아리엘은,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학생회장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들 찬성해 줘서 고마워. 그러면 기본적인 일정부터 말해줄게.”
아리엘은 평소 회장의 모습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
..
월요일 아침, 교내를 지나치며 주변을 둘러봤다.
원래라면 등교하는 학생들로 잔뜩 어순서 해야 할 시간이었지만….
‘조용하네.’
학생들은커녕 자주 돌아다니던 경비원과 미화원의 모습도 잘 보이지 않았다.
방학이 시작됨과 동시에 마라톤 선수의 심장처럼 박동하던 슈트라 학교는 마치 죽은 사람의 심장처럼 차가움으로 가득했다.
사실 그저 분위기만 싸늘한 것이 아니었다.
‘춥긴 춥네.’
겨울에 걸맞게 체감 온도 자체가 급격히 낮아진 것이었다.
하지만 체감 온도가 낮아진 것치고는 엄청난 추위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유는, 내가 지금 정복을 입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딱 맞게 제작된 정복을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갈 때 기념으로 가지고 가도 되겠지.’
내가 아는 한 슈트라의 기념품으로 정복만 한 건 존재하지 않았다.
추울 때, 따뜻하게 해주고.
더울 때, 시원하게 해주고.
거기다 각종 손상에 저항성을 띠고 있어서 마법을 직격으로 맞지 않는 한 망가지는 경우도 드물다.
다른 세계에 가더라도 분위기만 맞는다면 계속 입고 싶을 정도로 뛰어난 옷이었다.
‘가지고 가서 한나 씨한테 개조해달라고 해야지.’
그렇게 정복을 매만지며 교내를 걷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내가 도착한 곳은 정문.
그리고 정문에는 이미 자리 잡은 사람도 있었다.
“…너냐.”
정복을 입은 채 정문 기둥에 기대고 있는 에드가 호위츠.
녀석은 나를 보더니 심드렁한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
‘하아… 하필 쟤냐.’
제일 마주하고 싶지 않은 녀석만 혼자 정문에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나는 기분 나쁜 감정을 최대한 숨기며 에드가 호위츠에게 물었다.
“다른 분들은 아직인가요?”
“그럼, 아직이지. 꼭 그걸 물어봐야지 아냐?”
그저 질문했을 뿐인데, 대놓고 시비를 거는 에드가 호위츠.
그리고 시비는 한 마디로 끝나지 않았다.
“야, 그리고 선배를 봤으면 일단 인사부터 하는 게 상식 아니냐?”
“….”
지금까지 단둘이 대화를 나눌 일이 없어서 지금까지 녀석에게 큰 악감정을 가지진 않았었다.
“대답 안 하냐? 하아… 그 새끼도 그렇고, 이 새끼도 그렇고… 요즘 1학년들은 다 이 모양이냐….”
“….”
애초에 존재감이 희박해서 관심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녀석이었다.
“나 때는 말이야, 선배를 보면 일단 허리부터 숙이고….”
하지만 이 순간부로 에드가 호위츠에게 향하는 내 관심은….
‘…넌 뒤졌다.’
루이스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나는 에드가 호위츠의 잔소리를 흘려들으며 아르모니아에게 물었다.
‘아르모니아, 아리엘 쪽은 해결됐어?’
[깔끔하게 해결했습니다.]아르모니아가 저렇게 호언장담하듯 대답한 것을 보면 완벽하게 해결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런 아르모니아에게 다음 명령을 전달했다.
‘아르모니아, 바로 복귀시키지 말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라고 전해줘.’
[설마….]나는 인상을 팍 구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 지금 당장 이 새끼 고향으로 가라고 전해줘.’
[알겠습니다.]에드가 호위츠….
“이 새끼… 누가 선배 앞에서 표정 그렇게 하래? 하아… 졸업하면 볼 일 없을 거니까, 막 나가는 거냐?”
“선배께서는 학교에 안 남으실 건가요?”
지금 당장은 고향이라는 도피처가 있기에 목소리에 힘을 담아내고 있지만….
“씨발, 내가 왜 여기에 남아?”
“아직 조교 모집 중이잖아요. 차석 졸업이면 바로 채용되실 텐데요?”
“너 이 새끼… 나 약 올리는 거지? 내가 교수의 노예짓이나 할 사람으로 보여?”
과연 에드가 호위츠는 유일한 도피처마저 사라지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나는 에드가 호위츠가 말하는 교수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그리고 그가 피하고 싶은 최악의 상황까지 동시에 알 수 있었다.
‘기다려라.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아리엘의 노예… 내가 꼭 하게 만들어 줄게.’
나는 그렇게 속으로 웃으며 에드가 호위츠의 짜증을 받아냈다.
다행히 에드가 호위츠의 짜증은 누군가의 등장 덕분에 몇 마디로 끝낼 수 있었다.
“미안, 늦었지?”
“큽….”
아리엘의 등장 덕분에 에드가 호위츠의 나불거리던 입술이 순식간에 재봉질 되었다.
에드가 호위츠가 아무리 나를 싫어해도 아리엘에게 향하는 두려움에 비하면 하잘것없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나는 그런 아리엘에게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늦긴요. 아직 다들 오지도 않았는데요.”
“하하… 그래도 민망하네. 먼저 말을 꺼냈으니 당연히 제일 먼저 와서 기다렸어야 했는데….”
아리엘은 에드가 호위츠를 무시하며 나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평소의 아리엘이었다면 일단 동급생인 에드가 호위츠에게 최소한의 인사는 건넸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가 이런 무례한 행동을 보이는 건….
‘이야… 귀찮긴 귀찮았나 보네.’
이제와서 어색한 관계를 굳이 고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듯 보였다.
그리고 동시에….
‘아리엘도 많이 변했네.’
아리엘의 기본적인 성격이 변했기 때문이었다.
예전의 아리엘은 불편한 분위기를 자신의 감정을 소모해서라도 교정하는 올곧은 여자였다.
하지만 현재 아리엘은 그런 감정 소모를 함부로 남발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필요한 곳에서도 아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아리엘이 왜 그렇게 변했는지도 알 것 같았다.
‘이제 알았나 보네. 감정이 무한한 게 아니라는 걸.’
의외로 많은 사람이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감정이 무한할 것이라는 착각이다.
감정도 체력이나 마나처럼 한계치가 존재하고, 소모량도 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한다.
엄한 곳에 감정을 소모하면 정작 중요한 곳에 쓸 감정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가 존재한다.
그리고 아리엘은….
“아, 수호야. 아침 못 먹었지? 이거 먹을래? 오는 길에 혹시 몰라서 챙겨온 건데….”
그 사실을 머리로 이해한 건지 본능으로 이해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연스럽게 내게 감정을 쏟아붓는 중이었다.
나는 그런 아리엘의 감정이 담긴 샌드위치를 받아서 들며 대답했다.
“마침 배고팠는데. 고마워요, 선배.”
“하하… 아침부터 불러낸 내가 미안하지.”
“그런 말씀 마세요. 저는 어제부터 기대돼서 잠도 잘 못 잤어요.”
“저, 정말? 혹시 불편해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하하….”
나는 아리엘과 같이 샌드위치를 먹으며 버려진 에드가 호위츠의 모습을 힐끗 바라봤다.
녀석은….
‘이야… 표정 죽이네.’
하넬로네와 붙어 있던 루이스를 볼 때보다 더 분노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는 중이었다.
에드가 호위츠.
한때 밀레나와 썸을 타고, 지금은 하넬로네에게 집착하는 녀석이지만….
‘하긴… 아리엘을 잊는 게 쉽지는 않겠지.’
과거에는 아리엘을 흠모하던 한 남자 중 한 명이었다.
에드가 호위츠는 아리엘에게 첫눈에 반하며 그녀를 좋아했었다.
1년 정도는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한 모양이었지만, 아쉽게도 아리엘의 마음속에 남자로서 자리 잡진 못했다.
재능과 노력이 부족한 것도 이유였지만, 제일 큰 이유는….
‘성격부터가 글러 먹었지.’
애초에 아리엘이 에드가 호위츠의 싸가지 없는 성격을 싫어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싸가지 없는 성격답게 1년 만에 아리엘에게 향하던 애정은 순식간에 증오심으로 변질되었다.
하지만 증오심으로 변질되었다고 해도 태생이 애정이라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왜 저런 새끼한테….”
에드가 호위츠는, 자신에게 한 톨의 애정도 건네주지 않았던 아리엘이 내게 가슴을 활짝 열어 애정을 보여주는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는 듯 보였다.
나는 의아함으로 뒤덮인 얼굴과 질투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 에드가 호위츠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내가 바쁜 몸이라 너 하나만 작업 치는 건 시간이 아깝지만….’
그렇게 에드가 호위츠의 시선을 피해서 고개를 돌리자….
‘루이스랑 세트로 묶어서 챙겨줄 테니까, 루이스한테 고맙다고 해라.’
재수 없는 표정으로 다가오는 루이스의 모습이 눈동자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