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23)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22화(1123/1201)
여행 3일차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한 자리에 모이자마자….
“선배… 일어나셨네요?”
“…그러게, 숙취 때문에 못 일어나실 줄 알았는데.”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겸연쩍은 눈으로 에드가 호위츠를 질시하기 시작했다.
“아흠… 어제 좀… 취해서… 미안하다.”
웬만해서 사과를 입에 담지 않는 에드가 호위츠였지만, 여자들의 분노에는 쭈그리가 된 듯 사과했다.
그리고 그의 사과 덕분에 아리엘도 기분이 풀렸는지 어색하게나마 미소로 그를 대해줬다.
“다 같이 있어서 즐거웠던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술이 들어갈 때는 조심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아… 그래….”
아리엘의 조언에 어깨를 파르르 떨며 고개를 끄덕이는 에드가 호위츠.
나는 그런 에드가 호위츠를 보며 미래를 예지했다.
‘생각이 있으면 오늘은 자제하겠지.’
아마 오늘 술자리에는 에드가 호위츠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아니, 보여도 잠시뿐일 것이다.
그렇게 다섯 명이 모인 자리에 남은 한 명이 나타났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루이스가 모두의 눈치를 보며 등장했다.
하지만 나는 그의 눈치가 누구에게 집중되어 있는지 알고 있었다.
‘심장이 벌렁벌렁하겠지.’
아리엘에게 고백하는 것과 동시에 퇴짜를 맞고, 심지어 훈계까지 받은 루이스.
세상 누구도 그런 굴욕을 맞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리엘은 어제 일을 진짜 잊은 듯이 미소를 지으며 루이스를 반겨줬다.
“늦기는 무슨… 때마침 잘 왔어. 이제 출발하자.”
“네….”
그렇게 3일 차 여행이 시작되었다.
..
..
3일 차 여행의 목적지는 남부였다.
남부는 동부와 다르게 중부와 비슷한 번화가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다만 중부와 다른 점이 있다면 남부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넓다는 점이었다.
북부, 중부, 동부, 서부.
그 네 군데를 합쳐야 간신히 남부와 비슷한 규모가 될 정도로 제일 넓은 곳이었다.
그리고 남부는 그런 넓은 공간을 통해 다른 구역에서 만들 수 없는 독특한 시설들이 있었다.
대형 박물관, 대형 공원, 그리고 바로….
바로….
“와… 이거 전부….”
“미로라고요…?”
대형 미로였다.
아리엘의 안내를 따라 도착한 곳은 미로의 입구, 미로의 전 영역을 볼 수 있는 장소였다.
한눈에 전부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넓은 미로.
거기다 미로의 규모를 눈으로 볼 수 있을 뿐, 우리가 서 있는 위치에서는 미로의 정확한 형태를 구분하기 힘들었다.
규모와 복잡함을 따지자면… 아무리 빨라도 2~3시간은 족히 걸릴 법한 미로였다.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그런 미로를 보며 걱정이 담긴 목소리를 냈다.
“선배, 재미있을 거 같긴 한데… 괜찮을까요?”
“저도 걱정이에요. 이런 곳에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면….”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걱정하는 건 그저 재미와 시간 낭비가 아니었다.
사고.
이런 넓은 곳에서 사고가 난다면 알아차리는 것도 힘들지만, 대처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걱정하는 하넬로네와 밀레나의 목소리에, 옆에 있던 미로 직원이 웃으며 손을 저었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아까 받으신 보석 가지고 계시죠?”
“네.”
아까 미로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에게 큐빅 형태의 보석을 받았었다.
“이렇게 벽에 두드리면….”
직원은 우리에게 건네준 것과 똑같은 보석을 벽에 두드렸다.
그러자, 보석에서 붉은색의 강한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으엇….”
“으악! 내 눈…!”
직원은 우리에게 안구 테러를 선사한 뒤,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
“비상시에는 이렇게 보석을 벽에 두드리시면 됩니다. 만약 실수로 켠 거라면….”
다시 두드리자, 꺼졌다.
“이렇게 다시 두드리면 꺼집니다. 예비로 두 개씩 더 가지고 가세요.”
“그런데 비상등을 켜도….”
하넬로네가 걱정하는 눈으로 광활한 미로를 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
“직원분들이 거기까지 어떻게 찾아와요? 그리고 돌아가는 것도….”
“그것도 걱정하지 마세요.”
직원이 입구에 있는 매 모양의 조각상에 아까 보석을 올리자….
“미로가 철벽처럼 세워져 있긴 하지만….”
철컥! 쿠르르릉!
직원이 조각상 위에 보석을 올리자, 미로의 벽이 거대한 진동을 흘리며 땅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다들 초대형 미로가 허허벌판으로 변한 모습을 보며 경악했다.
직원은 우리들의 경악한 모습에 만족해하며 설명했다.
“비상시에는 이렇게 미로 전부를 내릴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비상시뿐만 아니라, 포기하고 싶을 때도 이렇게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의 말에 안심한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감탄한 듯 속닥거렸다.
“이야… 아무리 남부가 넓다고 해도 이 넓은 미로를 설치하다니….”
“생각해 보니까… 남부에 미로가 있다는 말도 처음 들어. 내 주변에 남부 갔다는 애들도 없었고.”
“그렇지… 놀고 싶으면 중부, 쉬고 싶으면 서부를 가겠지….”
“그리고 2학년생 중에서 동부 유적지 들른 것도 우리가 유일하겠지?”
밀레나의 말에 하넬로네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푸흣… 애초에 외박, 외출할 수 있는 애들이 어디 놀러 갔겠어? 놀러 갈 시간에 공부만 하겠지.”
“하긴… 나도 외박한 건… 저번이 처음이었지.”
“….”
“….”
두 사람은 예전 사건(하넬로네의 예산 횡령)이 떠올랐는지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다들 두 사람의 모습에 의아해하자, 나는 급하게 분위기를 이끌기 시작했다.
“자, 그러면 팀부터 짜죠.”
“아, 그래. 팀 정하자.”
대형 미궁인 만큼 6인이 탐험해도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직원이 그런 식으로 진행하면 지루함만 유도할 것이라며 팀 구성을 제안한 것이었다.
아리엘은 그런 직원의 제안을 반기며 팀 구성을 환영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바로 2인 1팀 형태로 세 개의 팀을 구성해서 진행하자는 것이었다.
아리엘은 그런 직원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과 동시에 한가지 보상을 걸었다.
“그래도 뭔가 얻는 게 있어야 의욕이 나겠지? 1등 한 팀에게는…”
아리엘은 말꼬리를 흐리며 겸연쩍은 표정으로 어딘가를 힐끗 바라봤다.
그 어딘가는….
“흡….”
움찔하는 루이스의 얼굴이 위치한 장소였다.
아리엘은 움찔하는 루이스의 모습에 헛웃음을 흘리며 정복 주머니에서 뭔가 꺼냈다.
“이걸 줄게.”
아리엘이 꺼내서 우리에게 보여준 건 두 개의 목패였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되는 크기에, 광이 날 정도로 깨끗한 원목 느낌의 목패.
목패에 새겨진 음각 형태의 문장을 하넬로네가 읽었다.
“카르스텐?”
하넬로네의 의아한 목소리는 옆에 있던 밀레나에게도 전염되었다.
“음? 지역명인가요?”
“아, 그게….”
하넬로네와 밀레나의 반응에 씁쓸한 표정을 지은 아리엘.
아무리 변방 소국의 묻혀가는 가문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가문 자체를 모르는 두 사람의 모습이 상처가 된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아리엘의 면을 살려주는 존재가 있었다.
“카르스텐… 출신지가 어딘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들은 적은 있어.”
“저도 들은 적 있습니다. 기사 가문이라고 했나…?”
에드가 호위츠와 루이스였다.
두 사람은 하넬로네와 밀레나와 다르게 귀족 출신이었고, 그 덕분에 카르스텐 자체는 몰라도 최소한 이름은 들어 본 적이 있는 것이었다.
두 사람의 말에 순간 환하게 웃으려고 했던 아리엘….
“카르스텐 가문… 아나 보네…?”
하지만 아리엘의 미소는….
“나도 어렸을 때 들은 게 전부야. 기사 가문인 것도 오늘 처음 듣고. 그럼 망했겠네. 요즘 세상에 무슨 기사 가문을….”
“….”
꽃을 피우기도 전에 말라비틀어지듯 시들어 버렸다.
차라리 여기서 그만뒀다면 시들고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간만에 귀족 출신이라는 것을 드러낸 두 사람은 으스대며 대화를 계속 이어 나갔다.
“아니요, 아직 명맥은 유지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명맥을 유지한다고? 기사 가문이? 무덤 속에 숨겨도 창피하다는 기사 출신을 드러내면서 유지한다고?”
“네, 대신 기사 가문은 어제 본 유적지만큼 희소한 가문 이니까요. 저희 레빈 왕국에도 그런 기사 가문을 장식용으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오호… 그렇게 활용할 수도 있겠네. 그런데 그건 레빈 왕국 수준의 규모니까 가능한 거 아닌가?”
“뭐… 레빈 외의 나라에서 그런 생각을 할 여력이 없을 것 같긴 합니다. 하하하.”
루이스는 자기 나라를 치켜세워 주는 에드가 호위츠에게 호감을 느끼듯 쉴 새 없이 대화를 주고받았다.
“….”
문제는 두 사람의 말에 시들다 못해 썩어가는 아리엘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아리엘은 시들고 썩어가면서도 그 둘에게 퇴비를 뿌리지는 않았다.
아리엘도 저 두 사람의 말을 마냥 반박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기 좀 살려 줘야겠네.’
일을 벌여야 하는 밤까지 최대한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이대로 그냥 넘어가기에는 아리엘의 모습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
나는 쏼라쏼라 떠드는 두 사람 대화 줄기 위에 내 목소리를 수건 걸치듯 확 걸어 버렸다.
“카르스텐 가문이라면 대륙 전쟁 때, 활약했던 오퀼 카르스텐의 가문 아닌가요?”
“오!?”
시들었던 아리엘의 표정이 순식간에 만개하며 나를 향했다.
“오퀼 카르스텐ㄴ… 아니, 그 사람을 알아?”
“네, 예전에 그쪽 지역을 지나갈 때 우연히 들었는데, 그 당시에 그분의 활약상을 인상 깊게 들어서 가문에 대해서도 꽤 알게 됐어요.”
나는 아리엘의 꿈속에서 본 오퀼 카르스텐의 영웅담과 카르스텐 가문의 역사를 한 단어도 빼먹지 않고 정확히 읊었다.
아리엘은 눈동자를 반짝일 정도로 기뻐하며 내 말을 경청했다.
그리고….
“현재 정식 후계자가 장녀와 장남인데… 그중에 장녀가….”
“장녀가…?”
마치 정체를 들킨 듯이 침을 꼴깍 삼키는 아리엘.
나는 그런 아리엘에게 어깨를 으쓱하며 멋쩍은 미소로 대답했다.
“그렇게 미인이라고 하더라고요.”
“!?”
내 대답에 흠칫 놀라며 뒤로 빼는 아리엘.
하지만 다행히 주변에 있던 멤버들은 그런 아리엘의 모습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이유는….
“하아, 그래… 수호가 카르스텐 가문을 자아아아알~ 알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네.”
“후우… 좋겠네, 카르스텐 가문의 장녀는… 수호가 좋아하는 미인이라서….”
내 입에서 나온 ‘미인’를 이상하게 오해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여자 쪽과 남자 쪽의 반응이 극과 극이었다.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질투심이라는 갈고리를 내게 던지는 느낌이었다면….
“흥… 아무리 변방이고, 기사 가문이라고 해도 상대는 귀족이다. 너 같은 여기저기에서 잡하게 섞인 불순한 피를 지닌 평민이 끼어들 위치가 아니야.”
에드가 호위츠는 이때를 노려서 내게 작살을 던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날아오는 작살을 여유롭게 피하며 대답했다.
“하하… 그래도 슈트라 학생이라고 하면 좀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에드가 호위츠의 작살은….
“푸웃… 해볼 만해? 그래, 열심히 해봐라. 귀족 집안의 영애가 너 같은 평민을 받아들일 정도로 생각이 없다면… 애초에 귀족으로서의 품격이 아니라, 매춘부로서의 자질을 가진 여자일 테니까 말이지.”
“!?”
무수한 갈래로 나눠지더니, 주변에 있던 멤버의 몸에 박히기 시작했다.
“매… 매춘부….”
“하… 하하….”
하넬로네, 밀레나뿐만이 아니었다.
“….”
정작 그 카르스텐 장녀인 당사자도 작살을 맞아서 통증을 느끼는 중이었다.
그래도 세 사람은 어느 정도 버틸만한 수준인 것 같았다.
여기서 에드가 호위츠의 말에 제일 큰 치명타를 받은 건 바로….
“하… 하하하… 매춘부… 자질…?”
루이스였다.
루이스의 머릿속에는 지금, 자신이 알고 있던 여자들이 스치듯 지나가는 중일 것이다.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이었고, 평생 사랑을 나누고 싶었던 여인 루나.
자신과 마주할 때마다 쌍심지를 켜며 매도하지만, 루나만큼이나 매력적이라고 인정하던 누이 카린.
자신을 낳아주고, 사랑으로 길러준 어머니 안나.
그 이외에도 몇몇 여자들이 머릿속에서 지나가는 중일 것이다.
그리고 루이스가 떠올린 모든 여자는….
“크으으그… 매… 매춘… 부…?”
에드가 호위츠가 말했던 나를 받아들인 여자들일 것이다.
즉, 에드가 호위츠의 발언은 사실상….
“이익….”
루나와 카린… 심지어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인 안나까지 매춘부 취급하는 발언인 셈이었다.
그렇게 나를 제외한 멤버들이 분노를 드러내자, 에드가 호위츠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는 횡설수설 변명했다.
“후, 후배한테 장난 정도는 칠 수 있잖아. 이, 일단 팀부터 꾸리자!”
평소의 에드가 호위츠였다면 이 상황에서 적반하장으로 역정을 냈을 것이다.
하지만 어제 아리엘에게 혼나며 이미 자존심이 버려진 알루미늄 캔처럼 찌그러진 탓에 지 알아서 옆으로 쓰러진 것처럼 보였다.
‘이야… 이것도 재능이다.’
하나의 작살로 목표물에는 피해를 주지 않고, 정작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치명타를 쑤셔버린 에드가 호위츠.
이것도 어찌 보면 재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나는 그런 에드가 호위츠의 재능에 감탄하며 그의 말을 거들어줬다.
“팀을 뽑는 것보다 아리엘 선배의 말부터 마저 들어야 할 거 같아요. 아까 하시던 말씀 이어서 해주세요.”
“아, 그렇지….”
아리엘은 쓴 미소로 다시 목패를 내밀었다.
“수호 말 들어서 카르스텐 가문에 대해서는 알았겠지… 이건 그 카르스텐 가문의 목패야.”
카르스텐 가문에서 직접 특수제작한 목패로, 위조할 수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이 목패의 용도를 알려줬다.
“비록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만약 카르스텐 가문에 도움이 필요하면 이 목패를 건네줘. 그러면 카르스텐 가문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도움을 줄 거야.”
아리엘이 보여준 목패는 무협지에서 나올 법한 은인에게 건네주는 호패와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기사 가문이라 그런가?’
아리엘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좀 더 말을 붙였다.
“만약 목패를 사용할 목적이 아니더라도 들러서 이 목패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귀빈으로 대접받을 수 있을 테니까, 부담 없이 가지고 들르도록 해.”
물론 귀빈 대접이라는 건 여행길에 우연히 들를 때 한두 번 사용하는 용도를 뜻하는 것일 것이다.
넓은 도량을 지닌 사람이라도 눈치 없이 자기 집에서 365일 죽치고 지내는 자를 보면 마음이 좁은 도랑으로 변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좁은 도랑을 막고 있는 그자를 보며 시뻘건 호미를 들어 올리겠지.
하지만 아리엘의 설명이 끝나자, 오히려 다들 석연찮은 표정을 지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그… 선배가 왜 그 목패를 가지고 있는 거예요?”
“그러게… 엄청 귀한 물건… 아닌가요?”
가문의 은인에게나 줄 법한 목패.
그리고 그런 목패는 두 개씩이나 가지고 있는 아리엘.
“읏… 설마….”
“헙….”
에드가 호위츠와 루이스도 이제서야 상황 파악을 한 듯 보였다.
하지만 아리엘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하하, 이상한 생각하지 마. 이 목패는 아버지 물건이었는데, 내가 슈트라 학교에 입학하면서 물려받은 거야.”
아리엘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각색하며 변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각색한 변명은 전부, 진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일단 목패를 준 건 카르스텐 가문의 당주인 아리엘의 아버지일 테니까 말이다.
“어쨌든 나는 카르스텐 사람이 아니니까… 이상한 오해는 하지 마. 그리고 이 목패는 이제 내가 쓸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보상으로 건 거니까, 부담 갖지도 말고.”
“아… 그렇군요.”
의외로 다들 순순히 수긍하는 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리엘은 3년 동안 자신의 신분을 완벽하게 숨겨왔다.
무엇보다 멤버들의 입장에서 아리엘이 굳이 귀족 신분을 숨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에드가 호위츠가 말한 것처럼 기사 가문 출신이라고 해도 귀족은 귀족이다.
굳이 귀족 신분을 숨기면서까지 평민을 자처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제일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세상의 중심이라고 여겨지는 슈트라 학교에 입학하는데, 신분을 위조하는 행위를 한다?
죽고 싶은 방법이 서술된 책에도 그런 정신 나간 행위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모두를 잘 속였다고 판단한 아리엘은 목패를 다시 주머니에 넣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보상은 정해졌으니, 이제 팀을 결정하자. 그런데 어떻게 팀을 정할까…?”
“아, 그건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조용히 있던 직원이 불쑥 튀어나와서는 우리에게 무언가 내밀었다.
“저희 미로를 이용하시는 고객분께 시작부터 긴장감을 느끼게 해줄 팀 선별 시스템은 바로….”
직원이 내민 것은….
“제비뽑기입니다.”
색깔이 나눠진 여섯 개의 나뭇조각과 검은색 원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