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20)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19화(1120/1201)
에드가 호위츠 때문에 가뜩이나 우중충했던 분위기에 루이스가 폭우를 잔뜩 머금은 검은 구름을 이끌고 도착했다.
루이스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한층 더 암울해질 뻔했지만….
“선배~”
“회장~”
하넬로네와 밀레나의 등장 덕분에 폭우가 쏟아지는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멤버들이 전원 모이자, 아리엘은 환한 표정을 지으며 선두에 섰다.
“다 모였네, 그럼 가자.”
평소에는 차분한 모습으로 멤버들을 이끌던 아리엘.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조급한 모습으로 우리를 끌어당기듯 이끌었다.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그런 아리엘을 보며 걱정했다.
“선배, 일정 빡빡하게 잡으신 건 아니죠?”
“여행에 빈틈이 없는 건 좋지만, 일정이 너무 빼곡하면 관리하기 힘드실 거예요.”
아리엘은 이번 여행의 테마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긴 했지만, 정확한 일정은 알려주지 않았다.
모든 고생은 자신이 할 테니, 멤버들은 그저 여행에 몰두하며 즐겼으면 하는 바람 때문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아리엘이 조급한 이유는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걱정하는 것과는 살짝 결이 달랐다.
“시간은 금이라는 말도 있잖아. 기껏 너희들이 금 같은 시간을 내줬는데, 작은 시간도 허투루 쓸 수는 없지. 그리고….”
아리엘은 6인용 마차에 올라타며 말을 매듭지었다.
“나도 내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아. 내가 이날을 얼마나 기대했는데.”
“하하….”
아리엘은 그저 일정을 맞추기 위해 조급하게 나선 것이 아니었다.
이 여행을 기획할 정도로 기대했고, 여행을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흥분한 것이었다.
‘진짜 기대했구나.’
나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그제야 아리엘이 진심으로 여행을 기획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멤버들은 아리엘의 조급함에 맞춰서 재빠르게 마차에 탑승했고, 마차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슈트라 도시에 도착했다.
아리엘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이번에도 재빠르게 앞장섰다.
“자, 내가 예약한 숙소가 있으니까 일단 숙소에 가서 짐부터 놓자.”
사실 짐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일단 여행 장소 자체가 슈트라 도시 한정이었고, 복장도 정복만 입고 돌아다닐 예정이었다.
그 덕분에 우리가 챙길 거라고는 갈아입을 속옷과 세척용품이 전부였다.
하지만 작은 짐이라고 해도 짐은 짐이었기에, 일단 이번 여행의 메인인 숙소부터 들러서 짐부터 놓기로 한 것이었다.
그렇게 아리엘을 따라 숙소로 향하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우리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단순했다.
‘정복이 대단하긴 대단하구나….’
슈트라 학생 여섯 명이 정복을 입은 채 돌아다니는 광경은 슈트라 도시 주민조차 흔히 볼 수 없는 희소한 장면이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아리엘이 별빛 드레스를 입고 돌아다닐 때조차 이 정도 시선을 받지는 못했다.
그만큼 슈트라 학교의 학생이라는 신분이 가지는 가치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아리엘이 예비 교수라는 걸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런 학생들조차 한낱 평범한 인간 취급하는 교수들의 위엄이 얼마나 대단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무수한 시선을 받으며 도착한 장소는….
“으어… 선배! 설마 예약하신 곳이….”
“이… 이곳은 아니시죠?”
고층으로 이루어진 호텔.
그것도 이번 부속성 실기 시험을 치렀던 라후의 탑과 거의 비슷한 높이의 호텔이었다.
‘이야… 매번 멀리서 뭐 하는 건물인가 싶었는데… 호텔이었구나.’
높이만 따지자면 위그드라실 3층에 있던 호텔과 맞먹는 수준의 높이였다.
다만 위그드라실의 호텔이 최신식이라면, 이곳 호텔은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가득 담겨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었다.
“응, 여기야. 들어가자.”
“아… 네! 드, 들어갈게요!”
“와… 내가 여길 들어가 보내….”
놀란 건 하넬로네와 밀레나뿐만이 아니었다.
“…높네.”
“허어….”
루이스와 에드가 호위츠도 상기된 얼굴로 호텔에 들어섰다.
이틀 전만 하더라도 다들 크게 기대하지 않아 했던 여행.
하지만 아리엘의 흥분한 모습과 화려한 호텔의 모습을 보자 서서히 감정이 고조되는 듯 보였다.
나는 흥분한 멤버들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이런 곳에서 일주일간 지내면 재미없는 여행도 재미있게 느껴질 수밖에 없겠지.’
이제 여행만 재미있으면 이번 일주일이 평생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나는 그 부분을 기대하며 호텔 안으로 들어섰다.
호텔에 들어서자, 로비에 있던 사람들이 입을 다물고 우리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정복이 좋긴 한데… 이럴 때는 귀찮네.’
하지만 아리엘은 그런 시선들을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프론트 데스크로 직행해서 용무를 건넸다.
“예약하고 왔어요. 아리엘… 카르스텐이요.”
작은 목소리로 가문 명을 읊는 아리엘.
다행히 멤버들은 호텔 내부를 구경하느라 아리엘의 가문 명을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아리엘이 이름을 말하자….
“저희 보필로 호텔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딱 봐도 직급이 높아 보이는 자가 튀어나와서는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보이는 것처럼 그는 직급도 높았다.
“저는 보필로 호텔의 매니저입니다. 제가 예약하신 룸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호텔 지배인의 안내를 받으며 내부로 들어섰다.
지배인은 점잖은 외형과 다르게 우리를 안내하는 내내 호들갑을 떨며 쉴 새 없이 말을 내뱉었다.
“저희 호텔에 이렇게 슈트라 학생분들께서 방문해 주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예약하실 때, 학생 신분임을 알려주셨다면 미리 준비를….”
그저 우리가 슈트라 학생이기에 호들갑 떠는 모습이 아니었다.
“신분만 밝혀주신다면 저희가 최상의 서비스를 드릴 자신이 있는데… 언제나 몰래 방문하셔서….”
슈트라 학교를 향해 품고 있던 선망과 동경의 감정을 자랑하듯이 드러내는 중이었다.
그런 지배인의 호들갑을 듣던 하넬로네가 뭔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듯이 번뜩이는 눈동자로 아리엘에게 한마디를 흘렸다.
“이야… 선배는 저분 눈도장 찍혔으니, 이제부터 평생 서비스 받으실 수 있겠네요.”
“아, 예약하신 분께서는 졸업 후에도 슈트라에서 지내실 예정입니까?”
“그야, 당연히 여기서 지내셔야겠죠. 아무리 교수라고 해도 고향에서 출퇴근은 힘드실 테니까요.”
“교, 교… 교, 교수…!?”
어버버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지배인은….
“죄, 죄송합니다! 정복을 입고 계셔서 신분 파악을 미처….”
아리엘에게 허리가 접힐 듯이 숙이며 사과하기 시작했다.
“아, 아니요. 저는 학생입니다. 이 친구가 장난을 치느라….”
“에이, 지금 학생이라고 해도 이미 임용도 정해졌잖아요. 그러면 엄연히 교수님이시죠~”
“허….”
지배인은 한동안 멍한 눈으로 아리엘을 보더니….
“이, 일단…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계단을 오르고, 오르더니….
“예약하신 룸이십니다.”
“…네?”
우리를 호텔 최상층에 있는 펜트하우스로 안내해 버렸다.
..
..
우리가 배정받은 룸은 초호화 펜트하우스.
그것도 이 호텔에 딱 두 개만 존재하는 펜트하우스를 전부 배정받았다.
한 곳은 남자, 한 곳은 여자가 지낼 수 있도록 말이다.
참고로 아리엘이 예약한 룸도 남자, 여자가 따로 지낼 수 있게 계획한 두 개의 룸이었다.
하지만 아리엘이 예약한 룸은 당연하게도 이 펜트하우스가 아니었다.
“얏호! 성공이다!”
나는 펜트하우스 내부에서 탄성을 내지르는 하넬로네를 보며 감탄했다.
‘이야… 눈치도 좋고, 수완도 좋고… 저건 진짜 재능이다.’
내가 감탄하는 사이에 아리엘은 한숨을 연거푸 내쉬며 중얼거렸다.
“하아… 지금이라도 방을 바꿔 달라고 해야 할 거 같은데….”
“에이, 선배! 거짓말한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무료라고 했잖아요! 지금 와서 바꿔 달라고 말하는 게 더 실례예요.”
우리가 이 방을 배정받을 수 있었던 건
슈트라 학교에 대한 동경, 아리엘의 신분, 하넬로네의 말빨….
그 모든 것이 합쳐진 결과물이 바로 두 개의 펜트하우스였다.
“하아… 아무리 그래도….”
아리엘은 이곳을 배정받자마자 부담스러운 표정으로 연신 거절했지만, 정작 지배인은 그런 아리엘의 부담스러운 표정에 행복을 느끼며 거절을 거절(?)했다.
“선배… 선배가 직접 계획한 여행이잖아요. 여기서 갑자기 작은 방으로 가면… 다들 우울해할 거예요.”
“하, 하긴… 그렇겠네.”
“하아… 알았어. 일단 여기서 지내자.”
“이얏호오오!”
“그래도 호텔 측에서 다시 옮겨달라고 하면 꼭 옮겨야 해!”
“물론이죠!”
하넬로네의 입에서는 ‘물론’이 나왔지만, 얼굴에는 전혀 ‘물론’하지 않아 보였다.
아마 하넬로네라면 저쪽에서 애원하며 부탁해도 협박으로 밀어서라도 이곳을 사수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하넬로네뿐만 아니라….
“와… 나 이런 곳 처음이야….”
“레빈에도 이런 곳은 없는데….”
밀레나와 루이스도 비슷한 생각을 품은 듯 보였다.
특히 아침부터 나와 아리엘의 친근한 모습에 썩은 기분을 풀풀 풍기던 에드가 호위츠조차….
“크흠… 이 정도 수준이라면… 그럭저럭 지낼 만하겠네.”
얼굴을 실룩거리며 실실 웃는 중이었다.
“일단… 짐부터 풀자.”
그렇게 멤버들의 상기된 모습에 아리엘도 결국 웃으며 펜트하우스를 받아들였다.
참고로 펜트하우스마다 방이 세 개가 존재했다.
대형 룸과 중형 룸 두 개.
나는 당연히 에드가 호위츠나 루이스 중 한 명이 대형 룸을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재빠르게 중형 룸 두 개를 선전하고는 짐을 풀기 시작했다.
‘왜 저래?’
처음에는 방의 크기를 잘못 봐서 저러는 건가 싶었지만….
[…중형 룸 두 개가 여성 펜트하우스 쪽에 붙어 있습니다.]‘애들도 아니고….’
아무리 여자에 목마른 놈들이라고 해도 저런 것에 의미 부여를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뭐, 덕분에 큰 방에서 지내고 좋지.’
나는 오히려 횡재했다는 기분을 품은 채 대형 룸에 짐을 풀었다.
그렇게 각자 짐을 푼 우리는 펜트하우스 전용 라운지로 나왔다.
펜트하우스 라운지는 양쪽 펜트하우스를 연결하는 스카이라운지 형태를 띠고 있었다.
몇십 명이 파티나 연회를 열어도 될 정도로 큰 규모의 라운지였다.
“이야… 밥은 여기서 먹으면 되겠는데요?”
“그래, 하넬로네 말대로 저녁은 여기서 먹자. 하지만 저녁 먹기 전에 먼저….”
아리엘은 몸을 홱 돌리며 라운지 출구 쪽으로 향하며 외쳤다.
“일단 첫날 여행은 즐기고 돌아와서 먹자!”
그렇게 송별회를 빙자한 학생회 사치 여행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