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25)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24화(1125/1201)
유적지 형태로, 그저 걸어 다니면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동부.
동부 여행의 경우에는 험지가 약간 있긴 했지만, 걸어 다니며 감상하는 것이 전부였기에 큰 체력 소모를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남부는 달랐다.
남부의 경우에는 구경보다는 몸이나 머리를 쓰며 즐기는 유희거리가 주를 이루고 있었기에 동부에 비해서 몇 배는 많게 체력이 소모되었다.
하지만 체력 소모가 많았다는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자면….
“흐아… 이렇게 놀아본 거… 10년 만이야.”
“나는… 평생 없었어….”
소모한 체력만큼 더 즐거웠다는 의미였다.
나는 흐느적거리면서도 키득키득 웃으며 같이 걸어가는 하넬로네와 밀레나를 보며 속으로 웃었다.
‘재미있긴 재미있었나 보네. 미로 시작할 때는 서로 으르렁거리더니….’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미로 탐험에서 같은 팀이 되자마자, 서로 하루를 망친 듯 대놓고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미로 탐험 30분 만에 클리어한 두 사람은 얼굴에 강한 유의 욕구를 드러내며 만연한 미소로 변해서 나타났다.
그러고는 평소와 다르게 주도적으로 멤버들을 이끌고 다른 놀거리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들에게 이끌려 다닌 남자들은….
“하아… 졸려….”
“크으읏… 하아….”
마치 여자들 쇼핑 짐보따리로 하루 종일 돌아다닌 듯한 피곤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쓰러질 듯 피곤해하는 이유는 두 여자가 피곤해 보이는 것과 살짝 결이 달랐다.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미로를 기점으로 남부 여행을 즐기기 시작한 반면에 루이스와 에드가 호위츠는 남부 여행을 전혀 즐기지 못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즐기지 못한 이유는 단순하다.
“하아… 운도 드럽게 없지… 왜 이 새끼랑만 팀을….”
“….”
대부분 팀을 결성해서 게임을 진행했는데, 두 사람은 그때마다 운명의 실이 이어져 있는 것처럼 같은 팀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짜증 내는 이유는 또 있었다.
두 사람도 중간에 1등을 거머쥔 게임이 있었는데, 그 게임의 상품이 바로….
“하아… 왜 이딴 초상화를….”
“….”
두 사람‘만’ 그려진 초상화였다.
원래는 멤버들 전원을 담아낼 생각이었지만, 화가가 짧은 시간 안에는 불가능하다고 해서 결국 두 사람만 그린 것이었다.
에드가 호위츠와 루이스는 아리엘이 준 보상이기에 버리거나 찢지도 못한 채 결국 품에 간직할 수밖에 없었다.
‘여행 끝나자마자 버린다에 1만 에넬 건다.’
[…저는 최소 석 달은 보관한다는 것에 1만 에넬을 걸겠습니다.]‘엥? 세 달을 보관할 거라고? 왜 그렇게 생각해?’
[아리엘의 눈치를 보며 받은 초상화이니, 졸업하기 전까지는 보관은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오… 듣고 보니까 그럴 거 같네.’
나는 아르모니아의 날카로운 추리력에 감탄하며 하넬로네와 밀레나를 확인했다.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중간중간 나와 팀을 맺었고, 그 덕분에 온전히 남부 여행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두 여자와 두 남자와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한 사람.
“…재미있었어?”
아리엘이었다.
그녀는 미로 이후에 오히려 나와 팀을 맺지 못한 탓에 미로에서 나눴던 대화가 끊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대화가 끊겼음에도….
“네, 선배. 남부가 돌아다니느라 힘들긴 해도 확실히 재미있네요.”
“…그래, 재미있어서 다행이네.”
아리엘은 끊겼던 대화를 잊지 않고, 다시 대화를 이어갈 틈을 노리는 듯 보였다.
“으아, 도착….”
“빨리… 들어가서 씻자….”
그렇게 우리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각자의 방으로 가서 씻은 뒤에 라운지로 나와서 저녁 식사를 즐기기 시작했다.
아까까지 먹는 도중에 잠들 것처럼 얼굴에 피로를 잔뜩 그려냈던 멤버들은….
“이야… 여기 음식이 맛있긴 한가보다… 나 졸린 거 싹 사라졌는데?”
“너도? 나도 먹다 보니까, 머리가 쌩쌩해졌어.”
“오… 착각이 아니었네. 나도 그런데….”
식사를 시작하자마자 쌩쌩한 모습으로 열띤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나 또한 멤버들과 마찬가지로 싹 달아난 피로를 느끼며 속으로 웃었다.
‘평생 잊지 못할 기념일이 될 텐데, 졸려서야 쓰나….’
참고로 나를 포함한 멤버들의 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진 건 음식 버프 때문이 아니었다.
내가 연금술로 만들어 낸 [피로 회복제] 때문이었다.
몇 방울 마시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에 누적된 노폐물과 피로를 제거해 주는 약.
좋은 약이긴 하지만, 작은 부작용이 존재했다.
내성.
너무 자주 복용하면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약이었다.
하지만 그런 부작용도 멤버들에게는 딱히 적용되는 사안은 아니었다.
‘뭐, 이 약을 또 마실 일은 없을 테니까.’
어차피 그 약은 내 연금술 말고는 만들어 낼 방법이 없기에 멤버들이 부작용을 겪을 일은 평생 없다.
그렇게 말짱한 정신으로 식사를 즐기던 우리는 식사가 끝날 무렵, 또 술잔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술잔에 술이 들어간 건 아니었다.
“선배… 오늘 피곤하시다고 하지 않았어요? 들어가서 쉬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내일을 생각해서 쉬세요.”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대놓고 에드가 호위츠에게 눈치를 주며 그의 술잔에 술이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천하의 슈트라 학교에서 보기 드문 하극상 분위기.
그런 하극상 형태가 학생회에서 일어났다.
평소였다면 후배에게 하극상 대접을 받았다며 길길이 날뛸 에드가 호위츠였지만….
“…그, 그래.”
아리엘의 눈치를 보며 재빠르게 자리를 떠나갔다.
“휴우~ 드디어 갔네.”
“다행히 눈치는 있네.”
나는 떠나간 에드가 호위츠와, 대놓고 선배의 험담을 하는 하넬로네와 밀레나를 보며 속으로 웃었다.
‘이야… 졸업하면 떠날 사람이라 이제 선배 대접도 안 해주네.’
두 사람이 에드가 호위츠에게 저런 태도를 보이는 건 그저 그가 어제 저지른 실수 때문이 아닐 것이다.
애초에 두 사람은 에드가 호위츠를 싫어했다.
에드가 호위츠는 한때 밀레나와 썸을 타며 서로 좋아했지만, 하넬로네의 유혹에 넘어가며 밀레나를 차버렸다.
에드가 호위츠가 한때 아리엘을 좋아했지만, 애증의 대상으로 변했던 것처럼 밀레나도 당시에 에드가 호위츠를 애증의 대상으로 여겼을 것이다.
물론 나를 만나고 난 뒤에는 에드가 호위츠와의 관계가 치욕스러운 역사로 바뀌었지만 말이다.
하넬로네도 다를 건 없었다.
하넬로네는 내 앞에서 계속 자신에게 달라붙는 에드가 호위츠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는 중이었다.
나와 루이스가 아니었다면 두 여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을지도 모르는 에드가 호위츠였지만….
‘뭐, 내가 아니라 루이스만 있었어도 비슷한 결과였겠지만.’
아쉽게도 에드가 호위츠의 미래 중에서 하넬로네와 밀레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미래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에드가 호위츠가 사라졌음에도 분위기는 쉽사리 끌어올려지지 않았다.
분위기가 스산한 이유는 한 사람 때문이었다.
“…선배, 혹시 저희가 실수했나요?”
“아까 말이 실례된 거라면… 죄송해요.”
착 가라앉은 눈으로 침묵하는 아리엘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스산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 아리엘은….
“응? 실수라니? 갑자기 왜 사과해?”
하넬로네와 밀레나의 말에 번뜩 정신을 차리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오히려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에드가 선배한테 한 말 때문에 화난 거 아니세요?”
“회장께서 아까 일 때문에 화나신 거 같아서….”
“에드가? 어!? 에드가 어디 갔어?”
“휴우우….”
“후우우우….”
아리엘은 마치 정지된 시간이 풀린 듯 놀란 표정으로 에드가 호위츠를 찾았고,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그런 아리엘의 모습을 보며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선배는 피곤하시다면서 먼저 들어가셨어요.”
“아… 하긴… 오늘 내가 정해 놓은 장소 말고도 더 들려서 힘들었겠네.”
“하하….”
아리엘의 말을 들은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다시 웃음을 되찾았고, 우리들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길 20분 정도 흐르자….
“그러고 보니까, 정확히 모였구나. 이제 슬슬 그 이야기나 할까?”
아리엘이 홍조를 띤 얼굴로 실실거리며 입을 열었다.
다들 아리엘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자, 아리엘은 들고 있던 와인잔의 와인을 단숨에 삼키며 대답했다.
“소원.”
“아!”
하넬로네와 밀레나는 아리엘의 말을 듣자마자 키득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드디어 왔네~”
“저는 회장이 잊으신 줄 알았어요.”
“하하… 나 이래 봬도 약속은 잘 지켜.”
그렇게 웃음꽃이 피어난 술자리였지만, 단 한 명만 얼굴에 웃음을 띠지 않았다.
아니….
“읏….”
웃고 싶어도 웃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루이스가 움찔하자, 아리엘은 그런 루이스의 반응을 보고는 코웃음을 흘렸다.
“훗….”
“큿….”
아리엘은 어제 있었던 일이 떠올리는 듯 루이스를 향해 비웃음을 흘리는 중이었다.
잊어준다고 해서 잊을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니까 말이다.
아리엘은 그런 루이스를 제쳐두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소원은 각자 내 방에 들어와서 말하도록 해.”
이건 아리엘의 배려였다.
아무리 문제가 없는 소원이라고 해도 남들 앞에서 말하기 꺼리는 소원도 분명 존재할 테니까 말이다.
아리엘은 휘청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선 뒤에 자신의 방으로 향하면서 말했다.
“일단 하넬로네부터 시작할까?”
“아… 좋죠! 갈게요!”
하넬로네는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아리엘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라운지에 나와 루이스, 밀레나 셋이 어색하게 남는 상황이 되는 순간….
“아, 잠깐….”
아리엘이 여자 쪽 펜트하우스 문을 열기 전에 우리를 향해 고개를 돌려 입을 열었다.
“루이스는 이미 소원 말했지? 이제 들어가서 쉬어도 돼. 어차피 오늘 자리는 여기서 끝낼 거니까.”
“읏…!”
루이스가 아리엘의 말에 움찔하자,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어? 벌써 소원을 빌었다고요?”
“언제 빌었어?”
“아… 그, 그게… 어, 어제… 가, 가벼운….”
루이스가 그렇게 떨리는 목소리로 변명을 늘어놓자, 아리엘은 답답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굳이 소원을 말할 필요는 없잖아. 그래서 애들도 따로 불러서 소원을 들어주려는 거고. 들어가서 자도록 해.”
“…네.”
루이스는 전날 아리엘에게 당한 치욕과 지금 아리엘에게 당하는 모욕을 동시에 느끼는 듯 부들거리며 황급히 남자 쪽 펜트하우스로 들어가 버렸다.
그렇게 루이스가 떠나자….
“두 사람은 잠시 기다리고 있어.”
아리엘이 싱긋 웃으며 하넬로네를 데리고 펜트하우스로 들어가 버렸다.
그렇게 라운지에는 나와 밀레나만이 남았고, 정확히 1초간의 침묵이 흐른 뒤….
“츄으으읍!”
밀레나가 순식간에 내 허벅지 위에 올라타더니, 나를 향해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아무 말 없이 키스하며 골반을 유연하게 흔들기 시작하는 밀레나.
밀레나는 다리를 벌린 채 내 허벅지 위에서 춤을 추듯 골반을 흔들며 자신의 속옷으로 덮여 있는 보지로 내 자지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발정 난 듯한 밀레나의 모습을 보며….
‘약한 거 썼는데, 이렇게 나온다고?’
연금술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참고로 내게 밀레나에게 먹인 약은 [피로 회복제] 하나뿐이다.
하지만 그녀의 입이 아닌 코로 들어간 존재가 하나 더 있었다.
내가 물에 [피로 회복제]를 섞으며 동시에 테이블 밑에 숨겨 놓은 무색무향의 향료.
‘적당히 자극만 주려고 한 거였는데….’
성욕을 끌어 올리는 것이 아닌 자극만 하는 약한 향료였다.
하지만 한 달이 넘게 쌓인 밀레나의 성욕은….
“츄르르릅! 츄읍!”
그 약한 향료의 지배를 받으며 발정한 고양이처럼 내게 달려든 것이었다.
그렇게 밀레나의 강렬한 키스와 리드미컬한 허리 놀림에 반응한 내 자지가 발기하려는 순간….
철컥!
“읏!?”
밀레나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반응하며 황급히 내게서 떨어졌다.
하지만 그런 밀레나의 빠른 반응 속도에도 불구하고, 라운지에 들어온 사람의 눈을 피하지는 못했다.
“이씨… 잠깐 자리 비웠다고 새치기를 해?”
씩씩거리며 다가오는 존재는 하넬로네였다.
하넬로네는 들어간 지 3분도 안 돼서 나온 것이었다.
“…새치기랄 게 있어? 오히려 네가 방해했다는 생각은 안 들어?”
밀레나는 오히려 뻔뻔하게 굴며 내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하넬로네는 그런 밀레나의 뻔뻔한 태도에도 화를 내기는커녕 비웃으며 대답했다.
“뭐, 계속 그러고 싶으면 그러고 있어. 선배가 널 부르라고 했는데… 가기 싫다면 어쩔 수 없지.”
“읏…! 흥!!”
밀레나는 하넬로네에게 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바닥을 쿵쿵 때리며 펜트하우스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밀레나가 들어가자마자….
“하아아… 빨리 바지 벗어…! 빨리!”
“자, 잠시만요. 선배.”
“벗어!”
하넬로네도 밀레나처럼 발정한 듯 내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다만 밀레나가 눈치를 보며 발정하는 느낌이었다면 하넬로네는 진짜 발정한 듯 내 바지를 벗겨냈다.
“뭐야? 후후… 우리 후배… 밀레나로는 반응하지 않았구나?”
내 자지는 밀레나의 허리 놀림으로 발기 직전까지 갔지만, 하넬로네의 등장으로 발기가 풀려 버렸다.
하넬로네는 오히려 발기하지 않은 내 자지에 희열을 느끼며….
“츄으으읍~ 츄르릅!”
“크읏!”
내 정액을 뽑아 마실 듯한 강렬한 펠라를 맛보여 줬다.
그렇게 하넬로네의 입술 덕분에 내 자지는 다시 발기하기 시작했고….
철컥!
“크으으읏! 역시…!
발기하려는 순간, 또다시 방해꾼이 등장했다.
“푸웃! 미, 밀레나? 왜 벌써 나와!?”
아까 내 자지를 자극하던 밀레나가 이번에는 내 자지의 자극을 방해하는 방해꾼으로 등장한 것이었다.
밀레나는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풋… 왜 벌써 나오긴? 회장한테 소원 다 빌어서 나왔지. 재미 보고 있어서 아쉽겠지만… 수호는 회장한테 양보해야겠네?”
“이씨…!”
“푸후후! 왜? 화났어? 화났으면 회장한테 가서 따지던가~”
“이이익! 너…!”
평소에는 하넬로네에게 말빨로 밀리는 밀레나였지만, 한번 기세를 잡으니 쉽게 하넬로네를 농락했다.
하지만 이대로 두고 떠나다가는 일이 커질 것을 우려한 나는 두 사람에게 강한 어조로 명령했다.
“두 분은 일단 방에 들어가 계세요. 빨리요.”
“…알았어.”
“네 말이라면….”
두 사람은 서로 으르렁거리듯 노려봤지만, 내 말에 순종적으로 따르듯 펜트하우스로 향했다.
그렇게 나는 자연스럽게 두 사람과 같이 여자 펜트하우스에 입성했다.
여자 펜트하우스도 남자 펜트하우스와 구조가 똑같았다.
다만 구조가 똑같다는 것이 너무 정확히 똑같은 게 흠이었다.
‘대칭이 아니네.’
여자 펜트하우스의 대형 룸은 남자 펜트하우스의 중형 룸 두 개와 붙어 있는 쪽에 있었다.
‘슈트라 건축 방식이 달라서 그런가?’
나는 그렇게 가벼운 의문을 품은 채 하넬로네와 밀레나가 방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에 아리엘의 방문을 두드렸다.
똑, 똑, 똑.
(응, 들어와.)
나는 아리엘의 허락을 듣자마자 바로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리엘의 대형 룸은 내가 지내고 있는 대형 룸과 정확히 똑같은 형태를 띠고 있었다.
‘냄새만 다르네.’
50평 남짓한 거대한 룸을 혼자 쓰고 있음에도 이곳은 아리엘의 체향으로 이미 뒤덮여 있었다.
그렇게 들어가자마자 아리엘의 위치를 확인했는데….
‘…침대?’
아리엘은 멀쩡한 테이블을 놓고, 대형 침대에 걸터앉아서 나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내가 진짜 놀란 이유는 침대에 앉아서 기다리는 아리엘의 모습이 아니었다.
‘뭐야? 내 눈이 잘못됐나?’
아리엘의 침대 너머에 있는 벽, 루이스와 에드가 호위츠의 중형 룸이 있는 곳에서….
‘저 새끼들 돌았나?’
마나 잔류가 서서히 흘러들어오는 중이었다.
그 말인즉슨 루이스와 에드가 호위츠가 현재 이 방을 향해 어떠한 마법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다만 마법진의 형태를 볼 수 없기에 정확히 무슨 마법인지 알 수는 없었다.
내가 만약 에넬로 마법력을 올리지 않았다면 저 마나의 잔류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뭐지? 술에 취해서 모르는 건가?’
3학년… 그것도 수석 입학한 아리엘이 저 마나의 잔류를 느끼지 못하는 듯한 모습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루이스는 모를 수 있을 거 같네.’
참고로 루이스가 헛짓거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는 이유는 마나의 잔류 때문이 아니었다.
인기척.
루이스와 에드가 호위츠가 너무 적나라하게 벽에 붙어 있다는 것을 인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말인즉슨….
‘지금 쓰는 마법이 기척 숨기는 마법은 아니라는 거네.’
루이스가 아무리 마법을 잘 쓴다고 해도 아직 한 번에 하나의 마법만 쓸 수 있다.
에드가 호위츠는 말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즉, 두 사람이 쓰는 마법은….
‘관음증 새끼들….’
아리엘 침실의 소리를 엿듣는 마법일 가능성이 99.9%라는 이야기였다.
아리엘은 그런 내 의아함을 즐기듯 침대를 두드리며 내게 말했다.
“자, 들어왔으면 여기에 앉아.”
“….”
나는 대답 없이 아리엘에게 다가갔지만, 그녀의 요청대로 침대에 앉지는 않았다.
“저는 선배의 소원을 들어줘야 하는 입장이니까, 서서….”
“앉아. 당장.”
“…네.”
갑자기 강압적인 태도로 나를 침대에 앉히는 아리엘.
하지만 나는 그런 강압적인 태도의 아리엘을 보면서도 정작 정신은 딴 곳에 팔렸었다.
‘…설마 지금까지 계속 엿듣고 있었던 건가?’
루이스와 에드가 호위츠.
아리엘이 혼자 있다고 해서 남의 험담을 하거나 입을 가볍게 놀리는 여자가 아니라고 해도 저건 선을 넘은 행위였다.
‘…숨겨야 하나? 아니면 말해야 하나…?’
숨기는 것도 나쁜 선택지는 아니었다.
약점으로 잡아서 개인적으로 재미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고민하며 벽을 바라보자….
“훗… 뭘 그렇게 멍하니 바라보고 있어?”
같이 침대에 앉아 있던 아리엘이 갑자기 내 팔짱을 끼었다.
“선배, 그게….”
갑작스러운 아리엘의 모습에 놀랐지만, 나는 일단 가볍게 아리엘에게 주의를 주려고 입을 열었다.
“읍?”
하지만 아리엘은 그 순간 내 입을 막고는, 내게 작은 쪽지를 조심스럽게 보여줬다.
<지금 건너편에서 두 사람이 감청 마법 쓰는 중이야. 일단 모르는 척하고, 나랑 적당히 말 맞춰줘.>